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효원인 감동공유

2017.12.01

내용 우리 대학교 학생이 자신이 직접 읽어 본 책을 추천함으로써 책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 선·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추천 대상 도서 만화, 판타지, 선정적 도서, 무협지 등을 제외한 모든 도서
참여대상 부산대학교 학부생(휴학생 포함)
참여방법 온라인 응모(http://onestop.pusan.ac.kr)
– ‘스마트학생지원시스템’ 로그인 > 비교과 > ‘효원인감동공유’ 응모
선정내용 학생들이 응모한 추천서 중 우수 추천서 100건 선정
2017년도 1·2학기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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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fkin, Jeremy 2015

제목: 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지구를 멈춰라!
학과: 식품공학과, 이름: 오*동,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엔트로피? 언뜻 듣기에는 과학서적같은 느낌이 난다. 실제로 열역학 법칙이 소개되기 때문에 일부 과학서적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글쓴이도 과학적 지식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여지없이 인문학 책이라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여기서 다루는 주제는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더 나아가 지구의 생존과 관련된)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chap1에서 산업화 사회로 오기까지의 역사를 엔트로피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그 시대를 거쳐 사람들은 농업화 산업화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진보’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 왔고 앞으로도 풍요롭게 살기 위해 개발과 발전을 계속해야 한다는 기계론적 발상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런 개발은 오랫동안 태양 에너지가 변해 땅에 축적되어 있던 그 에너지를 사용한다. 열역학 1법칙에 의하면 에너지는 새롭게 창출될 수 없는데 열역학 2법칙에 의하면 에너지는 무질서한 방향으로 계속 간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논의에 앞서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과학을 배운 이들도 물리를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은 이라면 한번쯤은 에너지가 무한한 양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심지어 지금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말을 하더라도 미래에는 언젠가는 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첨단과학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발상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 수준으로 반박될 수 있다. 경제학자 제너미 리프킨도 바로 이 점을 깨닫고 에너지 문제를 경고하고 있다.
chap 2에서는 물리학적으로 에너지 문제가 생기는 원인을 조명한다. 그리고 chap4에서는 chap2를 바탕으로 에너지 발전의 한계를 설명한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에너지와 석유 등의 화학에너지 그리고 음식에 들어있는 화학에너지는 대부분이 태양에너지로부터 온 것이다. 태양에너지로부터 오지 않은 것은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과 원래 지구에 내재되어 있던 원자력발전(핵에너지발전) 뿐이다. 식물이 태양에너지를 받아서 그것을 화학에너지로 저장하고 그것을 동물이 먹고 그 동물이 죽어서 땅에 묻히고 축적 되어 현재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있는 에너지로 쓰이고 있다. 이제 이 정도 지식이 쌓였다면 우리가 받아들이는 태양에너지의 사용가능량보다(에너지효율을 고려하여) 많은 양의 에너지를 쓴다면 에너지가 고갈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는 현재의 개발 속도를 고려하면 50년도 남지 않아 축적된 에너지가 고갈될 것이라고 한다. 이 시점이 이른바 에너지 분수령이다.
