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효원인 감동공유

2021.12.01

내용 우리 대학교 학생이 자신이 직접 읽어 본 책을 추천함으로써 책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 선·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추천 대상 도서 만화, 판타지, 선정적 도서, 무협지 등을 제외한 모든 도서
참여대상 부산대학교 학부생(휴학생 포함), 대학원생, 부산 지역주민(성인)
참여방법 온라인 응모(http://onestop.pusan.ac.kr)
– ‘스마트학생지원시스템’ 로그인 > 비교과 > ‘효원인감동공유’ 응모
선정내용 학생들이 응모한 추천서 중 우수 추천서 100건 선정
2021년도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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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능인이니까 괜찮아!
학과: 영어교육학과, 이름: 김*곤,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어렸을 적부터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해서 의심할 것도 없이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던 나였다. 하지만 대학생활을 하면서 새로운 고민이 피어올랐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부터 봉사활동을 가던 곳까지 가는 곳들마다 전공이 뭐냐고 물어왔다. 저학년 때는‘국어국문학과’라고 말할 때의 맘속 가득 들어찬 설렘과 함께 확신의 대답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학년이 높아질수록 고민이 생겼다.
‘한국인이니까 모두 한국어를 하는 거잖아?’하는 생각과 함께 국어국문학 전공에 대한 고찰이 커져만 갔다. 디자인이면 디자인, 스페인어면 스페인어 이렇게 자기만의 특출한 분야가 있는 사람들이 몹시 부러웠다. 한국 사람이니까 다 국어를 하는 것이고 난 왜 특별히 잘하는 게 없는 걸까 고민스러웠다. 내가 무엇이 될지를 몰라서 마치 보험 들 듯이 자격증도 20여 개를 취득했다. 막연히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꺼내쓸 수 있었으면 했다. 진로 역시 부모님께서 원하시던 안정적인 직장을 목표로 삼아 학과불문인 대학교 행정직 교직원이 되었다.
대학교 3-4학년 때 나를 평가하시던 교수님들은 극단적인 정반대의 입장이셨다. 무얼 해도 잘 해낼 우수한 학생 또는 이것저것 들쑤시는 탐탁지 않은 학생으로 말이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대학생 때 이것저것 경험해본 덕분에 내게 좋아하면서 어느 정도 잘하는 것들이 무엇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였던 것은 평균보다 조금 더 잘할 뿐, 내 분야라고 할 정도로 아주 잘하는 것은 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자아 성장통을 내내 앓았다.
10년 전인 나 때는 대학교 행정직 교직원이 신의 직장으로 불렸다. 요즘은 입학정원이 줄어들고 채용이 없어서 내가 막차를 탔었는지도 모른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서 유튜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어찌 되었든 당시 교직원이 되었다고 할지언정 나의 성장통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인간은 평생 성장하는구나! 내가 이렇게 고인 물에 있어도 되는 걸까? 정년까지 근무하면 내가 과연 행복할까? 월급을 위해 평생 일만 꾸역꾸역 하다가 삶이 끝나면 어떡하지?’고민이 깊어갔다. 나는 안정형을 추구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프리랜서 준비를 알아봤다.
그러한 고민이 많았던 때, 직장인에서 프리랜서가 된 유튜버들의 추천도서로 만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모든 것이 되는 법>이라는 책 제목부터 끌렸다. 꼭 하나의 무엇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바뀐 세상에 걸맞는 새로운 시각이 마음에 들었다. 나 같은 사람들을 감정적으로만 위로해주는 것이 아니라 통찰할 기회를 제공하고 비전 제시까지 해주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책의 부제는 ‘꿈이 너무 많은 당신을 위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최고로 잘하는 건 없어도 뭐든 중간은 하는 이들을 위한 도서이기도 하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서 이런 책도 나왔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고 큰 위안이 되었다. 이 책은 전 세계 500만 명이 공감한 TED화제작이기도 했다.
관심사가 많은 나 같은 사람에게 세상 사람들은 “너의 정체는 뭐니?”라고 묻는 듯했었다. 꼭 하나의 무언가가 되어야만 하는 걸까? 하지만 저자는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편견 대신‘다능인’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가지고 바라봐주어 따스했다. 다능인은 자기만의 분야가 없다고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다능인 관점에서는 잘하는 분야들을 가지고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다. 성향별로 도움이 될 방향도 나침반처럼 제공해주어 실용서처럼 도움이 되었거니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함께 넓힐 수 있어서 이 책은 나에게 마치 우주처럼 광활했다.
