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효원인 감동공유

2021.12.01

내용 우리 대학교 학생이 자신이 직접 읽어 본 책을 추천함으로써 책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 선·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추천 대상 도서 만화, 판타지, 선정적 도서, 무협지 등을 제외한 모든 도서
참여대상 부산대학교 학부생(휴학생 포함), 대학원생, 부산 지역주민(성인)
참여방법 온라인 응모(http://onestop.pusan.ac.kr)
– ‘스마트학생지원시스템’ 로그인 > 비교과 > ‘효원인감동공유’ 응모
선정내용 학생들이 응모한 추천서 중 우수 추천서 100건 선정
2021년도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추천도서
도서 위에 마우스를 올리시면 해당 도서의 추천글 바로가기 버튼을 통해 추천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목: 낯설고도 친근한 영웅으로부터
학과: 무역학부, 이름: 김*영,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보건교사 안은영, 이만큼 그녀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이다. 여느 보건교사처럼 안은영도 평범하지만 그녀에게는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덩어리(젤리)’들을 볼 수 있다는 점. 이 책은 ‘덩어리(젤리)’와 사투를 벌이는 보이지 않는 영웅, 안은영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보건교사는 학교에 반드시 필요하고 언제나 존재하지만 존재감이 강하지는 않다. 안은영이라는 인물도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덩어리(젤리)를 없애서 세상을 구한다는 점에서 보건교사처럼 세상에 꼭 필요하지만 눈에 띄지는 않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녀의 배터리 역할로 옆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한문교사 홍인표. 그는 태어날 때부터 선한 에너지를 가득 가지고 있었는데. 이 에너지는 덩어리들을 상대하느라 지친 안은영에게 배터리 역할을 해주고 심적으로도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메인 빌런이 없다는 점이다. 중간에 원어민교사라는 악역이 나오긴 하지만 단지 지나가는 에피소드 중 하나일 뿐이고 안은영와 홍은표의 이야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영웅담에서 가장 흔한 주제는 권선징악인데, 가끔 악을 징벌하는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그 이전의 과정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한다. 소위 말해 사이다를 위한 고구마인데, 이러한 장면들이 종종 우리의 목을 메이게 하곤 한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안은영의 영웅담이지만 주인공이 격파해야 할,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메인 빌런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메인 빌런을 처치하기 위해 거쳐야 할, 다소 답답할 수도 있는 단계가 없기에 기존의 전형적인 영웅 이야기의 클리셰를 깬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메인 주인공인 안은영과 홍인표를 중심으로 학교 내외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주를 이룬다. 학교에서 젤리를 해치우는 일 말고도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또한 다루기 때문에 다른 영웅 이야기들에 비해 조금 사사로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젤리를 무찌를 뿐만 아니라 보건실을 찾아오는 아이들을 치료하고 위로해주는 보건교사로서, 일상 속의 영웅이 되기도 한다. 보건실을 찾아가면 언제든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학생들의 작은 휴식처인 셈이다. 그리고‘젤리 퇴마사’라는 운명에 굴복하고 순응하기보다는 본인의 운명을 스스로가 이끌어가는 느낌이 강하기에 주체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다정하고 당당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쩌면 그녀가 친절한 이웃 영웅을 원했던 스파이더맨의 이상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평범한 보건 교사 같지만 사명감을 갖고 젤리들과 싸우는 안은영, 학교 지하실에 수상한 장치들이 있지만 당장 눈앞의 회식이 걱정되는 홍인표, 학생들의 연애고민 같은 현실적인 소재와 젤리를 물리치는 소재 등이 함께 사용되어 현실과 가깝고도 동떨어진 기분이 든다. 거기에 정세랑 작가 특유의 직관적이고 깔끔한 문체 덕에 우리는 어느샌가 안은영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 그녀와 함께 일상에서의 모험으로 뛰어들고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가볍고 짧은 템포로 끊어가는 이야기들과 직관적이고 읽기 쉬운 문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들로 우리의 마음을 보다 풍족하게 해주며 바쁜 현대사회에서 작은 휴식처가 되어 준다. 인문학 도서를 읽으며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휴식으로써 독서가 필요할 때가 있다. 바쁘고 지치는 대학생활에 잠깐 안은영의 이야기를 보며 그녀의 당찬 모험에 동참해보는 건 어떨까.