에너지문제의 역사와 현실과 자연과학적 원인 여기까지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에너지문제가 왜 이지경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지 사회과학적인 원인을 각 분야별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chap 3에서는 경제학적 관점과 심리학적 측면에서 접근한 원인을 chap 5에서는 현대사회 각 분야에서의 원인을 조명하고 있다. 우선 상당히 많은 근거들이 있지만 지면상 각 챕터당 하나씩 소개하자면 chap3에서는 각 개인의 최대 효용을 추구하는 행위가 사회적으로 외부효과를 일으켜 계속되는 환경오염과 에너지 낭비를 일으킨다는 설명이 인상적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데 자동차,오토바이를 타고 에어컨을 켜면 매연(또는 프레온 가스)과 에너지 낭비가 발생한다는 것을 알지만 개인의 효용(시간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을 하다보면 자동차, 오토바이를 타고 에어컨을 쓰는 게 현명하다는 결론을 얻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이 근본적 원인이 chap5에서도 각각 활용되는데 제너미 리프킨이 미국인이지만 미국이 무수히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며 발전한 사례를 비판한 점도 눈에 띈다. 이렇게 자연과학적 원인과 사회과학적 원인을 나누어서 각 분야 모두에 통찰력을 갖고 서술한다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읽으면 읽을수록 허점보다는 철저한 참고자료와 근거로 인한 확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내 의견도 글쓴이의 의견에 동화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chap6에서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러나 지키지 못할 것 같은 해결책을 제시한다. 적게 쓰고 나눠쓰라는 것이다. 대체에너지의 개발이 아무리 이루어져도 결국 그것은 태양에너지의 범위 내에서만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이런 개발의 열풍에 종지부를 찍고 적게 개발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의견에 대해 반박을 많이 찾아보았다. 그러나 지구를 닫힌계로 본것이라느니 (열린계라고 가정했기에 태양에너지의 출입을 설명한 것이다. 다만 우주는 닫힌 계로 가정한다.) 열역학 법칙 자체에 의문을 갖는 비판도 있지만 이러한 비판은 현재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내가 본 가장 그럴 듯한 대책이 다른 행성을 탐험하며 우라늄을 채취해서 지구로 돌아오는 것이 첫째고 지구를 공전할 수 있는 거대한 집광판을 쏘아올려서 전자기파를 지구로 쏘아서 지구의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자는 것이다. 다만 이것이 문제가 있는데 설령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쳐도 에너지를 활용하면 반드시 잡열이 나온다. 그러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해결책은 적게 쓰는 것 이외의 방법을 찾기는 힘들다. 리프킨이 남긴 말이 인상적이다. ‘지금 우리는 절벽으로 달려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선택지는 세 가지이다. 버스를 미리 멈추고 안전하게 내릴 것인가? 버스 창문을 깨고 위험하게 내릴 것인가? 버스와 함께 추락할 것인가?’ 나는 최대한 많은 학생들(특히 의사결정권자가 되고픈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인류를 넘어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기를 바란다. 나만 잘 살면 되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인류의 수명을 100살이라고 잡을 때 그 시간까지도 버티지 못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더욱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고민하기 바란다.
제목: ‘마인드’의 숨겨진 힘을 소개하는 책 ‘엘리트 마인드’
학과: 대기환경과학과, 이름: 김*우,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평범한 사람과 특별한 사람을 가르는 차이점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 차이를 엘리트 마인드로 설명한다. 사실 요즘처럼 모든 분야에서 양극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탁월한 성취의 결과를 단순히 정신의 힘으로 돌리는 것에는 선뜻 공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세상이 편해지고 물질적 풍요 속에서 성장한 탓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무엇이든 쉽게 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주어진 환경에 의한 한계 내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혹시 쉽고 편한 것만 생각하고 해봐야 안 된다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저자의 조언을 경청하면서 한 번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개인의 성과와 성공은 100퍼센트 정신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신체를 지배하는 건 정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할 수 있다 혹은 하면 된다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분명히 천양지차이다. 일단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조차 하지 않기에 성공도 실패도 확인할 수 없다. 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당연히 뭐라도 시도한다. 그 시도의 결과는 성공 혹은 실패다. 적어도 성공할 가능성은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가 돌아가는 것은 지극히 과학적인 귀결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포기’를 선택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저자도 같은 맥락의 조언을 한다. 지금까지 성공하기보다 실패하는 삶을 살아왔다면, 아마도 그건 스스로가 먼저 포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완벽한 조건이나 상황이 아니라는 핑계로 다음을 기약하며 포기한 적이 많았다. 그러나 최고의 조언은 늘 주어지지 않았다. 늘 불만족스러운 상황이기에 내가 나설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포기에 익숙해졌고 포기가 편해졌다. 아마도 평생 포기에 길들여져 살지 모른다. 저자는 이런 나에게 초대받기를, 이상적인 때와 완벽한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지 말라고 일침을 가한다. 그리고 당신이 있든 없든, 당신의 세상은 돌아가니 지금 당신을 당신답게 만드는 것을 하라고 강조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그동안 남과 비교하며 남보다 우월해지기 위해 뭔가를 하려 했다. 학교도 직장도 다 그런 기준에서 선택하려 했던 것이다. 엘리트 마인드라고 하여 남보다 우월감을 가지고 살라는 말은 아니다. 내가 누구보다 잘 났기 때문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나는 최고라는 마음으로 자존감을 가지고 살라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자기 안의 최고를 찾아내자. 이것이 경쟁하고 목표를 성취하는, 진정한 의미인 것이다.

