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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만난 물고기(큰글자도서)(다산 리더스 원) 작가 이찬혁 출판 수카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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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악동뮤지션이 <항해> 앨범을 발매하면서 이찬혁이 함께 낸 작품이다. 책 제목인 『물 만난 물고기』는 수록된 곡 중 하나의 제목과도 같다. 작곡과 작사 외에도 그들의 음악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소설을 집필하여 앨범에 수록된 곡의 이해를 돕는다. 소설의 각 장에 노래가 하나씩 이어진 구성이다. 노래 한 곡은 짧지만 책을 읽으면서 어떤 맥락에서 이런 곡과 가사가 나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바다와 여행과 이별이 죽음으로 이어지는 서사는 앨범의 전체 세계관을 보여준다. 치밀한 설정이 다정하고 따스하다. 한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친절한 설명서와 뒷이야기를 같이 만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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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앨범이 워낙 좋았어서 궁금증에 한 번 사봤는데, 노래와 함께 들으니까 더 좋더라고요. 팬으로써 이런 다양한 활동이 너무 좋았고, 또 앞으로의 행보를 응원해주고 싶었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해요.
    • 참신하고 조화로운 멜로디와 가사에 반해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즐겨들어 왔는데, 작가로서 쓴 소설이라니, 짧은 가사보다 더 긴 호흡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되네요! 앨범을 감상하면서 읽어보고 싶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 훈민정음(서울대 인문 강의 4)(양장본 HardCover) 작가 김주원 출판 민음사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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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43년 창제된 문자 ‘훈민정음’은 2020년인 현재에도 여전히 잘 사용되고 있다. 한글 파괴 현상이 문제시 되는데, 이 책에서 저자는 가장 먼저 ‘말’과 ‘글’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개발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위해서도 중국의 언어인 ‘한어’를 연구했다. 선대에 중국으로 보내는 외교문서를 잘못 써서 곤란한 경우가 있었으니, 더더욱 열심히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 훈민정음은 군사 기밀 문서를 작성할 때도 쓰이고, 평소에 뿐만 아니라 전쟁 시에는 암호로도 사용되었다. 중국이나 왜에서는 한자를 쓰니 비밀스럽게 내용을 전달할 때에 쓰기에 적절했던 것이다. 특히 왜에는 화포 기술이 전해지지 않도록 화포의 길이 등을 한글로 기록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문자’로써의 훈민정음뿐만 아니라 ‘서적’으로써의 『훈민정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훈민정음 원본이 발견된 사연, 해석 등 다양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 중 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책장의 ‘뒷면’에 글씨가 쓰여 있었다는 점이다. 옛 책을 만들 때는 종이 한 장이 한 페이지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한 장을 반으로 접어서 제본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 페이지가 종이 두 장이라고 볼 수 있다. 나중에 종이가 해지면 접은 부분이 떨어져서 ‘뒷면’이 드러났다. 훈민정음 원본은 이 부분에 쓰여 있었다.
    평소에 훈민정음에 대해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은 추상적인 지식이라는 걸 느꼈다. 또한 책에서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다양한 실제 역사 기록 등의 사례를 많이 인용하였는데, 훈민정음이 창제될 당시의 상황이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리고 옛날 기록들이 전문적으로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스러운 면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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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민정음을 창제하기까지 세종과 여러 학자들의 노력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헤아려볼 수 있을까요, 추상적이고 맹목적인 것이 아닌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서평 감사합니다^^
  • 죽음. 1(양장본 HardCover)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 열린책들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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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베르의 여러 소설 중 최근에 나온 한 편을 골랐다. 소설의 주인공 가브리엘 웰즈는 베르나르와 마찬가지로 직업적 소설가이다. 추리소설 작가인 그는 어느 아침에 눈을 뜨고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인지한다. 가브리엘은 영매 뤼시를 만나 자신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 나선다.
