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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여름을 이 하루에(레이 브래드버리 소설집 2) 작가 레이 브래드버리 출판 아작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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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소설집이다. 도서관에서 구경하다 수록된 첫번째 소설이 꽤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첫번째 단편 온 여름을 이 하루의 배경은 7년동안 비가 내리는 금성이다. 7년에 단 2시간 태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금성의 아이들은 태양에 대해 각종 상상과 추측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한다. 과학자들이 예견한 태양의 날이 왔을 때 반 아이들은 마고를 벽장 속에 가뒀다. 그 환상적인 두시간을 빼앗긴 마고는 태양이 질 때까지 울기만 하고 아이들은 해가 지자 마고에게 달려간다. 나는 그토록 기다렸던 것을 얻지 못하고 다시 7년을 기다려야 하는 마고에 심하게 감정 이입했다. 어쩌면 작년 1년동안 코로나 시국 속 바깥을 갈망하는 우리 모두의 모습 같기도, 좋아하는 사람과 떨어져 지내며 힘들어하는 내 모습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첫번째 단편을 읽으면서도 기괴하다, 기분 나쁘다라는 감정이 조금씩 생겼었는데 두번째 단편부터는 더했다.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시체'라는 제목 부터가 으스스함을 예고한다. 리뷰를 읽는 사람들이 ‘에드거 앨런 포’류의 공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분명 좋아할 것이다. 공포스럽기만 하지도 않다.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주고 깊이 고민하며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읽으며 희열을 느끼기 바라는 마음으로 더이상 줄거리를 스포하지 않으며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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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표지도 예쁘고 제목도 눈길을 끄네요. 단편소설이라니 금방 읽을 수 있겠어요 다음에 읽어보고싶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도서관인물 평전(부산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총서 3) 작가 이용재 출판 산지니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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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에 입학하고 문헌정보학과에서 공부하게 된 이후로, 햇살이 좋은 날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이 취미였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하지 못하지만. 문헌정보학과라고 해서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도서관 전반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많았다. 최근에는 도서관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고 공공 도서관이 처음 생기던 때의 인물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다. 오랜만에 마스크를 끼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봤다.