나는 비록 서른 언저리에 이 책을 알게 되었지만 후배들은 자아 성장통을 막막하게 앓기보단 똑똑하게 앓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다능인이지만 본인들은 정작 모르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다능인들에게 진취적인 자아 찾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책을 꼭 추천한다.
제목: 팍스 몽골리카의 유산
학과: 지질환경과학과, 이름: 박*주,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몽골 제국’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지식의 양과 질, 이미지는 각기 다를 것이다. 그러나 몽골 제국에 대한 수많은 인상 중에서 아무래도 떨쳐내기 힘든 것은 그들이 문명과는 동떨어진 야만인이라는 것이다. 가는 곳마다 벌어진 대량 학살과 문화재 파괴, 방화와 약탈을 서슴치 않았던 잔인한 오랑캐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13~14세기에 몽골 제국에 의해 시작된 평화 시대인 ‘팍스 몽골리카’ 라는 용어 자체가 낯선 사람들이 많고 몽골 제국 인류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선 관심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중국 중심 시각에서 몽골 제국을 바라보았을 때의 발생하는 문제점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다소 편협한 시각으로 몽골이라는 대제국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문하고 싶다. 몽골 제국이 지배했던 지역은 유라시아 지역에 광범위하게 걸쳐 있는데, 이 때문에 몽골 역사는 중국어 뿐만이 아니라 페르시아어, 아랍어, 러시아어, 투르크어 등 수많은 언어들로 기록되어 있어 한 사람이 이 모든 자료들을 읽어내고 몽골 제국을 다방면으로 분석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런 한계점을 탈피하고자 노력한 김호동 교수의 <몽골 제국과 세계사의 탄생>을 추천한다. 몽골 제국 지배층은 단순히 폭력적인 문명파괴자가 아니였다. 그들만이 구축한 다원적인 세계관이 있었고, 이는 몽골 제국이 허문 각 나라들의 경계는 자연스레 동서 간 문명 교류의 기폭제가 되었다. 또한 몽골 전역에 걸쳐 운영하던 역참제는 유라시아 내륙 교통을 크게 활성화시켜 상인, 외교관, 군인들이 몽골 제국의 보호 아래에 교류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이 탄생한 것도 바로 이 때, 팍스 몽골리카의 시기다.
팍스 몽골리카의 도래로 시작된 문화대교류는 인류에게 ‘세계’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져다 주었다. 조선에서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이 시기에 제작된 세계 지도로,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이 정확하게 그려져 있다. 라시드 앗 딘은 역사상 처음으로 <집사(集史)>라는 이름의 세계사 서적을 저술하게 되고, 마르코 폴로는 오랜 여행 끝에 <동방견문록>을 남긴다. 이처럼 동서 간의 문명교류를 가능케 했던 것은 다름 아닌 팍스 몽골리카의 유산이다.
<몽골 제국과 세계사의 탄생>은 몽골 제국에 가지고 있는 흔한 오해들을 해소시켜주고, 역사를 공부할 때 여러 방면의 시각으로 조명하며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일깨워준다. 편협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본다면 우리가 얻게되는 교훈 또한 반쪽짜리에 그칠 것이다. 그러므로 마땅히 진리와 자유를 추구하고, 봉사하며 살아갈 효원인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이 책을 추천한다.