제목: 원하는 것이 될, 원하는 것을 할 자유.
학과: 경영학과, 이름: 서*현,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아프리카 문학은 생소하다. 치아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한 소녀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아다치에는 아내 폭력, 아동 학대 등 듣기만 해도 등골이 서늘하고 믿기 힘든 이야기들을 담담하고 또 아름다운 방식으로 표현했다. 폭력이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담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은 붉은색이 아닌 왜 보라색 히비스커스 일까. 붉은색 히비스커스 틈에서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사회정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싸우는 캄빌리의 고모 이페오마를 대변하는 꽃이다. 또 캄빌리와 자자, 그의 어머니가 정체성을 찾기 위해 기존의 이념과 대립하고 방황하며 마침내 도달하는 자아를 상징하는 곳이다. 자자가 생각한 혁명은 세계의 구성원으로 들어와 점진적으로 세계를 변모시키는 것이다. 붉은색 히비스커스가 정원을 점령하고 있는 아버지의 세계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정원을 불태우는 기름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보라색 히비스커스를 발견한 자자는 붉은색 히비스커스를 무너뜨리기 위해 더 넓게 퍼뜨리고 가꾸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인간의 본성과 욕망- 아버지 유진. 소설에서 가장 입체적인 인물은 유진이다. 가족을 학대할 때는 강압적인 가부장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학대가 끝나면 갑자기 눈물을 쏟으며 진심어린 연민을 표하고 가족의 고통에 공감하기 시작한다. 유진의 눈물을 악어의 눈물로 치부하기에 진심으로 슬퍼하기에 독자를 난감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남성과 종교, 백인이라는 각기 다른 권력집단이 휘두르는 폭력과 그 영향으로 발생하는 피해, 피해자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해자인 소설의 몇 장면은 쉽사리 넘기기가 어려웠다.
작별 인사를 하며 보낼 수 있는 현재의 용기- 캄빌리. 일인칭 소설임에도 캄빌리는 철저히 관찰자의 입장이다. 시종일관 인물들의 말을 듣기만 하고 그 말을 자신이 해서 다른 누군가를 기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소설 속 캄빌리는 정신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아버지 유진을 극복하지 못했고 새로운 정신적 아버지인 아마디 신부의 말은 금과옥조처럼 떠받는다. 이 소설은 과거에 잃었던 것들에 작별 인사를 하며 보낼 수 있는 현재의 용기가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잃음을 통해 나와 같이 성장한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해나가는 것이다. 잃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성장할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제목: 꼭 읽어야 할 경제 교과서.
학과: 전자공학과, 이름: 진*수,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20대가 독립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경제적 힘이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 독립을 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도 올바르고 정확한 경제적 지식이 필요하다. 요즘은 금융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서 주식을 하는 친구들도 많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투자에만 집중해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나 개념을 알기보단 투자하는 방법이나 주식 관련 뉴스만 보는 경우가 많다. 나는 투자 방법을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 여러 가지 경제용어들이나 관련 개념들을 같이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기초적이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는 금리, 환율, 채권, 양적 완화, 인플레이션 등을 소개한다. 이러한 개념들은 신문이나 뉴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정확한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나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올바른 금융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서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교육만 받다 보면 경제나 금융에 대해서는 무지해질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개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작은 그림들로 설명되어있기에 이러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도 이 책을 통해서 국가가 금리를 조정하여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과 미국의 FED가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등 많은 것을 배웠다. 이 책에서 봤던 것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Buy the dip(BTD)이다.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알아두어야 할 BTD의 뜻은 “떨어지면 사라”라는 뜻이다. Fed는 미국의 중앙은행으로 세계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Fed를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여러 번의 금융위기 이후 한 가지 사실을 확실하게 배우게 된다. 바로 쓰러지는 경제를 살리는 게 쓰러지고 난 후 경제를 살리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것을 말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 19와 같은 위기상황이 오면 부양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려 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금융위기로 주가가 하락하면 중앙정부가 경기를 부양할 것임을 알고 주식을 산다. 그래서 “떨어지면 사라”라는 말이 생겼다. 이 책에서는 신문에서 몰 수 있는 경제개념에 대한 설명들이 대부분 들어있으며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어려움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다. 나는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투자를 공부하기로 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기를 추천한다. 우리는 이제 지금의 위기를 넘어 다음에 올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
제목: 불확실성이라는 성벽 앞에 선 소년(소녀)들.
