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to post to this user's Wall.

  • 페스트(세계문학전집 267) 작가 알베르 카뮈 출판 민음사 whoaa 님의 별점
    4
    보고 싶어요
    (1명)
    보고 있어요
    (2명)
    다 봤어요
    (8명)
    독서시간 : 3시간
    음악추천 : 인터스텔라 OST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현재의 우리 상황과 정말 많이 닮아있다. 그렇기에 학교 추천도서로도 등록되어있고, 사람들도 한번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페스트라는 것이 발병하기 직전부터, 아직은 잔잔하게 남아있지만 점점 물러가는 추세가 되었을 때까지의 시간들을 담고 있는 소설이다. 무려 80전 전에 쓰여진 소설인데, 마치 예언서처럼 다가오는 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전염병의 존재를 부정하는듯 하다, 정도가 심해지고 봉쇄령이 내려지자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식당으로 몰려가는 사람들… 신을 들먹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하려 하는 종교인들…

    하지만 예언서처럼 느껴지는 게 사실은 웃긴 일이었다. 기록될 수 있었던 그 옛날부터 수십 수천 수만 그 이상을 죽였던 전염병은 존재했고,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찾아왔다.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평화로운 시간들이 있었음에도 인간은 기술은 발달시켰으나 발달하는 기술에 걸맞는 시민의식은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 시대의 사람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전례없이 퍼지는 전염병이라 말하지만, 역사는 분명하게도 꾸준히 우리에게 위험을 예고했다. 이 책 ‘페스트’를 읽는 사람들이 느꼈으면 하는 단 한가지는 개개인의 마음가짐 변화의 필요성이다. 앞으로 기술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겠지만, 전염병을 향한 한사람 한사람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닥쳐올 전염병의 현실은 너무나 암담하기 때문이다.

    소설 말미에 “그러다가 앞으로 언젠가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동시에 일깨워 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불러내 어느 평화로운 도시로 몰아넣어 그곳에서 죽게 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이란 말이 나온다. 지금 우리는 그때의 “앞으로 언젠가”를 살고 있고, 또 언제 맞이할 지 모른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불행을 안겨주었지만 역설적으로 느끼게 된 교훈과 소중함을 잊지 않고 미래를 대비하는 삶을 준비하기를 바란다.
    더보기
    좋아요 1
    댓글 1
    •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인터스텔라 OST라면 Hans Zimmer의 인터스텔라 메인 테마곡 말씀하시는 거죠? 미래인 지금 거의 다를 바 없는 전염병과 팬더믹을 접하고 있는 우리가 과거의 인간들을 보며 Stay라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던질 것 같네요. 전염병을 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태도를 저는, 자연을 대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태도로 이해했어요. 쥐가 도시에 몰려들어 발생한 질병이 페스트인 것처럼, 코로나19도 동물의 영역이 인간에게 너무나 많이 뺏겨 그들이 결국 인간 근처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더보기
  • 릴케 시집(문예 세계 시 선집) 작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출판 문예출판사 whoaa 님의 별점
    4
    보고 싶어요
    (0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0명)
    음악추천 : 잔잔한 클래식음악. 피아노와 첼로 추천.
    독서추천 : 고요한 이른 아침

    얼마 전 재미있는 일(?)을 본 적이 있다.
    방탄소년단의 어떤 멤버가 노래를 냈는데 노래속에 ‘소복소복’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falling falling 으로밖에 번역이 되지 않자 외국팬들이 ‘소복소복’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어했던 것이었다. 이에 한국팬들이 눈이 조용하고 볼록하게 눈이 오는 모양이라고 설명해줬던 그런 마음 따뜻한 사건이었다.

    오래전부터 한국의 문학, 특히 시가 해외에서 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외국어로 번역할 수 없는 한국만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소복소복’같은 표현때문이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시를 사랑하게 된 이유가 그런 표현들 때문이었던 나로서는 참으로 안타깝고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외국시는 어떠한가에 대해서. 우리도 외국시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는 만큼, 우리나라 시를 외국으로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살면서 한번쯤 릴케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어디서 들었는지는 기억이 희미해도 말이다. 그래서 내가 읽을 첫 외국시집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으로 정했다. 사실 처음 읽었을 때는 평범한 단어들에, 넘쳐나는 감각적 심상, 은유와 비유들에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한작품씩 읽어갈때마다 나름의 읽는 법을 터득했다.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단어별로 끊어가며 천천히 읽는 것이다. 아주 천천히 읽으면서 시에 나타난 색깔과 소리, 풍경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외국시에 감흥이 없던 독자도 흥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요즘, 릴케의 시만큼 한국의 시들도 해외에서 인정받고 또 많이 읽혀지기를 바란다.
    더보기
    좋아요
    댓글 2
    • 저도 한국 시를 많이 접했지 외국 시에 대해서는 많이 접해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외국의 시가 한국에 전해지는 것처럼, 한국의 아름다운 시들도 외국에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 초등학교 시절에 한컴타자 연습을 하면 꼭 윤동주 시인의 \'별헤는 밤\'을 했었어요. 짧아서 좋아했던 것 같네요.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도 잘 모르고 빨리 끝내고 게임을 하고 싶어서 선택했었지만, 덕분에 아직까지도 \'별헤는 밤\' 하나 만큼은 다 외우고 있습니다. 시 \'별헤는 밤\'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저는 프랑시스 잠이랑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누군지 궁금해하면서도 직접 찾아서 읽어볼 생각은 하지 못했네요. 시간이 된다면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항상 음악과 함께 추천해주셔서 서평도 인상 깊게 보고 있습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보기
  • 로드(THE ROAD)(양장본 HardCover) 작가 코맥 매카시 출판 문학동네 whoaa 님의 별점
    3
    보고 싶어요
    (0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1명)
    독서시간 : 5시간
    음악추천 : 엇갈림(반의반 ost)

