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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라노(열린책들 세계문학 27) 작가 에드몽 로스탕 출판 열린책들 김쿠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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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한 사랑 이야기가 재미없을 리 없다.

    꾸덕꾸덕한 짝사랑 이야기. 주인공인 추남 시라노는 아름다운 여인 록산을 사랑하지만 차마 그에게 다가갈 생각은 하지 못한다. 애끓는 마음만 커져가던 와중 그 사이로 잘생긴 청년이 끼어들어 시라노의 도움을 받아 록산과의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요약하자면 차근 차근 짝사랑이 망해가는 내용이다. 이렇게 절절하고 마음 아플 수가 없다. 끝내주게 비참하고 절절하고 아름답게 망해서 너무 재밌게 읽었다. 딱히 거슬리는 부분도 없고, 작중 시라노(주인공)의 재치있고 화려한 언변이 나올 때마다 킬킬거리며 웃을 수 있다.

    작중 시라노는 아름다운 언변과 뛰어난 재치, 대담함을 지니고 있다. 볼품없는 외모 외엔 모두 가지고 있는 남자. 그런 그가 사랑하는 대상을 묘사하는 부분을 읽을 때면 나도 어쩔 도리 없이 록산을, 그리고 시라노를 사랑하게 된다. 꾸밈 한 점 없이 순수하게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농도 진한 애정. 그의 외면은 추할지라도 그의 내면과 애정은 얼마나 숭고하고 절대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외에도 유희적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흥미를 잃을 틈 없이 빼곡하게 극을 전개해나간다. 치밀하게 잘 계산되어 짜인 글. 지루하게 늘어지는 부분이 없고, 장르의 특성상, 지문과 같은 상황 설명이 많이 부족해 몰입하기에 용이치 않은데도 긴장하며 읽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어떤 엔딩을 맞이하는지. 비밀은 들통나는지. 시라노의 사랑은 이루어지는지. 관람자들과 독자는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기대하며 작품 속에 푹 빠지게 된다.

    희곡이라 이런 레이아웃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조금 낯설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 같다. 당시 대성공을 거둔 유명한 희곡이라 우리 나라에서도 종종 뮤지컬로 나오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무대를 보러 가셔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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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으로 간단하게 이야기를 보아도 재밌을 것 같네요ㅎㅎ 시라노의 화려한 언변이 궁금하기도 합니다! 추천 감사드려요~~
    • 짝사랑이 망해가는 내용은 마음 아플 것 같지만 시라노라는 인물이 매력적으로 보여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상상해보니 정말 몰입도 높고 재미있을 것 같아요!
    • 짝사랑이 망해가는 내용이지만 또한 웃을 수 있는 책이란 것에 되게 관심이 가게 되네요.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 실패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다니, 꼭 읽어보고 싶네요.
  • 라사리요 데 토르메스의 삶 그의 행운과 불운(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작가 작자 미상 출판 지식을만드는지식 김쿠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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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자미상의 매력적인 책. 당시의 상황과 엮어 읽어보면 이 책이 왜 작자 미상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 단박에 이해된다.

    스페인 최초의 사실주의 소설로, 당시에는 종교 재판에 올라가 금서로 지정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고 한다. 성직자들을 부정적으로 그려내서인 것 같은데 그런 것이야 아무런 상관도 없는 현대인이 읽기엔 재밌다. 명랑함과 재치있음에 낄낄 웃다가 시니컬한 시선에 쓰게 웃다가를 반복하며 앉은 자리에서 훌훌 다 읽을 수 있다. 내포하고 있는 의미나 해당 글 자체가 지니는 의의가 있어 그런지 가볍게 읽기는 힘들다고 하는데, 그거야 각자가 읽기 나름인 것 같아 그다지 동의되진 않있다. 흥미 위주의 구전 이야기 같은 느낌이라 매끄럽게 읽었고 책도 무척이나 얇고 가벼워서 금방 읽는다.

    자신이 모시는 주인들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도록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것에서 작가의 고심과 내공이 드러난다. 당시 사람들이 읽을 때는 이놈들 봐라 속 시원하다 껄껄 웃으면서도 찝찌름한 현실이 마음 한 켠에 계속 남아있지 않았을까.

    휴머니즘, 반승려주의, 체념 아닌 순응 등등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담겨있다. 또한 구조적 해설적 측면에서도 얘기를 나누기에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 이 중에서도 내게는 삶을 대하는 주인공의 태도가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다. 역자는 주인공을 두고 “불행은 그것을 불행으로 여기는 사람에게 불행이지 불행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불행이 될 수 없다”고 표현했다. 글 속의 라사리요는 늘 인생의 고난을 맞이하지만 제게 벌어진 일들을 그대로 수용하고 그 안에서의 즐거움을 찾으며 무자비한 삶과 불행을 무력화 시킨다.