제목: 지치도록 걷는, 그대를 위해
학과: 조경학과, 이름: 최*진,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여행 다니길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어떤 여행을 다니시나요? 퍽퍽해진 삶을 피해 우리들은 종종 여행이란 탈출구를 찾곤 합니다. 잠시 동안 숨을 돌릴 틈을 가지기 위해서 거대한 비용도 마다하지 않고 지출할 의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론 정말 한 순간의 숨 말고는 되질 않습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면 일상이 더욱 갑갑하고 어둡기 만합니다. 마치 삶이 감옥 같고 여행은 잠시간의 탈출 같아서, 삶을 피해 도주하는 기분으로 여행을 다녀오게 됩니다. 정말 여행이 가지는 의미는 일상으로부터의 도주뿐일까요? 저자는 그렇지 않다며 옛 이야기 들려주듯 타이릅니다. 여행이 주는 선물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들을 12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점차 여행에 매력에 빠져버리게 됩니다.
여행은 삶과 무척이나 닮아있습니다. 특히나 걷는 여행은 더욱 그러합니다. ‘걷는 행위’는 곧 ‘여행’에 비유되고, 이는 곧 ‘삶’이라는 의미로 확장됩니다. 이 책의 시작은 단순한 여행예찬론 같아 보일 수 있습니다. 여행 좋아하는 누군가의 신나는 경험담은 그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천천히 페이지를 넘기며 계속 걸어갈수록, 저자가 떠난 여행의 단편적 모습들을 통해 어떤 여행을 해야 하는 지 알아가게 됩니다. 단순한 쾌락만을 쫓지도 않고, 과시적인 소비를 하지도 않고, 바쁜 일정에 치여 움직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풍요롭고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천천히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에 다다를수록 여행의 진정한 목적은 다름 아닌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분명 여행은 끝났으며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이 깜깜하며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다음 여행날짜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아닌 몸과 마음의 생기를 되찾아 여유와 즐거움이 넘치는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여행은 한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삶 속에서 지속되어 가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됨으로서 더 이상 걸음이 지칠 이유가 사라집니다. 단순히 걸음으로 시작된 여행은 그 끝에서 삶과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행만큼 좋은 자극은 없을 테지만 그렇다고 여행이 모든 것의 해답이 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행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 깨달아야 하는 것들이며 그것들의 지속이기에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우리는 늘 크고 작은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삶이라는 길고 먼 여행을 걸어가는 당신의 발걸음이 혹시나 지쳐 있다면 잠시 멈춰서 작은 책 한권 읽어보는 것도 또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마세요.

시천, 척사 2009

제목: 잔잔하며 강렬한 사진 한 장
학과: 생명과학과, 이름: 표*영,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저는 고등학교 때 생일선물로 이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친구가 자신도 이런 사랑을 해 보고 싶다며 한 번 읽어보라며 선물해 준 것이었습니다. 이미 일본에서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인기 있는 꽤나 유명한 책입니다.
분명 나이는 대학교 3학년이지만 키나 발육 상태는 어린 아이 같은 여자주인공은 단순히 성장이 멈춘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해야 비로소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병에 걸렸습니다. 내내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만 지내던 그녀가 어수룩한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성장을 해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으로 진짜 사랑이라는 걸 하게 되지만 그 순간부터 그녀는 빠르게 성장하게 됩니다. 이후엔 죽음뿐인 자신의 운명을 잘 알기에 그녀는 그 남자 곁에 남아있을 수가 없습니다. 여자주인공은 남자주인공의 곁은 떠났고, 떠나있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성장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둔 다음 사진 전시회를 열어 그를 초대합니다. 자신이 죽은 후에.
