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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사와 악마 작가 Brown, Dan 출판 베텔스만 blackey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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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역사, 신화와 추리. 건축과 과학, 비밀 결사단과 첩보 암살, 로맨스 보다 액션. 용기만 많은 사람보다는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을 모아놓은 것이 작가 댄 브라운의 책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작가 댄 브라운은 기호학자인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신화나 종교, 역사 속의 숨겨진 이면들을 파헤치고 사건들을 해결하는 작품들을 썼다. 가장 유명한 작품인 <다빈치 코드>를 필두로 <로스트 심벌>, <인페르노> 등이 있으며 오늘 소개할 <천사와 악마>또한 그의 책이다.

    <천사와 악마>는 미국의 저명한 기호학자인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바티칸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소설이다. 가톨릭에 반하는 종교단체인 일루미나티가 CERN(스위스에 있는 원자력 연구소)에서 연구자를 죽이고 개발 중이던 반물질을 훔친다. 이에 CERN의 책임자인 막시밀리언이 로버트 랭던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랭던은 살해당한 연구자의 딸인 빅토리아와 함께 사건에 착수한다.
    일루미나티는 교황 선출과정을 방해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살해하며, CERN(스위스에 있는 원자력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반물질로 바티칸에 테러를 일으킬 계획을 하고 있다. 주인공은 그들보다 한 발 더 앞서나가고자 기호, 성경 구절과 성당의 건축 양식 등의 일루미나티가 교황청에 남기는 메시지들을 해석하여 다음에 살해될 추기경들을 구하고 테러를 막기 위해 추리를 하는 내용의 소설이 <천사와 악마>이다.

    작가 댄 브라운 작품의 특징이라고 하면 ’다학제적 지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역사, 종교학, 철학, 미학, 음악, 문학, 건축학, 과학 등 정말 많은 학문을 아우르며 똑똑한 주인공의 역할을 해내고, 논리적으로 암호를 풀어나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갈릴레이, 뉴턴과 빅토르 위고 까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상식들이 쏟아져 나오며, 유럽의 수많은 예술 작품들과 유적지들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도 알게 된다. 댄 브라운의 작품 중에서도 이 책은 종교와 과학의 대립, 발전하는 과학과 문명 속에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도 엿볼 수 있다.

    주인공의 멋진 추리를 따라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리고 내가 그러했듯, 이내 다음 시리즈를 찾고 있는 당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다빈치 코드>와 마찬가지로 이 책 <천사와 악마>도 영화로 개봉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영화보다 책이 더 입체감 있고 주인공의 추리도 돋보였다고 생각이 들기에 혹시 볼 계획이 있다면 책을 먼저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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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책에 있는 추리를 통해 마치 다양한 학문에서 셜록 홈즈가 다시 나타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물론 랭던과 홈즈의 추리 방식은 차이가 있지만)주인공의 박학다식한 모습에 빠지면 책 두 권은 그냥 훌훌 넘어가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되죠ㅎㅎ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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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중원. 2 작가 이기원 출판 삼성출판사 blackey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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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특히 근현대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제중원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있을 듯 합니다. 혹시 제중원을 모르거나 근현대사를 잘 모르더라도 광혜원, 아니면 세브란스 병원은 들어본 적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최초의 의사 면허를 받은 이 중 백정 신분이었던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나요?

    책 <제중원>은 드라마 하얀거탑의 각본가인 이기원 작가가 쓴 소설입니다. 2010년에는 SBS에서 드라마로 방영했던 적도 있는데 저는 드라마는 보지 못하였고, 책으로 먼저 접하였습니다. <제중원>은 백정의 신분으로 조선 최초의 의사 면허를 받은 ‘박서양’이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주인공 ‘황정’이 백정에서 의사가 되고, 의사가 된 후 독립운동을 하기까지의 과정들을 풀어낸 소설책입니다. 신분 사회였던 조선의 최하위 계층인 백정이 어떻게 의사가 되었냐구요? 지금은 의사가 존경받고 촉망받는 직업이었지만, 당시 양반가의 자제들은 ‘더러운 일을 어떻게 하느냐’ 라며 기피했다고 합니다.