학과: 일반인, 이름: 김*철,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현재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걸 종종 본 적이 있다. 그래서 '24시간 뒤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할 것입니까?'와 같은 질문들을 들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몇번 듣고나니 식상해졌는지 쉽게 그 질문에 몰입하지 못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브레인 온 파이어'는 위와 같이 정확하게 한 문장으로 질문을 던질 수 없지만 그보다 훨씬 강력하게 삶의 의미와 한 개인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지극히 정상적인 삶을 20년 이상 해온 한 여성이 어느 순간부터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조현병 증상을 겪고, 더 나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특별히 이 책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뇌라는 특정 부분을 다룬다. 세상을 살아가는 내 입장에서 뇌라는 것은 고등학교 생물시간에 잠깐 들어봤을 만한 단어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 않았지만 이 이야기의 당사자이자 저자인 수잔나 카할란도 나와 같은 입장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을 때 신경학 지식에 있어서 한없는 약자인 내가 바라볼 수 있고 의지하며 신뢰할 수 있는 존재는 의료진일 것이고, 의학 또한 온전한 것이 아니고 여전히 발전 중이기 때문에 그들이 밝혀내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지금 시대는 문제를 만나면 원인을 분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거나 예방법을 강구한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자체는 나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마땅히 취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적어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은) 그리고 그런 일들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이 내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다면 나는 내 삶에 대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삶을 마냥 우울하고 비관적으로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이런 생각할 틈도 없이 나에게 그 일이 닥친다면 끝없이 무너지는 것은 필연인지. '브레인 온 파이어'를 읽으며 이 질문에 대해서 어쩌면 희망적인 길들을 생각해보게 됐다. 불확실성이라는 거대한 성벽 앞에 선 소년, 소녀가 아니라 소년들, 소녀들이기 때문에 더 힘이 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제목: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랑에 대한 요구
학과: 일반인, 이름: 김*빈,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저자의 몇 가지 물음들로 시작되고 있다. 격렬한 감정의 풍파에 요동치던 20대의 저자는 마음의 평화를 기다리며 빨리 늙어가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태풍이 지나가는 파도처럼 일렁였던 사랑의 열정 이후에, 저자는 과연 사랑의 지혜라는 평온을 획득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여 30대에 들어선 저에게도 사랑이란 아직도 어렵고, 때로는 알 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엔 의문스러운 감정인 듯하다. 저자는 질문하고 있다. “사랑은 왜 어려운가?” 세상에 태어나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누구도 “사랑이 세상에서 제일 쉬웠어요”라고 말하지 못한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사랑을 성취하고, 또 지속하기란 너무도 어려운 일처럼 보인다. 나 또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에 이르기까지, 이 사랑을 처음과 같은 형태로 유지하는 데는 나름의 노력이 필요했다. 서로를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고통을 주며, 상해를 입히고 심지어는 죽이는 때도 있다. 분명 사랑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함께하는 것인데, 함께하는 것이 오히려 슬픔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책은 사랑의 고통이 어디에서부터 오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사랑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랑 그리고 사랑의 가치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현대의 한국 사회가 왜 사랑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한국 사회 뿐 아니라 근대화를 거치며 전세계는 울리히 벡의 말처럼 ‘위험사회’로 특징 지어지고 있다. 