    유령 혹은 영혼이 유럽 상공을 날아다니고 건물을 통과하는 장면과 사후세계에 대한 상상력이 흥미롭다. 절대자의 형상이 개를 산책시키는 노파라는 것도 새로웠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그의 지적 역량을 최대한 드러내고자 한다. 소설의 이야기와 교차되어 등장하는 가브리엘의 할아버지가 쓴 백과사전 본문이나 역사적 사실을 주제로 하는 영혼들 간의 대화가 그러하다. 처음에는 흥미로웠으나, 소설 자체가 2권이다 보니 다소 늘어지거나 지겨워진다. 800페이지에 걸친 치고받음에 이어지는 소설의 결말이 혼란하고 허무했다. 그리고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이 아쉬웠다. 특히 뤼시가 작중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납작하게 소비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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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에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작품이 잠이었는데요. 저도 1권은 되게 신기했는데 2권이 너무 늘어지고 지겹더군요. 죽음도 그런 경향이 있는 거 같아 별로 읽고 싶지는 않네요. 좋은 서평 감사해요~
  • 사자와 마녀와 옷장(네버랜드클래식 4)(양장본 HardCover) 작가 C. S. 루이스 출판 시공주니어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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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 S. 루이스의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흔히 영화로 알려진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중 1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세계대전이 발발해 교외의 친척 집으로 피난을 간 4남매는 숨바꼭질을 하다가 옷장 속에서 다른 세상을 발견한다. 그 곳은 ‘나니아’라는 곳으로, 마법과 말하는 동물과 반인반수가 존재한다.
    영화는 웅장한 영상미나 다양한 의복을 보는 재미가 크다. 대규모의 전투 장면이나 산과 넓은 강, 바다 같은 자연환경은 영화에서 잘 살아난다. 반면 원작 소설은 독자에게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장한다. 정밀한 상황 설명과 섬세한 묘사가 좋았는데, 이러한 특징은 세계 대전이 벌어지고 있던 당대 사회에 대한 시대적 이해를 돕는다. 영화보다 책이 실내 공간에 대한 묘사와 감정선이 더 낫다고 느꼈다.
    책의 경우 7편에 해당하는 전체 작품을 1권으로 묶은 판본이 있고, 필자가 고른 것처럼 나뉘어서 출판된 판본이 있다. 전자의 경우 너무 두꺼워서 펼쳐서 읽거나 보관하기에 다소 부담스러웠다. (책장에 꽂아놨을 때는 참 예쁘다.) 따라서 후자의 한 편씩 따로 나오는 책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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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뢰제의 나라 (푸른도서관1) 작가 강숙인 출판 푸른책들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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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뢰제의 나라』는 경주를 배경으로 한다. 어릴 때 소풍을 자주 갔던 곳이라 친근감이 들었다. 이 소설의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류다함’이라는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죽을 운명은 아니었는데 저승사자의 착각으로 인해 저승, ‘뢰제의 나라’로 간다. 이승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백호, 현무, 청룡, 주작을 지나가야 하고, 결국 관문을 거쳐서 무사히 이승으로 돌아온다.