    그동안은 디스토피아적인 작품을 볼 때도 그 끝엔 희망이 있을 거란 기대를 품었었다. 그리고 늘 결국은 새로운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거나, 안전지대를 찾아내거나, 적어도 디스토피아가 그들을 더이상 괴롭게 하지 않을 거라는 조금의 확신은 갖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 책은 아니었다. 어딘가를 향해 가고는 있으나 그곳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도, 도착하면 모든 것이 변할 것이라는 조금의 기대조차 생기지 않았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자와 남자의 아들인 소년이 황폐한 길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나쁜 사람을 피해 먹을것과 안전한 잠자리를 찾으며 해변으로 가는 이야기이다. 몇번의 위협이 등장하지만, 크게 위기처럼 다가오지 않았다. 왜냐면 이미 아무것도 없는, 몇걸음마다 불에탄 시체를 마주하게 되는 것 자체가 이미 위기와 어려움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나에게는 암울하게 느껴지는 문장을 알차게 모아놓은 책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시기적으로 힘들지 않았다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을 내용이 더욱 무겁게 느껴진 것 같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상황에서 자꾸만 마주치는 약자들을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하는 소년이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빛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바로 소년이었을 텐데 말이다.

    남자는 소년에게 우리는 불을 옮기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종종 소년은 천사라고도 말했었다. 무슨 뜻일까 고민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소년의 마음이 끝없는 어둠을 밝힐 유일한 마음이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결말은 생각지도 못하게 흘러가지만 소년이 끊임없이 그 순수한 마음과 함께 길을 갈 것이고 언젠가는, 언젠가는 정말 언젠가는 희망이 있을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다. 조금 상황이 나아지면, 영화를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보기
    좋아요
    댓글 2
  •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가 전변성자 출판 작가정신 whoaa 님의 별점
    4
    보고 싶어요
    (0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1명)
    독서시간 : 3시간
    음악추천 : 서우와 은주(반의반 OST), 있어줘 Inst(가호)
    ** 작가 : 다나베 세이코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랑이 있다. 우리는 사랑이라 하면 흔하게 드라마에서 본 것 같은 로맨틱한 사랑을, 아니면 불꽃같이 타오르는 사랑을, 그도 아니면 자극적으로 묘사되는 금지된 사랑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마음이, 좋아한다는 감정이 이렇게 쉽게 단어로 정의되고 표현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이었다.

    내가 읽은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는 의외로 여러 단편이 묶인 책이다. 일본의 영화로도, 얼마전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한지민 배우와 남주혁 배우가 출연하는 조제로도 알려진 이야기는 이 책의 두번째 단편이다. 이 책에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사랑도 있고, 오랫동안 사랑했던 마음이 아직도 가슴을 간질이는 사랑도 있고, 하얗게 눈이 오면 짙어지는 사랑도 있다. 다 같은 사랑인데 이게 어떤 사랑이라고 정리할 수가 없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거의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그것이 자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점이 이 책의 매력으로 느껴졌다. 어떤 사랑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어서, 그 감정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긴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차가 너무 뜨거워]라는 단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작가로서 성공한 여자는, 오래전 사랑했던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지만 자신을 두고 다른 여자와 결혼해버린 남자가 기억에 남으면서도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묵직한 아픔이라 표현한 것이, 나에게는 어떤 마음인지 상상해보기 힘든 감정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책 전체의 분위기는 마치 잔잔하고 고요한 방에서, 오랫동안 와본듯한 정감있는 오래된 곳에서 근심을 잠시 잊은 것 같은 느낌을 풍긴다. 그래서 최대한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어보려고 음악을 고르는데도 시간이 꽤 걸렸다. 누군가가 이 책을 읽겠다 한다면, 나는 꼭 차분하고, 밝은데 조금은 서글픈 감정이 드는 음악과 함께 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더보기
    좋아요 2
    댓글 4
    •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일본 영화로 접해본 적이 있어요. 여운이 오래 남아서 한참을 멍하게 가만히 있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영화로 보신다면 원작과 또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거에요! 추천드립니다
    • 영화나 책 둘 중 하나로라도 보고 싶었던 작품인데 책이 단편으로 묶인 책이었다니, 시간이 부족한 요즈음 틈틈이 책으로 만나보고 싶어지네요! 추천해주신 곡들도 들어보며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는 다른 단편들도 함께 읽어보면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한번 깊이 생각해보고 싶어집니다. 🙂
      더보기
    • 잔잔하고 고요한 방에서 근심을 잊은 것 같다는 느낌이 참 마음에 드네요. 사랑이 가지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책을 읽어보도록 할게요. 추천해주신 음악을 함께 들으며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영화로 이 작품을 봤을 때는 사랑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제가 한 번 보고 이해하기는 너무 심오한 말들과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차분하고 밝은 곳에서 책으로도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서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르웨이의 숲(양장본 HardCover)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 민음사 whoaa 님의 별점
    3
    보고 싶어요
    (1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6명)
    완독시간 : 2일