    도서관 인물평전의 머리말에는 ‘필자는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고 역사의 뒤안길에서 도서관을 묵묵히 가꾼 인물들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그리하여 시간의 모래밭에서 이들의 이름이 지워지지 않기를 바란다.’라는 말이 나온다. 도서관과 문헌정보학에 관하여 배우고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매우 인상적인 말이었고 책을 읽으며 도서관 인물들에 대해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많은 도서관 인물들 중 나는 가브리엘 노데가 공공도서관 사상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사실에 굉장한 흥미를 느꼈고 프랑스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공공도서관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 대해 공부하고 도서관에서 일할 사람인 내가 읽기에도 물론 훌륭한 책이었지만 도서관을 이용하는 우리학교 대학생들 혹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읽기에도 충분히 흥미로운 책인 것 같다. 도서관이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 도서관에 더 많이 방문하기를 격려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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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좋아하고 사회에서의 도서관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러한 도서관에 필요한 사람들에 관한 책이라니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 저도 문헌정보학과라 이 책을 수업시간에 우리학과 교수님이 지으셨다는 점에 놀랐어요. 수업시간에도 이 책에 관해 교수님이 언급하셔서 더 눈여겨 봤어요. 다양한 도서관관련 인물들에 관해 알게되어서 좋았던 기억이납니다.
  •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작가 Sophocles 출판 동인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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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는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신탁에 의해 버림받지만 결국 돌아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비극적인 이야기. 간략하게 알고 있었던 오이디푸스 왕 이야기를 소포클레스라는 그리스 비극작가의 입장에서 다시 자세히 읽으니 몰랐던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번에 내가 특히 집중해서 읽고 분석한 부분은 희곡의 마지막 부분, 즉 콜로노스에서의 오이디푸스이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스스로 눈을 멀게 하고 딸 안티고네와 함께 그곳을 떠난다.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그 뒷이야기로 오이디푸스 왕의 죽음까지를 이야기한다. 사실 뒷부분의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신선했기 때문에 인상 깊었던 것도 있지만, 소포클레스의 말년에 오이디푸스의 말년을 이야기했기 때문에 작가 자신을 좀 더 잘 드러내는 작품이었다고 보고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희곡 형식을 많이 접해보지 못해서 새롭기도 했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비극 중에서도 명작으로 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가장 감명 깊었고 가장 많은 생각이 필요했던 부분이 오이디푸스의 죽음이다. 처음 오이디푸스 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오이디푸스가 모든 사실을 알고 난 후 자신의 눈을 멀게 하고 떠나버린 것에 굉장한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한 나라의 왕이라는 엄청난 지위와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든 사실을 알고 나서도 비밀에 부치려 하거나 권력을 이용해 사실을 은폐하려 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오래 전부터 그런 사례를 너무 많이 봐와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이디푸스의 행동은 나에게 매우 생소했다. 비록 그의 운명은 비극적이고 신탁 앞에 인간의 의지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는 생존을 위한 타협을 하지 않는다. 인간 자체의 존엄성을 지킨다. 오이디푸스의 이런 행동들은 인간 영혼이 정신적으로 승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전 에피소드에서 오이디푸스가 고통과 시련을 대면하는 모습,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하여 스스로 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에서는 초월적 경지에 다다라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오이디푸스에게 죽음이 다가올 때 그의 태도와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에 작자인 소포클레스가 반영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포클레스가 90세 정도 일 때 쓰였다는 점과 그의 출생지인 콜로노스를 오이디푸스의 마지막 장소로 정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죽음에 대한 그의 생각이 오이디푸스로 승화되어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죽음, 아름다운 죽음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작품을 모두 읽고 작품을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했을 때 신에 대한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을 추앙하고 절대적인 존재로 받드는 특징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오이디푸스가 신탁을 받고 그 신탁에 따라 비극적 운명을 맞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신에 대한 원망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오이디푸스 자신도 저항하지 않고 그 비극을 받아들인다. 신을 거스를 수 없는, 완벽한 존재로 생각했던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 잘 드러난다. 이렇게 신 중심적인 사고가 드러나는 와중에 내가 놀랐던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단순히 신탁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희곡 전반에서 오이디푸스는 잦은 분노로 주변을 힘들게 하고 자만이 심했던 인물로 묘사된다. 엄청난 잘못이라고 여겨지지는 않지만 그의 성격적 결함이 몰락을 좀 더 개연성 있게 설명해주는 장치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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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에게(양장본 HardCover) 작가 서진선 출판 보림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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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그림책이다. 분량이 많은 책도 아니고 읽기 어렵지도 않다. 대학 구성원들의 커뮤니티인 북토크에 그림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그림책이 아이들만을 위한 도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른이 읽었을 때 더 큰 감동과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매체라 생각해 책의 감상을 공유해보겠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많이 봤고 소설도 많이 읽었다. 모두가 힘들었고 오래오래 기억해야할 역사이기에 많은 창작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그림책도 물론 많이 나왔겠지만 어릴 때 읽었던 기억은 거의 없다. 부모님께서 아이에게 6.25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쉽게 알려줄 책이 없다고 생각해서 보여주지 않으신 걸까 아니면 조금 더 커서 알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이 쓰인 배경에 대해 모르고 그냥 읽었을 때 생각한 것은 그림이 참 좋다는 것이었다. <국제시장> 같은 영화에서 보던 생동감 있는 장면들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새롭게 느끼도록 했다. 특히 그림 곳곳에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첫번째로 나오는 비행기를 처음 본 날에 대한 그림은 조금 웃기다. 사람들의 표정과 구석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 재미있었다. 그 다음 장면부터는 피난길의 모습, 전쟁당시의 모습을 그리기 때문에 갈수록 분위기는 어두워지고 긴장감도 느껴진다. 그런 와중에도 세번째쯤 그림에서 군인의 얼굴과 모습이 모두 다른 점이나, 피난 가는 주인을 붙잡는 강아지 두 마리 같은 요소들이 이야기를 특별하게 해준다고 느꼈다. 작가분께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시기 때문에 흔한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그림과 조화를 잘 이루어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했다.
    인물전에 속하는 책이라는 것을 알고 읽었던 터라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은 도대체 누구인지가 가장 궁금했다. 서진선 작가님은 전쟁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책을 많이 쓰셨다고 보았다. 그 시대를 겪은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생동감 있게 그림을 그리고 주인공의 그리움을 잘 묘사할 수 있었을까 해서 더 궁금해졌고 책 뒷편의 ‘<엄마에게>를 마치며’를 읽고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장기려 박사님의 실화를 담은 글을 읽고 쓰신 것이고 책에 나오는 소년은 장기려 박사님의 이야기에 나오는 ‘가용’이다. 전쟁으로 인해 이산한 가족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것이 정말 잘 담겨있다고 생각했는데 실화라고 들으니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인물전이라고 볼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물론 장기려 박사님의 실화, 그리고 가용이라는 인물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내가 주인공에 대해 몰랐어도 공감하고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절에 전쟁을 겪은 많은 사람들을 대변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가용이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 그 시대에는 아주 많았기 때문에 특정 인물의 인생이라기 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 우리나라의 역사를 대표하는 이야기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단순 인물전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그 시기 우리나라 대부분의 서민에 대해 이야기한 인물전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책을 읽고 나서 궁금증을 가지고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게 되는 과정에서 내가 어린이 문학과 작가에 대해 너무 아는 게 없어서 부끄러워졌다. 어린이 책 분야에서 유명하신 작가이고 관심이 있었다면 알 수 있었을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한 아주 어린 아이가 ‘책을 사서 가지고 있고 싶어요’라고 말했다는 것을 읽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었을 슬픔과 그리움을 공감할 수 있게끔 쓰인 이야기이고 그림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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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라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아이들도 알아야 하는 문제죠. 저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 그림책도 저자가 독자에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아낸 것이라면 누구에게나 문학으로 읽힐 수 있다고 봐요. 글로 설명되거나 힌트가 주어져 있지 않고, 한 폭의 그림이라는 제한된 영역 안에 내포된 저자의 의중이나 메시지를 발견하는 그 즐거움도 상당히 클 것 같아요. 메시지도 두 눈에 강하게 각인될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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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들이 죽어도 지키는 사소한 습관 작가 관원, 규 출판 쌤앤파커스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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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흥미로웠던 몇 가지 항목들을 공유하며 책을 추천해보려 한다.
    -지갑에 신경 쓴다 : 어떻게 취급하든 돈의 가치는 변함이 없으나 돈을 진심으로 대하고 아끼는 태도가 돈을 끌어당긴다. 지갑을 아끼는 것이 돈을 아끼는 것으로 이어진다. 접대를 할 때에도 빳빳하고 깨끗한 돈을 꺼내는 것이 좋은 대접, 좋은 반응을 부른다고 작가는 말한다.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 부자들 대부분인 기회에 대해 탐욕스럽다. 자금이 부족할 때는 과감히 고개를 숙여 돈이 부족하다, 돈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이다. 돈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 대신 돈에 대해 과감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더 신뢰감 있다고 한다.