    조선 말기, 고종이 집권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실제로 책에는 갑신정변, 아관파천 등의 근현대사에서 배웠던 사건들도 등장하여 몰입감을 높이고 시대적 상황을 유추하게끔 합니다. 또한 세브란스 병원의 전신인 광혜원의 설립자인 선교사 알렌이나 헤론 등의 실존 인물들과 사건들도 책에 등장하여 흥미롭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조선에 서양 문물인 양의학이 들어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선에 들어온 양의학이 초기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과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또한 책을 다 읽은 후, 혹은 읽기 전 박서양이라는 인물과 광혜원(제중원)에 대해 잠깐이나마 찾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황정이라는 인물 위주로 쓰여진 소설책이기에 일본인 의사들과의 대립 관계가 작 중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책은 단순히 주인공의 성장을 보는 것 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존재했던 박서양이라는 인물의 삶이 반영되었다는 점, 그리고 조선 말기 양의학의 변천사를 굉장히 잘 녹여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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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 미제라블. 5(세계문학전집 305) 작가 빅토르 위고 출판 민음사 blackey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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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빵 하나를 훔친 죄로 19년간 옥살이를 한 죄수 24601호. 옥살이가 끝나고서는 교회에서 은촛대를 훔치려다가 교주에게 발각당하지만 교주는 오히려 그를 용서하고 새 삶을 살아가도록 기도해준다. 부끄러움과 회개 속에 그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맹세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선행을 베풀며 살아간다. 처음에 그는 자신이 죄수였다는 것을 숨기며 살아가지만, 나중에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본인의 과거를 드러낸다. 아주 유명한 이 사람의 이름은 ‘장발장’이다.

    2012년 극장에서 영화 레미제라블이 개봉되었다.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어렸던 나는 영화에 감명을 받아서 원작을 읽어보겠다고는 도서관에 가서 레미제라블 5권을 빌려서는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번 북토크를 진행하며 방학 때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시 읽어봤는데, 어렸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하나 둘씩 보였다. 영화를 봤던 사람들이라면 이미 캐릭터나 줄거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겠지만, 원작인 책에서는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에 미처 담을 수 없었던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모습들이 잘 묘사되어있다. 그들이 각자의 가치관을 가지고 본인들의 삶을 풀어내는 이야기의 전개도 훌륭했다.

    영화나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는 유명한 곡(넘버)들의 장면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면, 책을 읽고 나서는 영화에서는 미처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장발장과 마리우스와의 관계는 영화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원작에서는 굉장히 세세하게 마리우스의 삶과 장발장과의 인연부터 묘사되어있다. 장발장이 마리우스를 살리기 위해 하수구를 거슬러 올라가는 부분에서 장발장이 하는 생각들, 혁명에서 살았지만 장발장이 죄수였다는 것을 알고는 고뇌하는 마리우스의 내면 등의 등장인물들이 그 행동을 하기까지의 고민과 상념의 과정들이 전부 표현되어있기에 더 깊게 등장인물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에서는 노래와 연기로 표현되던 것들이, 책을 읽으면서는 ‘왜 장발장은 본인이 죄수임을 사람들 앞에서 밝혔는가’, ‘왜 자베르는 강물에 몸을 던졌는가’ 등의 등장인물들이 한 선택들에 대해 그 과정이 전부 설명이 되어있어서 더 몰입이 되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발자국을 함께 밟아가다 보니 책을 읽는 것이 지루하지 않았으며, 프랑스 혁명 시기가 아닌 현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까지, 나의 신념은 무엇인가, 내가 자베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장발장의 입장이었다면 밝힐 수 있었을까? 판틴의 입장이었다면 본인이 구렁텅이로 빠져들더라도 딸을 위해 희생할 수 있었을까... 정말 수많은 질문들을 던질 수 있었다.

    작품은 1789년의 대혁명 이후 있었던 1832년 6월 봉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빅토르 위고는 왜 이들을 불쌍하다고 여겼을까. 가혹한 현실의 굴레 안에서도, 본인들의 가치관에 따라 세상을 살아가고 이를 관철시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불쌍한 사람(레 미제라블)‘, 이들이 잘못한 것이 무엇이고, 이들의 행동 중에서 옳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틀렸기에,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삶이 고통받는 것이라면, 세상이, 가혹한 환경이 그와 그녀들을 잘못된 선택으로 이끌었기에 그런 것은 아닌가? 그러나 이런 세상 속에서라도, 불쌍하고 기구하다고 생각되는 한 사람이 그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랑이었을 것이다. 용서와 연민, 공감과 사랑이 사람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였고 올바른 길은 결국 행복을 느끼게 하였다.