    노르웨이의 숲의 한국판 제목은 [상실의 시대]이다. 이 책에는 제목부터 상실이라는 단어가 붙는것처럼, 주인공 주변사람들이 ‘상실’되어가는 과정에서 남겨진 사람들과, 또다시 애정을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그 죽음으로 인해 고통받고, 그 사이에서도 사랑을 하는 과정이 분명 조용할 수 없는 감정들인데 문체가 신기할정도로 담담해서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그래서 주인공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일을 겪든 크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멀리서 지켜보는 신의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작년에 들었던 영화수업에서 가깝고도 먼 일본의 영화들을 살펴보며 그 나라의 특성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다. 그들이 사랑하는 벚꽃이 꽃을 피우고, 꽃이 가장 아름다울 때 무수히 많은 꽃잎을 떨어뜨리며 지는 것과 같이, 과거에는 젊은이들이 그들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자살로서 생을 마감하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때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저물고자 하는 마음도, 어린 나이에 어떤 이유로든 끝내려 하는 마음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서 죽음이 흔하고도 담담한 소재로 나오는 이유가 이러한 일본의 배경이 있는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조금은 책을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학교 도서관에도 있는 책이지만, 대출할 수 없을 정도로 책이 낡아서 도저히 읽을 수 없었다. 이 책이 이렇게 인기있었나 싶으면서도, 나는 읽고도 크게 감명받지 못한 책이라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간절하게 듣고 싶다.
    더보기
    좋아요 3
    댓글 5
    • 3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집에 아주 오래되어 표지가 낡아버린 \'상실의 시대\'가 있어요.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유명한 작가의 명저니까 그래도 읽어보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작성자님께서 언급하신 일본의 풍습 너무나 충격적이네요;; 저도 명저를 읽고 감명받지 못했던 적이 많은데 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고 작성자님께 뭐라도 나눌 수 있는 얘기가 생기길 바랍니다ㅎㅎ
      더보기
      • 저도 한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더듬이님과 함께 이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상실의 시대\"라는 무거운 제목과 하루키 작가의 책이라는 점에서 읽을 엄두를 내지 못했었는데, 작성자님의 글을 읽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 벚꽃처럼 떨어지고 싶다\'는 말은 아름다워보이긴 하지만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느낌이 더 많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죽고, 고통받고, 사랑하는 과정을 어떻게 담담하게 볼 수 있을지 책 내용이 궁금해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더보기
      • 그쵸. 저역시 이보다 더 무책임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오렌지님께서는 책을 읽으신 후 어떤 생각을 하실지 기대됩니다. 즐거운 독서 시간 되세요:-)
    • 저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아직도 그 풍습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제 서평도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다니, 동질감이 느껴지네용~
  • 아Q정전(양장본 HardCover) 작가 루쉰 출판 문학동네 whoaa 님의 별점
    3
    보고 싶어요
    (1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1명)
    독서시간 : 2시간

    이 책의 이름은 아Q’정전’이다. 머리말에서 저자 루쉰은 전기에 붙이는 열전, 자전, 내전, 별전 등의 이름은 아Q와 어울리지 않고, 다만 삼교구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소설가들이 “여담은 그만두고 이제 정전으로 돌아가 이야기 할 것 같으면…” 이라고 하는 상투적인 표현인 ‘정전’을 아Q의 전기에 붙인다고 했다. 그렇다면 아Q는 누구이고 아Q정전은 어떤 내용을 담았기에 루쉰은 이 인물에 대해 책을 쓰게 된 것일까?

    아Q정전은 웨이좡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마을에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일으키는 날품팔이꾼 아Q가 신해혁명이라는 거창하고도 남들에게 우월해 보이는 일에 가담을 하고자 하지만, 결국 도둑으로 몰려 총살당하고 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Q정전은 이런 아Q의 삶과 혁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생기는 변화들에 대해 서술한다. 아Q는 남들에게 지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해서 옷에 붙은 이의 마리 수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도 남들보다 더 잘나야 하고, 자신이 패배하고 굴욕을 당하는 것을 참지못해 스스로 뺨을 때리거나 자신을 버러지라고 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유들을 갖다 대며 ‘정신승리’하는 사람이다.