    소설은 도교적 색채를 띤다. 또한 한국의 저승관을 반영하고 있다. 고전소설 『전우치전』과도 비슷한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한국적인 세계관을 좋아한다면 가벼운 모험 이야기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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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3판)(밀란 쿤데라 전집 6)(양장본 HardCover) 작가 밀란 쿤데라 출판 민음사 라임 님의 별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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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코, 그리고 프라하는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다. 또 ‘유럽’은 ‘여행, 아름다운, 로망, 동경, 환상, 밝음, 행복’과 같은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래서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영화 <프라하의 봄>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듣고 책을 먼저 읽어 보기로 했다. 소설의 제목이 흥미롭고 특이했다. 책 표지에는 화가 마그리트의 그림이 있었다. 영화의 제목을 생각하면서 뭔가 아름답고 조금은 달달한 내용이지 않을까 상상하면서 책을 펼쳤는데, 기대와는 거리가 먼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등장인물로는 네 사람의 남녀 ‘토마스’,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가 나온다. 이들은 연애 대상 혹은 배우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중 삼중으로 부정한 관계를 이어간다. 동시다발적으로 사랑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각 인물들은 진지함과 무거움, 가벼움, 혹은 자유로움을 대변한다. 이 소설은 읽기 쉽다거나 서사가 친절하지는 않다. 소재나 내용뿐만 아니라, 시간의 역행이 수없이 일어나는 점도 독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작가는 인간관계와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할 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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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퐁 작가 박민규 출판 창비 라임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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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규 작가는 「카스테라」라는 소설로 처음 알게 되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부터 시작해서 미국과 중국과 기타 등등 온갖 것들을 냉장고에 집어넣었는데, 결국 나중에 카스테라 한 조각만이 냉장고 안에 남아있더라는 내용의 소설이다. 무척 독특한 정신세계를 가진 작가라고 생각했다. 작가를 닮아 『핑퐁』 또한 평범한 소설이 아니다.
    본문이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그림이 먼저 눈길을 끈다. 사람이라고 부르기에 애매한 가분수 두 명이 손에 탁구채를 들고 서 있다. 한 쪽은 이마에 못이 박혀있고, 다른 한 쪽은 먼 남쪽 바다의 이스터 섬에 서있는 모아이 석상이다. 외계인 같은 인상을 주는 삽화다. 이 그림에 나오는 두 명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이마에 못 박힌 아이는 ‘못’, 모아이 석상은 ‘모아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확실한 이름이다.
    글을 읽다 보면 기본 활자보다 작은 크기로 적어놓은 부분이 있다. 주로 못의 생각이나 대사가 작게 표현되는데, 글씨의 크기에 차이를 주어 못의 작은 목소리나 소심한 내면을 반영한다. 못과 모아이는 소설의 끝까지 한 번도 진짜 성과 이름으로 불리는 적이 없다. 불리기는커녕 이름이 언급되거나 나오지도 않는다. 아무도 이름을 기억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정식으로 이름도 부여받지 못한, 그저 ‘야’나 ‘어이’ 정도로 불린다는 사실이 못과 모아이가 처한 상황을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이러한 지점은 두 아이가 그만큼 존재감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소설에서 계속 단어를 된소리로 표기한다. 예를 들어, ‘세븐일레븐’을 ‘쎄븐일레븐’으로 적는다. 단어를 이렇게 씀으로써 구어체에 가까운 느낌을 낸다. 특히 사투리를 쓸 경우에 사실적인 발음이다. 실제로 인물이 옆에서 말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평소에 쓰는 단어를 사용하여 책을 읽는 동안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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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박민규 작가의 책을 카스테라를 통해 처음으로 접해보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발상이나 문체가 굉장히 참신하고 독특하게 다가왔던 기억만큼은 선명하네요! 라임님의 서평을 읽어보니 이 작품들에도 작가의 개성이 잘 녹아있는 것 같아요... 못과 모아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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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작가 김연수 출판 문학동네 라임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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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수 작가의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은 모두 9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한 편인 「뉴욕제과점」을 특히 감명 깊게 읽어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의 자전적 내용을 담은 소설은 1인칭 화자인 ‘나’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된다. ‘뉴욕제과점’은 ‘나’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있던 빵집으로, 동네 사람들은 ‘나’를 이름이 아닌, “제과점 막내아들”이라고 부른다.
    ‘나’에게 ‘뉴욕제과점’은 언제나 자신과 함께 존재한 공간이다. 아니, 오히려 화자보다 먼저 있었던 곳이다. 가게가 없어지고 나서 ‘나’는 자신의 처지를 ‘실향민’에 비유한다. 어머니는 언제나 제과점에 계셨기에, 제과점이 곧 어머니이자 고향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추억의 장소’를 회상하는 ‘나’에게서는 씁쓸함이 느껴진다.
