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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 전달자(블루픽션 20) 작가 로이스 로리 출판 비룡소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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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미래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도 과연 누군가의 통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것들이 영원할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색이 없어진 세계, 모든 것이 감시당하는 사회, 사랑도 연민도 분노도 없는 기계적인 곳....
    책의 마지막에 드러나는 주인공의 선택을 응원하며, 우리도 결국 우리의 세상을 기억해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기억전달자'가 되어야 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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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펙트 마더 작가 Molloy, Aimee 출판 다산책방 므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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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어머니가 완벽한 어머니인가? ‘완벽’이라는 단어에는 어느 정도의 폭력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특히 사회구조는, 어머니에게만 ‘완벽’을 요구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 책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싱글맘에게 일어난 ‘완벽’이 깨지는 사건에 관한 추리·스릴러 소설이다.

    싱글맘 모임에서 어느 날 술집 나들이를 하게 된다. 각자의 아이는 베이비시터에게 맡겨두고. 여러 복합적인 비극이 겹치며 한 사람의 아이가 납치된다. 그러나 언론과 대중들은 납치된 아이를 찾으려는 노력과 어머니의 상실감보다는 아이를 맡기고 술을 마신 사람이 어머니의 자격이 있는지, 그의 과거는 어떤지에 더 집착한다. 어디서 많이 보던 장면이다. 사건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아무 관련도 없는 피해자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 말이다. ‘옷을 그렇게 입었으니 그런 일을 당하지.’ ‘그러게 누가 밤 늦게 혼자 다니래?’ 당연히 죄는 아기를 납치한 범인에게 있는데도.

    이 책은 몰입하기 아주 좋고 실제로 있을 것만 같은 사건을 주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몇 번이나 책을 집어던질 뻔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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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의 인문학(반양장) 작가 리베카 솔닛 출판 반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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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세상에 굳이 산책을 싫어한다고까지 말하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어딘가엔 있겠지만. 시간이 나면(거의 안 나지만..) 이어폰을 끼고 온천천을 하염없이 걷고, 여행을 가면 산책시간을 따로 빼서 계획을 짠다. 하루에 적어도 만오천보 정도는 걷는 것 같다. 걷기는 인간이 하는 가장 창조적인 활동이라니, 걷기를 통해 내 창조성을 엿볼 수 있을까? 흥미가 생겼다.

    이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제목을 봤을 때 떠오르는 장소는 바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여행자들의 로망, 산책의 끝판왕. 아직 나는 갈 계획만 짜고 있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생생하게 생중계 해주었다. 그 친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하고 그렇다고 스페인어를 할 줄 아는 것도 아니지만 거기서 만난 평생 가볼 일 없을 법한 나라의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걸으며 자기 자신을 만났다고 했다. 이 길이 미래가 아니라 다시 현재로 이끌어주는 길 같았다고.

    걷기가 대체 무엇이기에 사람들은 그리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 잘 모르던 친구와도 앉아서 1시간 대화하는 것보다 함께 걸으면 30분이면 친해진다.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문제가 걷다보니 갑자기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이 책과 함께 내 인생을 어떻게 걸어나가야 할지 생각해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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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지니아 울프 단편소설 전집(양장본 HardCover) 작가 버지니아 울프 출판 하늘연못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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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지니아 울프-유산

    20세기의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 그가 우리의 선입견에 질문을 던진다.

    다정하고 능력있고 잘생긴 남편을 둔 아내는 행복할까?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주인공 김지영은 자신을 사랑하고 돈도 벌어오고 공유의 얼굴을 한 남편이 있는데 왜 지쳐갈까?

    배우자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당신의 배우자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면 어떡할 것인가?

    이 소설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하기 힘들다. 읽어봐야 알 것이다. 3분이면 읽을 수 있는 초단편소설, 그러나 여운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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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작가 Stern, Robin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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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스라이팅’.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 아마 많은 이가 들어본 단어일 것이라 생각한다.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로, 심리학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은 사회적 강자가 사회적으로 취약한 약자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고, 우리 사회에서는 연인관계에서 많이 드러나는 것 같다.