    가장 어려운 질문인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하여 빅토르 위고가 우리에게 남기는 멋진 답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책에 이런 문구가 있다. “Errez, defaillez, pechez, mais soyez des justes.(방황하라, 태만하라, 죄를 지어라. 그러나 올바른 사람이 되어라)”. 길고 고통스러운 인생의 길 한가운데에서 방황하는 것도, 실수하는 것도 죄가 아니다. 목적지를 알고 있다면 당신은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당신을 사람으로서 살게 할 것이다. 길을 잃었을 때에는 사랑이 너를 구원할 것이고, 남이 길을 잃었을 때에는 네가 구원 받았듯이 용서와 관용으로 길을 밝혀주어라.

    영화와 다른 원작의 매력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 명작이 왜 명작인지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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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사나무 아래 작가 애, 미 출판 포레 blackey 님의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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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는 가까이에 있어서 인지 비슷한 환경과 문화들을 바탕으로 그 안에서도 자신들만의 고유한 특색이 드러나는 문화들이 자라났다. 개인적으로는 책과 작가들 또한 그러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화 시키려는 것은 아니지만, 번역을 거치면서 인지는 몰라도 세 나라의 작가들은 각각 다른 그들만의 문체가 느껴진달까. 일본 작가의 소설들은 세세한 묘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상상하게끔 만드는 깔끔하고 담백한 문체를, 한국 작가의 소설들은 감정이 휘몰아쳐 공감을 이끌어내고 스토리에 몰입하게 만드는, 진하고 녹진한 문체를. 마지막으로 중국 소설들은 감정이나 상황의 묘사가 적고 투박하지만, 정말 ‘사람 냄새’나는 문체와 작품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산사나무 아래>는 1970년대,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이 책은 실존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한 여성의 투고록을 바탕으로 작가 아이미가 책을 집필하였으며, 실제로 이 이야기를 제공해준 사람의 이야기도 책의 마지막에 적혀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010년에는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며 BIFF에서도 상영되었다.
    주인공 징치우는 정치범인 아버지가 당에 반기를 든다는 이유로 투옥되었기에 집안에서 가장의 역할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물이다. 징치우는 당시 중국에서 실시하던 교육개혁을 위해 농촌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 마을에는 전설이 하나 있었는데, 본래는 흰 꽃이 피어나는 산사나무가 항일 용사들이 흘린 피로 물들어 붉은 꽃을 피운다는 것이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녀는 그 마을에서 한 청년 쑨젠신을 만나게 된다. 그녀는 자상하고 멋진 쑨젠신을 좋아하게 되지만, 가족을 먹여 살려야하는 입장이었기에 쑨젠신의 사랑을 거부하고 도망친다. 그러나 쑨젠신은 그녀를 이해해주고 자신을 좋아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곁에 있게 해달라고 한다. 결국 징치우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그녀가 교사가 되어 생계를 해결할 수 있게 되는 2년의 시간 동안은 쑨젠신과 만나지 않기로 어머니와 약속한다. 그 사이 쑨젠신은 백혈병에 걸리게 되고, 본인이 죽게 될 것임을 직감하며 징치우와 멀어지려 한다. 말도 없이 사라진 쑨젠신이 밉고 생계도 바빠서 그를 잊고 살던 징치우는, 쑨젠신의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가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책을 읽은지는 오래 되었지만, 쑨젠신이 징치우를 아껴주려고 했던 행동들과 본인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라는 그 말들, 그리고 마지막에 징치우가 쑨젠신의 이름을 부르는 장면이 아직까지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중국의 사랑 이야기는 어떨까, 로 시작된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은 “이게 실화일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수한 사랑 이야기였다. <산사나무 아래>는 깔끔하고 여운이 남는 이야기도, “나는 너를 사랑해! 네가 없으면 나는 못살아!”라는 절절한 감정의 서사도 아니었다. 여운보다는 읽는 그 순간에 내 감정들이 울컥했고, 주인공들의 행동을 통해 그들의 순수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사랑을 했어. 돈도 없고, 자유롭지 못하고, 결말도 예쁘지는 않아. 그래도 이게 내 사랑이야, 어때, 잘 읽었니?”라는 느낌.
