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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공모전 우수작
제목: 새롭고 희망찬 나 자신의 구운몽을 위하여.
학과: 디자인 앤 테크날러지학과, 이름: 이*호, 선정연도: 2019
내용: 당나라 시절 서역의 중인 육관대사는 신임하는 젊은 제자 성진에게 동정호의 용왕에 게 감사 사례를 보내는 심부름을 보낸다. 이 즈음에 남악 위진군 낭랑의 팔 선녀가 대 사의 안부를 묻고 선물을 보내는 심부름을 끝내고 돌아가다가 성진과 한 석교에서 만나 언어로 수작한다. 이를 안 대사는 성진과 팔 선녀를 염라에게 보내서 인간계로 환 생하는 죄벌을 행한다. 양소유로 태어난 성진은 인간계에서 과거를 합격도 하고 임금의 사위로도 지목되고 변방에서도 승리를 이끌며 승승장구한다. 이 과정에서 2명의 부 인과 6명의 첩을 두며 환생한 팔 선녀와 세속의 영화를 누린다. 그러나 이 부귀 번화 에도 인생무상을 느낄 즈음, 노승의 판사봉에 깨어나 보니 이 모든 것이 일장춘몽이었 음을 알게 된다. 성진과 팔 선녀는 이후 불도에 매진하여 보살의 도를 얻어 함께 극락 세계로 간다.
고전은 오랜 시간을 거쳐도 그 가치를 보존하며 내려오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준다고 한다. 어렸을 때는 삽화 있는 동화책으로, 학창시절엔 시험을 위한 국어 공부를 위해 접해 왔고, 이번에는 완전한 나의 선택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으로 고전은 시대와 세대를 아우른다는 말의 의미를 실감했다. 한자적 표현이나 대화체의 시대적 이질 감으로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몰랐던 학창시절에는 국어 선생님의 설명이나 필기로 대충의 이해와 암기를 했었지만, 이제는 더 쉽게 번역된 책이 많이 나오고 머리도 더 커 서인지 이해력이나 작가의 의도를 접하는 것에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구운몽을 접하거나 소리만 들어도 고 3때의 나 자신의 일장춘몽이 매번 떠오른다. 수시 6개와 정시 3개의 파란만장했던 나의 구운몽은 주체가 빠진 실체 없는 알갱이로 잡히지 않는 모래알처럼 내 손에서 빠져나갔고, 말 그대로 뜬구름이었고 덧 없는 일장춘몽이었다. 비록 성진은 일장춘몽을 느끼기까지 세상의 부귀번영을 다 누리 고 다시 본연으로 돌아오고 극락하지만 나 자신은 현실을 자각하면서 방황하고 힘들게 재수 생활을 거쳐 대학에 들어왔으며 대학이 내게는 극락이었다. 비록 또 다른 난제가 새로운 극락을 찾는 것을 막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간접지식과 경험, 노력으로 성진처 럼 극락세계로 나아가도록 힘을 내야 함을 깨닫고 있다.
한국사를 읽다보면 조선시대 소설은 일반 평민에 유행했던 문학으로 당시의 서포 김만중과 같은 사대부 가문의 양반이 소설을 창작했다는 것은 드물고도 천대받는 일이었 다. 유복자였던 그가 조정을 비판하여 유배지로 버려지면서 그리운 어머니를 향한 효 심으로 주변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아녀자가 볼듯한 소설을 지어 당시엔 사회에 반 항하는 듯 했지만, 지금에서는 서양의 세익스피어 고전만큼이나 우리나라의 위대한 고 전소설로 구운몽이 외국에도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다. 내용에서는 양소유가 온갖 세속 을 다 누리고 있으며 마치 애정 결핍과도 같은 다중연애에 집중하고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이 다 허망함을 느끼며 한탄하는 것이 그의 홀로 되신 어머니에게 부부간이나 이성 간의 애정도 결국에는 덧없음이니 외로워 마시고 잘 사시라는 메시지를 주는 듯하다. 구운몽에서는 양소유의 입신양명 과정의 갈등이나 노력은 거의 다루지지 않고 있다. 이에 개인적으로, 팔 선녀가 환생한 여성들과의 혼인이나 애정 문제에 내용의 초점이 맞춰져서 자칫 당시의 과거시험이나 출세가 쉬운 걸로 외국인들에게 인식되지 않을까도 걱정된다. 한국사를 공부해서 시대적 특징을 알고 있는 우리들도 갸우뚱하게 하는 이 고속도로식 출세는 지금의 취업 준비생들의 로망일 수도 있으나, 당시 일부다처제의 남성 편향적 사회를 비판하게 만드는 성차별적 요소가 많은 작품일 수도 있다. 그 러나 반대로, 구운몽을 통해 당시 조선의 일부다처제적 유교상을 비판하고 한 명의 남성과 다수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생무상을 드러냄으로써 당시엔 미래의 여성 상위 시대상을 미리 그려봤다는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조선시대 소설 이나 사화들을 읽어보면 처와 첩들의 낭군에 대한 애정 싸움이나 갈등, 질투 등으로 난투극이 벌어지는 반면, 여기서의 여인들은 아주 사이가 돈독하며 더 나은 처자를 찾으라고 칭찬이나 소개를 해주면서 서로가 모여들고 도와주는 독특한 설정을 보여주며 독자로 하여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시대적 아이러니도 느낄 수 있다. 마치 ‘피할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처럼, 일부다처제의 당시 체계를 즐거이 받아들여라는 듯하다.