    필자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로는 먼저 담백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편하게 읽힌다고 무조건 좋은 글은 아니겠으나, 일상적인 단어로 담담하게 흘러가는 점이 좋았다. 그리고 오래된 기억 속 제과점에 대한 묘사가 좋았다. 제과점 안에 있었다는 수족관이라던가, 커다란 카스테라를 구워내는 과정까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기분이 들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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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깥은 여름 작가 김애란 출판 문학동네 라임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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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은 우리에게서 몇 걸음이나 떨어져 있을까. 소설에서도 뉴스에서도 영화에서도 자꾸 누군가 죽는다. 어제도 죽었고, 오늘도 죽고, 내일도 죽을 것이다. 김애란의 소설집 『바깥은 여름』은 가까이서 죽음을 맞닥뜨린 사람들을 보여준다. 작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서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대상과 헤어진다. 가까웠던 것들은 완전히 사라진다. 여기서 이별은 단순하고 일시적인 헤어짐이 아니라, 영원한 안녕이다.
    김애란은 안정적인 문장으로 벼랑 끝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을 그린다. 작가가 구사하는 말들은 안정적인 반면, 묘사하는 사람들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서술의 안정감과 요동치는 대상이 강하게 대비된다. 작가는 이러한 ‘거리두기’를 통해서 객관성을 높인다. 온몸으로 조용히 오열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서술자는 울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과 희망은 잃지 않는다.
    책의 색감이나 디자인도 소설과 잘 어울린다. 부드러운 연노랑과 맑은 하늘색의 조화는 여름 날씨를 닮았다. 소설의 바깥은 “여름”이다. 여름은 생기 넘치고 푸르고 뜨겁고 발랄하다. 생명력 넘치는 태양의 계절은 밝고 시끄럽다. 이렇게 책 바깥의 세상은 생생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소설 속 세상은 조용하고 어둡고 우울하다. 이들은 날카로운 타인의 시선에 상처 받는다. 그들은 행복을 찾지만 끝내 행복하지 못하다. 작가는 사랑하는 것들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와 극복의 방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그렇게 『바깥은 여름』은 ‘따뜻한 피폐’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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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에서 오열하는 인물들과 달리 담담히 상실을 이야기하는 서술자의 태도가 저를 더 울렸던 것 같습니다... 마치 몇 번의 계절을 겪고도 겨울에 머물러있는 것처럼. 책을 읽고나서야 ‘바깥’은 여름이라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 단지 조금 이상한(문학과지성 시인선 430) 작가 강성은 출판 문학과지성사 라임 님의 별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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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시 중 한 편이 들어있는 시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강성은의 『단지 조금 이상한』이다. 제목부터 시의 내용이 특이할 거라는 느낌이 든다.

    어떤 날은 한밤중 세탁기에서도 멜로디가 흘러나오지 / 냉장고에서도 가방 속에서도 / 심지어 변기에서도
    (중략)
    어떤 날에는 우주로 쏘아올린 시들이 내 잠 속으로 떨어졌다
    (「외계로부터의 답신」 중에서)

    시에서는 세탁기도 노래하고 냉장고도 변기도 노래한다. 현실에서 이것들은 음악이나 멜로디와는 거리가 멀다.
    시적 화자 또한 마찬가지다. 잘못 찾아온 손님처럼 공중을 둥둥 떠다니고, 시집 전체에서 ‘우주, 꿈, 잠, 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현재 혹은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며, 자꾸 홀로 남겨진다. 시집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한다. 시인의 목소리는 어리기 때문에 보다 더 자유로울 수 있고, 다양한 상상을 펼칠 수 있다. 화자는 일상 밖으로 벗어나 현실로부터 도망가고자 한다.
