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효원인 감동공유

2022.10.24

내용 우리 대학교 학생이 자신이 직접 읽어 본 책을 추천함으로써 책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 선·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추천 대상 도서 만화, 판타지, 선정적 도서, 무협지 등을 제외한 모든 도서
참여대상 부산대학교 학부생(휴학생 포함), 대학원생, 부산 지역주민(성인)
참여방법 온라인 응모(http://onestop.pusan.ac.kr)
– ‘스마트학생지원시스템’ 로그인 > 비교과 > ‘효원인감동공유’ 응모
선정내용 학생들이 응모한 추천서 중 우수 추천서 100건 선정
2022년도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추천도서
도서 위에 마우스를 올리시면 해당 도서의 추천글 바로가기 버튼을 통해 추천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목: 현대의 자연선택설
학과: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이름: 김*진,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간은 해로운 분자를 해독하는 중요한 기관이죠. 술을 마시면 바로 이 활면 소포체가 알코올을 처리해 줍니다. 알코올을 처리하는 과정은 두 단계인데, 알코올 분해 효소가 작동을 해서 알데하이드를 만들고, 이걸 알데하이드 분해 효소가 분해합니다. 주량은 아마 알코올 분해 효소와 상관이 있는 것 같아요. 알코올 분해 효소는 알코올을 많이 먹으면 많이 먹을수록 많이 생깁니다. 알코올 분해 효소를 담고 있는 활면 소포체가 늘어나는 거죠. 주량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많아진다는 거예요. 주량을 늘린 사람의 간을 보면 활면 소포체가 잔뜩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어요.
이재성 그런데 우성하고 열성이 있잖아요. 우성이 좋은 거예요, 열성이 좋은 거예요?
장수철 누구한테?
이재성 아니, 그러니까 그런 것을 떠나서 용어 자체가요. 일상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우성만 다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 같고, 열성이라고 하면 열등한 느낌도 들고 그렇거든요.
장수철 그렇지 않은 것을 한 번 생각해 보죠. 흔히 ‘치매’라고 하는 알츠하이머는 우성이에요. 좋은 건가요?
이재성 나쁘죠.
장수철 그렇죠? (중략) 우성과 열성은 정상, 비정상과 별개예요. 말하자면 우성과 열성은 유전자에서 어느 쪽이 다른 한쪽을 제압하느냐와 관련된 것이고, 정상, 비정상은 겉으로 드러났을 때 그것이 병이냐 아니냐를 보고 이야기하는 거라고 할 수 있죠.
추천하고 싶은 대상: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 삶에 지쳐 응원이 필요한 사람
추천이유:평소 수업을 들을 때, 난 줄곧 생명과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곤 했다. 생명과학을 배우면 현상의 근원을 알려주지 않아서 왜 그럴까, 항상 의문이 생겼다. 그런 궁금증을 품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결코 지루하지 않게 얽혀있던 실타래를 풀어주는 느낌이었다.
생명체는 각자 자기만의 구조적인 특징, 항상성, 발생과 생장, 자극과 반응, 번식, 진화, 적응을 하게 된다. 이름이 붙여진 생물은 180만종에 육박하고 그것이 지구상의 모든 생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는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그 수많은 생물의 분류하는 생물분류학의 기초가 칼폰 린네에 의해 제시되었다. 이후 내가 중학교 때 배웠던 원핵생물, 원생생물, 균계, 미생물 등 더 자세하고 깊게 분류가 이루어졌다. 그 시초를 알고 나니 이런 탐구를 시도했던 학자들이 새삼 위대하고 존경스러웠다.
생물의 다양성과 유사성이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이 의문은 찰스다윈의 자연선택설로 자연스레 해소되었다. 부모에게서 자손으로 혈통이 전해질 때 변형이 이뤄지고, 개체들 사이 생존경쟁을 통해 적자생존 및 자연선택된. 나는 자연선택설은 분자생물학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아주 가까운 곳에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학업의 성취도에 따라 아이들을 구별하였다. 고등학교 때엔 성취수준이 높은 아이만이 입시라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처럼 느껴졌다. 교수님도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러나 이러한 것들 모두 기준이 달라지면, 즉 환경이 달라지면 선택되었던 아이들이 도태되기도, 부족했던 아이들이 재조명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과학적 이론들이 사회현상과 연관지어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생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의미있고 뿌듯했다. 생명과학이라는 학문은 알면 알수록 신기한 점이 많아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책을 읽고 싶어졌다. 그만큼 어렵기도 하고, 그 범위가 너무 방대하긴 하지만 새로운 지식을 접하게 되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점:★★★★
제목: 살인자의 마음 속으로 들어간 자.
학과: 사학과, 이름: 김*지,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이 책은 프로파일링 팀 전체가 주인공인 전기이다.(p. 4)
연쇄살인범은 약자의 심리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냥꾼이다. 프로파일러는 심리를 이용해 ‘마음 사냥꾼’을 사냥하는 사람이다.(p. 4)
사형은 사회와 법률의 이름으로 사회 구성원을 죽이는 결정이다.(p. 44)
부당하게 일을 처리하고 임무를 다하지 않아서 무고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행위도 사회적 범죄라고 생각하게 됐죠.(p. 36)
누군가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있다.(p. 57)
추천하고 싶은 대상:알쓸범잡, 그것이 알고싶다의 애청자,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을 본 사람, 프로파일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추천이유:최근 뉴스를 달군 살인 사건을 비롯한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경악하고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범죄심리학자와 프로파일러들을 통해 범인을 유추하기도, 어떠한 심리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혹은 앞으로 이러한 범죄가 없어지기 위해서 어떤 제도나 절차가 더 필요한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견해들을 제공한다. 2022년 현재에는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그리 낯설지 않은 직업이며, 그 필요성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확인하곤 한다. 하지만, 처음엔 프로파일러의 필요성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증명해 내야 했다. 바로, 국내 제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님이다. 교수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국에 어떻게 과학수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프로파일링이라는 것은 어떻게 국내에 자리잡혀져 갔는지 각종 사건을 예시로 쓰여진 책이다. 또한 마지막 에필로그의 내용으로 당시 프로파일링을 함께했던 팀원들의 이야기를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인상적이었다.
따라서, 프로파일러 혹은 범죄 심리, 범죄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생각의 폭들을 넓혀 줄 수 있는 좋은 책이고, 프로파일러가 낯선 사람들에겐 범죄자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해 추천하게 되었다.
별점:★★★★