여자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떠나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나오지 않고 오로지 전시된 사진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비록 사랑 때문에 죽었지만 결코 그런 삶을 후회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짧은 시간이었기에 더 애절하고 간절했던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찌질하거나 혹은 멋없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사랑을 통해 소박하고 순수한 느낌으로 사랑스럽게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감정을 말이 아닌 사진으로 전달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같은 사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잔잔하게 아름다운 사진이 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련하고 강렬한 사진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일본 특유의 잔잔한 슬픔이 느껴지곤 합니다. 그러나 결코 슬프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여운이 강하게 남는 작품은 아니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해주고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책이기에 꼭 한번 읽어보시고 더불어 영화도 보시길 추천합니다.

Arendt, Hannah 20062007

제목: 악이란 무엇인가?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김*혜,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책의 저자인 한나 아렌트는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철학에 매료된 인물로 유대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시온주의자들의 정치적 활동을 돕다 어려움을 겪기도 한 인물이며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보며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반인류적 유대인 학살을 행한 나치의 추방, 수용, 학살 행위를 악의 평범성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히틀러를 포함한 나치는 본성부터 잔인한 보통 사람과는 다른 부류의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인 아렌트는 그들이 우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아이히만에 대하여 말하기, 생각, 판단 세 가지의 무능성을 갖고 있는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분석하였다. 그 근거로 먼저, 나치스는 유대인 학살을 실행할 때 자신들만의 언어규칙을 만들어 사용했다. 예를 들어 학살을 최종 해결책, 유대인 이송작업을 재정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자신들만의 비밀 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아렌트는 암호화된 언어를 사용함에 따라 그들이 사람들의 현실 감각을 마비시켜 질서와 제정신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 말하며 말은 현실을 알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두 번째로 그녀는 아이히만을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히만은 스스로를 이상주의자라고 칭하며 히틀러의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며 자신이 살인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저자는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행위, 즉 ‘무사유’를 경계해야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고 현대사회의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리가 사유하는 능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이동을 할 때, 휴식을 취할 때, 심지어 타인과 만날 때에도 우리는 미디어와 떨어질 수 없다. 미디어를 접할 때 우리는 생각을 멈추게 되며 아무런 느낌 없이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를 접하며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심지어 그 정보는 동일한 것이기에 오늘날 우리는 제각각의 다양한 의견을 갖기보단 획일화된 생각을 하고 있다. 항상 미디어를 접하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제목: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
학과: 항공우주공학과, 이름: 김*민,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이 책은 시크릿(secret)와 내용이 비슷하다. 시크릿은 누구나 들어보았을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 생각하고 떠올리고, 실제로 되었다고 믿으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끌어당김의 법칙이라하는데, 나 또한 고등학교 때 시크릿을 읽고난 후 내가 원하는 꿈, 대학, 학과에 대해 간절히 생각해본 적이 있다. (물론 실제는 뜻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입은 성적이 좌우하기 때문에 나의 노력의 부족이랄까....) 어쨌든, 책의 제목인 왓칭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관찰이다. 관찰로 과연 무엇이 이루어진다는 걸까? 라고 처음에 의심을 풀었었다. 여기서 단순히 물체만을 바라보기 보다는 나의 감정을 담아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 감정을 담아서 관찰한다면, 그 물체의 분자, 더 나아가서는 원자의 입자까지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이것이 관찰의 힘, 즉 에너지이다. 이 책은 과학적이기까지 하다. 과학을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는 입자라고 하니 양자역학이 떠올랐다. 양자역학 또한 관찰에 지배받는 이론이니까.