기술이나 문명이 내포한 한계는 위험과 그에 따른 불안을 초래한다. 어떤 기계건 고장 날 수 있으며, 자연 재해와 기후 변화는 점점 예측이 어려워진다. 대재앙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일어날 수 있으며, 그것의 원인이 불분명하고, 죄 없는 시민들이 고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앙의 범위는 지구라는 행성 전체로 확대된다. 저자는 세월호 사건 이후에 무뚝뚝한 어머니에게서 받은 전화 한 통을 소개한다. 일평생 군소리를 하지 않고 다정함과 같은 감정 표현과는 먼 삶을 사셨던 어머니는 세월호 사건 이후 뜬금없이 저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랑해”라고 말하고는 재빨리 전화를 끊더라는 것이다. 누구나 그러했겠지만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보며 서로를 갑자기, 어느 순간, 예상하지도 못했던 때에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평생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헤어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그렇기에 평소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던 사람에게 어색하게나마 “사랑해”라고 말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들이 사회에 만연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한국 사회는 역설적으로 사랑의 공화국이 되었다(p.15)”고 주장한다. 위험과 불안이 증가할수록 우리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구원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험에 처한 내 가족을 누가 구해줄 것인가? 아무도 죽어가는 내 가족을 구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예기치 못한 순간에 헤어져야만 한다면 오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제 사람들은 사랑으로부터 그 해답을 찾으려 한다. 신이나 국가가 그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은 서로 간의 사적 사랑을 그 구원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위험사회’라는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사랑의 정체를 규명하려는 동시에, 사적인 관계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 올바른 형태의 사랑을 제시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인다.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랑만큼 중요한 것은 개인 간의 사적 사랑이다. 모든 사랑이 낭만적일 필요는 없지만, 낭만적 사랑으로부터 사회적 사랑, 윤리적 사랑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알랭 바디우의 <사랑 예찬>에 등장하는 사랑의 개념을 토대로 “사랑은 하나가 아니라 둘 됨의 공동체(p.141)”임을 주장한다. 흔히 연인들은 다름을 갈등으로 인식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의견이 나와 다를 때 우리는 그를 ‘나와 맞지 않는 사람’으로 판단하고 불행해 한다. 나 또한 결혼 생활 초반 아내와 생활적인 면에서 몇 가지 갈등이 있었다. 작게는 화장실에 휴지를 걸어 놓는 방향이나 옷을 개는 방식부터, 시댁이나 친정에 안부 전화를 하는 주기까지... 30여년 동안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우리였지만 사랑해서 결혼 한 것과는 별개로 한 집에서 먹고, 자고, 사는 일은 너무도 현실이었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방식을 아내에게 전적으로 맞추는 것, 아내의 방식을 나에게 전적으로 맞추는 것은 진정한 하나됨이 아니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우리는 내가 소유할 수 없는 연인의 타자성, 즉 다름과 차이를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은 ‘하나됨’이 아니라 ‘둘의 무대’이며, 각자의 차이를 내적 계기로 삼는 사랑의 공동체만이 건전한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사랑을 긍정하는 것은 삶을 긍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사랑>이라는 이 책의 부제가 <삶의 재발명>인 듯하다. 이 책은 사랑이 사적인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역사적 감정이며, 이에 대한 이해가 낭만적 관계 이상의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그와 동시에 사랑을 제도적으로 한정시키지 않고 삶으로 전환하여 사유해야 함을 역설한다. 즉 이 책은 사랑을 유토피아나 이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삶 속에서 실현되는 것으로 여기면서, 지속적으로 사랑을 재발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책이다.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 하루의 삶처럼 말이다. 아내와의 결혼 생활, 가족을 향한 사랑, 친구와의 우애, 애국심이나 애사심 등, 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사랑의 형태 또한 무궁무진하다. 