    심리학 용어, 가스라이팅, 심리 조작, 이런 것과 연관 지으면 거창하고 어렵고 나와는 먼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사실 가스라이팅은 아주 사소하다. 왜 옷을 그렇게 유치하게 입냐는 어머니의 한 마디,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말라는 남자친구의 한 마디,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는 상사의 한 마디 모두가 가스라이팅이 될 수 있다. 내가 내 의지로 선택한 행위에 대한 다른 이의 별 것 아닌 참견이 나를 흔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가스라이팅이란 연인관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오며 들은 수많은 말들이 내 삶을 흔들어놨다는 것을 깨달았다. 엄마가 내 행동을 통제하려고 했던 것, 교수님이 끊임없이 내 미래를 비하했던 것.

    그 사람의 한 마디가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같은데 왜 반박하지 못 했지?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타인이 우리를 조종하도록 두지 말자. 타인이 들고 있는 가스등을 꺼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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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에서부터 강렬한 비판의 목적이 전해져오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해보았으나 그 뜻을 보니 이미 살면서 여러번 경험해본 것 같네요. 결국 요즘 사회에서 사라지고 있는 배려심이 이러한 단어를 만든 원인이 아닌 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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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들어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렸는데, 그 뜻을 알고 나니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이전부터 많이 사용되었던 것들이 부각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에 관해 더 알고 싶었는데 좋은 책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서평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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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양장본 HardCover) 작가 공지영 출판 오픈하우스 므키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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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딸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를 책으로 엮은 것이었다. 딸에게 편지라니, 우리 집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고3 시절을 보내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느낄 딸을 위한 어머니의 말에 왠지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마침 내가 고3에 올라갈 때쯤 처음 접한 책이라 우리 엄마의 편지처럼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작가 엄마답게 모든 편지에 책을 인용한 구절이 있다. 워낙 많아서 다 적지는 못하지만 그 중 큰 감동을 받은 것은 역시 이 부분. <천사 미니멜>이라는 이야기에 나오는 부분이다. [내가 창조한 모든 것은 하나의 원본이다. 따라서 각자 어떤 것과도 대치될 수 없는 거란다. 나는 너 없이도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겠지만 만일 그랬다면 세계는 내 눈에 영원히 불완전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것은 이야기속의 신이 자신의 보잘 것 없음에 절망하는 천사 미니멜에게 건네는 말인데, 참 가슴이 따뜻해지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나는 이 세상에 '나'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왜 자꾸만 그것을 잊어버릴까? 세상에 하나뿐인 너를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전한 이 이야기가 무척 감동적이었다.
    또 재미있는 것은 편지가 끝날 때 두 가지 내용이 꼭 들어간다는 것인데, 하나는 다양한 핑계를 대며 '엄마는 오늘 수영에 못가겠어.' '내일은 꼭 가야지!'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엄마와 딸 사이니까 할 수 있는 변명이고, 두 사람의 친밀함을 증명할 만한 소소한 일상이 아닐까. 그리고 두 번째는, 모든 편지가 '오늘도 좋은 하루!'로 끝난다는 것이다. 책의 끝에 딸인 위녕이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도 한 편 실려 있는데 그 편지도 똑같이 끝난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걸 알고 괜시리 코끝이 찡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가족은 다들 무뚝뚝하고, 닭살 돋는 걸 못 견뎌서 서로에게 편지를 쓰지 않는다. 나 역시 어릴 때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쓰는 어버이날 편지를, 실컷 써놓고 보여주지도 않았었다. 엄마에게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 말로 하는 것과는 또 다른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만일 엄마가 이 책을 읽는다면 깨달음을 얻어 나한테 편지를 한통 써주길 기대해본다.