    이 책이 말해주는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하면 부자가 된다’가 아니라 ‘돈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달리하면 돈이 많든 적든 풍요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제 막 사회에 들어온 대학생들, 예비 직장인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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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대를 할 때에도 빳빳하고 깨끗한 돈을 꺼내는 것이 좋은 반응을 부른다고 한 점이 인상깊습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계산을 하고 거스름돈을 돌려 받을 때 빳빳한 새 지폐를 받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던 기억이 있네요. 또 저는 개인적으로 자금이 부족할 때 돈이 없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그 사실을 숨기거나 얼버무리곤 했는데 오히려 과감하고 솔직하게 돈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더 당당해보이고 신뢰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흥미로운 책이네요.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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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돈이 많이 벌고 싶지만 돈을 많이 모으기 위해 모으는 것보다 여행을 가고, 더 좋은 집을 사고, 풍요로룽 생활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돈이 부족하고요. 돈에 대해 솔직해지는 법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 제가 어머니 가게 일을 대신할 때 빳빳한 돈과 손 떼가 많이 탄 돈을 구분해두고, 거스름돈 받는 손님들 기분 좋게 깨끗한 지폐를 주시는 모습을 보고 배웠어요. 저같아도 깨끗한 돈을 받는게 더 기분이 좋을텐데, 남이 저에게서 받을 돈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던 제 자신을 생각해보기도 했구요. 보통 돈에 관한 책은 돈을 쓰는 법 내지는 돈을 버는 법을 다루는데, 이 책은 그뿐만 아니라 더욱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것 같네요. 돈에 담긴 인간적인 측면을 접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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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국지(한 권으로 읽는)(양장본 HardCover) 작가 장연 출판 김영사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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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를 아주 좋아하는 친구가 있다. 나에게 역사는 단순히 시험을 위한 학문이고 암기할 것이 많은 골치 아픈 것이기 때문에 삼국지를 열정적으로 읽고 공부하는 그가 이해되지 않았다. 사실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그가 온전히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흥미롭다 할 만한 지점을 나도 꽤 발견하였고 적어도 삼국지에 대한 내 편견은 깨졌다 할 수 있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이라 하면 방통을 꼽겠다. 내가 아는 것은 유비, 장비, 관우, 조조, 제갈량이 전부였으므로 채략가는 제갈량 한 명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방통은 촉나라의 제갈량 못지않은 군사전략가로 유비가 유장을 도우러 익주로 향할 때 함께 했다. 이 때 방통은 유장이 자신들을 맞이하러 나올 때 죽여 익주를 차지하자 유비에게 건의했지만 거절당했고 유장을 도와 장로의 군대와 전투를 벌인다. 장로와의 전투가 길어지자 유비는 유장에 군사와 식량지원을 요청했지만 식량의 1할만 받을 수 있었고 화가 난 유비가 군사를 돌려 익주 공격을 개시하게 된다. 방통의 책략 덕분에 가맹관은 바로 뚫리고 유장의 군대는 연이어 패전한다.

