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도서관

모호성 회피란 사람들이 알려지지 않은 확률에 비해 알려진 확률을 선호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이길 확률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는 모호한 옵션과 이길 확률과 질 확률이 반반인 확실한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호한 옵션보다는 확실한 옵션을 선호한다(Ellsberg, 1961). 하지만 확실한 옵션과 모호한 옵션은 확률 정보 면에서만 차이가 날 뿐, 확실한 옵션이 모호한 옵션에 비해 더 높은 우승 확률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이 이러한 모호성 회피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본 연구는 모호성 회피에 예상되는 비난과 예상되는 후회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히고, 특별히 그 동안 모호성 회피의 발생 원인이 아니라고 여겨져 왔던 예상되는 후회가 실제로는 모호성 회피의 발생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연구와 달리 비대칭적인 피드백의 제공을 통해 예상되는 후회를 조작하여 모호성 회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피드백의 비대칭성은 예상되는 후회의 조작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주어진 옵션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알게 되는 피드백의 양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Larrick & Boles, 1995). 예상되는 후회는 사람들이 대안적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기대할 때 커지고 기대하지 않을 때 없어지기 때문에, 만일 어떤 옵션을 선택하든지 같은 양의 피드백이 제공되도록 대칭적 피드백을 조작에 사용한다면 그 옵션들 간에는 후회를 유발시키는 정도의 차이가 없어져 예상되는 후회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대칭적 피드백을 사용한 기존 연구의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비대칭적 피드백을 사용하여 예상되는 후회가 모호성 회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았다. 또한 선택 상황을 단순히 지켜보는 존재가 아닌 선택의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서의 타인의 존재 유무를 조작하여 예상되는 비난이 모호성 회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았다. 실험 결과, 본 연구의 가설과 마찬가지로 예상되는 비난과 후회는 모호성 회피의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대안의 결과를 타인과 공유할 것으로 기대하여 비난에 대한 예상이 가능했던 조건에 속한 참가자들은 통제 조건에 비해 유의미하게 더 강한 모호성 회피 현상을 보인 반면, 대안적 결과를 혼자만 알게 될 것으로 기대하여 비난에 대한 예상이 가능하지 않았던 조건에 속한 참가자들의 선택은 통제 조건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아무런 조작도 가하지 않아서 후회에 대한 예상이 불가능했던 통제 조건에 비해 후회에 대한 예상이 가능하면서도 그 예상되는 후회를 회피하기 위한 선택이 모호한 옵션의 선택을 회피하고자 하는 선택과 일치했던 조건에서는 유의미하게 더 강한 모호성 회피 현상이 발생한 반면, 후회에 대한 예상이 가능했지만 그 예상되는 후회를 회피하기 위한 선택이 모호한 옵션의 선택을 회피하고자 하는 선택과 불일치하였던 조건에서는 상쇄 효과로 인해 모호성 회피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보고한 선택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참가자들의 선택은 실제로 후회에 대한 예상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비대칭적 피드백 제공을 통해 조작한 예상되는 후회와 모호성 회피의 관계에 대해 실험적으로 살펴 본 첫 연구로, 기존 연구에서 소홀히 다루어져 왔던 예상되는 후회와 모호성 회피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학문적 의의를 지닌다. 또한 소비자 구매 행동과 관련지어 실용적 의의 및 제한점, 추후 연구 제언 역시 논의 부분에 함께 다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