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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이지 않는 사람
학과: 철학과, 이름: 홍*진,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몇 년 전, 죽는 것보다 살아있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적이 있었다. 당시 어렸던 나는 기댈 곳이란 단 한 군데도 없다는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었다. 가족들도 방법이 없었고, 선생님 및 친구들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다고 어느 기관을 찾아갈 용기도 없었다. 그저 그렇게 혼자서 삭히며 매몰되는 것이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다. 통계상으로만 존재하는 인간이었다.
나는 성석제의 투명인간을 읽으면서 그 처절함에 울었다.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만수와 석수와, 태석, 명희, 진주 외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고달파서였다. 왜 그들은 투명인간이 될 수밖에 없었을까? 사회, 조직, 은행, 지인들이 그들을 온전한 ‘개인’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어머니, 빚쟁이, 아이큐가 비상하게 높은 이상한 애, 정신병자 등으로 보았다. 그들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발버둥을 치고 또 쳤지만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특히나 ‘돈’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은 죄악이었다. 그래서 결국은 껍데기를 집어던졌다. 작가는 투명인간이 되는 것을 이렇게 서술했다.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되는 것, 외면의 모습으로 어떤 평가나 동정을 받을 필요가 없는 존재가 되는 기적이 내게 일어났다는 걸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투명인간이 된다는 건 저주라고 칭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불행한 일이 아닐까. 그러나 그들에겐 기적이었다. 더 이상 외면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어서. 그것은 어떻게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죽음보다 힘든 삶 선택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상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들 하지만,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 나와 불편한 사람, 나를 속이려는 사람, 나와 경쟁하는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사회 속에서 온전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외모, 학벌, 취직, 결혼, 재산 등 ‘스펙’들도 단계에 맞춰 얻어야 한다. 여전히 계급은 존재하므로 피지배자들은 얼마 없는 자연을 차지하기 위해 더욱 더럽고 처참한 싸움을 지속해야 한다. 누군가 욕조에 물 대신 지폐를 채울 때, 누군가는 새벽에 신문배달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어야 한다. 이 모든 ‘외면’이 갖추어져야 ‘우리는 존중받는 인간’이 될 수 있다.
어렸던 내가 ‘보이지 않는 인간’이 되었던 것은 가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살아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은 나를 정말 무섭게 했다. 저녁에 방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있으면, 나를 제외한 공간이 너무도 크고 차가워서 오한이 들었다. 왜 나는 존중받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시작했고, 사람은 나의 외면만 보고 평가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나는 외면인가? 나는 외모, 학벌, 취직, 결혼, 재산으로 판단될 수 있는 간단한 시험지 같은 존재인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서로에게 상처가 될 것을 알면서도 시험지처럼 남을 채점하는가? 그것이 모순이었다. 그 부분을 잡아내어 극한까지 몰아붙인 것이 소설, 투명인간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죽고 싶은 순간을 마주한다. 그리고 비참한 순간이 있다. 나는 정말 보잘것없는 존재구나, 나는 톱니바퀴의 부품조차 되지 못할 존재구나, 이런 생각이 들 때 투명인간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시궁창에서 허우적대면서도 살아있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살아있기 위해서 무엇까지 선택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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