Moon, Elizabeth 2021

제목: 우리 사회 속 자폐인이 궁금하다면
학과: 일반사회교육과, 이름: 이*림,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자폐인들이 냄새에 너무 민감하다고 쓰인 논문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개나 고양이의 민감한 후각은 거북해하지 않는다.” (p. 471)
추천하고 싶은 대상:우리 사회 속 자폐인에 대해 궁금한 사람, sf 소설에 관심이 있는 사람,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
추천이유:sf 소설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sf 속에서도 실제 사회적 현실을 바라보고 고민할 수 있다. 이 소설이 그러하다. 자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상상력과 함께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정상인가, 비정상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고 우리 사회는 자폐인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생각해볼 수 있다. 소설의 흥미로움도 느끼며 차별 없는 사회에서 모두가 행복해질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므로 추천하고 싶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가? 자폐인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에 따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게 되었는데 본인 또한 관심이 생겨 우리 사회에서의 자폐인들의 삶에 대해 알아보곤 했다. 그러다 엘리자베스 문의 ‘어둠의 속도’라는 책을 알게되었고 자폐인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았다. 소설의 주인공은 자폐인 ‘루 에런데일’이다. 제약 회사에서 패턴을 분석, 계산하는 일을 한다. ‘루’외에도 루가 일하고 있는 부서는 모두 자폐인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다 회사에서 해당 부서를 대상으로 자폐인 치료 임상 시험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며 참여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며 사실상 강요를 한다. 이에 따라 루가 자폐인인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루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자폐인처럼 세상을 느껴볼 수 있다. 이제까지 읽어본 소설과는 다르게 이야기에 잘 집중이 되지 않기도 한다. 이는 일반인들보다 감각에 예민한 자폐인이 바라보는 세상을 잘 보여준다. 남들과는 다르게 상대방이 걸고 있는 목걸이에 반사되는 빛의 모양을 분석하고, 벽의 무늬의 패턴을 분석하는 등 우리와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글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러한 의문점이 생긴다. 과연 자폐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이 잘못된 것인가? 그냥 다를 뿐이지 비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소설은 계속해서 이 질문을 던진다. 루는 남들과 함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취미 생활도 하며, 누군가를 사랑하기도 한다. 단지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남들보다 감각 자극에 민감할 뿐이다. 이러한 다른 점을 없애기 위해 루는 비정상인으로 규정되어 정상인처럼 바뀌어야 하는가? 또한 자폐인에게 자폐란 정체성이 될 수 있는가? 소설은 우리 사회가 자폐인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자폐인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거나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자폐인의 입장을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또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를 보고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이 소설을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설을 쓴 엘리자베스 문 작가님이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자녀가 있기 때문에 더욱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왜곡 없이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소설은 현재보다 더 의학 기술이 발전했다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지만 자폐인의 증상을 미화하지도 희화화하지도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 우리 사회 속 자폐인을 다루고 있으면서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재미있는 소설을 많이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별점:★★★★★
제목: 어린이라는 세계
학과: 행정학과, 이름: 최*영,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 ‘착한 어린이’라는 말에는 ‘남의 평가’가 들어가게 마련이다. 이 때 ‘남’은 주로 어른들이다. 부모님, 선생님, 산타 할아버지 같은. ‘착하다’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어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어린이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P. 33)
- 내 경험으로 볼 때 정중한 대접을 받는 어린이는 점잖게 행동한다. 또 그런 어린이라면 더욱 정중한 대접을 받게 된다. 어린이가 이런 데 익숙해진다면 점잖음과 정중함을 관계의 기본적인 태도와 양식으로 여길 것이다.(P. 41)
- 어린이도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며, 품위를 지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백여 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으로서 어린이도 체면이 있고 그것을 손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도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신경 쓰고, 때와 장소에 맞는 행동 양식을 고민하며,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쓴다.(P. 42)
- 그런데 내가 보기에 자녀들은 애초에 부모를 그렇게 닮지 않았다. 물론 얼굴이나 체형은 한 번씩 ‘아 맞다, 가족이지!’할 만큼 꼭 닮은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생활 습관, 말투 같은 것도 닮은 데가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어린이를 설명하는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어린이의 개성은 그보다 복잡하게 만들어진다.(P. 90)
- 개성을 ‘고유성’으로 바꾸어 생각하면서 나는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우주가 무수히 많은 곳에서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아름다운 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그러면서도 우주는 활기차고 사무적이다.(P. 91)
추천하고 싶은 대상:- 초등학생 멘토링을 하는 등 초등학생들을 이해하고픈 사람들
- 초등학생을 대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
- 어린이들의 귀여운 에피소드로 힐링하고 싶은 사람들
추천이유:이번 학기 멘토링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가르치게 되었다. 갓 유치원을 졸업한 멘티는 정말 작았다. 작고, 산만한 멘티는 수업이 하기 싫어 꺼이꺼이 울었다. 겨우 달래가며 수업을 마쳤을 때, 언제 울었냐는 듯 멘티는 짐짓 어른스러운 말투로 “수업 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라는 말과 함께 필통에 고이 모셔둔 마이쭈를 건네주었다. 수업 시간에 발표를 잘 해서 받았다는 은근한 자랑과 함께 말이다. 미숙하면서도 제법 어른스러운 면을 보이는 이 학생의 세계가, 어린이들의 세계가 궁금해졌다. 어린이의 머릿속이 궁금해서 읽게 된 이 책은 어린이와 잘 어울릴 수 있는 노하우라든가, 어린이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비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린이를 인간으로서 온전한 한 명으로 대할 것을 강조한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이전의 나는 멘티를 온전한 한 명의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멘티를 보호해주어야 하고, 가르쳐주어야 할 불온전한 사람으로 대했다. 그래서인지 한 사람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싶은 게 당연한 일인데도 어른스럽게 나를 다독이는 멘티의 행동이 생경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또한 저자는 어린이를 온전한 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각각의 고유성을 인정할 것을 강조한다. 한 사람으로서 어린이가 가지는 고유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어린이 또한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저 어린이를 존중하고, 어른으로서 어린이를 존중하는 분위기의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나처럼 초등학생 멘티를 대하는 게 어려운 멘토님들께 감히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어린이라는 세계가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별 다를 게 없음을, 그 세계에서 어린이는 생각보다 단단한 존재라는 걸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멘토링을 하지 않더라도 어린이들의 기발하고 엉뚱한 매력이 돋보이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많은 분들이 마음 속에 샘솟는 행복감을 느끼시길 바란다.
별점:★★★★