    에너지 넘치는 젊은 시절의 투기를 불사지른 후의 누군가, 늘 삶에 대항하지만 어쩐지 매번 꺾여 힘들고 지친 분들이 읽으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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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텍스트를 뚫고 나오는 유쾌함이 저에게도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당대 사람들의 생각과 주인공의 마음가짐을 더욱 알고싶어지는 책인 것 같네요ㅎㅎ
    • 내포하고 있는 의미나 글의 의의를 굳이 따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 읽기 나름이라는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저도 나중에 가볍게 한 번 읽어볼게요. 추천 감사합니다!!
    • 시대적 배경으로 보면 도전적인 글이었을텐데, 유쾌하게 그려낸다니 과연 어떤 식으로 지었을지 궁금하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작가 Staniszewski, Mary Anne 출판 현실문화연구 김쿠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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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에 놓인 변기를 보며 “이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이런 게 왜 미술이야?” 라는 생각을 했다면 그 의문을 풀기에 적절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동시에 “미술은 부유계층의 전유물이 아닌가?” 혹은 "교양인들의 귀족문화"라는 거부감을 없애고 미술과 문화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게 생각했던 미술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 주변의 전공인들이 주로 읽는 책이라 읽는 이에 따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본다면 꽤 재밌다. 작가가 미술과 문화에 관심있는 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입문서'라고 소개하기도 했으니 부담감을 조금 덜고 펼쳐봐도 좋을 듯하다.

    책의 도입부에선 우리가 그동안 미술 교과서에서 봐왔던 '미술 작품' 들을 나열한다(친절하게 이미지가 삽입되어있는데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들을 예시로 드니 그리 낯설거나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곤 그것이 미술이 아니라고 말하며 그들을 부정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그의 기준에선 대체 어떤 것이 미술인지 책을 보며 찬찬히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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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그 변기 알 것 같습니다ㅎㅎㅎ 특히 현대 미술을 보며 의문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미술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면서도 어떻게 시작해야될지 몰라 고민만 하고 결국에는 지금까지 미술의 미 자도 모르게 됐는데 좋은 리뷰 덕분에 미술에 대해 알아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흥미롭네요. 마치 반기를 드는듯한 이런 도전적인 글에는 항상 주의가 끌리는 것 같습니다.
  • 쓰기의 말들 작가 은유 출판 유유 김쿠키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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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감각적이고 예뻐서 사봤는데 의외로 마음에 들었던 책. 편안하게 읽힌다. 글쓰기에 관해 짤막 짤막하게 써놓은 글이다. 한 페이지는 굵직한 유명인의 명언과 말이 적혀있고 다른 한 페이지에는 그와 관련된 작가의 줄글이 들어가있다. 작가의 글은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호흡이 짧아 이동하며 읽기에 좋다. 부담스럽지 않고 가벼운 책. 그렇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아 좋았다.

    글을 쓰는 것에 관심이 많은 분들, 쓰시는 분들, 취미로든 업으로든 글쓰기를 하시는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다. 글을 잘 쓰는 법에서부터 글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글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폭넓게 다룬다. 뿐만 아니라 요즘같이 글로 자기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시대에, 굳이 대단한 문학적 가치를 가진 글이 아니더라도-예를 들면 자소서라거나- 요긴하게 적용할 수 있는 값진 내용들이 많다. 아주 뻔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게 또 새삼스러운 진리로 다가오는 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크게 위로받기도 한다.

    제일 좋았던 부분은 각자가 접속하는 세상이 다르고, 그렇기에 시각도 다르며, 쓸 수 있는 글도 다를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이었다. 그러니 타인의 씀을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여 쓰자는 것.

    읽다보면 비단 글쓰기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란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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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지가 트렌디한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있는 편인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각자의 글쓰기를 존중하는 태도가 인상깊습니다.
    • 타인의 씀을 부러워하기보다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여 쓰자 라는 말. 정말 글쓰기 뿐만 아니라 인생의 많은 부분에 쓰일 거 같아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담백한 글일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도움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불온한 검은 피(양장본 HardCover) 작가 허연 출판 민음사 김쿠키 님의 별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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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시집. 주변 애독가들에게 권했을 때 한 번도 미적지근한 반응이 나온 적 없었다. 한 편씩 나오는 시를 우르르 몰아읽으며 취향의 시를 간추려 보면 몇 몇 이름들이 눈에 익게 된다. 나중에는 해당 시인의 시만 찾아 읽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매번 내 취향을 강타한 시집. 몇 안되는 아끼는 시인과 시집 중 하나이다.

    제목과 꼭같은 시집이다. 우울한 정서가 짙은데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우두커니 서 있는 듯한 강인함이 특징이다. 누군가를 상실하고 그에 담담하게 슬퍼하면서도 그 안에서의 무언가를 찾아내는 시각이 뛰어난 작가인 듯. 그러면서 은근히 운동권 분위기도 풍기는 것 같아 묘하다.

    남성 작가의 시라 넘기다보면 드문 드문(으레 언급되곤 하는) 창녀, 어미의 젖무덤 등의 불쾌한 요소도 분명 있지만, 그 마저도 흐린 눈으로 넘겨볼 수밖에 없을 정도로 뛰어난 시.