    시인은 제목에서부터 “단지 조금 이상”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약간의 포장이다. 시의 문장들은 ‘조금 많이’ 이상하다. 마치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같다. 교과서에서 시를 배울 때는 무조건 숨은 비유와 상징을 찾아내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강성은 시인은 독자에게 숨겨진 의미를 찾으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한 편의 시는 짧은 이야기 같아 동화책 같은 인상을 준다. 위와 같은 이유로 강성은 시인의 『단지 조금 이상한』은 우주와 꿈을 소재로 삼아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집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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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문학동네시인선 32) 작가 박준 출판 문학동네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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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서 시집 코너를 구경하다가 밥을 이름으로 대치한 제목이 인상적이라서 이 시집을 골랐다. 시인은 전반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화자는 자주 조금씩 아프다. 다치고 넘어지고 헐어있거나, 또는 열에 시달린다. 화자의 목소리는 종종 미열에 들뜬 상태이다. 사랑이 이를 치유해주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화나, 별, 달, 밤 같은 평범한 소재를 끌어다가 특유의 온화한 문장으로 풀어쓴다. 또 시집의 제목에서 나타나듯이 ‘먹는 일’,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예스러운 느낌이 드는 시도 많았다. 이러한 ‘동일성’을 통해 시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쉽게 동화되게 한다. 작가는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시선을 반영한다. 시집에는 회상 장면이 많았는데, 많은 것들이 부서지고 무너지는 현실과 대조적으로 이상적인 풍경화 같다. 이 책의 시들을 다른 이를 공격할 수 없는, 공격하지 않는 문장들, 딱딱하지 않고 몽글몽글하고 따듯한 글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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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의 시는 다른 이를 공격할 수 없는, 공격하지 않는 문장들, 딱딱하지 않고 몽글몽글한 글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시를 좋아하지만, 최근에 읽지 못했는데 박준 시인의 시를 읽으며 마음에 휴식을 주고 싶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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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작가 백세희 출판 라임 님의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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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 갔다가 친구가 추천해준 책을 발견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제목이 특이하고 내 기분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자리에 서서 순식간에 한 챕터를 읽었다. 그 길로 책을 사서 바로 집으로 가서 책을 마저 읽었다. 부끄럽지만 책을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눈물이 뚝뚝 흐른 것도 아니고 정말 엉엉 울었다. 서러웠다.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어서 몹시 속상했다. 친언니와의 관계라던가, 선택지의 극단성이라던가, 잘못된 걸 알지만 실제로 벗어나지는 못하는 모습 등 많은 부분이 닮아 있었다.
    이 책은 작가가 우울증을 겪으면서 상담 치료를 받는 동안의 기록이다. 선생님과의 대화와 해당 회차의 상담 뒤 작가가 느낀 점이 반복된다. 이 책은 개인적인 기록이자 일기이다. 그래서 명확한 정답과 해법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우울증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책도 아니다. 그러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가장 큰 강점은 ‘공감’이다. 작가의 내밀한 감정들을 이렇게 책으로 세상에 내보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특히나 부정적인 생각들을 문장으로 끄집어내어서 남에게 보이는 행위는 용기가 필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커다란 위로와 정서적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작가에게 이렇게 책을 만들어 주어서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소재 때문에 호불호는 많이 갈릴 것 같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한 가지 문제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이어지는 문장이 같은 지점에서 계속 맴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당신이 이미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면 이 책은 필요 없을 것이다.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자. 그렇지만 지금 마음이 힘들고 무겁다면 권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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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엔 아니더라도 마음이 힘들어지는 순간엔 그 순간을 빠져나오는게 너무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 너무 괴로웠는데 그런 순간에 도움이 되는 책을 알게 돼서 정말 기쁘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친언니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니 저도 공감가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작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공감을 통한 치유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도 같아 기대되는 것 같아요. 좋은 서평 감사드립니다!