Zweig, Stefan 2014

제목: 평화를 사랑한 예술인, 이 곳에 잠들다.
학과: 지역주민, 이름: 남*모,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롤랑이야말로 그의 모든 작품에서 예술의 불멸성을 칭송한 인물인 만큼 그 슬픔을 이중으로 뼈아프게 느꼈으리라. “예술은 우리 각 개인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하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입니다.” (p. 257)
추천하고 싶은 대상: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희망하는 사람들
추천이유:영화를 즐겨 보시는 분들이라면 14년도에 개봉한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당시 이 영화는 1930년도의 유럽의 정치와 문화를 화려한 영상미와 유쾌한 내러티브로 잘 담아내었다는 호평을 받았는데요, 사실 영화는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 빈 출신으로 유럽의 3대 전기작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습니다. 어제의 세계는 말하자면 걸출한 전기작가가 쓴 자서전인데요, 사실 저자가 고백하는 것 것처럼 자신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살았던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중반에 이르는 한 세대 전체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 세대가 어떤 세대인가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그대로 관통한 세대입니다. 역사의 진행 과정에서 어떠한 세대도 경험해 본 바 없는 그런 운명을 견뎌내야 했던 세대인 것입니다. 특히 츠바이크는 오스트리아인이면서 유태인, 작가, 평화주의자라는 더없이 두드러진 위치 때문에 전쟁의 충격과 피해를 누구보다도 고스란히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어제의 세계는 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난 후 츠바이크가 망명자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오늘'날 집필한 책입니다.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정치적으로 평화롭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며 무엇보다도 문화적으로 화려했던 '어제'의 세계에 대한 회상으로 가득합니다. 휴머니스트이자 누구보다도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던 츠바이크에게 국경은 사람들과의 우정에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못합니다. 롤랑이나 릴케와 같은 작가부터 미술가 로댕, 음악가 슈트라우스 등과의 우정은 국적과 연령, 정치적 견해와 상관없이 예술에 대한 깊은 교감으로 맺어진 것으로서 후대의 사람들에게 좋은 귀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창조적 예술로 가득한 삶은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며 나아가 이 세상을 더욱 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극은 예외 없이 그를 찾아갑니다. 히틀러, 그리고 나치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거느린 그의 책이 독일 내에서 금서가 되고 심지어 분서가 됩니다. 주위의 사람들은 정치적 박해가 무서운 나머지 그에게서 하나 둘씩 멀어지고 그는 고립되고 맙니다. 그렇게 고향에서 뿌리 뽑히고, 그 땅조차 사라지는 과정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츠바이크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예술을 사랑했고 개인의 자유를 옹호했던 위대한 작가의 정신이 광포한 야만성에 의해 짓밟혔다는 사실은 저에게 감상 이상의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고 위협하는 전쟁의 불길한 기운은 현재진행형이라는 각성입니다. 지금 세계의 평화는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이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참담한 광경은 세계시민으로서 우리들의 태도와 마음가짐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문하게 합니다.
다른 학우 분들과도 이런 사색의 순간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어제의 세계를 추천합니다.
별점:★★★★★
제목: 영화, 가족의 인생극장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정*경,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영화를 함께 보는 동안 영화 속 인물들은 부모로서 쉽게 할 수 없는 말을 아이들에게 대신해주었지요. 아이들 또한 그렇겠지요.” (p. 7)
“학생이 공부에 집중해야지 무슨 영화냐고 합니다. 아이들이 무슨 기계인가요? 부모는 그렇게 해보기나 했을까요?” (p. 272)
추천하고 싶은 대상:뜻깊은 영화들로 우리 사회의 이슈를 살펴보고 세상을 배우고 싶은 사람 (부모, 아이, 청년 등 연령 무관)