    담담하고 투박한, 솔직한 ‘삶’의 이야기들을, 잊고 살았던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를 읽고 싶은 분들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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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산 작가 김훈 출판 학고재 blackey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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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를 읽다가 결국 마지막까지는 읽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책 <칼의 노래>는 작가 특유의 툭 던지는 듯한, 정말 칼 같은 문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 <흑산>또한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다기 보다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툭 내뱉듯이 서술하고 있다. 툭 뱉는다고 쉽게 읽히는 문체는 아니다. 작가는 그 무심한 듯한 문체로 가장 힘들고 잔인한 비극,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 <흑산>은 18세기~19세기 초 신유박해로 흑산도로 유배당한 정약전과 그의 가족, 그리고 흑산도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천주교에 관대했던 정조의 승하 후 순조가 즉위하고, 대왕대비의 수렴청정이 시작된다. 대왕대비의 천주교 박해로 정조의 총애를 받는 실학자였던 정약용의 가족들은 천주교 탄압을 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여 순교하거나 유배를 당해 전국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정약용의 동생이었던 정약전은 흑산도로 유배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흑산도의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삶과 슬픔을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흑산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흑산도에서 살다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주여 매 맞아 죽지 않게 하소서, 굶어 죽지 않게 하소서” 라는 기도문을 읊는 소작농들을 비롯하여, 천민의 자식은 천민이라고 배우고 자라온 조선의 백성들에게 천주교 라는 것은 종교 이상의 의미였을 지도 모른다. 나를 때렸던 양반을 벌 해달라, 부자가 되게 해달라 등의 누군가를 미워하는 기도가 아니라. 당장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그들의 두 손 모은 절규를 보면서,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 중 하나였던 정약전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학문으로서의 천주교, 종교로서의 하느님이 아닌, 기울어져 가는 조선의 현실이 그의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때를 그리는 이 작품에서, 작가는 그럼에도 주인공이 이 현실을 인정하는 모습을, 무력감을 느낌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가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살기 위해 발버둥 쳤던 조선 후기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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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베라는 남자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 출판 다산책방 blackey 님의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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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칙주의자에 까칠하고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과묵한 ‘오베’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던 아내 ‘소냐’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아내만이 그런 그를 잘 이해하며 잘 살아오고 있었다.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부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일평생을 살아오다가 오베가 59세가 되던 해, 소냐가 암에 걸려 그녀를 잃게 된다. 이윽고 직장도 잘리면서 아내 곁으로 가기 위해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는데. 그가 자살을 결심할 때마다 옆집 사람들이 우연찮게도 방해 아닌 방해를 하여 항상 실패하게 된다. 이 책은 심술궂고, 항상 세상에 화나있는 한 스웨덴 할아버지가 옆집 이웃들과 부딪히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사람과 어울리게 되는 따듯한 소설이다.