Elias, Norbert 1999

제목: 자기통제와 초자아
학과: 일반사회교육과, 이름: 이*경,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저자인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문명화 이전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규율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었고, 오로지 자신의 감정과 열정에 따라 행동했다고 말한다. 중세의 기사들이 겉옷자락이나 손가락에 코를 풀어도, 길거리에서 함부로 방뇨를 해도, 목욕할 때 하녀의 시중을 받아도 그다지 특별한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사회적 규범이 내면화되어 스스로를 통제하는 행위를 자기통제라고 하는데, 중세시대에는 자기통제가 자리 잡지 않았고, 행위들에 대해 수치심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엘리아스는 이처럼 자기통제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결국에는 자기통제로 바뀌는 과정을 개인의 역사와 장기적인 사회의 역사를 통합하려는 문명사적 분석을 통해 자기통제로 나아가는 것이 문명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연대기적인 예법서의 흐름을 통해 자기통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세 이후 여러 예법서들이 보급되면서 앞서 열거했던 내용들에 대한 수치스럽고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행동기준이 상류층을 시작으로 퍼지기 시작하였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의 사람들이 낮은 지위나 동등한 지위의 사람들에게 충동을 규제하고, 욕구를 포기하며, 또 감정을 자제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강요한다. 사회적으로 종속된 다수의 사람들은 위로부터의 압력으로 인해 엄격한 충동규제와 욕구자제를 만들었고, 자기통제라고 부를 순 없지만 어느 정도 통제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후, 절대주의 궁정시대를 거치면서 상류계층은 사회적인 이유에서 의식적으로 자신의 충동과 욕구를 억제할 것을 스스로에게 의무로 부과하게 되었고, 이는 자기통제의 기초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뒤이어 시민계급이 발달하고 사회적 분화가 가속화되면서 궁정귀족이 가지고 있는 자기통제의 기초가 시민사회로까지 퍼지게 되었다. 사회가 고도로 분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비록 외적통제는 줄어들더라도 개인의 자기 통제 장치는 더욱 복잡하고 포괄적이며 견고해진다는 점이다. 시민사회로 자기통제의 기제가 퍼지면서 손수건을 사용하는 관습과 같이 부의상징으로 여겨지던 행위는 일반화되고 당연시되는 점으로 변화하였다. 스스럼없이 자세하게 취급했던 모든 세부사항들에 관해 사람들은 점차 말하기를 꺼리게 되었고, 나쁜 습관들은 그 자체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본능의 표출이나 경향은 극단적으로 억압되기 시작하였고, 혼자 있는 경우에도 불쾌감, 불안, 수치심, 죄책감을 부과하며 자기통제를 완성해나갔다. 정리하자면, 자기통제는 상류층의 사회적 규범으로써 발전을 하게 되고,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자기통제의 개념은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성격구조를 id(이드), ego(자아), superego(초자아)로 구분하여 이들의 상호작용을 연구하였다. 이드는 성적본능의 에너지로 ‘쾌락원칙’에 따라 움직이며, 자아는 이드를 의식적으로 통제하고 이드의 쾌락원칙을 적절한 방향으로 돌려서 현실적인 충족을 얻을 수 있게 한다. 이 중 가장 의미 있는 개념인 초자아는 사회의 도덕, 규범이 내면화된 것으로, 이드와 자아가 사회규범에 맞게 활동하도록 규제하는 힘을 담당하고 있다. 자기통제와 초자아 모두 사회적 규범을 내면화하여 본능적 에너지를 제어하고 있다는 통제의 내면화를 뜻하기 때문에 엘리아스가 말하는 자기통제는 프로이트가 개발한 초자아 개념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 책의 공헌은 여러 예법서를 통해서 문명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제시해주어서 문명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추상적인 측면에서 이해하지 않도록 바로잡아준다는 점이다. 또한, 자기통제가 자리 잡은 이후 사람들은 자기통제의 과정을 다른 민족들이나 자기 사회의 하층민들에게서도 전한다고 하며 전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처음에는 책의 제목만 보고 문명화 과정이기 때문에 자기통제가 이루어지는 문명화를 엘리아스가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엘리아스는 자기통제의 형성 과정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서술만 할뿐, 분명한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포크와 손수건과 같은 자기통제의 상징물이 이탈리아에서 처음 등장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문명 개념이 이탈리아에서 왜 발전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프로이트와 달리 엘리아스는 사회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엘리아스의 ‘문명이론’이 사회학의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학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지 않는 점을 알게 되었고, 엘리아스의 자기통제의 개념을 여러 사회학이나 교육학 서적에서 다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들을 자기통제라는 개념을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요즘 학생들의 학력 저하나 교실붕괴 등을 이야기하고 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는 상황에서 내면화된 통제 기제의 작동 양상을 살피는 것은 문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 용기를 가질 힘
