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도서관

이 글은 예술작품의 존재론에 관한 사르트르의 관점 변화를 유아론의 문제와 더불어 살펴보고, 상상적 대상에 대한 사르트르의 관점이 『존재와 무』의 존재론적 전회에 바탕하여 변화하였음을 보이고자 한다. “예술작품은 비실재이다.”라는 명제가 보여주듯 사르트르의 초기 이미지 이론에서 상상은 주관적 공상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 『상상력』과 『상상계』에서 사르트르는 상상의식의 소재와 상상적 대상의 연관성을 단절시키고 상상 활동의 고유한 질료를 무(無)로 규정함으로써 상상을 주관주의의 위험에 노출시킨다. 이 글은 사르트르의 초기 상상력 이론이 유아론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후 사르트르의 예술론이 이와 같은 문제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줄 것이다.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사르트르는 예술작품은 타자를 위한 것이며 타자의 협력을 통해 완성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렇듯 작품이 타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것인 한, 작품에 대한 유아론적 해석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된다. 타자에 의해 ‘나’가 형성되듯 독자에 의해 작품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사르트르는 모든 것이 나의 선행된 지식에 맞게 존재하는 유아론적 세계를 넘어, 타자를 위해 그리고 타자에 의해 형성되는 상호주관적 세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This paper examines Sartre’s changing views on the ontology of the work of art in relation to the problem of solipsism, and aims to show that Sartre’s change of perspective on the imaginary object is based on the ontological turn in Being and Nothingness. In Sartre’s early theory of the Image, the Imagination is characterized as a subjective fantasy, as evidenced by the proposition that “the work of art is unreal.” By severing the connection between the material of the imagination and the imagined object, and by identifying nothingness as the inherent quality of imaginative activity, Sartre exposes the imagination to the dangers of subjectivism. This paper will point out that Sartre’s early theory of the imagination suffers from the problem of solipsism and show that his later theory of art moves toward overcoming this problem. In Situation Ⅱ, Sartre argues that a work of art is intended for the other and is produced with the cooperation of the other. And insofar as a work of art is shaped by interaction with others, a solipsistic interpretation of the work of art becomes impossible in principle. By showing that the work is shaped by the reader, just as I am shaped by others, Sartre has moved beyond the solipsistic world in which everything exists according to my prior knowledge, to an intersubjective world in which the work is shaped for and by 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