추천이유:<엄마의 영화관>은 가족끼리 보기 좋은, 마음을 추스르고 관계를 새롭게 열어나가는 약 30여 편의 영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먼저 5개의 큰 주제를 나누고,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를 소개하면서 이 영화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시사점을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몇 작품을 소개해보자면, 먼저 노인의 사랑을 다룬 <라벤더의 연인들>이다. 몸이 늙었다고 마음도 늙는 걸까. 어느 날 바닷가에 쓰러진 멋진 청년에게 반해버린 노년의 두 자매를 다룬 작품이다. 청년을 돌보아주면서 사랑을 키워가지만 결국 엔딩은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자매의 모습으로 끝난다. 우리 사회는 사실상 노인의 사랑에 너그럽지 못하다. 80살 먹은 할머니가 20대 청년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아마 누구도 고운 시선을 보내진 못할 거다. (심지어 성별이 반대일 경우엔 더 난리가 날 것이다) 겉모습이 늙었다고 해서 누구를 사랑할 수는 없다는 건 말도 안 되지만, 실상 그 마음을 정말 드러내면 경멸의 눈초리를 받게 된다. 현재 우리 사회가 그렇다. 젊은이의 사랑은 아름답고, 노인의 사랑은 추한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더 헌트>는 우리가 통념적으로 여기는 관념을 뒤집은 영화이다. 유치원 선생으로 일하는 루카스(성인 남성)과 그런 루카스가 너무너무 좋은 친구의 딸 클라라. 그러나 클라라에게만 관심을 줄 수 있을 리는 없고, 선생이 미운 클라라는 급기야 루카스가 자신에게 ‘은밀한 부위를 보여줬다’라는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나중엔 더 걷잡을 수 없는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과 루카스의 친구들은 그를 폭력적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순수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관념이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클라라의 거짓말에 어른들이 더 보태서 거짓을 꾸며내고, 뒤늦게 경찰이 거짓말에 속았음을 알고 그의 무죄를 입증하지만, 그는 다시는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특히 이미 무죄가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루카스를 몰고 가는 마을 사람들을 보며, 다수 집단이 목표물로 잡은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나락까지 끌고 가는지 잘 보여주었다.
어쩌면 영화는 책보다 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될 수 있겠다. 책 한 줄보다는 직접 누군가가 말하는 대사가, 실감 나게 연출된 장면이 더 와닿을 수도 있겠다. 조금 더 세상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영화를 알뜰살뜰하게 소개한 가이드와도 같은 책이다. 사실상 영화 러닝 타임이 대부분 2시간 조금 넘을 텐데, 그런 영화를 다 감상하기보다는 간략하게 책으로 짧게 줄거리를 파악하고 생각할 거리도 쏙쏙 던져 주어 유익하다.
별점:★★★★★
제목: 연필 감상하기
학과: 미술학과, 이름: 윤*현,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예술과 과학의 확산에 이것처럼 기여한 물건도 없으며,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일상화되어 있고, 날마다 그 이름이 불리는 물건도 드물 것이다.” (p. 91)
추천하고 싶은 대상:익숙한 물건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
추천이유:감상(鑑賞)은 안식 ‘감’자에 칭찬하다 ‘상’자를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를 보면 “주로 예술 작품을 이해하여 즐기고 평가한다”는 뜻이다. 즉, 감상은 단순히 즐기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감상자의 배경지식, 가치관 등이 어우러져 마음에 와닿는 것을 칭찬하고 평가하는 행위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다,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고 말할 때 ‘보고 즐긴다’는 의미로 사용해온 것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 감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이전에 ‘아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어떤 공감도, 판단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연필의 매력에 빠져 브랜드별로 연필을 모으고 있다. 내가 연필을 자주 쓰는 모습을 보이자 주변인들은 “클래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연필이 왜 클래식한지, 어떤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물건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에 읽게 된 헨리 페트로스키의 책 <연필>의 부제목은 다음과 같다. ”가장 작고 사소한 도구지만 가장 넓은 세계를 만들어낸“. 공학자인 그는 연필에 관한 이야기로만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써냈다. 나는 감히, 그가 세상에서 연필을 가장 잘 ‘감상’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연필pencil이라는 이름은 페니실룸penicillum이라고 알려져 있던 그리스 로마 시대의 붓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단어의 어원은 그러하나 우리가 알고 있는 연필의 형태가 만들어진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흑연이 발견된 것이 16세기이고, 17세기 말에 이르러서야 나무 안에 흑연을 집어넣는 형태가 등장했다. 그 이전에는 갈대펜, 깃펜, 철필을 사용했고, 흑연에 종이를 말아 사용하거나 구멍에 끼워 사용하던 것에서 발전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래된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 재미있다. 나는 미술용 고급 연필보다 대중적인 노란색 연필을 좋아하는데, 요즘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파버카스텔의 보난자BONANZA이다. 파버카스텔은 본래 파버Faber 가문이 가내수공업으로 시작한 연필 사업이었다. 그런데 파버 가문의 대가 끊기자, 손녀가 결혼한 카스텔Castel 가문의 이름과 합친 것이 오늘날 브랜드명의 탄생 비화이다. 노란색이 연필의 상징이 된 것에도 많은 설이 있다. 연필 사업이 흥행할 당시 최고급 흑연은 시베리아에서 났다. 자신들의 연필에 동아시아산 흑연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의 갑부가 입을 법한 옷의 색을 칠해 동양적인 느낌을 준 것이 유래가 되었다. 