    내가 어떤 삶을 살든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든든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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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란드에서 온 마티(소심한 개인주의자를 위한 소셜 가이드 1)(양장본... 작가 카롤리나 코로넨 출판 문학동네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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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을 본 적 있는가? 대충 제목을 짓자면 ‘핀란드인 특징.jpg’ 정도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닐만한 사진이다. 핀란드인들이 워낙 낯을 가리고 퍼스널스페이스를 소중히 해서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이렇게 간격을 두고 서는 모습을 담았다. 이게 실제로 핀란드인의 특성 때문에 볼 수 있는 광경인지, 합성이거나 설정인지 모르겠지만 나라마다 국민의 특징이 있다는 사실은 참 재미있다. 이런 핀란드인의 특징을 반영한 대표적인 책이 바로 이 「핀란드에서 온 마티」이다.



    핀란드인을 딱 한 마디로 정의하면 ‘소심한 개인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주인공 마티는 전형적인 소심한 개인주의자 핀란드 사람이다. 평화로움과 조용함, 개인 공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배려심이 깊다. 다른 사람과 불필요한 대화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한국인이 ‘외국인’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로 ‘스몰토크’의 대명사 미국인이다. 떠들썩하고 아무하고나 인사하고 3초만에 절친인 것 마냥 행동한다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는 미국인. 하지만 우리 눈에 똑같은 외국인이어도, 우리가 겉모습으로 구별하지 못 한다 해도 핀란드인은 미국인과는 꽤나 다른 것 같다.

    책은 전형적인 핀란드 사람인 주인공 마티가 일상에서 겪는 많은 ‘곤란한’ 상황을 제시하며 핀란드인의 특징을 소개한다. 재미있었던 장면은 마티 역시 한국인 대다수가 그렇듯 모르는 사람과 엘리베이터에 타면 벽만 보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진 속의 버스를 기다리는 핀란드인들과 비슷한 장면도 있다. 비가 내리더라도 누군가 이미 서있는 버스정류장 지붕 아래에는 서지 않는 마티. 참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기도 하지만 재미있다.



    한국인의 성격은 ‘빨리빨리’로 대표된다고들 하지만 한국인 중에서도 유난히 느긋한 사람이 있듯, 낯을 가리고 경계심이 강하다는 핀란드인 중에서도 유독 친화력이 좋고 누구하고나 말을 잘 섞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핀란드에 여행 갔을 때 만난 핀란드인들은 2초만 길에서 두리번거려도 뭘 찾고 있냐며 다가와서 도와주고, 초면에도 악수하자며 손을 내밀기도 했다. 인간을 몇 가지 특징으로만 묶을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 핀란드에 가게 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자. 그리고 명심하자. 버스 정류장에서 너무 붙어 서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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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란드인들의 특징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굉장히 흥미롭네요! 그림ㄷ도 너무 귀여워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우리나라의 문화를 비교해보는 것을 재밌어하는 편인데 꼭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첫사랑은 블루(꿈꾸는돌 17) 작가 베키 앨버탤리 출판 돌베개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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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런 경험이 없지만, 감히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 할 수도 없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무척 제멋대로라서,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다. 그리고 뭐, 모르는 사람을 사랑하는 게 죄도 아니고 말이다. 여기 우리의 주인공 사이먼은 지금, 이메일로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블루를 사랑하고 있다.

    사이먼은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블루와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오늘은 무슨 일을 했는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시시콜콜 사사건건 다 나누는 사이.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자신이 블루를 사랑한다는 것을. 하지만 블루의 신상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같은 학년이라는 것뿐이다. 사이먼은 학교에서 마주치는 친구들을 남몰래 블루에게 대입해보곤 한다. ‘이 애가 과연 블루일까?’ 하면서.

    여기까지 읽었을 때, 이 책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독자들이라면 사이먼이 사랑하는 블루의 성별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성별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주인공 소년 사이먼이 사랑하는 블루는 남자아이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소설 속에서 둘 사이의 관계에 성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이먼도 블루도 자신의 성적지향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괴로워한다거나 혼란을 겪지 않는다.

    사이먼이 블루에게 보낸 이메일 중 가장 내게 인상적으로 다가온 구절이다. “모든 사람이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는 생각 안 들어? 왜 이성애를 기본으로 여겨야 하지?”

    사이먼은 자기 모습 그대로 블루와 행복해진다. 결국 자신의 블루를 찾아낸다.