어차피 여러 명의 여자가 한 낭군을 섬겨야 한다면 ‘이러이러한 괜찮은 여성을 찾아오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며, 책 속의 여주인공들은 아예 여성 독자들의 투기를 차단시켜 버리는 듯한 대화를 한다. 자신의 몸종을 소개시켜 주거나, 본인이 말로만 듣 던 명기나 풍류에 능한 여인네를 알려주며 원하는 구성원을 꾸려서 그들의 집단을 만 들어 행복하게 살려는 기이한 현상에서 책을 통해 그릇된 일부다처제를 옹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적 생각도 갖게 해준다. 구운몽을 읽으며 영화 ‘인셉션’이 생각났 다. 이 영화도 정말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명절에 반복해주는 영화 중 하나로 계속 몇 번 보다 보니 그제서야 작가나 감독이 표현코자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처럼, 구운몽도 반복을 하다 보니 이제야 작가의 취지나 책 안의 시대상이나 표현 등을 알 수 있었다. 얼핏 보면, 조선시대 사대부 양반 남자의 허울좋은 일부다처제와 과거 합격을 통한 입신양명을 내세운 가부장적 남성 우월 소설 같지만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일장춘몽의 덧없음을 교훈으로 조선시대 음지의 여성들에게 유교 윤리적 사회임에 도, 그럼에도 여성들의 삶을 잘 영위해 열심히 살아가라는 취지의 여성소설 같이 느껴 진다. 이는 김만중이 유배지에서 남편도 아들도 없이 살더라도 어머니의 소중한 인생을 열심히 살라는 메시지를 재미있는 여성소설을 통해 효심을 담아 전하는 그의 진심인 듯하다. 마치 내가 군입대 때 헤어지면서 빨개지던 눈시울을 보인 어머니를 보며 처음 느꼈던 내 안의 효심처럼 김만중도 어머니와 헤어지면서 본인이 가장 어머니를 위해 해드릴수 있는 것이 뭘까를 고민하며 창작을 했으리라. 양반으로서 아녀자의 소설을 지으면서 주위의 비판도 고려치 않고, 내용도 출세의 쾌거를 위한 과정을 최소화 한 채, 당시의 아녀자들이 읽기 쉽고 접근키 쉬운 애정 소설로 집필한 김만중이 심히 존경스럽다.
이 작품을 통해 조선후기에 유교, 불교, 도교 사상이 혼합해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되었고, 대사와 염라대왕, 환생, 극락이라는 말들을 통해 윤회 사상과 선과 악 의 권선징악과 당시에도 사후 세계에 대한 경외심이 있었음을 지각할수 있어 좋았다. 복학을 하면서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고, 한번씩 휴가때 나와서 보이는 대학생들의 바쁜 발걸음이 너무도 부러웠다. 입대전 못 느꼈던 대학생활의 행복함이 입대후에는 얼마나 부러웠는지. 그러나 지금 복학하고도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에 거의 못가고 있 고, 모든 강의는 거의 사이버로 듣고 중간고사에 그나마 교정을 밟았다. 코로나로 친구 들과도 교류가 거의 없는 지금, 이 많은 시간에 나는 책을 읽는다. 그때는 어렵고 이해 하기 힘들었던 책들이 이제는 읽힌다. 세월이 흐르고 군 생활로 바깥 사회가 너무나 그리웠기에 책들도 이렇게 잘 읽혀지는지도 모른다. 입대 전이면 절대, 독후감도 써보 지 않았으리라. 학교의 모든 활동에 참여해보고 싶고, 새로운 동아리도 들어보고 싶지 만 못하는 지금, 많은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쌓고 마음을 다독여야겠다. 구운몽을 정리 하는 좋은 시간을 가졌고, 독후감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어 정말 흐뭇하다. 나만의 구운몽을 위해서 이번에는 고3의 슬픈 기억이 아닌 행복한 구운몽을 위해 힘쓰는 내가 되어야함을 깨닫게 해준 좋은 책이었다. 구운몽의 좋은 기운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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