이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이 있다. 사람들에게는 종종 자기 일을 미루기도 하는 게으름을 갖고 있다. 늘 하고 싶은 목표, 꿈이 있더라도 자기 보상을 위해 약간의 게으름 정도는 허용하는 편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꿈이 뭔지 모르겠어요, 해도 잘 될지 모르겠고, 과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실현될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찾는 책이 자기계발서이다. 자기 계발서들을 나도 몇 권 읽어봤는데, 대부분 자기의 미래의 모습을 계속 상상하라고 말을 할 뿐이다. 나도 그것은 동의한다. 계속 생각할수록 간절해지고, 그 간절함이 우리를 실천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자기계발서는 우리 인생에 참고가 될 뿐, 이것이 올바른 방법이고 원칙이다! 라고 생각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우리 인생을 바꾸는 것은 바로 우리의 행동이니까. 자신의 꿈을 찾고 이루려면 무엇보다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걸 하나씩 이루어나가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 왓칭 <신이 부리는 요술>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두 원하고 바라는대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대학교 입학했을 때 이 책 덕분에 나의 꿈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는 이 책이 우리 부산대학교 학우 분들의 무기력하고 지친 일상, 꿈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기를 바라면서 추천을 한다.

제목: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학과: 조경학과, 이름: 정*빈,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경제가 성장할수록 상위 1%에게 이익이 집중되게 짜여 있으며,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매우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매번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은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공략을 내건다. 경제가 성장하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믿음이 동반된다. 현실은 경제가 성장할수록 살기 팍팍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등장한 경제적인 지속 가능적 방안이 협동조합이다.
UNEP는 1991년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해 결의했다. 그 내용은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된다는 것이다. 그 당시 가장 핫한 이슈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었다. 가장 시급한 영역이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ESSD(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환경지속가능성) 안건을 폐기하고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지속가능성을 탐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사회적 지속가능성은 커뮤니티 형성이다. 아파트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세상은 각박해졌다. 커뮤니티 형성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폭넓은 경험을 유도한다. 마을의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사이버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영역의 커뮤니티도 등장했다. 사이버 커뮤니티는 공간적인 구속이 없고, 공통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형성되며, 자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공간적인 구속이 없다는 점은 같은 물리적 공간에 있더라도 다른 사이버 공간에서 시간을 소요하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사이버 공간속까지 조경의 영역이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공통적인 관심사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커뮤니티는 지속적이고 활발하게 운영 된다. 예를 들어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카페를 만들거나 어플을 만들고 꽃 이름이나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미 기반 커뮤니티는 동질감을 느끼게 해 상대적으로 높은 교감이 이루어진다. 친밀감을 느끼게 되면 자발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지속가능한 경제에는 협동조합, 마을 기업 등이 있다. 이번에 생태관광지로 선정된 광주 평촌마을은 마을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무장님께서 마을 공동체 식당을 운영하고 또 다른 주민분들이 숙박시설을 운영해 이익을 남기고 있다. 아침식사를 지역 주민들이 제공하고, 마을 투어 해설을 하는 이러한 시스템은 방문자에게 그 마을의 문화를 온전히 느끼게 해준다. 또 마을의 원래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협동조합이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그 협동조합을 이끌어나갈 사람이 필요하다. 특히 농어촌의 경우에는 컴퓨터 같은 전자 시스템 운영에 취약하다. 방문자들은 인터넷 예약과 스마트폰 송금, 실시간 버스노선정보 등 전자 시스템을 편하게 생각한다. 전자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람과 전화를 해야 하는 점, 시간을 상대방과 조율해야 하는 점 등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그것이 불평등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농어촌에서 정보의 불평등을 인지하지 못하는 점은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벌이고 생태관광 뿐만 아니라 각종 관광 산업에서 도태되게 만들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점이 불평등한지, 해소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을 것이다. 생태관광에서 우리의 역할이 바로 그 부분 아닐까.