    책략가로서 좋은 행보가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그의 마지막이 인상깊다. 실제 역사서에서 방통은 익주를 차지하기 위해 계속 내려가다 화살을 맞고 한순간에 죽어버린다. 생각보다 이런 인물들이 많다. 날개를 마음껏 펼치지도 못하고 급작스럽게 죽어버리는. 지금 살아있는 나로서는 사람일은 아무도 모른다, 현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교훈을 주었다. 삼국지에는 이 밖에도 정말 흥미로운 인물과 사건 그리고 다양한 인생의 가르침이 담겨있었다. 한권으로 요약된 책이라도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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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삼국지에 항상 관심이 있어왔지만 방대한 그 양에 시작할 엄두를 못내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전체적으로 읽고 시작하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것 같네요!
  • 얘들아, 우리 집으로 와 작가 Hogarty, Rio 출판 예문사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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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세 리오 할머니는 아이 140명을 가정위탁한 위대한 업적을 가진 평범한 할머니이다. 버려진 아이 뿐만 아니라 어려운 처지의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데려와 보살펴주는 일을 일평생동안 한다. 단순히 먹이고 재우는 것 이상의 정신적 보살핌 또한 제공하는 140명 아이들의 진짜 엄마인 것이다. 리오 할머니가 더 대단해 보이는 이유는 그 봉사정신에 일반인들이 납득할 만한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어릴 때 가난하게 자랐다거나 부모님의 폭력에 시달렸다거나 하는 경험이 없었기에 리오는 자신을 부모님의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란 행운아라고 자신을 표현한다. 정의감, 봉사심만으로 140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무료로 보살펴준 것에 굉장한 감명을 받았다.

