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주자와 양명의 심론 연구 : 심의 현상학적 지향성을 중심으로 / A Study of Zhu-xi and Yangming's Xim(心) : Focusing on the phenomenological intentionality of Xim
Document Type
Dissertation/ Th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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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Abstract
본 연구는 心이 현대 인간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관점에서 동‧서양의 心論을 종합하고자 한다. 후설의 현상학적 관점으로 주자와 양명의 심론을 논의한다. 心이 인간성위기 극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 心은 도덕심이다. 그리고 도덕심의 지향적 구조에서 자연과 도덕의 논리적 관계를 설명한다. 주자와 양명의 심론은 심의 지향성 개념을 통해서 명확하게 정립된다. 그리고 인간성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제시된 천인합일이 가능하기 위해서 理개념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한다. 본 논문의 연구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유학의 궁극적 목표인 ‘천인합일’에서 ‘자연은 왜 도덕적인가?’라는 문제이다. 기존연구들은 자연이 도덕적이고 자연과 도덕이 하나라는 전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 유학이 자연으로부터 도덕을 도출할 수 있다는 신념을 포기할 수 없다면, 자연적 사실로부터 가치의 도출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후설이 인간성위기 극복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천인합일에서 자연과 도덕의 연관성을 현상학적 심의 지향성을 통해 증명하고자 한다. 후설의 현상학적 개념인 지향성과 생활세계로써 천인합일의 도덕적 근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적 증명을 통해서 주자와 양명의 심론을 보다 명확하게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목적은 보편적‧객관적 理가 존재한다면, ‘왜 인간은 서로 다른 도덕감을 가지고 있을까?’이다. 현실에서 천인합일은 플라톤의 이상국가에 나오는 철인군주가 꿈꾸는 이데아의 세계처럼 여겨진다. 또한 수양론을 중시함에도 불구하고 동양의 역사 속에서 여전히 성인의 등장은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자연으로서 理개념이 초월적이고 고정불변한 절대적인 것이라면, 인간과 자연의 천인합일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연구자는 理를 氣와 결합되어 있는 心에서, 그리고 심의 세계가 만들어내는 후설의 생활세계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 주자와 양명의 심론을 후설의 현상학적 관점으로 해석하려는 것은 후설의 현상학이 살아있는 생활세계를 탐구 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상학과 동양철학은 함께 논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은 서로 다른 체계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동양철학의 학문 대상이 살아있는 생활세계라면 동양철학도 삶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할 수 있다. 동양철학의 연구는 살아있는 경험세계의 전체지평을 다루고 있다. 마찬가지로 후설의 생활세계 연구도 사유의 명증성이나 직관 형식이 아니라 생활세계의 명증성과 현상의 직관을 탐구하고 있다. 서양 근대 형이상학은 인식론적 사유의 논리 속에 함몰되어 있다가 후설의 현상학을 통해서 생명의 지평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현상학이 살아있는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현상을 살아있는 세계와 하나로 생각한다는 점은 동양철학의 천인합일 사유와 맞닿아있다. 따라서 동양철학이 현상학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러나 후설의 현상학은 살아있는 생활세계에 관심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양 형이상학의 인식론적 사유 방식에 여전히 머물러있다. 그의 초월론적 현상학은 지각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단계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주로 가치중립적인 인식론적, 즉 이론적·논리적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그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자연을 자연답게 존재하게 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 또한 이론과 실천을 일치시키고 객관주의로 죽어가는 인간과 자연을 되살리고 인류 역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원리를 제시하지도 못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근대 철학에 대한 후설의 문제 제기를 수용하고, 그 해결 방식으로 그가 미완성으로 남긴 天人合一을 동양 儒家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서 해결하고자 했다. 본 연구는 천인합일의 근거를 유가 철학에서 道德 개념에서 도출하고, 천인합일의 방법론을 후설이 말한 心의 지향성에서 도출하려고 시도했다. 후설에 따르면, 의식이 곧 생명이다. 그리고 이 생명의 본질을 형성하는 것이 心의 지향성이다. 왜냐하면, 心은 항상 본질 객관을 지향하고 있으며 본질 객관과 상관관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주자와 양명의 心論을 현상학적 지향성으로 해석하였다. 그 결과 후설의 현상학적 心과 주자와 양명의 心이 하나로 합해지는 곳이 ‘天人合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상학은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것이 목표이고, 그것은 인간에게 내재된 心의 지향성으로 가능하다. 또한 유학의 궁극적 목표인 ‘천인합일’의 정당성도 心의 지향성으로 설명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유학이 왜 ‘천인합일’에서 자연이 도덕적인가?에 대한 해답을 현상학의 心의 지향성에서 찾고자한다. 그리고 도덕 개념이 주축이 된 도덕적인 의식 현상학이 인간성위기 극복에 해법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간성위기의 원인과 극복 방안은 모두 인간의 心에 있다. 이처럼 마음은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대한 연구와 다양한 해석이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주자와 양명의 심론은 현상학의 지향성 개념으로써 도덕적 근거를 논리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후설의 초월론적 현상학은 동양의 도덕개념으로 보완됨으로써 이론과 실천이 가능한 도덕적 의식 현상학으로 정립될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이론이 종합된 도덕적 의식 현상학은 그 목표인 천인합일에서 실패하게 된다. 그 이유를 연구자는 理개념의 보편적 고정성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본 연구는 理개념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논구해 볼 것이다. 이런 후에 인간성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천인합일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