학과: 화학과, 이름: 최*희,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흑인 노예제의 폐해가 가장 극심했던 남북전쟁 이전에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더글러스의 삶은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 어린시절에는 더글러스 역시 노예로 태어났기에 대부분의 노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노예는 인간이 아니라 재산으로 취급되고, 죽을 때까지 강제 노동에 시달렸으며, 농장 주인이나 감독관에게 수시로 채찍질이나 체벌을 당하기도 했다. 노예는 재산을 소유하거나 글을 배우는 것도 법으로 금지되었으며, 법적으로 결혼을 할 수 없었다. 또한 백인 농장주의 성적 착취로 말미암아 흑인 여성 노예에게 자식이 생기더라도 그녀의 자식들은 노예로 취급될 뿐 백인 농장주의 자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더글러스의 글 공부 경험은 그의 인생에서 엄청난 사건이었다. 노예면서 고아와 다름없는 유년기를 보낸 더글러스는 12세에 주인집에서 알파벳을 배웠다. 비록 얼마 뒤에 주인의 강력한 반대로 중단되고 말았지만 그는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글을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후 더글러스는 길거리에서 만난 가난한 백인 아이들을 통해 글을 익혔고, 휴의 집에 있는 책이나 신문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특히 더글러스가 잔돈을 모아서 직접 구입한 ≪미국의 웅변가≫는 그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는 더글러스에게 노예제의 실상을 깨닫게 하고 자유를 갈망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여러 집으로 팔려다니며 꾸준히 글을 배우고 가르친 더글러스는 결국 노예해방에 큰 힘을 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 이런 구절이 적힌다. “나는 어느 정도 자유를 느꼈을 때, 단지 몇 분 정도 연설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쉽게 이야기했다.” 만약 더글러스가 여전히 하찮은 노예라고 인식되어 있었다면 어땠을까?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를 들은 체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 문장을 읽으며 또 다른 문장이 생각났다. “먼저 유명해져라,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 말 그대로 사람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그 사람의 인지도와 능력에 달려있다는 이야기이다. 더글러스는 처음에는 유명은커녕 인간 대우조차 받지 못했다. 아니 사람들은 그를 인간으로조차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책도 써 냈으며 그가 하고싶은 말을 하면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기울여준다.
더글러스의 시대처럼 인간대우를 해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들도 사람에 대해 편견을 갖고 살아가곤 한다. 물론 그런 고정관념들은 잘못되었지만, 일단 내가 어느 정도 힘을 가지고 싶다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내가 성장하는 것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위해 더글러스가 자신의 이야기로 자서전을 남겨두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글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처럼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진행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그 뜻이 이루어질 것이다. 더글러스의 자서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받기를 바란다.
제목: 감동과 재미가 있는 판사가 쓴 재판 이야기
학과: 법학과, 이름: 고*주,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바로 이전에 읽은 문유석 당시 판사가 쓴 [판사유감]과 비교된다. 그 책은 한 15000원 정도 하고 이 책은 2만원이다. 아무리 도서관 책이라도 내용 분량 대비 가격이 비싸서 가성비가 나쁘면 일단 책에 대해 기분이 나빠진다. 이 책은 판사유감보다 글씨체라던가 때문에 분량이 3배 정도 된다. 그리고 같은 분량이어도 영양가가 다르다. 판사유감이 한 번 빠르게 한 3-4시간 정도 시간을 두고 읽고 던져버리는 책이라면, 민사소송법입문은 한 권 사서 또 꺼내보고 읽고 싶은 책이다. 내가 민사소송법을 공부하는 입장이라서 그럴 수도 있다.
판사유감이 민사소송보다는 형사소송과 소년재판, 파산부에 더 비중을 두고 쓰는 이유는 그 재판들은 증거는 거의 주어져 있는 상태에서 판사가 직접 결정을 내리는 사건이어서일 것이다. 형사 사건은 대부분 증거는 충분하다. 그래서 양형을 얼마나 할지를 고민하는 사건들을 다뤘다. 이런 것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없다. 판사의 고뇌는 잘 알겠는데, 우리가 도움 받을 수 있는 점은 없다. 진짜 분쟁의 첨단(尖端)은 민사소송이다. 민사소송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도움 받으려면 [판사유감]이 아니라 [민사소송법입문]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민사소송법입문]은 지루하고 무색 무취로 법과 제도를 설명하는 참고서 같은 책이 아니다. 오히려 [판사유감]보다 더 감동적이다. 문유석 판사는 22년 판사 생활을 했지만, 이시윤은 1935년생으로 1962년부터 1993년까지 판사를 했다. 문유석 판사보다 더 경험이 많다. 또한 그는 1960,70년대처럼 판사의 권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때에 판사를 했다. 그래서 지금과는 다른 역사적인 내용도 있어 재미있다.