제목: 우리 궁궐 ‘낯설게’ 그리고 ‘가깝게’ 보기
학과: 역사교육학과, 이름: 박*우,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우리 궁궐 이야기>는 국내 최초로 궁궐을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홍순민 교수의 역작이다. 문화재에 대한 학문적 온축이나 지원 여건을 감안할 때 1999년이라는 출판 년도는 경이롭기 그지없다. 아울러 지은이가 직접 현장에서 체득하고 취득한 감상의 기록, 전문적인 사적에 대한 내용, 삽화와 도면 등을 이유로 이 책은 이 분야 도서 중 손에 꼽히는 발군의 궁궐 전문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책의 구성은 크게 ‘궁궐 멀리서 보기’와 ‘궁궐 가까이 보기’로 이뤄졌다. 이 책에서 다른 궁궐 관련 서적과 달리 특기할 만한 부분은 ‘궁궐 멀리서 보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궁궐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서는 단순히 ‘궁궐’만 아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그 궁궐이 소재한 한양이 수도(首都)이자 수선(首善)으로 선정된 배경을 폭넓게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양과 궁궐로 이어지는 도로의 설계나, 여러 건축물에 내재돼있는 유교나 불교 등에서 유래된 종교·생태학적 맥락에 대한 인식이 진정한 우리 문화에 대한 앎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에 작가는 해당 항목에서 궁궐의 변천사, 궁궐의 선점에서 있었던 여러 논쟁과 풍수지리학적 이론들, 그리고 수도 서울의 지정학적 틀에 대해 꼼꼼히 설명하고 있다. 한편, 저자는 문화재에 대한 이해는 그저 이론적 학습에서 끝나서는 곤란하다는 지론에 따라 지식의 많고 적음과는 무관하게 현장에서 발로 띠는 답사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한다.
‘궁궐 가까이 보기’에서는 한양의 5궁이라는 경복궁, 경운궁(덕수궁), 경희궁(경덕궁), 창경궁, 창덕궁에 대해 소개한다. 각 궁궐의 입지에서 회자됐던 배치에 대한 논쟁, 그리고 각 궁궐들이 역사적으로 겪었던 부침들, 그리고 궁궐에 대한 건축학적 지식의 전달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저자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기 쉬운 이런 ‘전문적’ 영역들을 일반 대중을 독자로 상정한 이유를 분명히 하듯, 평이한 어조로 꼼꼼히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지식적인 요소 뿐 아니라, 궁궐 전문가이자 궁궐 감상가로서 작가가 궁궐 복원 과정에서 느꼈던 여러 일단의 소회와 단상들이 글을 읽는 또 하나의 풍미로 나타나기도 한다.
독자들은 자신만의 목적과 용도에 따라 이 책을 독파하면 될 것이다. 문화재와 사적에 대한 전문 지식 습득용이라거나, 혹은 궁궐 복원 과정에 참여한 작가의 생각을 엿본다든가, 궁궐에 대한 사진이나 삽화 또는 도면을 얻는 것 등이 될 것이다. 따라서 책을 읽는 여러 목적을 가진 부산대학교 독자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신슬기 2016

제목: 우물 밖 여고생, 슬구가 말을 걸다
학과: 대기환경과학과, 이름: 김*지,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혹시 당신은 당신의 삶을, 생각을 바꾼 사람이 있는가? 나에겐 나보다 어린, 그것도 고등학생이었던 한 여학생이 그런 존재가 되었다. 작지만 강한 이 책의 저자 여고생 ‘슬구’를 소개하려고 한다.
내가 ‘슬구’를 알게 된 건 대학교 1학년 2학기, 가을이 막 시작할 무렵이었다. 대학에 와서 한 학기를 지내고 첫 여름방학을 보내는 동안 나는 굉장히 무기력해 있었다. 대학에 대한 환상도 어느 정도 사라지고 공부도 재미가 없고 기대했던 여름방학은 알바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여행도 한번 못가고 흐지부지 보내버렸다. 그렇게 시작한 1학년 2학기는 목표도, 흥미도 잃은 정말 의미 없는 하루들이였다. 그 때 내 눈에 들어온 한 장의 사진. ‘스타일쉐어’라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어플이 있었는데 마침 ‘슬구’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자신을 18살이라고 소개하는 이 여고생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옷을 입고 ‘혼자’떠난 제주여행의 사진들을 올리고 있었다. 사진의 분위기와 익살스런 표정은 혼자 떠난 여행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행복해 보였다.