  • 소년이 온다 작가 한강 출판 창비 라임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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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이 온다』는 한강 작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관한 소설이다. 어릴 때부터 경상남도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광주는 가본 적도 없고 서울보다도 더 먼 곳이다. 기존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아는 것은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항쟁으로, 전두환의 군부 독재에 반대하여 일어난 사건.’ 정도로 단편적이고 평면적인 사실이 전부였다. 아마 교과서의 뒷부분에 근현대사가 실리기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소설의 처음 부분은 상무관에 모아놓은 관들과 그들을 지키는 한 소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강당에는 시체에서 나는 악취가 진동한다. 사람들은 애국가와 아리랑을 부르며 죽은 이들을 추모하고, 시신을 입관시키고 정리한다. 사실적이고 잔인한 묘사로 인해 초반에는 책을 읽어 나가기가 다소 힘들었다.
    소설의 전반적인 문체는 깨끗하다. 분명히 잔혹한 사건을 그린 내용인데, 문장 하나하나는 표현들이 예쁘고 깔끔하다. 각 구절마다 묻어나는 폭력성은 짙지만, 문장들이 혐오스럽거나 거부감을 일으키지는 않다. 오히려 맑은 표현력이다. 그래서 담고 있는 내용과 선명하게 대비되어 잔혹한 상황과 아픔이 더 잘 나타난다.
    소설 『소년이 온다』는 화자의 익명성과 불분명성, 연결성이 인물적 측면에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인물을 언급할 때마다 정확한 이름으로 지칭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징은 내용의 흐름을 따라서 한참 동안 곱씹으면서 읽도록 만든다. 문단마다 서술자가 명확하지 않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가 휙휙 바뀐다. 혼재된 서술자의 시점은 이 문단이 누구의 이야기인지조차도 헷갈리게 한다. 이러한 세 가지 요소들을 통해 일련의 사건들이 특수한, 일부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을 전달한다.
    책을 읽으면서, 잔인한 사건이 단순히 잔인하고 평면적으로 기록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역량에 따라 같은 사건이라도 충분히 다르게, 문학적이며 예술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름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역사적인 사실은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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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을 소재로 한 영화나 기사를 볼 때면 늘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책인데, 아직도 읽어보질 못했네요. 5.18을 단순히 군부독재에 반해 시위가 일어난 날이라 치부하기엔 너무나 잔혹했고 가슴 아픈 날인 것 같습니다. 역사적 사건이 단순히 평면적이 아닌, 입체적으로, 예술적으로 표현될 수 있단 말이 와닿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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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 시인선 438) 작가 한강 출판 문학과지성사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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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한강 작가의 시집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다락방에서 타자기를 가지고 놀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강의 문장은 잔잔하고 따뜻한 것이 특징이다. 시집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선정한 시는 「파란 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색감이 선명하다는 것이다. 파란색은 서양에서 우울의 색이라고들 한다. 'blue'라는 단어는 ‘파란’과 ‘우울한’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진다. 이 시의 내용에서도 파란색은 우울증 그리고 잠과 연결된다. 동시에 흐르는 물의 투명한 이미지와 파란색과 흰색의 시각적 표현이 감각적이다.