    이 책은 퀴어소설이 아니다.
    로맨스소설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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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퀴어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동성애를 다루는 작품이라면 아무래도 주인공이 느끼는 일반적인 또래들의 성적지향과의 차이에서 오는 감정들을 주로 다룰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괴로워하거나 혼란을 겪지 않았다는 점에서 초점이 꼭 동성애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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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 작가 허새로미 출판 현암사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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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이라면 한 번 쯤 새해 계획으로 ‘외국어공부’를 세워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름다운 한국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면서도 또 다른 세상을 담은 외국어에 대한 로망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뜻일테다. 나 역시 외국어 공부를 취미로 하고 있다. 한국어 네이티브이고, 일본어와 영어는 일상회화를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준, 프랑스어와 독일어로는 자기소개를 할 수 있고 노르웨이어는 문장구조를 파악할 수 있으며 중국어는 말도 못 하고 쓰지도 못 하지만 천천히 들으면 간단한 말은 알아듣는다. 이렇게 보면 다양한 언어를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우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 나도 완벽하게 구사하는 건 한국어뿐이다. 사실 한국어도...완벽한지 잘 모르겠다.

    이 책을 쓴 허새로미 작가는 우리가 그리도 동경하는 한국어-영어 이중언어구사자이다. 그는 한국에서 토플을 가르치다 미국 뉴욕으로 대학원 유학을 떠났다. 인간의 사고 체계에 미치는, 결국 인간관계에까지 작용하는 언어의 영향력에 대해 알게 되어 한국어 문화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손을 건네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작가는 바이링구얼리즘(다중언어구사)에 관심을 갖고 그것이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다. 한국어를 할 때와 다른 언어를 할 때 스스로가 다르게 느껴진다. 새로운 자아로 말한다는 느낌이 든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느끼지 않을까, 한국어로 말할 때보다 영어로 말할 때의 자신이 조금 더 하고 싶은 말을 직접적으로 내뱉을 수 있음을(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은 별개로 치고 말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세상과 인간에 대한 다양한 대처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초반 밖에 읽지 않아서 정확히 어떤 책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가 또 다른 한 해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 또 다른 새해 계획에도 역시 ‘외국어 공부’가 들어갈 거라면, 외국어 공부가 내 인생에 어떤 관점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 생각해보기에 충분한 책이 되어줄 것이다.

    내가 지금 당장 하는 생각이 내 한계라고 규정짓는 내 언어에, 속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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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학에 중국어 공부를 새로 해 볼 생각이었는데, 읽고 동기부여를 받아서 즐기면서 공부해봐야겠네요~~
  • 완벽한 아이 팔아요(양장본 HardCover) 작가 미카엘 에스코피에 출판 길벗스쿨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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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부모님들은 가끔 이런 말을 한다. "꼭 너랑 똑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 나는 그 말이 꽤 폭력적이라 느꼈고, 돌이켜보면 교육적으로도 최악의 한 마디였을 것이다. 글쎄, 아무튼 아직 자식이 없는 내 입장에서는 그런 말을 들으면 '아, 내가 부모님을 힘들게 했구나, 나도 자식을 낳으면 저 심정이 이해될까?' 보다는 '적어도 저런 말을 자식에게 하는 부모는 되지 말아야지' 생각한다.

    이 책은 아동학대에 관해 조사하다가 우연히 알게된 그림책이다. 책 소개만 읽어도 소름이 돋을 만큼 재밌어 보여서 장바구니에 담아뒀지만 아직 읽지는 못 했다. 아주 얇고 글씨도 큼직한 어린이 동화이지만, 어른이 동화는 아닐까....

    제목인 [완벽한 아이 팔아요]부터가 꽤 충격적이다. 책 속 세상은 마트에서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아이를 구입해 키우는 세상이다. 뭘 잘 하는 아이, 어떤 성격인 아이, 신체적 특정이 어떠한 아이....그 중에서도 주인공 어린이인 바티스트는 '완벽한 아이'로, 부부는 인기가 많아서 재고가 딱 하나 남은 바티스트를 운 좋게 구입한다. 앞으로 바티스트와 함께할 삶이 편안할거라 믿었던 부모는, 완벽한 줄만 알았던 어느날 바티스트가 어떤 이유로 화를 내자 아이를 반품하러 마트로 향한다....., 여기까지가 내가 읽은 책소개이다.