    시집에는 수록되어있지 않지만, <장마의 나날>이라는 시가 특히 좋으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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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좋아하는 몇 안되는 시인 중 한 분인데, 반갑네요! 사실 좋아한다고 말하기에도 감상해 본 시가 부족해서 충분하지 않은데 이 책과 추천해주신 시를 꼭 읽어보고 싶네요...! 서평 감사합니다^^
  • 로드(THE ROAD)(양장본 HardCover) 작가 코맥 매카시 출판 문학동네 김쿠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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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라 상업 영화를 보듯 흥미 위주로 가볍게 시작하셔도 좋을 책이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 부자(父子)가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하는 내용. 배경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글 자체는 그리 무겁지 않아서 좋았다. 희곡같은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게 주라, 매끄럽고 부드럽게 읽히며 문체도 어렵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가 사이 좋은 아들과 함께 단둘이 여행을 하다 들어온 호텔 안에서 쓰게 된 소설이다. 책을 다 읽고 집필 과정을 들어서 와, 취향 참 매니악하구나 싶은 생각을 했다. 눈물 포인트가 있기 때문에 돌아다니며 읽기엔 다소 적절하지 않다. 그보단 늦은 밤 스탠드를 켜놓고 한 장씩 팔랑 팔랑 넘겨보면 좋을 책. 툭, 툭, 튀어나오는 한 문장 문장을 읽다보면 주인공들이 안타까워 가슴을 저미게 한다. 책 속 배경에서 짐작했다시피, 인간성, 삶, 선과 악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힌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문장 그 자체인 것 같은 느낌. 함께 생존하기 위해 처절하고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책. 그래서 <The Road>라는 제목으로 나왔지 않을까.

    의미나 상징 외에도 정말 재밌게 잘 쓴 책. 장르물, 성장물, 선,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 여운이 아주 짙고 길게 남는 작품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인상깊게 읽으실 듯 하다.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같이 보셔도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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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정 취향을 고려한 친절한 서평이네요. 감사합니다.
  • 코스모스 작가 Sagan, Carl 출판 사이언스북스 김쿠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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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잘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똑똑한 사람은 더 좋다. 근데 똑똑한 사람이 글마저 잘 쓰면 어쩔 도리 없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 심지어, 작가의 목적은 '이해'다. 대단한 지식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비전공자의 시선에서 그들을 이해시키려고 글을 썼다는 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이 환상적인 책이 탄생한 것이다.

    코스모스 다큐멘터리를 매우 재밌게 읽다가 흥미가 생겨 구매하게 된 책. 책 두께가 꽤 살인적이지만 꾸준히 읽다보면 금방 마지막까지 다다르게 된다. 돌종이를 쓴 게 아닌지 생각보다 무게도 가벼워 부담이 덜하다. 매체의 특성상 동영상인 다큐멘터리는 책에 비해 비교적 얕다는 느낌이 들었고, 책은 '어디 내게 시간도, 종이도, 잉크도 충분하니 아주 깊게 파고들어볼까!'하고 선전포고를 하는 느낌이었다. 수학, 과학과는 담을 쌓은 지 오래라 수식 등의 부분에서는 멈칫..^^했지만 적당히 넘겨가며 읽어도 무리는 되지 않았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읽는 날 밤이면 꿈 속에서는 여지없이 광활한 우주가 펼쳐진다. 나는 칼 세이건과 함께 중력이 지배하지 않는 우주를 저벅 저벅 걸어다닌다. 귓가에선 그가 들려주는 매혹적인 이야기들이 울려퍼진다. 눈을 감으면 내가 겪어보지 못한 무수한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돌아다닌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라도 감히 경험해 보지 못한 우주를 사랑하고 동경하게 될 것이다.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해두고서라도 상당히 잘 쓰인 글이다.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어렵지 않고, 허무맹랑하게 들리지만 확실한 근거가 있으며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은 논리적이고 잊을만하면 낭만적이다. 신이 내게 누군가의 글 쓰는 실력을 줄 수 있다고 하면 여지 없이 칼 세이건을 지목할 것이다. 바람직한 글쓰기의 표본. 이런 글들이 세상에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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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모스속에 있는 몇 문장을 예전에 접한적이 있는데, 그 문장이 너무나도 수려해서 서점에서 잠깐 앞부분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너무 두꺼워서 읽는데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쿠키님의 서평을 보니 다시 이어서 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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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굉장히 유명한 책지만 책 두께나 다루는 내용 때문에 겁먹고 읽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는데 쿠키님의서평을 통해 읽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재밌는 서평 감사합니다.
    • 저도 오래전부터 읽어보고싶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두꺼워서 감히 시도를 못하고 있었는데, 다큐멘터리를 먼저 보고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추천 글 감사합니다.
  • 달과 6펜스(문예세계문학선 27) 작가 서머싯 몸 출판 문예출판사 김쿠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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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6펜스. 예술가가 갖는 이상과 물질적 현실을 의미하는 제목이란 풀이에 반해 덥썩 집어들었다. 몇 번을 읽어도 여성을 그리는 작가의 무지한 태도에는 익숙해지지 않지만, 실제 모델이었던 폴 고갱이 인륜적으로 옳은 이는 아니었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책장에서 빼낼 수가 없는 묘한 책.

    우리는 현실에 사는가, 이상에 사는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 작가는 특정 선택에 대해 비판의 시각을 보내는 듯 하지만서도 어떤 것이 옳은가에 대한 확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저, 각자의 선택은 이런 삶을 지나쳐갔소, 하고 내보여주며 자신도 내던지지 못한 이상의 세계에 기꺼이 가라앉은 예술가를 동경한다. 달을 선택할지, 6펜스를 선택할지는 그 개인에 달린 문제일뿐. 작가는 6펜스의 사람들을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만, 자신의 삶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 누군가를 비난하고 폄하할 마땅한 근거가 되어주지는 못한단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문체다. 건조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중도에 서있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군더더기 없는 글은 명확하게 상황과 개념, 진리를 풀어쓴다.