    루쉰은 아Q정전을 쓰게 된 원인에 대해서 “내가 과거의 어느 한 시기를 그려냈을 뿐이기를 몹시 바라는 바이지만, 내가 본 것은 20-30년 뒤 일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을 통해 노예근성에 빠져 사는 우매한 중국인의 국민성을 아Q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하지만 아Q가 당대의 중국이 아닌 현대의 대한민국 사람들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아Q정전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 중 정신승리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나도 얼마전까지는 정신승리를 일삼는 아Q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나보다 더 뛰어난 친구들을 보며 매일 내 능력의 한계를 체감했고 결국 큰 부담이 되어 매일같이 나를 괴롭혔다. 스트레스에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정도가 되어서도 결코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친구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점들만 떠올리며 아Q처럼 정신승리 하곤 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던 것은 비단 나 뿐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부, 성적, 학벌 심지어는 옷의 가격 같은 사소한 것들에도 비교와 경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계발하는 시간을 자신도 모르게 잃어가고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할 수 밖에 없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인지,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기합리화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에 끊임없이 정신승리를 하다 죽음을 맞이한 아Q의 이야기가 희극같이 느껴지면서도 비극으로 다가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나와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관조할 필요가 있다. 아Q정전은 그 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우리 스스로 우리시대의 아Q가 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성찰과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 따라서 현실에 안주하려 했던 젊은 세대 사람들이 아Q정전을 읽으면 큰 자극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더보기
    좋아요 1
    댓글 2
    •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학창 시절 아Q정전을 읽다가 말았는데, 끝까지 읽어봐야겠어요. 아Q정전이 지금까지도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역시 작성자님이 느끼셨던 것처럼 저희들에게도 적용되는 메시지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무한 비교와 자책, 정신승리의 굴레 속에서 지쳐가는 요즘이지만 아Q를 기억하며 각성해야겠어요!
      더보기
      • 타산지석 삼기도, 이미 남의 일이 아니라면 더 늦기 전에 되돌아보기에도 좋은 자극을 주는 책인것 같습니다. 더듬이님께도 그렇게 느끼셨다니 뿌듯하네요ㅎㅎ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양장본 HardCover) 작가 김초엽 출판 허블 whoaa 님의 별점
    5
    보고 싶어요
    (10명)
    보고 있어요
    (4명)
    다 봤어요
    (15명)
    완독시간 : 5시간
    추천음악 : 영화 인터스텔라 OST(First step / Cornfield chase / No time for caution)


    인터스텔라를 극장에서 보았을 때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과학영화 SF에 진심이었던 감독과 작가, 제작진이 몇년을 준비하고 과학자들과 끊임없이 토론해 실제 우주를 그려보려 했던 노력 끝에 탄생했다고 했다.

    이 책을 지은 김초엽 작가는 포스텍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학생이었다. 이 책에는 과학적 지식과 지식들에서 출발한 상상력, 그리고 시적인 감성을 7가지의 에피소드로 담아냈다. 책을 읽으면서 참 인터스텔라 같다는 느낌을 받아서, 독서하면서 영화 인터스텔라 OST를 들었던 것 같다. 작가의 말에서 김초엽 작가는 인간은 물질에 기반을 둔 존재라는 흥미 때문에 화학을 전공했고, 감정의 물질성과 추상적인것과 구체적인 것의 전환을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작가의 생각을 기반으로 기술적인 이슈들이, 현재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들이 자리잡고 있을 때, 자리잡고 직후, 그 후로 오랜 시간이 흘렀을 때의 이야기를 짧으면서도 몰입도 있게 들려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7편의 단편 중에서 나는 책 제목과 같은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라는 편을 가장 좋아한다. 폐쇄된 우주정거장에서 가족들이 먼저 떠난 행성으로 가는 비행선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노인은 정거장 폐쇄 문제로 자신을 찾아온 직원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비행선에 탑승해 떠나버린다. 그 떠나는 장면이, 사실은 이미 나이가 많은 노인이 그 먼곳을 갈 수 있을까 싶은 비극적인 결말일지도 모르나 나에게는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지구와 비슷한 행성에 홀로 남겨진 브랜드 박사를 데리러 가기 위한 쿠퍼의 항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하염없이 기다리기 보다 늦더라도, 오래걸리더라도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넓고 넓은 우주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잘 짜여진 과학소설이라는 생각이 강력하게 드는 이 책을 정말 추천하고 싶다.
    더보기
    좋아요 2
    댓글 3
    •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과학적 지식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단편이 다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맞아요 저도 참 비인간적인 기술속에 빛나는 인간적인 감정들이 따뜻하다고 느꼈습니다ㅎㅎ
    • 인터스텔라가 저의 인생 영화인데..! ost가 어울릴 정도라면 이 소설은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가 되네요ㅎㅎ 짧게 소개하신 스토리마저 흥미진진합니다. 책 추천 감사드려요~
  • 벌새 작가 김보라(쓰고 엮음) 출판 아르테(arte) whoaa 님의 별점
    4
    보고 싶어요
    (0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0명)
    완독시간 : 4시간

    독립영화인 벌새는 정말 유명한 작품이다.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고 책을 먼저 접해본 입장에서,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많으니 시나리오인 이 책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다.