민사소송법입문은 파랑색 박스에 들어 있는 설명과 그 중 몇몇과 관련된 사례로 구성되어 있다. 설명만 계속 이어졌다면 지루해서 읽기가 힘들고 이해도 잘 되지 않을 것이어서 대중서로는 부적합하고, 사례만 계속 썼다면 이 사례에서 문제되는 점이나 관련된 민사소송법 제도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뛰어난 배치를 가진 책이다. 사례는 총 120여개를 조금 넘는다. 저자가 판사 생활을 하던 시절인 1960년대에서 90년 사이에 있었던 사례들은 하나하나가 비중이 있다. 문유석 저자가 썼다면 한 사례에 한 20쪽씩은 썼을 것이다. 이시윤 님은 사례를 쓰면서도 자기 겸손을 잃지 않는다. 문유석 님은 자기는 공부는 하기 싫었는데 뭐 다른 것을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했다느니 거짓말이나 하고 참 그렇다. 민사소송이라고 해서 형사소송보다 당사자에게 덜 중요하지 않다. 형사소송은 오히려 재판관이 그에게 얼마나 큰 형벌을 내릴지를 고민한다면, 민사소송은 두 사람의 말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를 찾아내야 해서 더 어렵다. 가벼운 잡서(雜書)들은 형사소송을 주로 다루는데, 그건 저자가 상상력이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리고 또 문유석 전 판사의 [판사유감]에 대해 유감을 표하자면 그는 책 말미에 이탄희 판사에 대해 썼는데, 그가 법원행정처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소개하며 그를 치켜세우면서 현 세태가 씁쓸하다고 글을 마무리지었다. 이탄희는 국회의원이 되어 “신규 판사 선발을 필기시험 성적 중심으로 하지 못하도록 막고, 사회제세력이 주도하는 법관선발위원회를 만들어 시민이 원하는 인재들이 판사로 임용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며 법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참 독립적이다.

촌상, 춘수 20042008

제목: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불완전함에서 하나의 테마로
학과: 국어국문학과, 이름: 김*수,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이 소설은 불완전하다고들 한다. 일본 문단에 처음 발표됐을 때 이것을 소설로 볼 수 있느냐는 논쟁이 있었다. 말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진심으로 싫어하는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말하다 끊는 것이고, 그 다음은...”
나는 이 책이 소설보다는 시집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 본인이 소설이라 못을 박았으니 독자인 나로서는 갸웃 하면서도 결국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글도 하나의 방식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고 인정한다면,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이 책의 주제이며 당신을 끌어들일 매력 포인트다.
‘나’와 ‘쥐’(별명이다)는 친구 사이다. 여름방학 매일 밤, 그들은 제이스 바에서 수영장 풀을 다 채울 만큼의 맥주를 마신다. 그리고 ‘나’는 왼손의 손가락이 네 개밖에 없는 ‘여자’를 만난다. 여름 방학이 지나고, ‘나’는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고 ‘여자’와는 영영 헤어진다. 이게 전부다.
보통의 책들은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갈등을 제시하고 심화시키며 이야기를 진행된다. 그렇지만 이 책의 인물들은 무관심하다. 그저 진짜 문제의 주변만 빙글빙글 돌면서 맥주나 들이킬 뿐이다. 그들에게 갈등 같은 것은 조금 먼 나라의 이야기인 모양이다. 대신, ‘나’의 글에 대한 자세를 비롯해 각자의 문제들에 대한 태도만이 지속적으로 드러난다. 시에 어울린다는 것은 그런 뜻이다.
그럼에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소설로서 성립시키는 것은 그 무관심에 의한 불완전함일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어떤 강한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무라카미 하루키라고 하는 인간이다, 하고. 서툴지만 성실한, 약간은 시니컬한 인간 하루키 씨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나는 이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봤지만 이 책을 가장 많이 읽었다. 아마 다섯 번 이상은 본 것 같다. 다른 책들을 보고 있을 때면 갑자기 그의 감성과 세상을 보는 방식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사실 자주 그렇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꺼내들어 펼치고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역시, 이거지, 하고.
제목: 당신의 재난은 구경할 가치가 있나요?
학과: 조경학과, 이름: 정*주,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불행은 돈이 된다. 불행했던 과거를 딛고 자수성가한 이야기로 사랑받던 연예인,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업가. 과거의 불행은 극복해야 하는, ‘행복’하기 위한 시련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타인의 불행은, 재난은, 비극은 이제 전시 도구로 전락해버리고 있다.