    지금같은 시대에 와서는 너무 흔해져버린 주제의식이긴 하지만 뻔한 것도 클래식하고 맛깔나게 묘사하기 때문에 고전이 아직까지고 고전이라 불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랑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이라던 사랑에 대한 묘사는 발군이라. 군데군데 인상을 찌푸리며 읽게 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매해마다 집어들게 되는 이상한 매력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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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한 책이지만 한번도 읽어본 적은 없는데 좋은 소개글 감사합니다. 면도날 이라는 책을 읽어보려고 하는데 같은 작가네요. 문체도 담백하다고 하니 더욱 제 취향일것 같아 꼭 읽어봐야겠어요 ㅎㅎ
  • 붕대 감기(소설, 향 2)(양장본 HardCover) 작가 윤이형 출판 작가정신 김쿠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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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유와 연대의 이야기. 얼마든지 싸우고 마음껏 실망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실컷 울고 희망하고 긍정하고 부정하다 결국 붕대처럼 서로의 상처를 덮고 껴안는 이야기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페미니즘에 대한 어떠한 감상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 다양한 스탠스를 지닌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줄줄이 소세지처럼 엮어 나온다. 그래서 어쩔 땐 이 사람도 이해되고, 어쩔 땐 저 사람도 이해되고, 그러다 결국엔 모두를 이해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를 한다.

    글이 아주 매끄럽게 읽힌다. 필요한 문장 구조에 필요한 단어만 딱딱 들어가있는데다 책이 비교적 얇고 작아 금방 읽을 수 있다. 짧은 챕터 여러개로 이루어져있지만 사실은 그 모두가 하나의 이야기이기에 텀을 길게 두고 독서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한 번에, 혹은 두 번에 걸쳐 완독하는 것이 책을 더 온전히 느끼기에 좋은 것 같다.

    처음엔 부정하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책의 인물 중 하나에 속해있게 된다. 따로 떨어진 개별의 이야기인가 싶었더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 그리고 이것이,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메세지가 아닐까 한다.

    읽기 이전보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각자의 상황과 신념에 따라 약간의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나는 무난하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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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의 빌라 작가 백수린 출판 문학동네 김쿠키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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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상을 받았다던 단편집. 특유의 섬세한 글이 인상 깊었다. 표지를 정말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려서.

    애독가들 사이에서 꽤 호평을 받기에, 또 어떤 이는 2020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기까지 하기에 기대를 하고 구매를 했다. 분명하고 확실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두루뭉실하게 끝나는 듯한 결말이 사실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아서 읽다 말았고, 그 채로 반년이 지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책장 속에서 꺼내 보았을 때 조금 다르게 다가왔고, 나중엔 백수린 작가가 선사하는 잘잘한 아릿함에 푹 잠겨 있게 됐다.

    묘한 데를 건드린다. 정말 이상한 감각이다. 흥미를 확 끄는 큼직한 사건이라곤 별로 없다. 굉장히 개인적인, 내가 겪을 일 없는 이야기를 건드는 것 같은데 돌아보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언젠가 내 삶에서도 일어났던 일 같고, 언젠가 내 삶에서 일어날 일 같다. 그래서 자꾸만 읽는 내 마음에도 파문이 일고 책을 덮고 나서도 입을 꾹 다물게 되지 않을까.

    읽기 어려운 문체는 아니다. 매끄럽게 술술 읽히지만 초반에는 너무 잔잔해서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완독 후엔 자꾸만 그 때의 맛을 곱씹게 되는 묘한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폭설>과 <아직 집에 가지 않을래요>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특히 어머니와의 관계에 야트막한 불만을 갖고 있는 딸들이라면 <폭설>을 특히 인상깊게 읽지 않을까 싶다.

    섬세한 글과 전개를 좋아하시는 분들, 여성 작가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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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창비시선 446) 작가 안희연 출판 창비 김쿠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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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얇은 시집. 책을 샀을 당시의 계절이 여름이었다. 왠지 계절에 흠뻑 젖어보고 싶어 순전히 제목만 보고 집어든 책인데 의외로 마음에 들어 아직까지 베개 옆에 눕혀놓고 읽는다. 시집은 한 권당 마음에 드는 시가 하나만 있어도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시집은 대부분의 시가 마음에 들어서 특히 뿌듯했다.

    시인이 공들여 선택한 단어의 조합들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시인마다 다르게 사용되는 어휘들을 짚어가며 서로 다른 느낌을 느껴보는 것 역시 시의 매력 중 하나이다. 그 중에서도 페이지를 펼쳐놓고 오래도록 음미하는 것이 시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안희연의 시집은 대부분의 페이지마다 길게 멈추어 있었어야해서 완독에 시간이 걸렸다. 시 한 편 한 편마다 중장편 소설같은 서사가 짙게 배어 있다. 그가 들려주는 알 수 없는 이야기속에 풍덩 빠져있자면 잠 잘 시간도 잊은 채 상상의 나래를 끝도 없이 펼치게 된다.