미국(백인) 연필의 대명사로 불리는 노란 연필은 사실 yellow(동양인)를 상징했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나는 연필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알고 난 뒤로 연필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연필을 수공업으로 만들던 사람들의 모습과 당시 시대적 분위기까지 고려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멋지다. 파버카스텔의 보난자 연필의 목재는 누가 보아도 저렴한 재료로 보일 정도로 거칠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산 열대나무로 만들어 구멍이 뚫려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연필을 쥘 때마다 열대나무 한 그루가 내 손에 쥐어진 기분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게 되는 일은 신이 난다. 보난자(신나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는 뜻) 연필과 함께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되면 좋겠다.
별점:★★★★★
제목: “ 다 널 위한 거야 ”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김*현,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심장박동이 미친 듯이 격해진다. 나는 분노의 물결 위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 지렁이 때문에 위장이 뒤집힌다. 허공에 떠 있는 것 같고 광기의 문턱에서 비틀대는 것 같다. 나는 벗어날 수 없는 위험에 빠져 있다. 도와줘. 이렇게 미치나보다.
추천하고 싶은 대상:어릴 적 학대의 경험이 있는 사람,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싶은 사람
추천이유: 잘못된 신념과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아버지가 본인 기준의 ‘완벽한 아이’를 만들기 위해 철저하게 계획한다.
먼저 6살 광부의 딸을 다시는 가족과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데려와 훗날의 아이를 교육시키기 위한 모든 교육과정을 밟고 성인이 되자 아내로 삼아 아이를 갖는다. 그리고 전기울타리 등과 같은 방어벽들로 외부와 완벽히 차단한 채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가하며 아버지 본인만의 신념을 강요하며 사육시킨다. 이 아이가 작가인 모드 쥘리앵이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작가인 모드 쥘리앵이 직접 겪은 일을 다룬 실화이다.
모드 쥘리앵은 갇혀있는 동안 책을 아주 많이 읽은 것으로 나온다. 특히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의 주인공에게는 본인을 이입하여 위안과 용기를 얻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드 쥘리앵의 독서 경험치가 자신이 직접 겪은 가스라이팅의 과정을 더욱 실감나게 표현한다.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상황에서 모드 쥘리앵에게 주어진 환경에 대한 의문을 갖는 과정, 그 혹독한 환경에서 동물들을 친구삼아 위안을 얻는 과정, 유년시절의 학대경험으로 그치지 않고 트라우마가 되는 과정을 내가 직접 겪는 것처럼 생생하게 서술한다. 때문에 이 책은 한 장 한 장 넘기기 괴로울 수 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작가의 필력 때문에 모드 쥘리앵에 몰입되어 술술 읽힌다.
이 책은 읽는 내내 괴롭다는 평이 많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주인공은 결국 아버지에게서 벗어나며, 15년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훌륭한 심리치료사가 된다. 내가 이 책의 추천 대상을 ‘어릴적 학대의 경험이 있는 사람,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싶은 사람’으로 설정한 만큼 이 책을 끝까지 읽는 사람들이 극악의 상황을 겪고도 훌륭히 이겨낸 모드 쥘리앵처럼 자신의 트라우마에 당당히 맞서는 내면의 힘이 생겼으면 좋겠다.
별점:★★★★★
제목: 삶을 사랑하세요?
학과: 행정학과, 이름: 김*명,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언제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다. (p. 5)
추천하고 싶은 대상: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
추천이유: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읽었을 때 좋을 것 같다.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살아가는 중에 필요한 지혜를 일깨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지혜들 중 잠시 잊고 있던 것들 말이다.
“삶을 사랑하세요?” 누군가 이런 질문을 건넨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당연한 걸 왜 묻냐고 할까. 단호하게 아니라고 할까. 모두의 대답을 알 수는 없지만 질문에 대한 생각을 거듭할수록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는 ‘우리는 정말 삶을 사랑하는 걸까? 삶을 사랑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하는 질문이 속에서 고개를 든다. 삶이라는 단어는 너무 거대하고 소중한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 같아 말하기가 조심스럽고, 그런 삶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위대한 행위가 사랑이라면 마땅히 그것을 해야 할 것 같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는 이에 대한 물음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는 위와 같은 물음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 사유의 길로 접어드는 시간을 함께하기에 좋은 책이다. 저자 에리히 프롬의 글 여러 편을 엮어 만든 이 책은 엮은이의 언급과 같이 ‘살아있는 것’과 ‘죽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삶과 그것을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더 해갈 수 있도록 돕고 나아가 살아있는 인간, 즉 생동감을 지닌 존재로서의 인간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심도 있는 견해를 피력한다. 이러한 내용을 통해 우리는 책을 읽는 동안 삶과 삶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배움을 경험하게 된다. 때론 막연하게 느껴졌던 삶의 향기를 맡으며 말이다.