    시나리오는 신기한 매력이 있다. 산문처럼 설명과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나레이션’, ’S1’, ‘배역이름’ 등으로 뚝뚝 끊겨 있음에도 읽다보면 어느샌가 머리속에서 한편의 영화가 되어있다. 원래 시나리오를 좋아하지 않던 내가 시나리오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 작품이 바로 이 벌새라는 책이었다.

    사실 시나리오일 줄은 정말 몰랐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상상해 볼 수 있었고, 영화의 장면장면과 인물들의 감정이 그려지는 느낌이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그런지 내 맘대로 시나리오를 읽는 동안 영화 한 편을 머리속에서 뚝딱 만들어냈다. 영화 역시 보는 사람이 영화의 요소들을 곱씹어보고 해석해보기 나름이겠지만, 감독과 배우가 의도한 대로 이미 만들어진 한편의 영상을 보는 것보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아주 세세한 감정까지 생각하는 것이 새롭게 경험해보는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해 보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벌새에 관심이 있다면, 꼭 시나리오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더보기
    좋아요 3
    댓글 5
    • 3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영화로는 벌새를 관람하였는데, 서적으로는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whoaa 님의 리뷰로 하여금 시나리오로 구성된 서적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whoaa님이 하신 말과 같이 영화로의 관람도 좋지만 시나리오를 읽으며 등장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선까지 파악한다면 영화의 의의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더보기
      • 시나리오라 한 페이지에 글이 널럴하게 들어가 있어 책장이 빨리 넘어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ㅎㅎ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작가분들의 평론과, 감독님, 앨리슨 벡델의 인터뷰도 들어가있는 아주 알찬 책입니다!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보기
    • 전 시나리오를 즐겨읽지 않는 편인데 시나리오만의 재미를 느낀 리뷰네요. 영화로 어떻게 구현되었을지 상상하면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시나리오와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 저도 시나리오는 수능을 볼 당시에만 읽어보았던..ㅎㅎ 장르였어요. 이 책으로 먼저 내용을 접하시고, 말씀하신 것처럼 영화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시나리오는 읽어본 적이 없는데 영화가 머릿속에 그려진다니 꼭 읽어보고싶네요! 벌새 영화평이 너무 좋아서 조만간 넷플릭스에서도 볼텐데 책으로도 봐야겠어요ㅎㅎ
  • 시를 잊은 그대에게(리커버) 작가 정재찬 출판 휴머니스트 whoaa 님의 별점
    4.5
    보고 싶어요
    (0명)
    보고 있어요
    (1명)
    다 봤어요
    (1명)
    완독시간 : 조금씩 읽어서 3일 정도 걸림
    추천음악 : 첫사랑(이소영, 반의반 ost), 있어줘(이소영, 반의반 ost)

    모두가 겪었던, 끔찍했던 고3시절. 나는 삼수를 하느라 그 시기를 남들보다 3배 많이 보냈다.
    그 끔찍했던 시간들을 지나오며 나에게 남은건 아이러니하게도 신춘문예에 등단하고 싶다는 꿈이었다.