    연약하고 처연하다. 마디마디가 슬픔에 절여있는데 어쩐지 바스라질듯한 얄팍함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역경을 이겨내며 정면으로 삶에 투쟁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저 그렇게, 쏟아지는 슬픔을 맞으며 묵묵히 걸어가는 듯한 시.
    책의 표지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추적 추적 비내리는 밤에 한 페이지씩 넘겨보면 좋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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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은 한번도 구매해본적도, 읽어본적도 없는데 김쿠키님 서평에서 시를 나타내는 표현을 보면서 너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시는 굉장히 짦고 함축적이어서 어렵다는 생각을 막연히 갖고 있었는데, 시인이 공들여 선택한 단어의 조합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시의 매력을 알고 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서평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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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작가 이미예 출판 팩토리나인 김쿠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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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텀블벅 후원으로 시작했다가 인기가 너무 많아 출판사를 통해 나오게 된 책이다. 입소문이 쟁쟁해서 한 번 사보게 되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던 책. 가볍고 따뜻하며 너무나 깜찍한 이야기. 여기에 무어라 더 덧붙일 말은 없다. 어렵게 쓰인 책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금방 읽을 수 있다.

    글을 전개하는 방식이 엄청나게 영리하다거나 유려한 글솜씨를 가지고 있다기보단, 평범한 문체로 클래식함과 진부함의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 하지만 독특하고 따스한 소재 하나로, 놀랍게도, 모든 게 긍정적으로 변하는 글. 객관적으로 봤을 때에도 아카데믹한, 기교 넘치는, 굉장히 잘 쓴 글은 아니다. 하지만 어리숙하고 마음 따뜻한 누군가가 또다른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해 즐겁게 써내려갔다는 인상을 받아 읽는 사람도 마음이 풍성해지게 된다.

    잠 못드는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포근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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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근한 책이라니 감정 메마른 저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같네요! 어리숙하지만 남을 위한 마음이 담긴 글을 읽으면 정말 마음이 따뜻해질 듯하네요. 책 표지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가게의 사진 같아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진부하고 클래식스러운 책이라고 하셔서 선뜻 내키지 않았는데 잠못드는 밤에 한페이지씩 읽기 좋은 책이라고 하니 또 마음이 가네요 ㅎㅎ 때론 그런 책들도 조용히 읽기 좋은 날이 있죠
  •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작가 Arendt, Hannah 출판 한길사 김쿠키 님의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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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평범성에 관한 이야기. 요즘같은 세상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좋은 책이지만 엉망인 번역으로 인해 쉽사리 주변에 권하기가 힘들어 볼 때마다 아쉽다(4년전 읽었던 책이라, 최근에 수정된 개정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나치의 유대인 학살, 그 역사적 현장에서 전두지휘를 맡았던 나치의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이 예루살렘의 전범재판소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 많은 이들이 정의 실현을 기대하며 몰려들어왔지만 아이히만은 “나는 무죄입니다.” 라는 발언으로 좌중을 혼돈에 빠뜨린다. 천만명 가까이의 유대인을 무참히 학살한 그는 어떤 이유로 뻔뻔스레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걸까?

    그의 주장은 이렇다. 자신은 그저 독일에 태어나 독일의 공무원이 되어, 하필 나치가 정권을 잡은 아래 그의 명령을 이행했을 뿐인 평범한 사람이다. 유대인 학살은 그저 독일의 공무원으로써 명령을 충실히 이행한 것 뿐. 신 앞엔 유죄일지라도 법 앞에서는 무죄다. 그러니, 상부의 명령을 따른 것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냐는 되물음이었다. 그의 정신감정을 맡은 정신과 의사 역시 그가 아주 정상적이며 긍정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그의 평범성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었다.

    전범이며 학살자인 최악의 살인범이 살인과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싸이코패스가 아니라 가정이 있는 평범한 50대 남성일 뿐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결국 그는 혐의를 인정받아 교수형에 처해졌지만 많은 이들의 머릿속엔 그의 당당한 무죄 주장이 짙은 인상으로 남아있게 된다.

    저자인 한나 아렌트는 이를 통해 무사유의 책임을 이야기하며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을 구축한다. 악은 염소의 뿔이나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양상을 띠고 열 세 걸음을 걸어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어떤 평범한 사람도(그리고 아주 다정하고 긍정적인 이도 얼마든지) 사유하는 힘이 없다면 아돌프 아이히만 같은 악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타인을 생각할 책임이 있다는 것. 늘 그것을 경계해야한다는 것.