또한 이 책은 삶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이해와 함께 그 사랑을 소멸시킬 위험을 가진 시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 시대는 역사적인 기준에서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의 거리를 두고 과거에 있지만, 당시의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 점을 인지하며 독서를 할 때면 경계하게 될 것이다. 살아있는 존재로서의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의 삶과 삶에 대한 사랑을 위협하는 것들에 대한 경계 말이다. 이와 같이 우리를 지키는 건강한 경계를 의식하는 것이 삶의 향기와 더불어 이 책이 가져오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간다. 하지만 누군가는 살아있고 누군가는 죽어있다. 누군가는 살아있는 것과 가까이 지내고 누군가는 죽어있는 것과 가까이 지낸다. 살아있는 존재로서 인간은 자유를 누린다. 죽어있다면, 그렇지 못하다. 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 삶과 죽음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무엇을 경계해야 할까? 책을 읽는 동안에 이것에 대한 생각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을 가지고 나면 이 글의 처음에 나왔던 질문에 대해 우리는 조금 더 자신다운 대답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사유의 길을 계속해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별점:★★★★★
제목: 청춘의 울분을 집어삼켜 그를 토대로 만들어진 결과, 그 끝은 정말 최악이었을까
학과: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 이름: 박*원,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매우 평범하고 우연적인, 심지어 희극적인 선택이 끔찍하고 불가해한 경로를 거쳐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p.239)
추천하고 싶은 대상:1950년대를 살아가는 어떤이의 청춘의 울분을 느끼고 싶은 사람
추천이유:누구나 한 번쯤은 여러 선택의 중첩된 결과로, 계속해서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는 경험을 겪어보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나 20대의 청춘을 겪어가고 있는 이라면 더욱더.
대학에 진학한 후, 학교 안에서의 새로운 상황, 사람, 학습 등에 노출되고, 선택의 순간순간이 반복된다. 그 상황이 즐겁다거나, 두렵다거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저 새롭게 계속 추가되는 상황들에서 나는 스스로, 무의식적으로도 선택하고 있다. 이들 중 하나는 나의 가치관과 미래에 영향을 주는 큰 선택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진 채. 그 당시의 나는 맞닥뜨린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을 테지만, 그것이 최고의 선택으로, 최악의 선택으로 나를 이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1950년 대의 대학생으로서 살아가는 주인공 ‘마커스 메스너’ 또한 선택의 순간순간이 반복된다. 아버지의 광기에 가까운 집착과, 20대의 사랑, 청춘의 고독 사이에서. 말 그대로 ‘울분’을 토하며 주어진 상황에서 마커스는 스스로 자기 나름의 선택을 이어나간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이 책의 작가 또한, 작은 선택들의 결과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는 이야기라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최악의 결과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그저 ‘마커스’는 그 청춘을 자신 나름대로 헤쳐 나왔고, ‘최악의 결과’라고 불리는 것은 단지 현재의 상황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마커스’는 흔히 말하는 최악의 결과로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지만 그 나름대로, 짧지만 스스로에겐 의미 있는 삶이었을 것이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겪어가고 있는 청춘, 맞는 게 맞는 것인지 틀린 게 틀린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여러 선택을 강요받는다. 또, 그 선택의 책임은 오롯이, 이제는 성인인 나에게 있다는 압박을 견디며 나아가고 있다.
필립 로스가 집필한 ‘울분’에서는 유대인 사회의 한 소년이 청년이 되어 대학에 진학한 주인공의 젊은 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는 본인이 겪어온 시대와 비슷한 시대, 그 당시 본인과 비슷한 연령대의 청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덕분에 청년이 헤쳐나가는 상황과 느끼는 감정에 보다 빠져들 수 있었다.
나와 비슷한 청춘의 ‘울분’을 겪어가고 있는 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선택해왔던 과거들을 회상하고 추억으로 여길 수 있길 바란다.
별점:★★★★
2022 효원인 감동공유 전시회

