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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인 감동공유 추천글
제목: 연필 감상하기
학과: 미술학과, 이름: 윤*현,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예술과 과학의 확산에 이것처럼 기여한 물건도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일상화되어 있고, 날마다 그 이름이 불리는 물건도 드물 것이다.” (p. 91)
추천하고 싶은 대상:익숙한 물건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
추천이유:감상(鑑賞)은 안식 ‘감’자에 칭찬하다 ‘상’자를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를 보면 “주로 예술 작품을 이해하여 즐기고 평가한다”는 뜻이다. 즉, 감상은 단순히 즐기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배경지식, 가치관 등이 어우러져 마음에 와닿는 것을 칭찬하고 평가하는 행위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다,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고 말할 때 ‘보고 즐긴다’는 의미로 사용해온 것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감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이전에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어떤 공감도, 판단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연필의 매력에 빠져 브랜드별로 연필을 모으고 있다. 내가 연필을 자주 쓰는 모습을 보이자 주변인들은 “클래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연필이 왜 클래식한지,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물건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에 읽게 된 헨리 페트로스키의 책 <연필>의 부제목은 다음과 같다. ”가장 작고 사소한 도구지만 가장 넓은 세계를 만들어낸“. 공학자인 그는 연필에 관한 이야기로만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써냈다. 나는 감히, 그가 세상에서 연필을 가장 잘 ‘감상’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연필pencil이라는 이름은 페니실룸penicillum이라고 알려져 있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붓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단어의 어원은 그러하나 우리가 알고 있는 연필의 형태가 만들어진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흑연이 발견된 것이 16세기이고, 17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나무 안에 흑연을 집어넣는 형태가 등장했다. 그 이전에는 갈대펜, 깃펜, 철필을 사용했고, 흑연에 종이를 말아 사용하거나 구멍에 끼워 사용하던 것에서 발전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된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다. 나는 미술용 고급 연필보다 대중적인 노란색 연필을 좋아하는데, 요즘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파버카스텔의 보난자BONANZA이다. 파버카스텔은 본래 파버Faber 가문이 가내수공업으로 시작한 연필 사업이었다. 그런데 파버 가문의 대가 끊기자, 손녀가 결혼한 카스텔Castel 가문의 이름과 합친 것이 오늘날 브랜드명의 탄생 비화이다. 노란색이 연필의 상징이 된 것에도 많은 설이 있다. 연필 사업이 흥행할 당시 최고급 흑연은 시베리아에서 났다. 자신들의 연필에 동아시아산 흑연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의 갑부가 입을 법한 옷의 색을 칠해 동양적인 느낌을 준 것이 유래가 되었다. 미국(백인) 연필의 대명사로 불리는 노란 연필은 사실 yellow(동양인)를 상징했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나는 연필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알고 난 뒤로 연필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연필을 수공업으로 만들던 사람들의 모습과 당시 시대적 분위기까지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멋지다. 파버카스텔의 보난자 연필의 목재는 누가 보아도 저렴한 재료로 보일 정도로 거칠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산 열대나무로 만들어 구멍이 뚫려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연필을 쥘 때마다 열대나무 한 그루가 내 손에 쥐어진 기분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게 되는 일은 신이 난다. 보난자(신나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는 뜻) 연필과 함께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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