    작가가 표현하는 법이 아주 재밌었던 책이었다. 문장도 술술 읽히고, 재치있는 표현과 묘사들이 인상 깊었다. 작가의 문체가 가볍고 담담해서 자칫하면 심각해 보일 수 있고 무거워질 수 있는 장면들도 즐겁게 보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챕터가 인상깊었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말을 아끼도록 하겠다.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때는” 이라는 책속의 문장처럼, 오베는 일평생을 소냐 이외의 사람들에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외롭게 살아왔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에서 그는 사람이 주는 따듯함을 알게 되었고, 관계의 소중함을 인정하였고, 남은 여생을 어떻게 행복하게 보내야 하는 지를 알게 되었다.
    오베 같은 사람들이 외롭고 화가 많은 이유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나 사랑을 눈치채지 못해서가 아닐까? 오베 뿐만이 아니라, 나 또한 짜증나고 힘이 들어서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일부러 가시를 세우고 있지는 않는가?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도망치고 싶고, 때로는 아프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아픔과 부끄러움을 견뎌내고 나면 우리는 겸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며, 겸손은 새로운 시각을 선물하여 우리로 하여금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게 할 것이다.

    코로나로 힘들고 우울할 수도 있는 요즘, 웃을 수 있고, 따듯하고, 즐겁고, 감동이 있는 이야기가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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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참 재밌게 읽었던 책이네요. 오베라는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서 그런지 마지막 챕터가 무슨 내용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네요. 얼른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많이 들어본 책 제목인데 여태 읽어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줄거리를 보니 당장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싶은 욕구가 듭니다.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어렵다. 특히나 무척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때는\" 이라는 구절이 와닿네요. 겸손은 어려운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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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의 인연. 1(양장본 HardCover)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현대문학 blackey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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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책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가끔가다가 옛날에 읽었던 책들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작품 <유성의 인연>이 저에게는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일본 문학 특유의 깔끔하게 떨어지는 번역체와 절제된 감성이 잘 드러나는 작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양식당을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삼남매는 어느 여름날 유성우가 떨어진다는 소식을 듣고이를 보기 위해 몰래 집에서 빠져나옵니다. 그 사이 집에서는 살인 강도 사건이 발생하였고 집안의 비법 노트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에 삼남매는 부모님을 잃고 아동 보호시설에서 자랍니다. 성인이 된 삼남매는 사회에 나와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게 되고, 결국 끝으로는 막내 여동생인 시즈나의 미모를 이용해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양식당 ‘도가미 정’의 후계자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다가 부모님이 해주셨던 하이라이스 맛과 똑같은 맛이 나는 것에 ‘우리 식당의 비법 노트를 훔친 범인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품게 됩니다. 이 생각을 후계자인 유키나리에게 들키게 되지만, 유키나리는 오히려 사장님, 본인의 아버지가 정말 범인인지에 대해 확인하고 싶어 그녀를 도와 수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추리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인데, 짜임새도 탄탄하고 흡입력도 있어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지는 과정도 흥미진진하지만 삼남매의 성장과 감정선도 느껴져서 추리물과 성장물이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권의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질 때가 아직도 기억이 나는 작품입니다. 일본 작가의 추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킬링타임용 작품을 찾고 계신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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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참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답니다. 킬링타임하기 좋다는 말은 그만큼 잘 읽히는 문체, 재미있는 글감으로 쓰인 책이라는 뜻인 것 같아요. 유성의 인연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책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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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가시노게이고 작가님 이름이랑 유명한 책 제목만 들어봤지, 사실 이 작가님의 책은 거의 읽어보지 못했는데, 이 책은 처음 들어보네요. 작가님이 유명한데는 다 이유가 있고,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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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ackey 님이 사서 추천 도서 그룹에 가입하셨습니다. 2021.01.06

    모두에게
  • 연금술사 작가 Coelho, Paulo 출판 문학동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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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도서관에 가면 손때를 많이 타서 테이프로 기워진 파란 책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이 낡은 책 속의 어렵고도 멋진 구절들이 어떤 의미를 가진 지도 잘 모른 채 읽었지만,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어보는 지금, 이 책의 깊이를 다시 한번 느낍니다. 흔히들 삶을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들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파울러 코엘료의 <연금술사>야 말로 이를 잘 표현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양치기였던 주인공 산티아고는 꿈을 꾸면서 보물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여정에서 자기 성찰과 경험들을 통해 보물은 자신의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내용의 책입니다.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죽을 뻔 하기도 하고, 재산을 잃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조언들 듣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여정의 마지막엔 큰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잊지 말게나.”