그 때 난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밖에서 혼자 먹기도 쑥스럽던데 어떻게 혼자여행을 가지? 안 외롭나? 안 무섭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너무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을 보니 부러웠고 대단해보이기 까지 했다. 나는 여기서 용기를 얻어 내 생애 첫 ‘혼자여행’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비록 당일치기 여행이었으나 처음으로 타지에 혼 자가는 여행은 나에게 엄청난 경험이 되었고 내 생각과 삶을 바꾸어 놓았다. 전에는 남에게 보여 지는 내 모습에 대해서만 생각해서 혼밥, 혼자여행이 부끄럽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초점을 두었지만 당일치기 혼자여행을 통해서 남에게 보여 지는 모습보다는 나 스스로의 가치가 더 중요하고 내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뒤로 슬구는 자신의 여행사진들과 여행에서의 기록, 자신의 감정을 일기처럼 쓴 것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했다. 그 책이 바로 ‘우물 밖 여고생’이다. 내가 슬구에게 또 다른 점을 배우게 된 계기가 하나 더 있다. 2학년 여름방학을 맞아 ‘하계 내일로’를 정말 가고 싶었는데 친구들과 일정이 하나도 맞지 않아서 내일로 여행을 포기할까 생각중이였다. 하지만 장거리 혼자여행은 나에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다. 그래서 난 서점에서 ‘우물 밖 여고생’을 찾았다. 나 자신에게 확신과 자신감을 주기위해서 이 책이 꼭 필요 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내 선택은 탁월했고 나는 ‘혼자 내일로’여행을 다짐하고 도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보다 경험이 많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을 보고 배운다고 한다. 하지만 나보다 2살이나 어린 여고생의 책을 읽고 감동을 얻고 많은 점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내 생각을 변화시켰고 더 나아가 내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비록 여행을 주제로 쓴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내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래서 ‘우물 밖 여고생’은 나에게 어떠한 자기계발서 보다 더 와닿는 책이었다.
‘우물 밖 여고생’이 누군가에겐 그저 여고생의 일기, 누군가에겐 여행책, 누군가에겐 그저 사진이 이쁜 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든 간에 꼭 읽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작은 여고생이 당신에게는 어떤 말을 걸어올지 궁금해 질것이다.

Thoreau, Henry David 2011

제목: 월든, 뉴 월드
학과: 조경학과, 이름: 정*빈,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조경이 다루는 영역의 자연의 영역은 원시적인 자연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하고 시공을 한 인공의 자연이지만 그럼에도 자연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미술가들은 풍경화를 그렸고 음악가들은 자연을 모티프로 작곡을 하고 작가들은 자연 속에서 저술 활동을 펼친다. ‘월든’은 미국에 있는 호수 이름이다.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 월든호수와 주변 지역을 지도로 보여주는데 마치 보물 지도를 보는 것 같다. 저자인 헨리데이빗 소로우는 그 호수 인근에서 홀로 살면서 이 책을 썼다. 3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소로우는 무슨 이유로 호수 인근에서 살게 된 것일까. 이 책에서 그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진 않지만 30대의 귀농 귀촌 현상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로우는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이 자기 꿈의 방향으로 자신 있게 나아가며, 자기가 그리던 바의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는 보통 때는 생각지도 못한 성공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 때 그는 과거를 뒤로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넘을 것이다. 새롭고 보편적이며 보다 자유로운 법칙이 그의 주변과 내부에 확립되기 시작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꿈이라는 것을 잃고 살아간다. 서점에 꽂혀 있는 수많은 자기 개발서는 작가 본인의 자서전이나 명언집에 불과하고 대학생 4년간 내 꿈은 무엇이지 고민만 하다보면 어느덧 졸업이다.