하늘 아래 같은 사람이 없듯, 내가 느끼는 사랑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의 형태 또한 같지 않다. 이 책은 한국 사회의 사랑, 낭만적 사랑, 사랑이 변하는 이유, 타자와의 관계에서의 사랑 등 다양한 각도에서 사랑의 정체를 해명할 뿐 아니라 사랑의 형태를 어떤 것으로 단정시키지 않고 ‘재발명’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춘 책이다.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사회적인 감정인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 하는 사랑의 형태를 성찰해 보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므로, 사랑이 궁금한 청춘들, 효원인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제목: 사진, 그 너머의 드라마
학과: 수학과, 이름: 남*모,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지금, 사진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 이야기를 전달하는 시대입니다. 로이터 통신의 저명한 사진기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세상을 뒤흔든 유명한 사진들과 그 이면에 기록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가령, 난민, 전쟁, 기아, 인종차별 등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들에 대해서 말이지요. 충격적인 사진과 더 충격적인 뒷이야기가 사진기자의 입장에서 호소력 있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첫 사진은 저자가 직접 취재한 사진입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미국에 정착하여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꿈을 품고 먼 길까지 온 온두라스 출신의 여성입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서 벌어진 대치 상황과 최루탄이 떨어지는 혼란의 도가니 속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여성의 모습을 담은 이 사진은 가장 영예로운 퓰리처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이민주의자들로부터 가짜 사진이라는 의혹을 받고 심지어 계획된 음모론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급박한 상황 속에서 기자로서의 소명 의식을 발휘한 저자는 진실은 보편타당한 사고를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왜곡 없이 해석될 것이고, 그에 따라 세상을 보다 선한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확언합니다.

저자의 관심은 사진의 사회적 기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누구나 스마트폰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밝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오늘날,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그 철학적 물음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기술적인 완성도에서 해방된 사진 찍기는 이제 그 속에 담긴 이야기의 전달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는 도리어 사진의 미래를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섞인 전망이 나옵니다. 유튜브 등 동영상이 점점 더 중요한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의 미래에 대해서 밝은 전망을 드러냅니다. ‘동영상이 소설이라면 사진은 시’라고 합니다. 짧지만 강렬한 언어, 비유, 상징으로 이루어진 시처럼 사진은 사진만의 독특한 느낌과 여운으로 보는 이를 매료시킵니다.

저는 각각의 소단원에 수록된 사진과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사진기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진은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가장 진실한 기록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전몽각 선생님이 가족의 모습을 오랫동안 담아내어 사진집으로 이루어낸 [윤미네 집]이 그러합니다. 가짜 뉴스, 가짜 사진이 번다한 요즘입니다. 오늘날 유행하는 관찰 예능에서도 시청자의 눈을 의식하여 현실이 가공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탁류 같은 사회에서 그저 사랑하는 가족의 모든 모습을 자연스럽게 기록하려고 애썼던 아빠의 애정이 담뿍 담겨있는 이 사진집은 소소한 삶의 행복과 따뜻한 삶의 드라마에 대한 전범과도 같습니다. ‘사진에 대한 가장 좋은 소재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고 합니다. 나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 가족들을 스마트폰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의 말처럼, 미래의 해피 엔딩의 안식을 느끼기 위한 증거로서 행복했던 가족의 오늘의 사진을 남겨야 하겠습니다. 사진은 시처럼 영원할 테니까요.