    최근 들어 내가 여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당장에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으니 다른 사람을 돕기보다는 내가 살기 바빴다. 어쩌면 핑계였을지 모르고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확신이 들었다.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어도 마음이 풍족하면 다른 사람을 돌볼 수 있다. 과거에 내가 했던 많은 봉사활동은 시간과 돈을 많이 요구하는 활동이 아니었다. 남을 도와줄 마음이 있었기에 기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 마음을 최근에는 잊고 산 것 같아 부끄러웠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생각도 제고해볼 수 있었다. 출산 후 여자가 받는 육체적, 신체적 고통과 육아에 드는 비용, 노력 등 때문에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마음속에 더 지배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리오 할머니는 정말 대단하다. 표현할 단어가 대단하다 뿐인 것이 한스러울 정도이다. 그녀를 닮고 싶다거나 본보기로 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보람차고 사랑이 충만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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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감, 봉사정신만으로 140명의 아이들을 가정위탁하다니 마더 테레사의 환생일까요? 저도 제가 여유가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저 또한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바뀔지 궁금합니다. 저는 확실히 다른 사람을 돕고 위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나 자신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 가까운데, 최근 들어서는 제 주변을 돌아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또 리오 할머니께서는 가정위탁일을 해오시면서 힘든 순간은 없었는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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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찮은 위로 작가 김정한 출판 레몬북스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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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보통 제목이 마음에 들면 꺼내 들고 첫 장을 읽어본 후 좋다 생각하면 빌리는 편이다. 이 책을 골라 읽을 당시 가끔은 눈물이 나도 괜찮다는 글귀가 참 마음에 들어 집에 데리고 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에세이와 수필, 자기계발서는 막상 읽다 보면 뻔한 얘기 같고 그렇게 신선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꽤 있다. 이 책도 중간쯤 읽다 보니 나의 ‘심금을 울리는 책은 아니군’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사실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이 책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다르다. 뻔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내가 감동받지 못한 게 아니라 책을 읽으며 위로를 충분히 받았기에 내가 괜찮아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동시에 내가 생각보다 단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에 나오는 많은 문제들과 고충을 나도 겪었었는데 지금은 이겨냈다는 사실, 그리고 책을 골랐을 때보다 힘들지 않다는 사실이 나 자신의 단단함을 증명한다. 또 공감에 의한 위로도 받았다.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며 나의 평소 생각, 가치관이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생각할 수 있었고 나와 비슷한 생각,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많으니 괜찮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같은 책이라도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깨달음이 내 인생에도 적용되는 경험을 했다. 이제는 유연한 사고로 세상 모든 사건을 대처할 준비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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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본 책을 시간차를 두고 다시 보면 느낌이 완전 다르더라고요. 서평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의 생각이 변화했기 때문이겠죠. 위로 받고 싶을 때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지금 이 순간 작가 Musso, Guillaume 출판 밝은세상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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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당장 하루에 1년이 지난다면 기분이 어떨까. 일주일이면 7년이, 한달 후면 20대에서 50대가 되는 신기하지만 기분 나쁜 상상이다. 주인공 아서는 아버지로부터 시간여행이라는 유산을 물려받는다. 하지만 신비롭고 환상적인 마법이라기보다는 슬프고 정신없는 순간의 연속이다. 시간여행 후 하루가 지나면 1년이 흘러있고 24년의 시간여행 후에는 자신의 존재를 잊게 된다. 술술 잘 읽히는 재미있고 쉬운 판타지 소설이고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교훈마저 뻔한 소설이지만 이 책을 내 인생 이 시점에 읽었다는 것이 사뭇 다른 감상평을 불렀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집에서 2020년 1년을 보냈다. 모두가 그랬듯 나도 많이 지쳤고 우울한 가운데 2021년을 맞이한다. 어쩌면 아서의 시간여행과 같은 경험을 했다고도 생각된다. 2020년이 1월 1일 많은 신년 계획을 세웠지만 거의 실천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1년이 없어져버렸다.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코로나 빨리 끝나면 좋겠다” 였으니까. 코로나 시국이 끝나기를 기도하는 것 말고는 내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얼마전 2021년 1월 1일에는 신년계획도 제대로 세울 수 없었다. 올 한 해도 뭔가 거창하게 계획해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아서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고 다시 상상해본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무기력하게 24일을 보낼 것인가? 전혀 아닐 것이다. 그 와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지. 할 수 있든, 없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에게 주어진 2021년은 2020년처럼 보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이 섰다. 좀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준비를 하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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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엔 코로나로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었는데 아서가 경험한 시간여행을 하는 것과 비슷하네요. 저도 마찬가지로 쉽게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우울하고 매년 세워왔던 여행이나 헬스장가기 같은 신년계획을 세우지 못했네요. 지금이라면 시간여행을 하듯이 얼른 지나가면 좋겠지만 이 시간을 더 보람있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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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고등학생 때 이 책을 읽었었는데 그저 재밌다고만 기억하고 있어요. 같은 책인데도 이렇게 깊은 교훈을 얻으셨다니 정말 멋져요!
    • 요즘 저도 코로나로 인해서 무기력하게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보라돌님의 서평을 보니 제가 맘먹기에 따라 시간이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년도 코로나가 여전히 극성이지만 좀 더 순간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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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뜨거웠던 날들(꿈꾸는 돌 5) 작가 리타 윌리엄스 가르시아 출판 돌베개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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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델핀, 보네타, 펀 세 자매의 엄마 세실은 1960년대의 엄마들과 같은 평범한 엄마는 아니다. 딸들을 두고 오클랜드로 떠나버린 엄마를 세 자매는 찾아가지만 그곳에서도 평범한 엄마의 관심과 보살핌은 받기 힘들다. 특히 12살 델핀은 그런 엄마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오클랜드로 가면서도, 오클랜드에 도착해서도. 하지만 떠나기 전날 엄마에 대해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엄마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왜 자매를 떠났는지 듣고나서 아이러니하게도 엄마의 사랑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책을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추천 하고싶다. 아이들을 두고 떠난 엄마, 엄마를 찾아 나서는 세 자매의 모습, 그리고 엄마와 아이들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 2학기 강의 시간에 다문화가정 아이들 중에는 가족과의 애착이 결여되거나 사회에 의한 억압을 받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배웠다. 세 자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델핀도 비록 다문화가정의 아이는 아니지만 엄마와 떨어져 지내며 자유를 찾아 떠난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나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여러 편견에 둘러싸여 애어른이 되어버린 점 등이 비슷해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델핀이 끝으로 갈수록 엄마를 이해하고 열한 살 답게 살게되는 것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본인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로 살아가는 것의 고충을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왜 힘들었는지 생각해보고 알게 되는 시간,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세상에 제대로 표현하지 않아 왔음을 인지하고 변화의 실마리를 잡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책의 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용했다고 전해지는 시 구절을 소개하고 싶다. “사람이 서로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혁명적인 것은 함께 살면서 사랑하기, 타고난 본디 자기를 해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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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타자를 이해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깊네요. 그럼에도 아직 12살밖에 안 된 델핀이 엄마의 삶을 이해함으로써 사랑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슬프게 느껴집니다. 세실의 사연은 과연 무엇인지, 엄마와 아이들은 어떻게 서로의 입장을 알게 되는지가 궁금해서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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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짜사회학 작가 Venkatesh, Sudhir Alladi 출판 김영사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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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일 때 사회학에 관심이 많았다. 사회문화 과목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는데, 당시에 사회학에 대한 개념을 정립할 때 도움을 줬던 책이었다. 다시 읽어도 흥미롭고 단순하게 사회학의 기초를 설명하는 책이다.