    그 어느 과목보다도 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면서 나는 시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수능에서 원하는 시의 해석이란 부정과 긍정어를 나누고, 시인이 지향하는 것을 찾고, 화자의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었지만, 정말, 정말 웃기게도 그렇게 시를 읽으면서도, 기계적으로 시를 해석하면서도 시 한편한편이 마음에 스며들었다. 허공에 떠도는 의미없던 글자 하나하나를 모아 이렇게 잔잔하고 아름다우면서 또 찬란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좋아했던 시를, 등단하겠다는 꿈을 대학에 오고난 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수능이 끝났으니 더이상 “해석”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꼭 치열하게 수능공부를 하던, 그리고 마음속에 시인이란 꿈을 품고 살던 그때의 내가 더 삭막한 삶을 사는 지금의 나에게 주는 편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감명깊었던 것은, 여러 문학작품들을 하나의 주제와 감정아래 묶어서 살펴봤던 것이다. 어떠한 것 하나를 이해할 때 여러 방면의 지식을 동원하듯 시라는 작품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시와 노래가사, 산문을 함께 설명해주는 것이 그 시를 온전히 이해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했다. 물론 여기서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나의 상황과 뜻대로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다. 바로 이 책의 장점이 또 여기 있다. 문학작품을 포함한 예술작품은 만들었다고만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감상과 재해석이 덧붙여짐으로 인해 계속 살아있다는 표현이 있다. 우리가 수능을 거치며 잘못 배운 시를, 이 책의 작가는 스스로 시를 느낄 수 있도록 우리에게 길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 위와 같은 맥락에서, 나는 김수영 시인의 [눈]이라는 작품에 대한 해설이 인상깊었다. 나역시 수능을 공부하면서는 기침과 가래를 부정적이라고만 해석하고는 끝냈었지만, 작가는 이 기침과 가래를 rock에 비유해 설명했다. 작가의 생각을 먼저 듣고, 시를 읽어보니, 나는 그 기침과 가래가 꼭 간절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절벽에서 외치는 목소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의 상황에서는 너무나도 티없이 맑은 눈밭에 서면 소리치며 눈물을 흘릴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여러분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가 스쳐갔던 그 수많은 아름다운 시를 읽어보았으면 좋겠고, 힘들때 음악을 듣듯 시를 읽으며 아픈 마음을 달랬으면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렇게 시를 내맘대로 해석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준다. 여러분도 시가 가진 힘을 느껴보았으면 한다.
    더보기
    좋아요 1
    댓글 4
    •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시를 이해하는 시간이 모두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많은 의미를 함축한 \'시\' 속에 다양한 삶이 녹아 있고 잔잔한 울림을 주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를 잊거나 \'시\'를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 정말 동감합니다. 시만이 가진 힘이 정말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 시의 의미를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스며들 수 있게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 시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라는 말이 많이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차는 3번 마신다, 눈으로, 코로, 마지막은 입으로\'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좋아하는 시는 여러 번 읽는 편입니다. 처음에 읽었을 때의 전율 - 좋아서 다시 읽어보았을 때의 즐거움, - 마지막으로 \'와 좋은 시다!\'라고 감탄하면서 시의 제목을 다시 확인할 때의 행복함.. 이렇게 여러 번 곱씹어서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것을 한동안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보기
    • 저도 수험생활을 하며 스쳐지나갔던 많은 시들이 인상깊게 남아있습니다. 기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책을 읽으며 시를 느끼고 싶어지네요! 추천 감사드려요ㅎㅎ
  • 동급생(양장본 HardCover) 작가 프레드 울만 출판 열린책들 whoaa 님의 별점
    4
    보고 싶어요
    (0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0명)
    독서추천 ) 어느 시간이든 좋음.
    독서시간 ) 2시간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
    서울에 사는 친척 집으로 놀러 갔던 어느 날이었다. 모두가 자는 새벽 혼자 깨어 창밖이 잘 보이는 침대에 기대앉아 침대 등 하나를 켜놓고 야경을 보는데 우연히 책꽂이에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홀린듯 새벽내내 야경을 음악삼아 완독을 했고, 아직도 이 책을 보면 그때 그 시간과 감정이 생각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슈바르츠와 콘라딘의 관계는 고등학생때의 나와 내 친구 A를 떠올리게 한다. 콘라딘은 독일에서도 아주 명망높은 집안의 아들이었고, 별볼일 없었던 슈바르츠는 알 수 없는 끌림에 그와 친해지기 위해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는 등 콘라딘의 눈에 띄기 위해 노력했다. 나역시 전교1등이던 A와 함께 동아리를 만들고 싶어 매일같이 편지와 사탕을 그 아이의 자리에 놓곤 했다.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고, 우리의 사이는 6년이 되도록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슈바르츠의 그 마음이 나에게 와닿았던 것 같다.
    나와 A도 콘라딘과 슈바르츠가 종교문제와 히틀러에 대한 의견으로 대립했던 것처럼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의견차이로 토론을 하기도 했고, 콘라딘이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자신의 집을 소개해준 것처럼 A도 친해지고 2년이 넘어서야 나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우리를 갈라놓는 체제도, 인종에 대한 차별도, 목숨의 위협도, 부모님과의 생이별같은 위기와 고난도 없었다. 찬란하게 오래도록 빛날 수 있었던 그들의 우정을 시대가 갈라놓았고,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에서 가장 유명한 마지막 구절이 그들의 우정을 더욱 절절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책이 풍기는 느낌과 문체로 보면 절절하다는 감정적인 표현이 적절하지는 않지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최대로 안타까움을 표현해 보았다. 둘의 꽃피는 우정의 이야기에서 유대인에 대한 위협의 대목으로 내용이 넘어갈 때 이 책이 히틀러의 통치아래 나치즘이 성행하기 직전 그때의 독일이라는게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콘라딘이었다면, 내가 슈바르츠였다면, 그리고 이들을 넘어서 슈바르츠의 부모님이었다면, 히틀러였다면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이 책을 두번은 읽기를 추천한다.
    나는 내 친구를 생각하며 읽었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책일 읽기 좋은 환경과 시간에서
    천천히 문장들을 곱씹으며 읽었으면 좋겠다.
    더보기
    좋아요 2
    댓글 3
    •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멀리 떨어져 있는, 오래된 제 친구가 보고 싶어지는 따듯한 글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문장이 무엇인지 굉장히 궁금해서 책을 읽고 싶게 만들어지네요.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책은 조금 마음아픈 내용이지만, 독자들의 주변 친구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또 이 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재미있게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시대적 상황에 의해 안타깝게 갈라져버린 우정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벌써부터 눈물샘이 자극되는 기분...?ㅎㅎ 저 또한 소중한 우정을 기억하며 이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세계문학전집 179)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보고 싶어요
    (0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3명)
    ** 이전 글에 소중한 댓글이 달려서 지우지 못하고 새로 업로드 합니다**