‘불행 포르노’,‘빈곤 포르노’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캐릭터에게 필요 이상의 불행을 과다하게 전시하는 작품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이들은 동정을 유발하면서도 결국 자극적인 연출을 위해 불행을 소품으로 쓸 뿐이다. 여기서 그들이 말하는 불행이란 가난이나 장애 따위의 것들이다. 이런 작품들은 몇몇 사람들이 동정심을 넘어 우월감을 갖게 하고, 또 몇몇 사람들에겐 필요 이상의 행복을 갖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째서 불행을 전시하고 자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가? 답은 간단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자선 단체는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해 후원을 이끌어내고, 영화나 드라마는 자극적인 연출과 문구로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그 속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라고 불리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며 우월감을 느끼고 타인의 불행을 양식으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며 행복해하는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이 존재한다.
그리고 여기, 그 추악한 욕망이 극대화된 세계가 있다.
재난 여행 콘셉트의 여행사는 타인의 불행을 통해 느끼는 ‘불편한 우월감’을 드러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으며 얼마나 고통스러운 재난이 있었는지, 그 현장은 어떠한 모습으로 남아 있으며 그 재난을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불행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이것들을 관광 상품으로 내건 여행사는 그야말로 ‘불행 전시회’를 여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자극적이지 않다면 상품에서 제외하기도 하며, 돈을 벌기 위해 더 추악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재난에 의해 고통받은 사람들은 재난으로 다시 돈을 벌고 살아가며, 누군가는 재난을 만들어 돈을 번다. 그야말로 자본에 의해 자연마저 통제되는 자본주의 사회인 것이다. 여행객들은 돈을 내고 이런 불행들을 사들여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우월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 안에 자리한 미묘한 불편함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이 소설이 말하는 ‘재난’은 무엇일까? 타인의 불행을 이용하는 비윤리적인 행동, 그리고 그것이 비윤리적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또 다른 ‘재난’을 겪는 사람들. 이 소설은 재난, 그 어두운 밤의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비추고 있다.
당신이 겪은 재난도 과연, 여행사의 상품이 될 가치가 있나요?
제목: 그림으로 시대정신을 배우다.
학과: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이름: 김*현,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그림이라는 것을 보면 정말 다양한 뜻과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색채는 왜 이렇게 나타냈으며, 왜 이러한 기법을 사용했는지, 또 작가가 어떤 의미로 이런 그림을 그렸는지를 알고나면 볼만하고 재미있는게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피카소의 ‘꿈’ 등 나는 서양화가들을 더 잘 알고 더 친숙했다. 책의 소개에도 이렇게 적혀있다. “반 고흐는 아는데 왜 김환기는 모를까요?”. 사실 맞는 말이다. 반 고흐라는 화가는 셀 수도 없이 많이 들어봤지만, 김환기화가는 사실 살면서 처음 들어본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에 ‘방구석 미술관2 한국’을 추천하고 싶다.
총 10분의 한국화가들을 소개해 주시는데, 각각의 스토리가 전부 색다르며 다르다. 외국에서 활동하시는 분도 계셨고, 국내에서 활동을 이어가다 생을 마감하신 분들도 계셨다. 책을 읽으면서 이 분들에 대해 공통적으로 느꼈던 점은 조국을 사랑하며,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러한 ‘화가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하신다는 것이다. 나라를 빼앗기거나 질병이나 개인적인 어려움이 생겼을때, 인권문제가 생겼을 때, 안주하지 않으며 꿋꿋이 자신의 작품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인상깊음을 느낄 수 있었으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이렇게 해야 최고가 될 수 있음을 느꼈다. 많은 분들 중에서도 나는 이응노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인상깊게 보았다.
이응노 화가는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월드 아티스트였다. 1965년에는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명예대상을 받을 정도로 예술계쪽에서는 큰 인지도를 얻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러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응노가 프랑스에서 활동할 무렵, 한 사건으로 인해 간첩으로 몰리게 된다. 3년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석방되었지만, 또다시 간첩사건으로 연루되어 한국사회에서 간첩 화가로 낙인찍혀버린다. 이후 국내에서 그의 작품 전시 및 매매가 금지되며, 한국사회에서 그의 작품은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된다. 누구보다도 조국을 사랑한 작가였지만, 한순간의 오해에 의해 조국에 버려진 예술가가 되어버렸다. 이 당시에는 사실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했을것이라고 추측된다. 이응노 화가도 억울하고 분하지만, 체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나는 우리가 쓰는 말과 문자, 흰 옷을 입는 기상 등 깨끗하고 고상하고 착한 우리 민족성을 그리고 싶습니다.” 한국인이지만 한국에 갈 수도 작품을 나눌 수도 없던 예술가. 하지만 조국을 누구보다도 그리워하며 잊지못한 예술가. 이런사람이 진정한 예술가가 아닐까 싶다.