    다음 특징은 죽음을 소재로 한다는 것이다. 한강의 여러 작품에서는 ‘죽음’이라는 소재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 시집에서도, 또한 소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또한 마찬가지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 죽음은 늘 가까이 있다. 화자는 울고 있다. 그러나 이를 어둡고 불편한 내용으로 여겨 덮어두거나 가리지 않고 꺼리지 않고 내용으로 담담하게 끌어낸다. 한강의 시에서는 죽음과 생명이 따로 떨어져 멀리 있지 않다. 이는 한국문학에 드러나는 죽음의 세계관과 이어진다. 삶과 죽음은 짧은 시 한 편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또한 시집 한 권 안에서 다양한 형식과 문장을 읽을 수 있다는 부분도 좋았다. 어떤 시집은 책 전체가 너무 비슷한 문장으로 채워져서 읽다가 지겨운 경우도 있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주제적으로는 크게 통일되어 있으나, 다채로운 시선과 목소리를 느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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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을 지나치다 몇 번 스친적 있는데 한강 작가의 시집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네요! 작가가 시에서 다룬 죽음이라는 소재가 소설에서와는 또 다르게 어떤 느낌으로 전해질지 궁금해집니다. 서평 감사합니다^^
  •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작가 조세희 출판 이성과힘 라임 님의 별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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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이른바 ‘난쏘공’으로 문학 교과서에 자주 등장한다. 이 제목은 연작 소설집 전체의 제목이기도 하며, 그 중 단편 하나의 제목이기도 하다. 난쏘공은 새마을 운동과 경제적 발전, 개발 열풍이 불던 1970년대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난장이 김불이 가족은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해 헐리기 일보직전의 판자촌에 산다. 그들의 불행은 아버지와 삼남매 2대에 걸쳐서 이어진다.
    작은 키로 나타나는 기형은 가난과 합쳐져 이 가족의 불행을 극단으로 몰아간다. 가진 자를 대표하는 ‘거인’은 난장이 가족과 같은 약자와 대비된다.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행정구역명은 도시 하층민들이 처한 현실과 대비되어 절망을 강조한다. 극심한 가난은 기형을 만나 쉽게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작가는 극빈층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통해 당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하고 있다. 소설집은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두 이용한다. 읽으면서 완벽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당시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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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가미(양장본 HardCover) 작가 구병모 출판 위즈덤하우스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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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병모의 소설에는 기형을 가진 주인공이 자주 등장한다. 그 중 『아가미』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사고 이후에 아가미가 생긴 아이 ‘곤’과 그를 발견하는 ‘강하’의 이야기다. 곤은 아가미로 물속에서도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다. 그의 몸에는 햇빛에 닿으면 무지개처럼 오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비늘이 돋아난다.
    곤과 강하는 처음의 만남에서부터 계속 반목한다. 소설 내내 둘은 갈등하는 듯하다. 그러나 서사의 끝에 다다라 불행과 결여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두 아이는 서로에게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곤이 선택하게 되는 유랑은 기형을 가진 인물의 운명을 보여준다. 그는 일종의 인어이나, 디즈니 만화영화 속 천진난만하고 행복한 인어가 아니다. 그는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도망친다. 상대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 같았던 곤과 강하는 사람의 관심을 피해 떠돌이 생활을 이어간다.
    소설은 묘사가 감각적인 것이 특징이다. 적나라하지만 천박하지 않다. 선명한 색감은 생명력을 표현한다. 비일상과 죽음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구병모의 소설은 배제된 이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기형은 단순한 판타지 이상의 의미이다. 허구로 소비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실의 다양한 변주다. 모두가 획일화된 사회는 오히려 기괴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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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병모 작가의 소설이야 워낙 유명하고, 아가미는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대표적인 작품이죠. 얘기는 정말 자주 들었는데 어째서인지 한 번도 읽어보지는 못했거든요. 이렇게 안면있는 책을 리뷰란에서 만나니 무척 반갑고 좋네요. 적어주신 대략적인 줄거리를 보니 어쩐지 영화 가 생각납니다. 인물 구도나 관계성이나 배제된 이들을 위한 이야기라는 대목이 여러모로 닮은 데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읽어보면 디테일한 부분이나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요. 이제껏 미뤄오기만 했는데 저도 이번 기회에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재밌는 책 소개 감사해요. 관심 있으시면 위의 영화도 한 번 보시는 게 어떠신가요? 취향에 맞으실 것 같아 조심스레 추천드리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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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2020) 작가 강화길 출판 문학동네 라임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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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작가상은 매년 주목할 만한 소설을 뽑아서 수여하는 상이다. 전반적으로 짧은 분량 안에 당대의 문제가 되는 소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 해마다 책을 구매하여 읽고 있다. 올해 선정된 『2020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는 김초엽의 「인지 공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 소개하고자 한다.