제목: 자기 자신의 기억조차 믿지 못하게 된다면
학과: 식품자원경제학과, 이름: 박*현,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나는 작가의 이름이나 줄거리 등이 아니라 책의 제목을 보고 책을 고른다. 책 제목에서 흥미를 얻으면 그러면 대개 실패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도 같은 이유로 골라서 읽게 되었다. 살인이라는 키워드는 자극적이나, 그와 어울리지 않는 기억법이 함께하는 제목이라. 그렇게 나는 김영하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말하자면, 살인자이자 등장인물(은하)의 아버지인 주인공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 자신의 기억과 은하를 지키려고 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나는 ‘기억을 잃어가는’에 초점을 두고 싶다. 이 소설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며, 덕분에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의 내면 서술이 정말 탁월하다. 기억을 잃어감에 따라 공허함을 느끼고, 무언가 어긋나는 기분에 끝에는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되는…
빠른 전개이나 손쉽게 술술 읽히는 서술, 쓸데없는 은유가 담겨있지 않고 살인자인 주인공을 쉽게 상상해낼 수 있는 날카로운 문체,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결말까지. 이 책의 대부분의 요소가 마음에 들었지만, 난 위에서 말했듯 내면 서술을 정말 감명 깊게 보았다. 자기 자신의 기억조차 믿지 못하게 된다면, 그때는 이제 무엇을 믿어야 하며 ‘나’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
아쉽게도 스포일러인 탓에 긴 줄거리를 말하지 못하지만,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후 소장용으로 하나 구매했을 정도이다. 그만큼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후기를 읽는 분들도 이 책을 구매하여, 주인공의 심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작가의 문체에 나와 같이 감탄했으면 좋겠다.
살인자와 기억을 잃어가는 성질이 결합하다니, 얼마나 흥미로운가? 이런 상태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이런 와중에 자식을 걱정하는 살인자이자 아버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억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메모도 작성하나, 그 메모조차 믿게 되지 못한다면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김용철 2010

제목: 생각하기 싫어도 생각하자
학과: 공공정책학부, 이름: 원*동,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삼성, 대한민국 국가 경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내고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은 기업 순위에서 탑 5에는 항상 드는 것이 삼성이다. 삼성과 순위를 경쟁하는 기업은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고 미취학 아동들도 다 아는 기업인 코카콜라랑 디즈니는 항상 순위가 삼성보다 아래이니 과연 삼성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임과 바라보는 시선은 타의 기업과는 절대적으로 다르다. 얼마 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일각에서는 법 앞의 평등이라는 원칙을 져버렸다 하지만 여론 조사나 상당수 국민들 반응을 보면 삼성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특혜를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것이 과연 옳고 그른지 따져볼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삼성에 대한 비판, 삼성이 저지른 부정부패, 문제를 너무 둔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단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우리나라에 엄청난 부를 만들어주니 삼성의 잘못쯤은 Excuse 해줘도 된다는 인식이 만연한 것 같다. 내가 추천하는 책‘삼성을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이름은 김용철씨다. 김용철씨는 1997년경 검사를 그만두고 삼성 법무팀에 약 10년간 근무했다. 삼성 법무팀에서 근무하면서 수많은 정관계 주요 인사들에게 접대한 것, 삼성과 이건희 일가의 내부 문제,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조성 등 범죄 행각을 책에 기록하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2007년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했고, 그에 따라 이건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럼 이 책의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나 알아보자.
이 책에서는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을 근무하며 삼성 내부의 관행, 이건희 회장 일가의 일(홍라희 여사의 사기 피해, 과거 e 삼성에 실패하고 다른 곳에 책임을 떠 넘긴 이재용, 100만원 상당 옷은 품질이 안좋아 시장에서 팔리지 않을 것이라 말하는 이서현, 이건희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이부진)이나 삼성의 여러 반도체 공장을 시찰하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본 내용도 담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는 대법관에게 굴비 선물 세트를 갖다 준 일, 수 많은 판검사 선후배들에게 고급 술집에서 술을 사준 일,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권노갑씨에 골프를 접대하며 권노갑씨가 ‘우리(정치인) 중 삼성에 돈 안받은 사람이 어딨어?’ 라 말한 일화를 말해주며, 이 나라가 부정부패로 가득 찼다는 것을 낱낱이 밝혔다. 책에는 이건희 회장 생일 파티 이야기도 있었는데, 손님에게는 싸구려 음식을 대접하고 이건희 회장 가족들은 따로 준비된 좋은 음식과 좋은 와인을 먹었다고 한다.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 이학수 부회장에 대한 이야기도 적었는데, 이학수 부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산상고 후배로서, 삼성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아무튼 이 책을 보면 삼성이 사회 곳곳에 심복을 심어둔 것을 알 수 있다. 몇 년전 장충기 문자 사건이라고 있었다. 여러 언론인들이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에게 취업 청탁 등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가 나온 지 10년이 넘어서도 삼성의 문제는 청산되지 않았다.