    독서추천 ) 조용하고 잠잠한 늦저녁이나 새벽에 읽으면 감정에 더욱 빠져들기 좋다.
    독서시간 ) 2-3시간

    최근 종영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그무렵 한창 읽을 만할 책을 추천받고 있던 차에 누군가가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었고, 섬세한 심리묘사의 대가라는 글쓴이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한 이야기까지 합쳐져 더 이상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되어 버렸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우연찮게 이 책을 읽을 때 주변 소음을 막으려고 들은 노래가 책 분위기를 살려주고 책으로 몰입하게 해서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 이야기를 쓰기 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먼저 노래를 추천하고 싶다.

    Ludovico Einaudi의 노래 모음집이어도 좋고, Nightbook, Experience, Primavera, Petricor, Oltremare 정도만 들어도 좋다. 이 글을 읽으면서 들어도 좋을 것 같다. )

    책 제목이 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였을까에 대한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것도 의문형도 그렇다고 평서문도 아닌것이 점이 세개씩이나 붙어있으니 책을 읽기 전 제목을 보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꽤 흥미로웠다. 책에는 주된 3명의 인물들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들은 사랑으로 얽혀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사랑의 결은 너무나 다르다. 폴과 로제의 사랑은 한때는 아름다웠던, 지금은 오래돼 빛을 바랜, 하지만 아직도 그러한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정원 같은 사랑이고, 폴과 시몽의 사랑은 그 칙칙한 정원 밖에서 피어난, 그래서 더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는 붉은 장미같은 사랑이다. (붉은 장미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꼭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 삼각관계를 그렸던 숱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결정내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폴은 로제와 서로 사랑하면서도, 로제는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폴은 운명같이 찾아온 자신보다 한참은 젊은 시몽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폴은 로제를 떠날 수 없다가도 시몽을 보면 떠나고 싶어진다. 그러한 주인공인 폴의 감정은 어땠을까. 무엇이 옳은지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소설이 끝나도록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끝까지 함께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을까? 인간 사이의 얽힘이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마침내 깨달을 지도 모르겠다.

    책을 두번정도 읽으면 프랑수아즈 사강이 왜 섬세한 심리 묘사의 대가인지 알 수 있게 된다. 큰 사건이 없는 그저그런 평범한 사랑 소설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프랑수아즈 사강은 정말 그들의 감정과 심리를 구구절절하게 서술하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게 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평범한 사랑소설과 구분지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섬세한 감정선을 꼭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책을 읽기 전부터 고민했던 책 제목에 점 세개는 인물들의 감정을 최대로 드러낸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섣불리 다가갈 수 없지만 너무나 붙잡고 싶은 지금의 상대를 어떻게 하면 내가 잠시라도 기회를 이어가고 함께하는 시간을 늘릴까 하는, 그런 조바심과 걱정, 열정, 다시 고민, 그리고 마침내 열정 같은 감정 말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이 책을 스물 넷에 썼다. 이 책을 읽는 우리는 당시의 프랑수아즈 사강과 또래가 되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이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북토크 기록 중 예전에 해당 책을 리뷰한 글에 프랑스인에게 브람스의 의미에 대해 쓴 글이 있었다. 그 글을 읽어보면 또 좋을것같다!)
    --------------------------------------

    세가지만 기억했으면 좋겠다.
    감정과 / 제목의 의미와 / Ludovico Einaudi .
    더보기
    좋아요 2
    댓글 3
    •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드라마를 되게 좋게 본 사람으로 책에 관심이 있었는데 드라마처럼 섬세한 심리 묘사를 기대해봐도 좋겠군요. 리뷰 내용이 정말 구체적이고 안 읽어볼 수 없도록 만드네요ㅎㅎ 꼭 읽어야겠어요. 리뷰 감사합니다~
    • 저는 책도 드라마도 보진 않았지만 제목이 뭔가 익숙하네요. whoaa님의 리뷰는 독서추천, 독서시간이 함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리뷰하신 글도 얼른 보러 가야겠어요!!!
      • 앗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해드린 음악과 읽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럼 즐거운 독서 되시기 바랍니다!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 민음사

