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양장본 HardCover) 작가 공지영 출판 오픈하우스 므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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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딸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를 책으로 엮은 것이었다. 딸에게 편지라니, 우리 집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고3 시절을 보내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느낄 딸을 위한 어머니의 말에 왠지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마침 내가 고3에 올라갈 때쯤 처음 접한 책이라 우리 엄마의 편지처럼 생각하며 읽을 수 있었다.
    작가 엄마답게 모든 편지에 책을 인용한 구절이 있다. 워낙 많아서 다 적지는 못하지만 그 중 큰 감동을 받은 것은 역시 이 부분. <천사 미니멜>이라는 이야기에 나오는 부분이다. [내가 창조한 모든 것은 하나의 원본이다. 따라서 각자 어떤 것과도 대치될 수 없는 거란다. 나는 너 없이도 세계를 창조할 수 있었겠지만 만일 그랬다면 세계는 내 눈에 영원히 불완전한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것은 이야기속의 신이 자신의 보잘 것 없음에 절망하는 천사 미니멜에게 건네는 말인데, 참 가슴이 따뜻해지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다.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나는 이 세상에 '나'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인 것이다. 우리는 왜 자꾸만 그것을 잊어버릴까? 세상에 하나뿐인 너를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전한 이 이야기가 무척 감동적이었다.
    또 재미있는 것은 편지가 끝날 때 두 가지 내용이 꼭 들어간다는 것인데, 하나는 다양한 핑계를 대며 '엄마는 오늘 수영에 못가겠어.' '내일은 꼭 가야지!'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엄마와 딸 사이니까 할 수 있는 변명이고, 두 사람의 친밀함을 증명할 만한 소소한 일상이 아닐까. 그리고 두 번째는, 모든 편지가 '오늘도 좋은 하루!'로 끝난다는 것이다. 책의 끝에 딸인 위녕이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도 한 편 실려 있는데 그 편지도 똑같이 끝난다. 처음 읽었을 때는 그걸 알고 괜시리 코끝이 찡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가족은 다들 무뚝뚝하고, 닭살 돋는 걸 못 견뎌서 서로에게 편지를 쓰지 않는다. 나 역시 어릴 때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쓰는 어버이날 편지를, 실컷 써놓고 보여주지도 않았었다. 엄마에게 편지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 아마 말로 하는 것과는 또 다른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을까? 만일 엄마가 이 책을 읽는다면 깨달음을 얻어 나한테 편지를 한통 써주길 기대해본다.

    내가 어떤 삶을 살든 나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든든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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