    나는 스무살이 넘었지만 아이와 어른 중간에 낀 상태다. 이런 어중간한 상태를 불리하다 여길 수 있겠지만 두 입장 모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내가 봤을 때, 어른들은 그래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아이를 마치 소유물처럼 대한다. '이왕이면' 이렇게 자라길, '이왕이면' 저렇게 해주길, '어차피 태어날거라면' 말이다. 남의 아이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어린이는 늘 소중하지만 '내가 탄 비행기에서는 10시간 동안 울지 않길.', '내가 들어간 영화관에는 미취학아동이 없길.' '내 윗층에는 아이가 살지 않길.'. 어린이는 소중하다. 그러나 이 말에는 형용사가 생략되어 있다. '완벽한' 어린이는 소중하다. 어른은 어른의 잣대로 어린이가 어떠한지 판단하고 심지어는 미워하기도 한다. 이 책이 어른이 되어가는 나에게, 또는 우리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길 바란다.

    어서 이 책을 주문해서 받아보고 싶다. 바티스트의 이야기가 어떤 결말이 될지 모르지만 말하고 싶다. 바티스트가 '완벽하지 않은' 아이가 되길. 그럼에도 '사랑받는' 아이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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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연 완벽한 어린이가 어린이일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네요. 정말 줄거리만 들어도 재밌는 책일 것 같아요!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 어린아이의 특성이 담겨져 팔린다는 컨셉이 정말 참신하네요. 정말 흥미로운 책처럼 느껴집니다. 완벽한 아이...완벽한 이라는 말이 도대체 어떤게 완벽한지...완벽한과 아이가 어울리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듭니다. 완벽한 어른도 존재하지 않는데, 세상에 태어나 산지 얼마되지 않는 아이가 완벽하기를 바란다는 말도 안 되는 욕심, 그 근원은 무엇이고, 그러한 생각을 바꾸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책으로 생각이 듭니다. 읽어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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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하다라는 말은 폭력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 완벽하지 않으면 부족하다고 비난과 평가를 받을까요? 완벽한 아이라는 말 또한 아이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통제하여 아이의 자유와 주체성을 위협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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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아이를 사고판다는 잔인한 설정이 이 책이 말하고싶은 바를 잘 드러낸다고 생각됩니다. 어떤 사람을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온전히 사랑할 수는 있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 중쇄 미정 작가 가와사키 쇼헤이 출판 GRIJOA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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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취미 중 하나는 '읽지 않을 책 사기'이다. 농담이 아니다. 읽지 않은(못한) 책이 책장 한 쪽을 빼곡히 채우고 있고,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는 이걸 언제 담았나 싶기도 한 책이 쌓여 다 주문하면 90만원 정도가 된다. 하지만 나는 안다. 내 이 취미가 많은 출판사의 사기를 진작시킬거란 걸. 확신할 수 있다. 사지 않고 읽지 않고 평가하는 것보다 어쨌든 구매라도 하는 게 점점 불황에 빠져가는 도서출판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안하던 중 발견한 이 책. 만화책이다. 일본작가가 일본의 출판업계 현실에 관해 쓴 일본책이다. 그림체가 귀엽고 친근하다. 표지에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하는 주인공이 단호하게 말하는 그림. "책이 팔릴 리 없어."
    제목, 중쇄 미정.

    중소 출판사의 편집자인 주인공이 일하는 모습과, 비록 일본의 얘기이긴 해도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중소기업 직장인들이 처한 불합리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나름대로 꿀팁 같은 것도 있다. 편집자가 되었을 때 마감기한을 넘겨버린 담당작가를 잘 달래어 작업하도록 하는 기술이라든지... 작가 스스로가 편집자이자 만화가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거겠지.
    표정변화가 드러나지 않는 그림이지만 어두운 현실을 드러내는 놀라운 힘을 가졌다. 박봉에 온갖 책임을 떠맡고 매일 밤샘, 건강을 해치고 취미를 즐길 시간도 없는, 꼭 출판사의 현실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 너무나 힘든 현대사회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특히나 주인공이 편집자이기 때문에 편집자의 고충이 집중적으로 조명되어 있는데, 잠시나마 출판사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곧바로 취소했다.