    독서추천 ) 조용하고 잠잠한 늦저녁이나 새벽에 읽으면 감정에 더욱 빠져들기 좋다.
    독서시간 ) 2-3시간


    최근 종영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그무렵 한창 읽을 만할 책을 추천받고 있던 차에 누군가가 나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었고, 섬세한 심리묘사의 대가라는 글쓴이 프랑수아즈 사강에 대한 이야기까지 합쳐져 더 이상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되어 버렸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우연찮게 이 책을 읽을 때 주변 소음을 막으려고 들은 노래가 책 분위기를 살려주고 책으로 몰입하게 해서 본격적으로 책에 대해 이야기를 쓰기 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먼저 노래를 추천하고 싶다.

    Ludovico Einaudi의 노래 모음집이어도 좋고, Nightbook, Experience, Primavera, Petricor, Oltremare 정도만 들어도 좋다. 이 글을 읽으면서 들어도 좋을 것 같다. )

    책 제목이 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였을까에 대한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것도 의문형도 그렇다고 평서문도 아닌것이 점이 세개씩이나 붙어있으니 책을 읽기 전 제목을 보는 것 만으로도 나에겐 꽤 흥미로웠다. 책에는 주된 3명의 인물들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그들은 사랑으로 얽혀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사랑의 결은 너무나 다르다. 폴과 로제의 사랑은 한때는 아름다웠던, 지금은 오래돼 빛을 바랜, 하지만 아직도 그러한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정원 같은 사랑이고, 폴과 시몽의 사랑은 그 칙칙한 정원 밖에서 피어난, 그래서 더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는 붉은 장미같은 사랑이다. (붉은 장미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꼭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 삼각관계를 그렸던 숱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결정내릴 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감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폴은 로제와 서로 사랑하면서도, 로제는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폴은 운명같이 찾아온 자신보다 한참은 젊은 시몽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폴은 로제를 떠날 수 없다가도 시몽을 보면 떠나고 싶어진다. 그러한 주인공인 폴의 감정은 어땠을까. 무엇이 옳은지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소설이 끝나도록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끝까지 함께 고민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을까? 인간 사이의 얽힘이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마침내 깨달을 지도 모르겠다.

    책을 두번정도 읽으면 프랑수아즈 사강이 왜 섬세한 심리 묘사의 대가인지 알 수 있게 된다. 큰 사건이 없는 그저그런 평범한 사랑 소설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프랑수아즈 사강은 정말 그들의 감정과 심리를 구구절절하게 서술하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게 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평범한 사랑소설과 구분지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섬세한 감정선을 꼭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책을 읽기 전부터 고민했던 책 제목에 점 세개는 인물들의 감정을 최대로 드러낸 표현이 아닐까 생각한다. 섣불리 다가갈 수 없지만 너무나 붙잡고 싶은 지금의 상대를 어떻게 하면 내가 잠시라도 기회를 이어가고 함께하는 시간을 늘릴까 하는, 그런 조바심과 걱정, 열정, 다시 고민, 그리고 마침내 열정 같은 감정 말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이 책을 스물 넷에 썼다. 이 책을 읽는 우리는 당시의 프랑수아즈 사강과 또래가 되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이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북토크 기록 중 예전에 해당 책을 리뷰한 글에 프랑스인에게 브람스의 의미에 대해 쓴 글이 있었다. 그 글을 읽어보면 또 좋을것같다!)

    ------------------------------------------

    세가지만 기억했으면 좋겠다.

    감정과 / 제목의 의미와 / Ludovico Einaudi .
    더보기
    좋아요 1
    댓글 1
    •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저도 이 책 되게 인상깊게 읽었어요. 제목이 매력적이죠. 반가워서 댓글 달아요! 프랑스인에게 다가오는 브람스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찾아보지 않아 자세히 모르겠지만, 저는 브람스라는 인물 자체가 그렇게 대중적이지는 않은 음악가라고 알고 있어요.(물론 대단한 인물이지만!) 우리가 딱 \"음악가\" 하면 떠오르는 베토벤이나 바흐와는 달리 조금 덜 유명한? 비교적 대중적이지 않은 인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마이너한 첫인상에서 오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물음이 폴에게 또 얼마나 각별하게 다가갔을지 생각해보면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약간 ㅋㅋ 썸녀/남에게 \"혁오밴드 좋아해? 티켓 있는데 들으러 갈래?\"랑 \"방탄소년단 좋아해? 티켓있는데 같이 갈래?\"랑 다른 그런 미묘한 느낌.. 좀 더 내밀하고 개인적인 인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그래서 저 문장이 뽑혀 제목이 되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봤어요. 추천해주신 음악이랑 들으며 다시 읽어볼게요. 리뷰 잘 읽었어요.
      더보기
  • whoaa 님이 사서 추천 도서 그룹에 가입하셨습니다. 2020.11.09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