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도서관

동양 회화는 종이, 비단 등 약한 재질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주변의 여러 가지 환경요인에 의해 쉽게 손상 받게 된다. 손상된 동양 회화를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까지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보존 작업을 해야 한다. 본 논문에서는 동양 회화의 보존 방법 중의 한 단계인 보채에 관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보채(補彩)는 유물의 새로 덧대어진 부분에 직접 채색을 가하여 이질감이 생겨 감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을 방지하고, 유물의 미적인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보채는 보존 방법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존 방법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지나친 보존 처리는 유물의 원형 왜곡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보존 윤리 개념에 의해서 진행된다. 이 개념에 의한 회화 문화재의 보존은 그 원형을 존중하여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수명을 오래도록 보존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보존 윤리 개념에 의한 동양 회화의 보존 방법과 그 중 보채(補彩)에 대해서 연구한다. 동양 회화의 보존 방법으로 먼저 보존 윤리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어서 동양 회화의 구조를 안료층, 접합층, 바탕층, 소맥전분 풀, 보강층으로 나누어 각층의 특징과 역할, 결합 구조 등에 대해서 조사하고, 이들 각 층의 보존 작업에 대해서 서술하고자 한다. 보존 방법 중의 보채(補彩) 역시 같은 개념에서 의해서 진행된다. 보채의 보존 윤리 개념에 대하여 조사하고, 유물에 보채(補彩)될 부분의 범위와 역할, 보채에 사용되는 안료의 종류, 유물에 사용된 안료와 보채 안료의 관계, 그리고 보채 범위 내에서 손실된 그림 부분은 어디까지 그려 넣을 것인가 등을 중심으로 연구한다. 보존 윤리 개념에 의한 회화 문화재의 보존에서 사용되는 모든 재료들은 시간의 경과에 안정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원 유물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언제든지 제거가 가능해야 한다. 보존 방법은 안료층에 더 이상 안료가 바탕층에서 떨어지지 않게 아교를 더하여 주고, 바탕층의 손실된 부분은 바탕층과 최대한 비슷한 재료로 보강해준다. 배접지는 중성지로 배접하고, 이들을 접착시키는 풀은 소맥전분 풀로 한다. 소맥전분 풀은 재보존이 필요할 때 쉽게 제거될 수 있고 보존성이 뛰어난 재료이다. 보채의 채색 범위는 새롭게 덧대어진 부분에만 채색하고, 사용되는 안료는 천연안료인 등황(藤黃)․연지(臙脂)․남(藍)․대자(代赭) 등을 사용하여 원 유물의 안료와 차이를 주고, 색이 탁해지는 것을 고려하여 혼합된 색의 사용을 자제한다. 보채 범위에서 화면(畵面)의 손실된 그림 부분은 최소한의 부분만 그려 넣는다. 회화 문화재의 보존은 생명 연장을 위해서 필수이지만, 보채는 보존 방법 중에서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양 회화의 미적 가치를 높이고, 유물의 감상을 편안하게 하며, 더 나아가 문화재의 예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다. 보채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는 유물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하며, 유물에 관한 정보와 연습을 통하여 작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존 처리․보존의 철학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유물의 구조 및 제작기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소장자, 관계학자, 보존담당자 간에 긴밀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까지는 보채(補彩)가 체계화되지 않고 전문 인력도 많지 않다. 그러나 더 많은 관련 자료와 실험을 통해서 보채의 개념과 작업 방법을 체계화시키고 보채담당자의 전문적인 육성으로 보채를 통하여 동양 회화의 아름다움을 유지시켜 후손에게 전함으로 문화재적 가치까지 높이고자 한다. 본 논문은 동양 회화의 보존 방법 중 보채(補彩)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여 보채(補彩)에 참고하기 쉬운 자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더 나아가 회화 작업에서 작가의 감정 표현과 함께 보존을 생각하는 작업에도 참고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