    많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라 생각이 날 때마다 두고두고 펼쳐 읽는 책이다. 좋은 이야기를 한다. <조조래빗> 영화와 함께 보셔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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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학교에서 이 책에 대한 짧은 ebs 동영상을 단체로 시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수업의 테마는 \'청렴\'이었기에 어떻게 자리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는가 이었습니다. 책을 한번 쯤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으나 그동안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일반적인 관점에서 선하지 않은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히만처럼 극단적인 경우는 아니라도 거짓말을 해야만 하고 그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은 어른이 되고 나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글을 읽고 일상적 윤리적 문제이지만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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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다\' 라는 말이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위계질서로 인해 상식밖의 일을 행하도록 명령 받았을 때 불복종할 인물이 몇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악의를 품지 않은 행동임은 이해가 가긴 합니다. 다만 그들의 행동이 낳은 결과를 봤을 때 용서하지 못할 행동이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구요. 어려운 주제인것같습니다. 꼭 책을 읽어보고 싶고, 생각해보고 싶은 주제기도 합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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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제리의 유령들 작가 황여정 출판 문학동네 김쿠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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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제리의 유령들. 찰떡같이 맞아떨어지는 제목을 무척이나 사랑하는데, 다 읽고 나면, '제목 참 잘 지었구나.' 싶어지는 글이다. 제목 참 환상적으로 지었다. 문학동네에서 상을 받았다고 들어 별 기대 없이 집어들었다가 아직까지 손이 닿는 책장에 꽂아두고 있는 책.

    작가가 10년동안 집필했다는 책. 얽히고 설킨 구성에 완성도가 매우 높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소설이라는 걸 알고 시작했지만 소설이라는 걸 까먹고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들어 관련된 내용을 찾아보게 되는 책. 알고 보니 심사위원도 깜빡 속아 넘어갔다고. 특히 세 번째 챕터즈음부터는 몰입도가 대단해 내려야할 역도 놓치곤 계속 책장을 넘겼다.

    로맨스인가? 싶었다가 역사적 이야기군, 했다가 추리였던가 싶다가도 철학이구나 싶다. 모든 이야기들이 과하지 않게 고르게 펼쳐져있어 좋았다. 읽는 이마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읽는지 다른 것 같았으나 개인적으론 마지막에 던져졌던 질문이 곧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진실이란 게 무엇인지? 거짓이란 것은 무엇인지? 내가 이것을 사실이라고 알고 겪은 것인지 모르고 겪은 것인지, 그렇게 알고 있는 것인데 실은 아닌 것인지.

    뭐든 적으면 스포가 될까 걱정이 되어 최대한 간추려적어본다. 그 즈음 읽었던 글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서 읽어볼 수 있는 작가의 말까지 한번에 쭉 읽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륵 흐르게 된다. 포기하려다가도 쓰게되고 그만두려다가도 다시 글을 쓰고 있었다는 대목이 진실되게 다가왔다.

    오래 오래 응원하고 싶은 작가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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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군가 쓴 글로 인해 책을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든 적은 잘 없는데,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글인데,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어서 읽어볼게요. 서평 감사합니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양장본 HardCover) 작가 김초엽 출판 허블 김쿠키 님의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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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를 취미로 가지다보면 자연스레 사방에서 질문이 들어온다. 어떻게 책을 골라야 하느냐고.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내 이유는 하나로 꼽을 수 없이 다양하다. 표지가 예뻐서, 어딘가 낯이 익어서, 펼쳐본 페이지의 한 줄이 내 마음을 훔쳐서, 누군가 추천해서,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라서. 하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하는 것을 뽑아보자면 단연 제목의 매력도다. 이 책도 마찬가지. 제목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홀린 듯 뽑아읽게 되었다.

    SF. 정통주의 SF라기보단 감성주의 SF에 더 가깝다. 어렵고 복잡할 것 같은 (전공자들은 상식이라고 주장하는) 과학 지식들을 근거로 우르르 내놓는 SF와는 결이 조금 달라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단편을 엮어 낸 단편집이라 호흡이 짧고 술술 읽히기 때문에 이동시간이 많은 분들께 추천할까 하다가, 기어코 눈물을 짜내게 만드는 챕터가 있어 집에서 고요히 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괜찮은 책들은 읽을 만큼 읽어봤다고 생각하는데 김초엽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에는 나도 모르게 감탄을 쏟아낼 수밖에 없게 된다. 신인 작가라 그런지 새롭다. 뻔한 클리셰는 쉽게 찾아볼 수 없고, 알록달록 설탕공예같은 색감의 세상이 그의 책 속에 아름답게 펼쳐져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사랑하게 된 편은 <스펙트럼> 이다. 전자는 짧고 강렬하게 어딘가를 치고 간다면 후자는 오래도록 마음 속에 뭉근히 남아 여운에 절여지게 한달까.

    아껴읽고 싶은 책. 그러다 지쳤을 때 달달한 사탕처럼 하나씩 꺼내 먹고 싶은 책. 접근하기도 가장 쉬울 것 같고 호불호도 크게 갈리지 않을 것 같아 주변에 많이 선물하고 다녔다. 잔잔한 여운과 감동, 그리고 강렬한 임팩트를 원하신다면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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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을 읽어본 주변 사람이 자기 취향이 아니었다고 해서 선뜻 읽어볼 생각을 안 했는데 김쿠키님의 서평을 보니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다른 사람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하는 게 서평의 목적이라고 하더니 성공하신듯 싶습니다 🙂 추천해주신 스펙트럼도 기억해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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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이 책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껴읽고 싶은 책이라는 표현에 공감하면서도 그럼에도 여러번 읽어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여운이 강하게 남는 책인 듯 합니다. 저도 주변에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꼭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구요. 스펙트럼도 너무 좋죠. 가장 여운이 남는 이야기지 않나 싶어요. 저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갈수 없다면도 좋았고, 마지막 이야기인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도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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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칵테일, 러브, 좀비(안전가옥 쇼-트 2) 작가 조예은 출판 안전가옥 김쿠키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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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릴러 호러 장르지만 그다지 잔혹하다거나 무섭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저 오싹한 느낌? 더 간다면 블랙 코미디 정도로도 정의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총 네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 얇고 작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후르륵 읽기 좋았고 맥이 끊기지 않는 선에서 금방 금방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파트는 <습지의 사랑>. 로맨틱하고 음산한 것이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러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 후반부쯤엔 독자의 몸 어딘가를 콕 찌르고 간다. 하지만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마지막의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인데, 확실히 (그의 작품중) 대중적인 축에 속하기는 하는 듯 하다.