    중소 출판사는 살아남기 힘들다. 책 속 사장은 어차피 돈 벌이가 되지 않을 일이니 문화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라며 직원들을 위로한다. 멋진 말이다. 위로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찜찜한 기분으로 책을 덮다가 문득 보았다. 주인공이 '책이 팔릴 리 없다'고 말하는 겉표지를 넘기면 속표지의 주인공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래도 난 책을 만들 거야."

    '그래도'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읽지 않을 책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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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루기의 천재들 작가 Santella, Andrew 출판 어크로스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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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주어진 일을 재깍재깍 해치우는 편인가, 내일의 나에게 맡겨버리는 편인가? 만일 후자라면 혹시, 그런 나 자신을 자책하며 내일부터는 미루지 말아야지, 라는 다짐을 살아온 일수만큼 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을 읽어보라! 미루기에 특화된 우리와 비슷한 종족인 옛 사람들도 수많은 업적을 이루어냈다. 혹시 또 모르지 않는가, 우리도 4000번쯤 더 미루고 무언가를 이뤄낼지.

    책은 우리가 죄악시여기는 '미루기'에 대해 그럴듯한 변명을 제공해주고 합리화를 도와준다. 작가는 자신의 투두 리스트를 재미있게 설명하는데, 인생 마지막 투두 리스트의 마지막 항목에 줄을 긋는 건 정말 힘 빠지는 일일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신은 투두 리스트를 완수하는 데에 늘 실패한다고. 좀 어이없기도 하지만 생각할수록 그럴 듯 한 말이다. 하긴, 마지막 투두 리스트의 마지막 항목을 해치우면 그 다음엔 대체 뭘 한단 말인가. 내 무의식도 그걸 알고 있어서 내가 매일 투두 리스트를 작성하는 데까지만 재밌어하는 게 아닐까? (이미 그걸 완료하느냐는 뒷전이다.)
    아무튼, 작가는 자신의 미루기를 합리화하기 위해 역사 속에서 자기와 같은 '미루기 종족'을 찾아내고 연구하여 이 책을 썼다. 심지어 이 책을 쓰는 것조차 미루고 싶어서 이런저런 다른 일에 손을 대고 여행도 다녀왔다고 한다. 정말이지 미루기의 천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미루는 사람들의 자괴감을 잘 이해해준다. 많은 인물들이 할 일을 미루면서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고. 우리는 게으른 것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바쁜 것이라고. 좀, 미루면 어떠냐고.

