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도서관

구약의 역사는 성전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스라엘 자손은 출애굽 한 후 시내산에서 여호와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후 성막을 건설했다. 출애굽기의 구성(출애굽 + 시내산 언약 + 성막 건설)은 성막 건설을 출애굽의 목적으로 제시한다. 나아가 열왕기는 솔로몬의 성전 건축이 출애굽의 완성이라는 관점을 보여준다(왕상 6:1). 구약에서 펼쳐지는 구원역사는 성막과 성전을 중심으로 삼는다. 이스라엘 자손이 범죄하여 약속에 땅에서 쫓겨날 때 성전도 무너졌으며 그들이 회복되어 약속의 땅으로 돌아왔을 때 성전도 다시 세워졌다. 놀랍게도 구약 히브리어 성경(마소라 본문, MT)은 성전건축에 관한 말씀으로 끝을 맺는다(대하 36:23). 이렇게 구약 역사의 중심을 차지하는 성전은 출애굽기로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사실상 구약이 가르치는 성전신학은 창조로부터 출발한다. 창세기 1:1-2:3에 기록된 창조와 하나님의 안식에 대한 기사는 창조세계가 하나님이 왕으로 임재하시는 가운데 만물을 통치하시며 만물은 하나님의 통치를 통해 안식을 누리는 우주적 성전임을 계시한다. 창조세계를 향한 이 하나님의 뜻과 계획은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난 새 창조를 통해 종말의 새하늘과 새 땅에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