    작가의 글 제목이 다들 비슷한 풍이다. 내용이나 제목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취향이 많이 갈릴 것 같은 책. 부담없이 가볍게, 유희 목적으로 읽으실 분들이 구매하셔도 좋을 것 같고, 한 두 편을 읽으면 금방 '아, 내 취향이구나.' 혹은 '아니구나.' 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대여해서 보셔도 괜찮을 것 같다.

    굉장히 테크니컬한 글이라거나 대단한 문학적 가치가 있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으나, 그런 것들로 책의 가치가 매겨지는 것도 아니니 본인의 취향에 맞는지 확인하고 싶으실때 참고하시면 좋을 사항이다. 대신 이 작가에게는 특유의 통통 튀는 매력이 있고 다른 작가가 대체할 수 없는 자신만의 강렬한 색과 독특함이 있다.

    색다른 독서를 해보고 싶으신 분, 독특한 매력에 빠져보고 싶으신 분, 해당 장르에 관심이 있으신 분, 독서에 대한 부담 없이 가볍게 책 읽는 취미를 가져보고 싶으신 분, 이동중 자투리 시간에 독서를 하고 싶으신 분께 추천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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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이랑 를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소실이 짧아서 간단하게 읽기도 좋을 뿐더러 환상적인 느낌의 문체, 독특한 설정과 엄청난 스토리까지 개인적으로 이 책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 취향에는 잘 맞아서 주변 친구들한테도 자주 추천을 하고 다니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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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 책들의 도시(세계문학의 천재들 2) 작가 발터 뫼르스 출판 들녘 김쿠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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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사랑하게 될 책. 사실 내가 손에 꼽게 아끼는 책이기도 해 조심스럽게 서평을 작성한다. 차곡히 쌓아올리다 마지막에 팡 터뜨리는 전개나 창의적인 세계관, 그리고 책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것이다. 근사한 귀족이나 꿀이 흐르는 듯한 금발에 맑은 벽안을 가진 주인공만 사랑하다, 난생 처음으로 인외(그것도 공룡) 주인공을 사랑하게 된 책.

    작가 지망생인 공룡 주인공이 (이름도 너무 멋있다.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으로 떠나며 여러 인물들을 만나고 일어나는 이야기. 이 책에 대한 어떠한 스포도 하고 싶지 않아 최대한 간추려 소개한다.

    작가가 글을 정말 잘 쓴다. 자국에서 대성공하여, 동일한 세계관으로 다른 책도 여러권 냈다. 작가가 글도 쓰면서 만화가이기도 해 중간중간 상상 속 세계나 인물들의 이미지를 삽화로 그려넣었는데 말도 안되게 잘 어울려서 혼절하고 싶어진다. 이 작가가 가진 재능이 탐나서 미쳐버릴 것 같으면서도 너무 재밌어서 질투도 나지 않고 그냥 부러운 복잡한 감정이 퐁퐁 피어오른다.

    재치있고, 유쾌하면서도, 허를 푹 찌르는 풍자도 있고, 예측할 수 없게 기발하여 내내 글의 전개에 끌려다니다가 후반부엔 찡하게 울리는 가슴 부여잡고 눈물 훌쩍이고, 엔딩에서는 이마를 몇 번이고 쳐버린다. 신나게 읽다가 결말 부분에서 그간 가졌던 애정이 모두 배신당하는 듯한 기분마저 들 때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엔딩이 이 책을 제대로 살려낸 기분. 너무 재밌고, 멋있고,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엔딩.

    그래픽 노블 버전으로도 제작되었는데 그쪽은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 내가 상상했던 꿈꾸는 책들의 도시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져버린 듯한 느낌이라 텍스트로만 먼저 접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그래픽 노블은 그 후에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초반부는 조금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으나 그 지점을 지나면 잘 익은 면발 넘기듯 후루룩 넘어가게 되니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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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쿠키님이 손에 꼽을 정도로 아끼는 책이라고 하니 꼭 읽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더더욱 읽고 싶습니다. 김쿠키님이 스포까지 방지하면서 책을 소개하시니까 내용이 너무 궁금하네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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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밤 열 시 반 작가 Duras, Marguerite 출판 문학과지성사 김쿠키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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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결하고 독특한 것이 표지 디자인과 꼭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현재진행형으로 묘사되는 상황은 긴박하다기보단 담백하다. 분명 소스는 시끄럽고, 쫓고 쫓기는 가슴 선덕한 글감인데 내면 심리 묘사에 치중되어 있어서인지 그렇게 쫄리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되려 권태로운 분위기가 글 전체를 지배해 읽으면서도 이 기묘한 분위기가 의아했다.