자본의 권력은 그 자본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영원하다고 한다. 정치 권력은 국민의 힘에 의해 교체되지만, 자본 권력은 교체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자본의 권력이 이렇게 무서움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자본의 권력에 종속되어 있지 않은가, 기업인에 대해서는 끝없는 관용과 이해를 배풀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면서 많은 사회적 모순과 정치적 모순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자본의 모순은 아직 먼 것 같다. 이 책을 보고 많은 이들이 자본의 힘, 권력이 만드는 문제들에도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그렇게 되어야 진정한 공정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삼성을 생각하자. 우리 모두 생각하기 싫어도 생각해야 한다. 재벌 대기업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다고 문제를 덮어선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 바로 ‘삼성을 생각한다’이다.
제목: 이렇게 살아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
학과: 산업공학과, 이름: 박*규,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이렇게 살아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이 말을 들으면 어떠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고 흘러가며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반면 대다수가 원하는 여유 있는 마인드가 느껴지는 말로도 받아들여진다. 앞서 말한 ‘상관없는 거 아닌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중 후자에 해당하는 뜻을 바닥에 깔고 있는 여러 글들을 모아둔 산문집의 저자는 장기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밴드‘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가 맞다.‘장기하와 얼굴들’이 해체하고 음악을 잠시 쉬면서 음악이 아닌 또 다른 방식으로 그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낮’파트와 ‘밤’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수필들이 나열되어 있어 ‘낮’과 ‘밤’의 큰 구분이 있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파트를 나눈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자신의 이야기들의 진행된 시간대 별로 구분해놓은 거 같다. 뭐 이 또한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웃음) 저자의 일상을 담은 책인데 그 저자가 연예인이라서 공감이 힘들지 않을까? 가수인데 기존 작가보다 필력이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여러 걱정이 떠오를 수 있지만 그런 걱정들은 이 책의 몇몇 문장만 읽으면 잊어버리고 이 책의 문장에 집중하게 된다. 특히 저자의 자취 생활에서 나오는 에피소드가 그 공감을 더욱 불러일으킨다. ‘흰쌀밥이 건강에 별로라고 해도 나는 흰쌀밥을 절대로 멀리할 수 없을 것이다.’라거나 저자만의 가장 맛있는 라면 끓이는 방법을 소개하는 부분은 ‘아, 맞지 맞지’라거나 ‘그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올리게 만든다. 이처럼 재밌고 피식 웃으며 읽을 수 있는 글 외에도 몇 개의 문장으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들도 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글은 자유로운 삶에 대한 글이었다. 우리는 자유로운 삶을 희망한다. 누구에게 구속받는 것을 싫어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삶을 꿈꾼다. 예외 없이 나도 같은 생각을 했고 자유롭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사는 삶은 무조건 좋은 삶이라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저자도 마음대로 사는 삶을 중요한 가치로 두고 살고 나름대로 자유로운 삶을 안정적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자유로운 삶의 그늘을 느끼는데 그것은 바로 ‘막연함’이었다.‘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산다.’ 이 말을 다르게 말해보면 ‘하고 싶은 것이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것이다. 이 부분을 통해 ‘미래에 우리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은 일단 참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그는 일몰을 맞이하면서 죽음에 대한 말들을 하고 있다. 우리가 살았던 오늘은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죽은 하루일 것이고 따라서 우리 모두는 확실히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대놓고 마주했을 때 슬퍼지지 않기는 매우 어렵다. 이에 대해서 저자는 ‘우리는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진 딱 그만큼의 희망을 어떻게든 상상해내야만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는 말을 하며 우리를 위로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직업이 가수라는 점으로 인해 이 책은 음악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장기하의 음악의 뿌리는 산울림의 음악이라든지, 한국어로 라임을 맞추는 것은 영어로 맞추는 라임보다 어색하다, 인공지능의 자동 음악 추천, 자기의 인생을 트랙이 구별되지 않고 한번 플레이하면 멈출 수 없는 음반으로 비유하고 워너비 인생을 비틀스의 명반 ‘Abbey Road‘라고 하는 등 음악이랑 때려고 해도 때기 힘든 책이다. 