여러 화가들의 에피소드가 이러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천천히 그림을 구경하고 그림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어느새 작가의 감정에 투영되는 느낌이다. 그 당시의 배경과 분위기를 이해하고 한국 작가들이 겪은 고충이나 여러 시대적 상황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어 이번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에 추천하게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이 책을 다들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Penn, Jonnie 2013

제목: 지금 당장, 매몰된 삶을 벗어나자
학과: 경영학과, 이름: 강*우,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이 책의 제목 <버리드 라이프>는 '매몰된 삶'이라는 의미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또는 이루고 싶은 것을 가슴에 묻어둔 채 바쁜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비유하고 있다.

책의 공동 저자인 4명의 청년 또한 현대인들과 마찬가지로 매몰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하루하루 무색무취한 일상을 반복하던 어느 날 각기 다른 시련을 마주한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행복했던 가정이 박살 나고, 심각한 부상으로 운동선수를 은퇴하며, 마약 중독에 빠져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매몰된 삶에 염증을 느끼고 절망에 빠진 그들은 한곳에 모여 자신들의 처한 상황을 비관하며 한편으로는 각자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소망을 이야기한다. 허무맹랑한 소리가 오가면서 그들은 웃고 떠들고 행복해진다. 실제로 이뤄지면 얼마나 행복할까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곧 생각한다.

"지금 당장 못할 거 뭐 있어!”

책의 제목 <버리드 라이프>는 이들이 처한 매몰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전한 엄청난 일탈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다. 프로젝트는 매우 단순하다.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100가지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것.
그들은 곧바로 지금까지 모아둔 돈을 들고 낡은 중고자동차를 구매하고 각자의 소망을 이루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이들의 이야기는 이후 베스트 셀러가 되고 TV 프로그램으로도 만들어지게 된다.
생각보다 매몰된 일상을 탈출하는 것은 쉬웠다. 단지 용기가 없을 뿐이었다.
이들은 시련을 마주하면서 오히려 용기를 얻게 되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은 시점은 2017년이었다. 그 당시 나에게도 버킷리스트가 존재했다.
그것은 바로 유럽여행을 가서 내가 좋아하는 축구팀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것이었다. 물론 구체적인 계획도 실현 가능성도 따져보지 않았던 몽상적인 계획이었다.
막연히 직장을 가지고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시간이 생기면 가야겠고 스스로에게 변명을 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도전하는 것을 보고 이런저런 변명들이 그저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곧바로 나도 펜을 들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우선 유럽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급여를 저축했다.
여행 경로를 검색하고 교통편, 숙소같이 필수적인 것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나는 유럽을 한달 간 누비며 여행을 즐겼고, 가장 큰 소원이었던 EPL 축구경기 직관을 이루었다. 그 행복감은 이루말 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도 가끔 사진을 보며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고 있다.
<버리드라이프>는 내게 도전할 용기를 주었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선물하였다. 이 글을 읽는 다른 학생들도 <버리드 라이프>를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비교적 시간과 여유가 있는 대학 시절이, 패기와 자신감이 가득 찬 청춘이, 더욱 더 빛이 나기를 바란다.

이들의 프로젝트는 얼핏 보면 버킷리스트와 다를 바 없지만, <지금 당장> 시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대다수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는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이며, 먼 미래에 기회가 생기면 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그저 종이에 적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에서 잊혀가고, 미래의 자신과 타협을 하게 되어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일을 하고 돈을 벌고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은 모두 행복을 찾기 위해서다.
행복은 하고 싶은 것을 직접 할 때 내게 찾아온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결단을 내릴 <용기>가 필요하다. 4명의 청년들의 버킷리스트를 보자.