    안타까운 한편 주인공이 이해되기도 하는 사랑 이야기. 겉보기엔 그저 흐르는 강물인데, 수면 아래는 처절하고 급박한 느낌.

    살다보면 연애하는 친구들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친구를 붙잡아 옆에 두고 그런 자식을 왜 만나주냐며 당장 헤어지라 화를 벌컥 내지만 친구는 눈물을 닦으면서도 기어코 기어코 사랑의 끝을 붙잡고 놓지 않는다. 대체 왜 그럴까? 왜 그렇게 끝이 뻔히 보이는 관계에 미련을 둘까? 왜 잊지 못하고 내일이면 후회할 짓을 새벽마다 하는 걸까? 이성적으론 헤어져야한다는 걸 알지만서도 불쑥 불쑥 치미는 충동을 이기지 못해 저지르고 말까?

    그런 연애를 하지 못해봤던 분들에게는 그런 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글이 될 것이고, 경험이 있는 분들껜 입안이 씁쓸하게 공감이 되는 글이 될 것 같다. 소위 말하는 발암 요소는 그리 크지 않고, 그냥 안타까운 한편으론 이해가 된다. 왜 그런 선택을 하고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이성적으론 이해할 수 없지만 감정적으론 공감하게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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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만난 물고기(큰글자도서)(다산 리더스 원) 작가 이찬혁 출판 수카 김쿠키 님의 별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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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동뮤지션의 <항해> 앨범이 충격적일 정도로 좋아서 궁금증에 사보게 된 책.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이 쓰고 낸 책이다. 음악(앨범)의 확장판이라는 기분이 들어 해당 음악을 사랑하는 팬분들에게 선물같은 책이 아니었을까 한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찬혁아, 끝내주는 사랑을 했구나...”였고, 그 다음은 가사를 쓰던 사람이라 그런지 표현력이나 문장이 좋았다는 것. 감성이 좋구나 싶었다. 냉정히 말하면 그 이상의 깊이는 느낄 수 없었으나 독특하고 창의적인 세계관을 엿본 것 같아 즐거웠다. 어릴 적에 동화책이나 판타지 장르를 많이 접했던 걸까? 본인의 글에서도 그런 분위기가 많이 풍겨나와서, 해당 장르를 좋아하는 나로선 흥미롭게 읽었다. 책과 음악을 함께 곁들이면 더 맛깔난 감상이 가능하다. 금방 금방 읽힌다.

    자신의 생각을 음악으로 한 번,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책과 글로 한 번 더 풀어 설명해줬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이 음악의 부록, 서브같은 느낌. 해당 앨범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음악가에게 관심이 많으시다면 한 번쯤 읽어볼 법 하지만 그 외의 분들에겐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항해> 수록곡 - '물 만난 물고기', '뱃노래' 를 들으신다면 대체 이 책에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 읽어보지 않고는 배길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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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을 책으로써 접한다는 방식이 흥미로운 것 같아요. 작가의 메세지를 전혀 다른 각각의 수단으로 전달한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 김쿠키님의 생각이 너무 재밌네요. 악동뮤지션의 노래 대부분을 작곡, 작사한다는 이찬혁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분이 쓰신 책도 꼭한번 읽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 유한계급론(개정판) 작가 소스타인 베블런 출판 우물이있는집 김쿠키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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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잘 쓰인 책. 경제학에 한창 관심을 가질 때 경제학의 바이블 수준이라는 평을 듣고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로, 자신도 인간이기에 이 사회에 속해있으면서도 인간이 아닌, 제 3자의 시각으로 객관적이고 날카롭게 분석한 쓴 글이라는 인상이 들어 흥미로웠다. 카테고리는 경제에 있되, 사실 그보단 인류학, 사회학에도 포함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부감 없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출판된 시점에서부터 시간이 꽤 흘렀지만 작금의 사회현상까지 설명할 수 있는 책. 아무래도 소비가 주를 이루는 사회라, 그래서 돈이 곧 계급이 된 사회라 더욱 그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금수저, 은수저 얘기가 나오지만, 우리 모두가 그게 단순한 농담이 아닌 걸 아는 사회니까. 개인적으론 객관적으로 오목조목 잘 분석한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신랄하다거나 냉소적이라는 인상을 받은 독자들도 있는 모양이다. 글이 쓰인 당대의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보다는 유한계급을 인식하고 개인의 위치에선 이 거대한 체제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뒤엎을 수 없기 때문에 회의적인 감상이 드시는 듯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 이렇게 객관적, 비판적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그 자체로 예전보다 더 나은 삶이 되는 게 아닐까 한다. 지금은 이러한데, 내가 처한 상황은 이러한데, 나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사유하고 정리하고 정의내릴 수 있는 책이 되어준다. 또, 이런 감상을 가진 개인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전과는 다른 더 성숙한 시각을 지닌 사회를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고.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던 책이어서 거부감만 느끼지 않는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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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 년 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내용에 대해 잘 이해가 가지 않아 도중에 책을 그만 읽었는데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사회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고법을 배우고 싶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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