· (전시주제) 효원인 감동공유 10주년 기념 전시 “금쪽같은 효원인을 위한 책 상담소”

· (전시도서) 2022년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우수 추천서 100권과 역대 Best of Best 추천도서

· (전시참여)
①내가 관심있는 분야의 처방전을 1장 고르기
②처방전에 적힌 추천대상, 추천문장, 추천이유를 읽고 처방전 숫자에 해당하는 책을 찾기
③책을 읽고 온라인 전시페이지에 댓글로 소감 작성하기

· (소망트리) 2022년을 마무리하며 크리스마스 트리에 소망카드 쓰고 도서관 팬에게 주는 펜은 선물로 가져가기

2022 효원인 감동공유 전시사진

Comments 16

이*원
2022년 12월 16일 4:37 오후

평소 읽고 싶은 책을 읽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여러 분야를 알지 못하는 게 아쉬웠는데, 다양한 학문에 임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새로운 분야를 접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 크리스마스 트리 이벤트와 함께 진행한 덕분에 더 주목받은 것 같아 좋았어요! 새롭게 단장한 새벽벌도서관과 함께 예쁘고 소중한 이벤트 진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이벤트 기대할게요! 😉

김*현
2022년 12월 16일 9:03 오전

평소 도서관에 매일 살다시피 하는 효원인들에게 좋은 처방을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삶과 공부에 점점 마음 기운을 잃어가는 연말입니다. 그래도 한번씩 도서관에서 준비한 처방과 추천 도서를 읽으며 마음에 휴식을 주고있어요. 덕분에 마음의 짐을 많이 덜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서
2022년 12월 15일 11:36 오후

도서관에 갈 때마다 표지의 문구가 특히 마음에 드는 처방전을 골라서 안에 내용을 읽어보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장씩을 챙겨서 나왔는데, 어서 기말고사 기간이 끝나고 그 처방전에서 처방 내린 책들을 하나씩 읽어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네요! 이번 전시에서 정한 처방전, 상담소라는 컨셉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좋았습니다.