    수디르 벤카테시라는 유명한 사회학자가가 하버드 대학원을 다닐 시절 연구한 시카고의 갱단에 관한 이야기이다. 수디르는 양적, 질적 연구에 대한 조금의 의문이 있었으며 처음에는 설문조사지를 가지고 갱단을 찾아간다.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그들과 하루를 보내게 된 그는 갱단 보스에게 “우리에 대해 알고 싶으면 우리와 어울려야 해”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이후로 수디르는 갱단 보스와 친해져 갱단 내부와 주택단지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우선 내가 놀란 것은 그의 이야기가 소설과 같이 엄청난 우연과 운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수디르가 연구한 시카고 갱단 블랙 킹스는 코카인을 판매하는 조직이었는데 그의 묘사에 따르면 이 조직은 폭력배라기 보다는 사업체에 가깝고 지역사회의 경찰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점이 가장 놀라웠는데,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과는 달리 굉장히 체계적인 구조로 절차에 따라 운용되고 있었고 마약 판매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싸움과 총격전을 되도록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백인과 흑인의 차별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을뿐 더러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갱단을 선택하고 갱단의 보호를 받기로 한 것이었다.

    평소에 아직까지도 흑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흑인의 인권을 보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런 나의 생각이 매우 피상적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카고의 한 흑인 주민이 한 말처럼 미국 사회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는 한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에 답답함을 느꼈고 답이 없다는 사실에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나의 꿈에 벽을 만난 기분이었다.

    수디르가 자기 자신이 한 참여 관찰 연구에 주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했고 얼핏보면 그의 연구가 갱단을 미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사회학자로써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평가를 배제한 채 현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책을 통해 정말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정보를 얻었고, 내가 느낀 벽과 그들이 느끼고 있는 벽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 다시 생각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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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아씨들(세계문학산책 21) 작가 루이자 알코트 출판 지식의숲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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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처음 읽은 것은 10살, 그림책이었다. 13년이 지난 지금 최근에 양장본으로 된 900페이지짜리 작은아씨들을 읽게 되었다. 생동감 넘치는 등장인물 4명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소설이라 처음이나 지금이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가장 지배적인 감정은 “평안하다” 였다. 네 자매가 각각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인상깊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10살 때 4명의 등장인물 중 왜 특히 ‘배스’를 좋아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베스는 누가 봐도 착하고 순한 아이이다. 베스가 하는 말을 듣다 보면 별 말이 아니라도 마음이 진정되고 평온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릴 적 저 자신도 모르게 베스같이 따뜻하고 모두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좋아했던 것 같다. 하루가 끝나가는 저녁 무렵에 조금씩 읽으면 힘든 하루를 보낸 자신에게 위로가 되고 평안한 잠을 잘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동시에 나 자신에게서 네 자매 모두를 볼 수 있었다. 큰 딸로서 메그의 모습, 당차고 주체적이지만 수줍음도 많은 조, 착하고 여린 베스, 말괄량이지만 속 깊은 에이미 모두 내 안에 있는 이미지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로는 공감이 가장 큰 위로가 되기도 하기에 큰 위로가 되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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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또한 작은 아씨들을 어릴 적 동화책으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성인이 된 후에 영화로 작은 아씨들을 관람하였었는데, 서적으로는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라돌님의 리뷰를 통해 서적으로 하여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등장인물마다의 감정선과 개성으로 하여금 더욱 빛나는 서적인 작은 아씨들. 보라돌님의 공감과 위로를 부른다는 표현이 인상깊습니다. 좋은 서적 추천과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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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 새해 첫날 최근에 나온 작은아씨들 영화를 봤습니다. 너무나 다르지만 또 연결되어 있는 네 자매를 바라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의 느낌이 좋아서 책으로도 읽어보고 싶네요!
    • 얼마 전 그레타 거윅이 감독한 작은 아씨들 영화를 봤어요. 잘 맞는 구두짝처럼 투닥거리면서도 서로 친밀한 자매들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각자 뚜렷한 개성과 성격 덕에 영화가 끝날 때쯤은 그들이 마치 나의 자매인양 느껴지기까지 했네요. 소설도 한 번 읽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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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과 6펜스(세계문학전집 38) 작가 서머싯 몸 출판 민음사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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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에 다닐 때, 나는 시 쓰는 것을 좋아해서 백일장에 많이 나갔었다. 처음 나간 대회에서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 멋대로 써낸 시가 장원을 한 이후로 나는 여러 어른들에게 글을 잘 쓴다고 칭찬받았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내가 쓰고 싶은 말은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누구나 그렇듯이 칭찬받고 싶은 어린아이였던 나는 어떻게 하면 남들이 봤을 때 더 예쁘고 잘 쓴 것처럼 보일까, 어떻게 쓰면 칭찬받을까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글쓰는 것은 점점 더 힘들어졌고 저절로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문득 떠오른 생각을 시로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스트릭랜드는 남의 시선 따위 안중에도 없는 인물이다. 평범한증권 중개인이었던 그는 사십대가 다 되어서 돌연 그림을 그리겠다고 집을 나간다. 비정상적인 예술세계에 빠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행동, 예술을 보인다. 타히티에서 스트릭랜드는 병들고 가난하지만 끊임없이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마침내는 자신의 삶을 완성한다.