    누군가로부터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어떻게 대답 할 것인가? 이젠 내가 나를 책임져야하는 나이가 되었는데, 나는 내가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는가? 또한 이 책은 코로나로 오롯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나를 위해 ‘내가 바라는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이들은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게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당신이 스스로를 찾아가는 여행길 중에서 ‘나’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지 않길, 주인공처럼 숱한 위기를 맞아도 결국 버티고 견디어 해답을 얻을 수 있길 그 여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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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믿는 순간 다양한 가능성을 만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라 자아성찰이 필요할 때 생각나는 책이네요.
    •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언제나 알고 있어야 해\' 이 말에 괜히 뜨끔하네요. 저는 이 말을 들으면 선뜻 답하지 못했던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아서요. 최근에야 나에 대한 고민과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진정한 고민을 끝낸 터라 와닿는 서평이고, 책입니다. 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기. 할수있다라는 마인드는 너무 중요한 거같아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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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개정증보판) 작가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 출판 교보문고 blackey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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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는 광화문 근처에 있었습니다. 항상 야자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면 1호선 지하철을 타러 시청 광장으로 갔지요. 시청 광장은 집회나 농성, 혹은 응원이나 추모로 사람들이 붐볐기에 서울의 가장 밝고도 어두운 면들을 보며 자랐습니다. 가끔 공부가 하기 싫은 날에는 야간 자율 학습을 째고 학생 할인으로 덕수궁 야간 개장을 구경하거나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친구들과 걸어가기도 했는데요, 교보문고 본사에 크게 쓰여진 2줄 혹은 3줄의 문구들은 짧고 간략하지만 지나가는 이들에게 강렬한 인식을 남기고 감동을 선사합니다. 사실 그때는 교보문고의 간판은 잘 보이지 않고 그곳까지 가는 길목에 있던 맛있는 와플 집 간판만 크게 보였던 것 같아요. 수능이 끝나고는 광화문 교보문고를 지나가다가 그때의 시구를 읽고는 갑자기 눈물이 팽 돌더라구요. 열심히 했는데 성적이 잘 안나왔다면서 친구랑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광화문 교보문고는 제게 추억이 정말 가득한 곳입니다.

    책은 광화문 교보문고 3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시절 동안 광화문 교보문고에 걸려있던 글귀들을 모아 놓았습니다.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고 연도별이 아닌 주제별로 글귀들이 시인들의 인터뷰와 함께 기록되어있습니다. 글귀는 꼭 시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0년에는 방탄소년단의 ‘RUN’도 걸렸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올 한해는 본가에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연례적으로 본가에 가면 방문하던 광화문 교보문고도 사람들이 붐비기에 올해는 방문하지 못했어요. 올 한해 교보문고에서 어떤 문구가 걸려있었는지도 잘 몰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도서관도 닫고 서점도 피하게 되면서 종이책을 잘 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E-book을 읽어볼까 싶어 어플을 깔아봤는데 역시 저에게는 종이책이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바로 지우기도 했어요.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서 교보문고 서점의 새 책 냄새에 파뭍혀, 계단에 쪼그려 앉아서는 허리를 숙이고 혹시나 책이 구겨질까 살살 조심스럽게 펴보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간 소설들을 읽던 그런 날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합니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 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정호승-풍경소리
    2014년 여름 교보문고

    몸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불어오는 바람 안에 모두의 건강을 기원하는 바램을 가득 담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보고 싶은 모두에게 부디 제 마음이 전해져 풍경 소리처럼 울려 퍼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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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와 참 닮은 점이 많으신 분 같아요. 저는 독서보다도 책 그자체가 좋아요. 새 책 냄새도 좋고 책장 넘기는 소리도 좋고. 그래서 도서관이나 서점을 정말 좋아하는데 2020년엔 거의 가질 못했네요. 올해는 부디 더 건강하고 좋은 일들이 가득 일어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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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수업 작가 Kübler-Ross, Elisabeth 출판 이레 blackey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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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였던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인 데이비드 캐슬러가 쓴 이 책은 <인생수업>, <상실수업>, <의미수업>의 총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근 북토크를 시작하면서 어떤 책을 추천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올해 데이비드 캐슬러가 시리즈의 마지막 책인 <의미수업>을 출판하였길래 <인생 수업>을 다시 한번 읽게 되었다.

    책은 총 10장의 챕터로 구성되어있으며, 저자가 의사로써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서 마주쳤던 죽음의 형태와 이를 이겨내고 살아가는 그 주변인들의 모습들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의사로써 백혈병 환자, 말기 암환자, AIDS 환자, 80세 노인, 9세 소년까지 정말 많은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그녀는 ‘죽음’이라는 상실을 마주했을 때 나 자신이 무너지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하여, 그리고 죽음을 통해 더 성장하는 인간의 내면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다.