    ‘인지 공간’은 거대한 격자 구조물 형태로 인간의 뇌 용량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다. 격자는 공동체의 공유물이고, 소설 속 세계에서는 이 인지 공간을 벗어나서는 생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이다. 남들보다 몸집이 작은 ‘이브’는 인지 공간 출입을 허가받지 못한다. 홀로 외부로 떠난 이브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그의 삶은 오래된 이야기 속 ‘세번째 달’처럼 공동체의 기억에서 지워진다.
    소설의 내용은 기술의 발전이나 인공지능에 관한 논의와도 연결된다. 서사는 힘을 잃고, 필수적인 지식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 내용은 영원히 소멸된다. 지식의 보관에 대한 기술은 극도로 발달하였으나, 정작 인공의 구조물 밖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인지 공간」은 SF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생겨나는 새로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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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작품집 같은 책들은 평소에 저도 모르게 피해왔었는데 당대의 소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룬다니 갑자기 관심이 생기네요.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이야기들을 쭉 읽어보고 싶네요.
  • 버드 스트라이크(양장본 HardCover) 작가 구병모 출판 창비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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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 때 『위저드 베이커리』를 통해서 구병모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소설은 특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설정이 인상 깊게 남았다. 지금 소개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도 구병만의 환상을 보여준다. 이 소설은 날개를 가진 익인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날개로 다친 사람을 치유할 수 있는 축복을 받고 태어난다. 서사는 익인의 공간인 고원과 인간의 공간인 도시로 양분된 공간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인 비오와 루는 각 집단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다가, 외로운 서로를 만나 이해하고 위로 받는다.
    작가는 두 집단 사이의 충돌을 통해 기형 및 장애, 소외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청소년인 두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서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구병모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그로테스크한 소재도 매력적이었다. 모험과 새로운 세계의 발견을 좋아한다면 소설 『버드 스트라이크』 또한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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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병모 작가님은 나 등의 청소년 주인공들의 성장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품을 다수 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두 책 모두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 책도 기대가 됩니다. 항상 사회의 이슈로 자리 잡았던 \'다름\'에 대해서 소설로 풀어낸 내용이라 생각할 거리도 많고, 동시에 소설책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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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에는 구병모 작가를 알지 못해서 작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리뷰를 통해 알게 돼서 기쁩니다ㅎㅎ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찌질한 인간 김경희 작가 김경희 출판 빌리버튼 라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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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질한’. 자신의 이름을 넣은 책 제목에 붙이기에는 흔하지 않은 수식어다. 작가는 두 번의 퇴사 후 한 번의 창업을 거쳐 지금은 글을 쓰면서 독립서점에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그 과정 동안 자연인 김경희가 했던 생각들을 담은 책이다.
    무례함을 싫어하는 김경희 씨는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에 분노하며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늘 속으로 말한다며 자신은 찌질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미 용감하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책 제목에서부터 ‘찌질’하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희 씨는 글을 쓰겠다는 꿈을 위해 회사에서 벗어난다. 조금 무모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목표에 진심이기에 내릴 수 있는 결정이다. 책에는 작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때의 공허함과, 누구나 한 번은 겪을 고민과 감정들이 진솔하게 들어있다.
    나만 뒤처지고 있는 건가 걱정이 들 때, 혹은 지친 하루 끝에 담담한 위로가 필요할 때 한 페이지씩 읽어 보자. 아니면 경희 씨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맥주 한 캔과 함께 책장을 넘기는 것도 좋겠다. 담백한 문장과 일상의 언어가 전하는 목소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찌질한 인간 김경희』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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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서점을 차리고 싶은 꿈이 있는데 작가가 독립서점에서 일하기까지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네요! 일상에 대한 섬세한 사유가 담겨있을 것 같은 작가의 목소리가 들어보고 싶어지네요...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