    예술가들의 정신세계는 나에게 너무 어렵다. 어렵고 멋있는 구절도 많고 고전이라는 것은 좋은 주제로 잘 쓰여진 책이라는 뜻이지만 내가 느낀 것은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스트릭랜드는 그저 그림이 그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아무도 그의 그림을 사지 않았지만 자기의 그림을 그렸다.

    생각해보면 나의 초등시절에는 글쓰기가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잘은 알 수 없지만 끌렸고 재미있었다. 내가 요즘 쓰는 시를 누군가 읽고 잘 쓰지 못했다고 평가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썼기 때문에 만족한다. 재미있었다.

    스트릭랜드는 어느 부분 미친 사람이 맞다. 하지만 이 구절에서 그를 조금은 존중할 수 있게 된다.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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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인간(양장본 HardCover) 작가 무라타 사야카 출판 살림 보라돌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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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게이코는 보통의 인간이 아니다. 죽은 새를 보며 아빠가 꼬치구이를 좋아하니 먹자고 말하고, 아이가 울고 있으면 때리거나 기절시켜 조용하게 만들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녀는 이런 자신이 사회에 드러나면 안 된다는 것을 아주 잘 안다. 그래서 편의점 직원으로 들어가 일하면서 보통의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그대로 흉내 낸다.

    편의점의 생활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되어 있다. 의외로 게이코는 매뉴얼에 맞게 할 일들을 모두 외워 좋은 편의점 인간이 된다. 그것도 18년 동안이나. 하지만 여전히 보통의 인간은 아니다. 적지 않은 나이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연애를 하지 않고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그녀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다. 그래서 또 보통의 인간이 되기 위해 편의점에서 일하다 쫓겨난 시라하와 결혼하게 된다. 시라하는 무능력하지만 가부장적이다. 시라하는 게이코에게 편의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할 것을 요구하고 게이코는 여러 군데 이력서를 돌리고 면접을 보게 된다. 면접 보러 가는 길, 일하던 편의점이 엉망으로 운영되는 것을 보고 직원에게 조언을 하던 중 ‘내가 있어야 할 곳은 편의점이다’고 생각하게 된다. 게이코는 시라하에게 이별을 고하고 다시 편의점 인간으로 돌아간다.
    이야기는 술술 편안하게 잘 읽힌다. 읽기 쉬운 문체로 이루어져 있고 어려운 단어를 쓰지도 않아 읽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계속 멈칫하게 되는 책이었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대목이 몇 군데 있었다. 첫 부분에 묘사되는 게이코는 분명 정상이 아니다. 그런데 책을 계속 읽다 보면 보통, 정상, 평범한 것이 대체 무엇인가 하는 생각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내가 게이코보다 정상인가? 내 삶이 게이코의 삶보다 보통의 삶이라 할 수 있는가?