나 또한 항상 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꿈에 대해 고민하게 된 시기는 재수를 하면서부터이다. 가장 이상적인 시기는 고등학생 때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하고 대학에 진학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중학생 때 고민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고, 꿈에 따라 대학에 진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나도 여느 대한민국의 수험생으로 그저 공부를 열심히 했다. 어른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면 할 수 있는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때까지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오는 정의로운 사회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심적 변화가 온 시기는 대학입학 직전이었다. 성적에 맞춰 학교를 고르고 친구들이 고른 학과를 따라 고른 나는 학교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평생 그 일을 하면서 즐겁진 않을 것 같았다.
부모님께 대학을 1학기만 다니고 반수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부모님께서는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과감히 재수를 제안했다. 자신이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는 빨리 길을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결정에는 그간 부모님께서 주변에서 봐온 다양한 예시들이 있었을 것이다. 아버지 친구 분 중에는 약사가 있었다. 그 분은 돌연 40대 중반에 대학을 다시 입학해 용접기술을 배워 중공업으로 취직하셨다. 외삼촌은 4급 공무원이셨다. 그 분도 40대에 돌연 공무원을 그만 두고 회사로 이직하셨다. 그들이 가정이 있는데도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나는 재수를 하면서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친구들은 대학가서 엠티가고 미팅 가는데 내가 20살 이 청춘에 1년에 휴가가 2번 밖에 없는 재수학원에 앉아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뭐가 싫은 거지? 어떻게 살고 싶어서 이렇게 하는 거지? 그 때부터 나는 내 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꿈을 가지고 입학한 대학도 녹록치 않았다. 내 꿈은 테마파크나 리조트에서 그 곳을 방문한 사람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 어떤 일은 가이드가 될 수도 있고, 요리사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그 중 조경을 선택 한 것이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어디에 취업할 것이냐,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이냐는 질문들은 또 한번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직업 이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딱 한 단어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그 때 어떤 강연회를 갔는데 강사 분께서 말씀하셨다. “꿈은 마트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정해진 물건이 아니에요. 이름이 있고 그걸 고르는 게 아니란 뜻이에요. 꿈은 만들어 가는 거예요.” 그 때 나는 ‘아!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업은 내가 그 일을 하는 것에 따라 이름에 붙여지는 것이지 처음부터 이름이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이름이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때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꿈이 없다며 방황하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나 또한 성적 맞춰서 갔던 학과가 싫어서 재수를 하게 된 거고 나 또한 그렇게 학교를 다녔으면 열심히 하지 않았을 것 같아 그 친구들을 나무랄 수도 없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못 이긴다는 말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궁금한 게 많아진다. 그러다보면 책도 찾아서 읽어보게 되고 관련된 논문도 찾아서 읽어보게 된다. 그렇게 폭 넓게 이해를 하다보면 어느덧 공부가 되어 있다.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게 그냥 ‘놀이’이다. 그렇게 하면서 노는 것이다. 그 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일’일 뿐이다. 해결해야 하는 과제고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주어지는 것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좋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에게 이 일을 강요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래서 꼭 이 일이 아니어도 좋으니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찾으라고 조언을 해준다. 3년간의 실험 결과 그 조언은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데도 왜 그들은 하지 않는가 생각해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어떤 게 좋아하는 일을 찾는지 그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본 적 없이 자란 이 시대의 학생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걸 어떻게 고민하는지 모른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실험을 진행했다. 임의로 2개의 집단을 나눠 한쪽에는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권장하고, 다른 한쪽에는 각종 형용사 200개를 내주고 그 중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을 고르라는 것이다. 물론 표본 집단이 너무 작아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후자가 더 효과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소로우는 이런 말도 했다.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 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록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그동안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면서 사는 방법만을 배웠다. 다 같이 입학하고 학년이 올라가고 졸업하는 것이다. 소로우는 혼자 외롭게 호수에서 사는 것이 좋으니 모두 혼자 살라고 권하지 않았다. 자신이 호수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을 뿐이다. 내가 해 본 결과 어떤 길을 갈 것이냐 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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