장기하의 노래를 한 번이라고 인상 깊게 들었거나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기는 쉬울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이 책을 읽는 방법이 있다. 바로 이 책에서 언급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독서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책과 관련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나 산울림 앨범, 비틀스의 ‘Abbey Road‘앨범을 트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노래를 틀어놓고 책을 읽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 책만 읽고 그 후에 노래를 들어도 되고 잠시 책을 읽는 것을 멈추고 노래를 감상해도 된다. 이 또한 ’상관없는 거 아닌가?‘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이 대학에 왔고 또 학교 내에서, 학교 졸업 후 취업전선에서, 취업 후 직장 내 등에서 끊임없는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 따라서 더 좋은 성과에 집착하고 그로 인해 주위 사람은커녕 자기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는 육체적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적 질병까지 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이상적으로는 모든 일들을 ’상관없는 거 아닌가?‘하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이유도 모르고 집착하고 있는 사소한 것부터 ’상관없는 거 아닌가?‘하고 넘기면 우리의 일생도 좀 더 건강하고 여유로워질 것이다. 다시 한번 머리에 새겨보자! ’상관없는 거 아닌가?‘
제목: 2030 부산 월드 엑스포 개최를 앞두고 있는 부산 시민의 필독서
학과: 관광컨벤션학과, 이름: 최*아,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1851년 런던에서 최초의 세계박람회가 개최된 이후 세계박람회는 각 나라의 문화와 기술을 선보이고 교류하는 장으로서 세계 경제 및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그 예로 증기기관차, 에펠탑, 비행기, 전화기 등이 있을 정도로 세계박람회는 인류 발전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비록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 박람회의 중요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세계박람회가 가지는 의미와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상하이 엑스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중국에서 개최된 메가이벤트로서 미국에 이어 G2로 성장한 중국의 대륙굴기를 세계에 보여주는 장이었다. 또한 쉐시스제(세계를 학습한다)의 장으로서 세계를 상하이로 불러들여 각 국의 문화와 기술을 흡수하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책은 중국의 문화 및 역사와 함께 상하이엑스포의 내면을 낱낱이 파헤치며 학습한다. 엑스포 개최를 앞둔 부산 시민으로서 아시아에서 먼저 개최된 엑스포에 대한 선행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동북아 3국의 엑스포 개최역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올림픽에서 엑스포 개최로 이어지는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왔으며, 개최순서가 각 국의 경제발전 순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70년 오사카엑스포,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3년 대전엑스포, 그리고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개최하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 열렸던 대전엑스포와 여수엑스포는 특정 주제만을 다루는 인정엑스포 였다는 것이다. 이번에 부산에서 개최하고자 하는 월드엑스포는 등록엑스포로서 광범위한 주제를 장기간, 큰 규모로 다루게 된다.
월드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이벤트로서 이것들을 모두 개최하는 것은 진정한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을 증명해 보이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와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한국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19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며 세계에서 손꼽는 문화 및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일본과 중국이 오사카엑스포와 상하이엑스포를 먼저 개최했으며, 이제는 대한민국의 부산이 엑스포 개최의 바톤을 이어받을 차례이다. 관광컨벤션을 전공하는 관광학도로서 자연스럽게 엑스포에 대한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되었으나,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중국의 성장과정, 엑스포 및 향후 부산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쯤은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2021 효원인 감동공유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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