    결국 책을 다 읽을 때쯤에는 이상해 보였던 게이코의 삶을 인정하게 되었다. 나와는 다른 인생이지만 그 나름의 의미가 있구나 생각했다.

    내 삶도 다른 누군가가 보기에는 게이코와 같을 수 있다. 이해 안 되고, 보편적이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 시선 때문에 나를 바꿀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것을 시사해 주는 책이었다.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은 삶을 살면 그것이 보통 인간의 삶이 아닐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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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활 멘토링 작가 김지현 출판 사곰(한양대학교출판부)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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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골랐을 당시, 2년 전에 나에게는 대학생활에 대한 조언이 많이 필요했다. 대학교를 계속 다니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며 휴학하고 고민이 많은 시기였다. 대학생으로서 뿐만 아니라 21살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좋을지 생각이 많던 시기에 만난 도움이 많이 된 책이었다.

    작가는 대학생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다양한 기회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꾸준한 준비와 망설임 없는 도전이 그 기회를 빛나게 해줄 것이라고 조언한다. 4학년이 된 지금 내 대학생활을 돌이켜 보면 정말 거침없었다. 분명 지금 대학생일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이라 생각해 주저없이 도전하고 가차없이 까였다. 아마 내가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가장 먼저 ‘어떤 활동이든 많이 해보라’고 말할 것 같다. 실수가 용서되는 마지막 시기이고 도전이 더 큰 의미로 인생에 남는다. 집 안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자기 자신을 알아갈 필요가 있다. 인생에 대한 고민, 진로에 대한 고민, 인간관계 등 고민이 생기고 해결되기를 반복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성장해 있는 자신이 보이더라.

    다만 이 책을 추천하면서 독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나 하자면, 책에 나온 모든 조언을 받아들이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아주 많은 조언들이 나온다. 분명 작가가 먼저 대학생활을 겪어 본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을 것이다. 본인이 겪은 시행착오를 좀 수월하게 지나가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런데 체험한 것이 아니기에 이 모든 조언들을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럴 필요도 없고. 단지 참고 정도로, 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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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안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자기 자신을 알아갈 필요가 있다.\'란 말이 크게 와닿네요. 저도 4학년이 되서 다시 대학 생활을 돌이켜보니 대학생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았는데 다른 분들도 실패의 리스크는 다 제치고 다양한 체험을 했으면 좋겠네요. 대학에 나가면 실패의 리스크를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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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작가 이토 아사 출판 에쎄 보라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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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에 대해 공부할 일이 있었던가 하면 전혀 없었다. 장애인에 대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이기에 존중해야 한다.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꽤 많이 마주하게 된다. 특히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뜬금없이 잡아주거나 만지면 아주 위험하다는 점과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또 다른 방식으로 공간을 보고 있기에 사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히 위험하지는 않다는 점이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알지 못했던 정보들을 접했다. 그리고 생각이 많아졌다.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를 위해 조금 더 효과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들을 배려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야 했다. 지금까지 그들을 도와준 것이 그다지 도움되지 않았겠다 생각했다.

    다름은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는 온전히 공감할 수 없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깊이 있게 생각해볼 시간을 분명히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랬듯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념의 오류를 발견하고 재정립하게 될 것이다. ‘장애와 무관한 사람은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다른 이들을 이해하고 싶은 누구든 책을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질문에 답해 보길 바란다. 눈이 보이는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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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에 시각장애인 분들을 안내해드리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길을 안내해드리는 봉사 활동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안내 방법을 배울 때, 2인 1조로 짝을 지어서 한 명은 안대를 끼고 한 명은 안대 낀 사람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었습니다. 그때 제가 안대를 끼는 역할이라 눈이 보이지 않는 채로 길 안내를 받았었는데, 계단 하나 내려가는 것도 덜덜 떨면서 내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장애와 무관한 사람은 없다\'라고 말씀하셨듯, 우리는 언제든 그들의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동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배려와 동정은 같은 이름이 아니며 \'다름\'에는 층계가 없기에 높낮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서평의 마지막 구절이 굉장히 인상적이라서 읽은 후 다시 한번 저를 돌아보게 만들고, 동시에 책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좋은 책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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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돌 님이 공모전 수상작 그룹에 가입하셨습니다. 2020.11.05

    모두에게
  • 보라돌 님이 사서 추천 도서 그룹에 가입하셨습니다. 2020.11.05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