    누군가가 "그건 정신승리일 뿐"이라고 하면 또 어떤가? 어차피 책임은 내가 지는 것, 억지로 일 하는 것보다 정신승리 하는 게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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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에 본 TED에서도 자신 귀 옆에 원숭이가 계속 놀라고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비유를 하면서 보고서를 하루전에 크런치 모드로 하는바람에 엉망이라는 일화를 설명한적이 있었는데, 이분도 딱히 해결책이 제시하는 것이 없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분이 생각나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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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루는 습관이 다양한 일을 하게되서 힘들어 지는 걸 막으려는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편한게 좋긴합니다. ㅎㅎ
    • 지금도 이것저것 미루고 있는 제 자신에게 나름대로 위로 아닌 위로가 되는 서평이네요,, 투두리스트를 매일 고쳐나가는 저를 합리화?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미루기.. 제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ㅋㅋ 보통 어떻게 하면 주어진 일을 미루지않고 착실하게 해나갈수 있는가에 대해 얘기할텐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미뤄도 괜찮다라고 말하고 있는 점이 신기합니다.
  • 여행의 이유 작가 김영하 출판 문학동네 므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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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셀러라는 이름대로, 이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었거나, 스쳐지나갔거나, 제목이라도 들어봤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졌다. 2달 동안 혼자 여행을 갔을 때 짐을 줄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이미 몇 번이고 읽었던 이 책 한 권만큼은 포기하지 못 하고 챙겨 다녔다. 여행 속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책이 가져다주는 위로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놀라웠다. 가끔 위기에 처할 때,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를 다시금 상기시켜 주었다.
    제목에 ‘여행’이 들어간다고 해서 이 책이 김영하 작가의 ‘최애’ 여행지를 소개한다거나, 여행 사진을 실었을 거라고 많이들 생각하기에 깜짝 놀랐다. 나는 (그렇게까지 깊은 생각을 하고 읽기 시작하진 않았지만) 「여행의 이유」라는 제목이 책의 내용과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느꼈는데 말이다. 물론 작가 개인의 여행경험이 들어가긴 하지만 뭐랄까,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가 아니라 「인간의 여행의 이유」라는 느낌이다. 인간이 여행을 왜 떠나는지 몇 가지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별 일 아닌 듯 ’ 풀어낸다.
    나 역시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졸업이 가까워오는 이 시점까지 모든 방학마다 여행을 떠났다. 가끔은 짧게, 가끔은 길게. 어쩔 땐 가까운 곳으로, 어쩔 땐 먼 곳으로. 그냥 막연히, 여기서 벗어나고 싶으니까, 다른 곳을 경험해보고 싶으니까, 지금이 아니면 떠날 수 없을까봐, 재미있어서, 떠난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여행의 이유’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의 역할은 그런 게 아닐까. 정해진 ‘답’을 준다기 보다는 무엇인 내게 있어 ‘답’일지 고민할 기회를 준다.
    SNS와 뉴스 속 키워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키워드는 피자, 초콜릿, 강아지 같은 일상에 관련된 단어가 많은 반면 한국의 키워드는 콘서트, 여행, 이벤트 등 일상을 탈출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드러난다고 한다. 어딜 둘러봐도 내 행복을 찾기 힘들 때, 내 일상은 이미 시들어버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울 때, 이 책 한 권을 읽어 보는 것이 어떨까. 이 책은 분명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않겠지만, ‘인생이라는 여행의 이유’를 한 번 쯤 떠올리는데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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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여행을 안가본지 참 오래된것같은데 더욱이 여행의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런 저에게 꽤 도움될 책일거같습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여행의 기술은 읽어봤는데 여행의 이유도 있는줄 몰랐어요! 어떤내용일지 궁금하네요.
    • 저도 여행이 단순히 일상을 탈출하는 용도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다시 떠올려봐야겠어요! 추천 감사합니당
    • 여행은 낯선 것들 사이에서 익숙한 것이 오로지 나 자신밖에 없다는 점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새로운 시야가 트이기도 하고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기도 하죠. 아, 여행가고 싶네요!
  • 선량한 차별주의자 작가 김지혜 출판 창비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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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신이 차별 당하고 있다는 감각이 어떤 것인지를 알 것이다. 어리둥절하다가 점점 기분이 나빠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화가 나고, 결국에는 무력감을 느껴 포기해버리는, 그런 기분 말이다. 그렇다면 차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본 일은 있는가? 인간은 이기적이라 자신이 당하는 차별만을 크게 느낀다. 하지만 알지 않는가. 우리가 겪어온 차별이 얼마나 교묘하며, 어이없을 만큼 사소한 계기로 시작되는지. 이 책은 차별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책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너무도 선량하고 악의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차별을 당하는 만큼 늘 차별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제목인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그런 의미이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차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를 꼽아보자면 정말이지 끝도 없다. 