제가 공모했던 추천서 두 장도, 많은 처방전들 사이에 있었는데 그 처방전들이 전시된 걸 보는 것도, 그리고 제 지인들이 그 추천서들을 잘 읽었다고 메시지를 보내준 것도 참 기분 좋은 일이었어요! 사실 추천서를 쓸 때만 하더라도, 제가 쓴 추천서가 이렇게 예쁘게 장식되어 전시가 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는데, 제가 썼던 추천하고 싶은 대상, 추천하는 문장, 추천하는 이유가 처방전의 양식에 맞춰서 전시가 된 걸 보니 꽤 많이 뭉클했어요. 또 많은 처방전들 중 제가 쓴 추천서를 가져간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을지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무척 재미있었고, 제가 아끼는, 좋아하는 책이 딱 맞는 주인을 찾아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뻤어요 !

책으로 치유됨을 느끼는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에, 내년에도 비슷한 전시가 또 이루어지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전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아 :’) 덕분에 따듯한 연말이네요 🧚‍♀️

김*하
2022년 12월 15일 6:55 오후

평소에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나 전시에 참여하고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번 전시는 유달리 좋았어요! 제가 추천했던 책도 전시되어 있어서 괜시리 뿌듯했고, 무엇보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책이나 궁금했던 분야에 관한 책을 찾아 읽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런 전시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백*진
2022년 12월 14일 9:27 오후

허전 했던 도서관 공간을 의미있게 꾸며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리를 볼 수 있어서 도서관 들어갈 때마다 연말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좋은 책들을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획 기대하겠습니다! ☺️

도*록
2022년 12월 10일 12:02 오전

평소의 고민거리에 대해 해결점을 제시해 주는 추천 책과 문장이었습니다. 또한 동기 친구들과 함께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공감해 주는 계기가 되어서 2022년 연말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좋은 행사 감사합니다.

한*경
2022년 12월 09일 11:52 오후

요즘 많은 고민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그런 저에게 약간의 힐링이 되었고, 작은 해답 또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의 고민보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해야겠다고 생각하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진
2022년 12월 09일 7:52 오후

기말고사와 2022년의 마무리를 앞두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습니다. 열정적인 일 년을 보낸 것 같으면서도 후회와 반성이 남는 것은 그만큼 제가 미숙한 청춘이라는 뜻이겠지요. 요즘 바쁘다는 이유로 독서를 게을리 했는데, 마침 도서관에서 이벤트를 열어 다양한 책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읽으려고 이런저런 책들을 메모했습니다. 굿라이프의 소개글이 인상깊더라고요. 우리는 행복해지기를 주저할지도 모른다. 이 문장을 읽었을 뿐인데도 왠지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좋은 행사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원
2022년 12월 07일 7:27 오후

학업에 집중하며 자연스레 책과는 멀어지게 되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는 책,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을 통해 올해를 뒤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행사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림
2022년 12월 06일 5:28 오후

종이책을 손에서 놓은지 꽤나 오래 되었는데 시험 공부하다 잠시 휴식하는 동안 간만에 책을 읽으면서 여유를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근래 들어 다양한 행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앞으로도 좋은 기획 기대하겠습니다!

고*주
2022년 12월 05일 9:19 오후

13번책 소개만 보면 논픽션일줄 알았는데 서양 소설이네요. 요즘에 소설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어 슬픔니다. 특별히 정보습득을 안하는 자서전이나 논픽션 아니라 소설책은 요즘에 훨씬 덜 읽었네요. 시간적여유가생기면 마음의여유도생기겠죠?

최*진
2022년 12월 05일 9:24 오전

요즘,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어떻게 마무리 하는 것이 좋을 지 고민하던 중 도서관 행사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시회에서 제가 읽어본 책들도 함께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보며 책을 통한 공감대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고,
지친 마음에 안정을 찾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알게 되는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하고 많은 도서관 행사들 개최하여 주시기 바라며, 응원의 인사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주
2022년 12월 03일 9:23 오후

한 해를 마무리 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했었는데, 나에게 필요한 문구가 적혀있는 처방전을 통해 추천도서를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읽은 추천도서는 조금 더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추천 도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의미있는 전시회였습니다.

조*현
2022년 12월 03일 9:17 오후

평소 생각이 많아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던 고민에 대해 조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같은 고민을 했었던 사람이 건네는 하나의 위로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경
2022년 12월 02일 6:29 오후

추천받은 책을 읽어보며 한 해를 되돌아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김*현
2022년 12월 02일 10:17 오전

한 해를 책으로서 마무리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도서관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전시회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