축구경기 도중 난입해서 추격전 벌여보기, 초대되지 않은 행사에 가서 레드카펫을 밟아보기, 오바마 대통령과 농구 해보기 등 정말 엉뚱하고 터무니없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허무맹랑하다는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어 나갔고, 결국, 매몰된 삶에서 얻기 힘들었던 행복감을 얻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자신의 행복을 ​쫓을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제목: 모래알 만큼의 선의가 세상을 바꾼다
학과: 철학과, 이름: 김*,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대학원에 진학하면 전공과 관련한 지식들을 더 잘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을 깨닫게 되었다. 내 연구의 주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윤리와 연관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혐오와 차별이 만연해진 이 시대에 우리의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감정은, 분노가 아닌 사랑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난 일년 간 나는 이러한 나의 주장을 뒷받침할 텍스트적 근거를 철학적 고전들 혹은 선행 연구들에서 찾으려고 노력했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 ‘우리는 애써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윤리적 삶을 위한 실천입니다.’ 사랑, 말은 쉽지만 글을 쓰고 돌아선 내 모습은 가족이나 친구에게 논문 스트레스를 쏟아내고, TV에 나오는 정치인들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 유흥업소를 포기하지 못하는 일부 시민들에게 ‘코로나나 걸려 버리라’는 악담을 일삼는, 그야말로 분노에 가득 찬 사람이었다. 사랑하기, 윤리적인 삶을 살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미워하지 않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고, 범법을 저지르지 않는 것만이 윤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이나 윤리는 우리에게 어쩌면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이소영 교수의 <별 것 아닌 선의>는 반드시 ‘그 이상’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도 일상 속에서의 ‘별 것 아닌’ 따뜻함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책이다. 책에는 이소영 교수가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 만난 친절한 교수님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저자는 지도 교수님에게 하버드 대학교 장학금 과정에 선정되었다고 말했는데 교수님의 반응은 “어, 그래?” 정도로 무심했단다. 어쩐지 아쉬운 마음으로 커피 한 잔하러 교수와 함께 학내 카페에 갔는데, 교수님이 갑자기 계산을 받는 카운터 직원에게 “얘가 내 제자인데, 이번에 하버드 대학에 가요. 아주 좋은 장학금을 받고.”하며 자랑을 했다고 한다. 또 별로 친하지 않던 어떤 교수님은 우연히 저자를 마주친 길에 "네가 법문학을 공부한다는 이소영이구나?" 하면서 논문 주제에 대해 이것 저것 묻고, 책도 추천해 주고, “네가 학자로서 어떻게 커 나갈지 지켜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저자는 그 교수님이 돌아가신 지금까지도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까지 읽은 나는 ‘역시 별것 아닌 선의를 베풀 줄 아는 사람은 별것 아닌 선의를 받아 본 적이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는 좋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 도움을 돌려줄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주위에 늘 좋은 사람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저자는 학원에서 알바를 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명문대라고 잘난 척 하냐’는 비아냥거림을 감내해야 했고, 학원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면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모서리에 박으며 ‘교수한테 몸 팔아서 돈 버냐’고 소리치는 아버지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어떤 사람은 자기 인생에서 일어나는 불행한 일들에 매여 살면서, 타인의 돕는 손길조차 외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끝이 보이지 않은 불행의 동굴 속에서도 자신에게 와닿는 작은 선의의 빛줄기를 붙잡고 다시 한 번 일어서기도 한다. 생각 해 보면 나에게도 이런 선의의 손길이 많이 있었다. 석사 학위 논문을 최종적으로 승인 받고, 학교 앞 복사집으로 뛰어가 마지막 인쇄를 하며,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던 나는 복사집 사장님께 “저 논문 통과 됐어요! 이제 정말 끝이예요!”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랬더니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며 “아이고, 수고했네.”하며 축하를 해 주셨다. 뿐만 아니라 주위에 복사를 하고 있던 다른 학생들까지도 박수를 쳐 주며 “축하해요. 고생하셨네요.”하며, 일면식도 없는 내게 아낌없는 축하의 말을 해 주었다. 지금까지도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어쩌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대단한 희생이나 성스러운 자비심, 마르지 않는 연민 같은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지나가는 말 한 마디, 그러니까 “잘했어, 수고했네, 고생했어, 넌 최선을 다 했어. 넌 소중한 사람이야. 이대로도 괜찮아.”같은, 어쩌면 뻔하지만, 그렇다고 가볍지만은 않은, 이런 모래알 만큼의 선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들고 지친 이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에게 ‘별 것 아닌 선의’를 베풀어보기 바란다. 어떤 사람에게 그 선의는 ‘별 것’이 아니라 평생동안 잊혀지지 소중한 기억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선의를 또 다른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변화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2021 효원인 감동공유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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