여성, 장애인, 비백인, 성소수자, 아동·청소년, 저소득층, 이주자…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고 약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 다 적지 못 했을뿐, 어디에나 어떤 형태로든 차별 당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작가는 우리가 어쩌다 차별주의자가 되었는지, 차별이 왜 생겨나는지를 신중한 언어와 친숙한 상황으로 설명하며,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함께 한 번 고민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 일어나는 많은 논쟁을 지켜보면, ‘혐오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혐오야 말로 차별과 편견에서 기인하지 않는가. 사회에 차별이 숨 쉬듯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무수한 차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이유로든 약자이다. 어떻게든 차별 당한다. 그렇다면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이 차별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당하고 또한 저지른 차별이 우리의 몸에, 마음에, 세상에 어떤 흉터를 남겼는지 유심히 살피며 살아보자. 타인과 나의 다름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는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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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이 당하는 차별만 크게 느낀다는 말이 마음에 크게 와 닿네요. 평소에 차별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사소하게 내뱉는 제 발언이 누군가에게는 상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이 책을 읽어보고 차별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계기를 가져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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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대화는 물론이고, 인터넷 밈이나 유행어를 보다보면 혐오적 표현이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를 알수있죠. 언어가 개인의 사상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 차별이라는 게 생각해보면, 일상 속에 너무나 많이 있죠, 무심코 쓰는 말들 중에 차별적인 단어가 섞여있는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예요. 특히나 요즘에는 ~충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보이는데, 사람이 벌레에까지 비유되고 있다는게 안타깝습니다. 이런게 자주 쓰이다보니 일상어로 번지는 상황이던데, 심심찮게 그런 말들을 들을 수 있어요. 말을 쓸 때 항상 조심해야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러한 것들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고, 자칫하면 나도 모르게 그러한 말들을 쓰고 있기 때문이죠. 말 뿐만 아니라 이미 어떤 차별적인 상황을 정상이라고 규정하고 그것을 행하고 있는 많은 활동들 역시도 이러한 것에 해당되지요. 차별이라는게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부터가 이것을 고칠 수 있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기회가 되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책에 대한 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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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라는 말이 있는데 어떤 식으로 다른 것을 다르게 대하는지에 따라 차별인지 아닌지 달라질 것 같네요 그러니 다른 것 또한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차이를 두는 것을 생각해봅시다
  • 걸어서 환장 속으로 작가 곽민지 출판 므키 님의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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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만의, 또는 친구와의 자유여행을 즐기던 딸이 환갑 부모님을 모시고 스페인으로 자유여행을 떠난다. 작가는 부모님과의 효도 자유여행을 맛깔나는 문장으로 써낸다. 상황 자체가 무척 흥미롭다. 내가 늘 꿈꾸던 일이라서. 나와 많은 것을 공유하고, 내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지켜봐온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제목인 '걸어서 환장 속으로'를 보면 알다시피 그 여행은 절대로 아름답기만 하지 않다. 아주 '환장'의 연속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지루함,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의 당혹감, 부족한 예산을 점검하는 부산함... 혼자였다면 아무렇지 않았을 많은 일들이 부모님과 함께가 되니 더 속이 탄다. 이 여행은 완벽해야만 할 것 같고, 부모님은 즐겁기만 하셨으면 좋겠다.
    계획대로 굴러가는 여행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작가는 그 불완전하고 산만한 여행 여행 덕에 자신과 부모님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머니는 어떤 때에 사진을 찍는지, 스스로의 감정한계선은 어느정도인지. 그것은 흔한 여행 이야기처럼, 예상치못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었지만 그 과정의 동반자가 부모님이라는 이유로 특별해졌다.
    나도 엄마, 할머니와 올 겨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여행 경험이 많은 다 큰 자식이 어른들을 모시고 여행을 간다는 것은 내 여행은 완전히 포기하고, 가이드 모드로 준비해야함을 뜻한다. 그러나 또 생각해보면, 내가 상상도 못한 즐거움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도 엄마와 할머니의 새로운 모습, 또 혼자 다닐 때에는 몰랐던 내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겠지. 그런 기대감을 심어준 이 책에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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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나 친구와의 여행과 어른을 모시고 가는 여행은 많이 다르죠.. 저도 부모님과 여행을 몇 번 다녀왔는데 제목이 참 적절하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그 여행 속에서의 나름의 뿌듯함과 행복이 있었던 게 기억나네요. 므키님도 즐거운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서평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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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렸을 때 한비야(논란이 많지만)나 김수영 같은 여행작가를 좋아했고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어 관심이 가는 작품이네요. 특히 부모님들과의 여행이라니 더 특별한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