    여담으로 책은 2006년에 출판되었는데, 이 책을 쓰고 있었을 당시 저자인 엘리자베스는 죽음을 앞두고 있었고 제자인 데이비드 케슬러는 엘리자베스의 지도를 받으며 책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럼 저자도 누군가를 잃어서 이 책을 쓰게 된 건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죽음과 상실이라는 것이 삶에서 극적인 이벤트이기는 하지만, 꼭 누군가를 잃어야만 죽음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며, 죽음을 통해서만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은 말해주고 있다. 때문에 비단 당신의 주변에 죽음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한 지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살고 Live 사랑하고 Love 웃으라 Laugh, 그리고 배우라 Learn”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엮은이가 남긴 말에 순간 머리를 맞은 듯하였고,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나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챕터의 이름을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는데 많은 이들이 함께 느꼈으면 하여 짧게 몇 자 적어보려 한다.

    “당신은 이 생에서 처럼, 이런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이런 부모, 아이들, 가족과 또 다시 세상을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은 결코 다시 이런 친구를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중략…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책의 마지막 문장을 보고 내가 했던 일은 나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사랑해'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표현해 본 적이 없어 부끄럽고 어색하더라도, 코로나로 주변 사람들과 거리가 멀어진 요즘 마음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사랑하고, 또한 본인을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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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반양장)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 출판 아르테(arte) blackey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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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이 되고 나서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으려니 꽤 막막했다.
    교양을 쌓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어른들의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데, 막상 읽자니 두껍고 어려워서 2주간의 방치 후 그대로 도서관에 다시 반납. 매 학기 똑같은 레퍼토리로 대출과 반납만 반복하다 보니 벌써 3학년이 되어버렸다. 이런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책을 읽어야겠다, 아니 읽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는 저자 나쓰가와 소스케가 한 소년의 모험을 그린 소설로, 쉽고 재미있게 한 소년의 여행을 풀어나가고 있음과 동시에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말한다. 고서점을 운영하던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소년 ‘린타로’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말하는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고양이의 의뢰로 잘못된 방식으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손에서 책을 구하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총 4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한번 읽은 책은 다시는 읽지 않는 사람’, ‘빠른 속도로 책을 읽으려는 사람’, ‘잘 팔리는 책만 읽고 만드는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많이 읽고 빨리 읽는다고 교양이 쌓아질까?’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의 본질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무겁지 않게 접근하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묵직한 울림으로 남아 내게 다른 책들을 집어 들게 만들었다.

    어려운 교양 서적들과 나를 가꾼다는 자기 계발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재테크 책들에 기가 죽어 도서관이나 서점에 갈 엄두가 나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그런 어려운 책들을 읽는 것 만이 독서는 아니라는 의미에서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책을 읽는 건 참 좋은 일이야. 다 읽고 나면 자기 발로 걸음을 내디뎌야 하지.”
    이번 가을, 잊고 살았던 독서의 즐거움을 다시 느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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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히들 책은 몇 권을 읽느냐보다 한 권을 읽더라도 얼마나 깊게 읽느냐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도 책을 스스로 고를줄 몰랐던 때는 유명한 책이나 베스트셀러를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한동안 책을 읽지 않다가, 최근에 집에 사둔 책을 재독하고 느낀점을 글로 남겨 보면서 책을 읽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위에 글에서 말씀하신 4가지 유형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책이 멀게 느껴지는 날 꼭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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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보다 책을 읽는 속도가 더딘 편인데, 그 점 때문에 책읽기를 온전히 즐기지 못하곤 하는 시간이 떠오르는 리뷰네요. 마음에 드는 책을 골랐고, 책이 주는 메시지도 좋고, 한 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데, 막상 잠시 쉬어야지 하고 보면 네댓 시간이 지나 있는데 100 페이지 겨우 넘어가 있어서 약간 허탈할 때가 많았어요. 조금 더 속도에 집중해서, 혹은 읽는 방법을 달리한다면,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만족스러운 경험(책 1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괜히 손해를 자처하는 것 같고, 생산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을 허비하는 듯해 조바심마저 들었죠. 이 책의 작가도 그런 고민을 한 사람 중 하나였을거라는 생각을 하니 반가워서라도 읽고 싶네요. 저렇게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제각각 다른 이유로 책읽기 그 자체에 몰입하지 못한다고 하니, 근본적인 문제가 \'느린 속도\'에 있는 것은 아니지 싶네요. 다시 생각해보니 조바심은 단순한 강박이었고, 불현듯 찾아오는 손해보는 듯한 느낌은 책읽는 속도가 아닌 태도 때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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