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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인 감동공유 추천글
제목: 이 책이 왜 효원인 추천도서 목록에 없는지 의문입니다.
학과: 간호학과, 이름: 박*지,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서점에 가면 항상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서 매번 관심이 갔던 책이다. 그런데 지난 여름방학 때부터 책을 살 용기가 안 났던 건지 아님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변명 때문인지 독서와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 어느 날, 나는 경주에 단풍을 보러 갔다가 지나가는 길에 있는 자그마한 서점에 들렀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서점이라는 독특한 서점에서 이 책을 다시 만났다. 이 책을 본 순간 읽고 싶다는 생각과 이곳이 아니면 독서와는 거리가 더 멀어질 것 같은 마음에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읽었던 책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주위의 추천도 많았기에 기대를 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이기주 작가님의 글에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작가님의 생각, 작가님이 겪었던 상황에 몰입하게 되고 그 곳에서 찾아낸 언어의 온도 정말 책 제목그대로 따뜻하고 차갑기도 하고 미지근하기도 한 그런 언어들을 접할 수 있었다. 책 중간에 이러한 글이 있다.
‘ 도대체 어른이 뭐지? 순수함을 포기하는 건가, 낙관과 비관을 되풀이 하면서 현실에 무뎌지는 것인가 아니면 삶의 다양한 가치를 획득해 나가는 걸까. 꿈과 현실의 괴리를 인정하거나 반대로 메워나가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세상을 다 알아버리는 것?’
이젠 나도 새내기 티를 벗어나 한 달 뒤면 21살이 된다. 어른이 빨리 되고 싶었던 그 어렸던 내가 이제는 대학생이 되고 진정한 20대의 길에 들어선다. 하지만 어릴 때 생각했던 어른과 지금 내가 겪어왔고 앞으로 겪을 상황을 비추어 볼 때의 어른은 너무 다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저 글이 너무나도 인상 깊게 다가왔다. 어른스러운 것은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어려운데 이 책을 읽으며 따뜻하고 차가운 여러 상황에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게하고 마치 멘토님으로 부터 경험담과 교훈과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 처럼 사근사근 다가오는 이 책을 우리 효원인들이 함께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독후감 공모전 우수작
제목: 보통의 존재로 함께 살아가기
학과: 교육학과, 이름: 박*경, 선정연도: 2020
내용: 2020년 9월은 나에게 특별하다. 시작과 끝을 다 경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다 시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한 박사과정이 시작되는 달이기도 하고, 4년 동안 상담 하였던 나의 내담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9월이기도 했다. 설렘과 씁쓸함이 함께 공존하는 나의 마음에 무엇이라도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2020 도서관 독후감 공모전에 언어의 온도라는 책이 독후감 리스트에 있는 것을 봤을 때 이 기회를 통해 평소 읽고 싶었던 언어의 온도 책을 보면서 내 마음을 좀 돌아보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이기주 작가의 말처럼 자신만의 리듬을 유지하기란 생각보다 어려 운 일이다. 세상이 우릴 가만 내버려두지 않고, 외부의 리듬이 틈틈이 우리 안으로 틈입해 내부의 리듬을 방해하고 무너뜨린다. 하지만 살면서 한번쯤은 삶의 리듬을 점검 해보거나, 오래전부터 어딘가에 존재했을 고유한 리듬을 발견하기 위해 마음을 걷어붙여야 하지 않나 싶다.

나는 죽으려고 자살을 시도한 대상자를 만나는 사례관리자로 일을 하고 있다. 정신건강분야에서는 총 18년을 하였고, 자살시도자를 대상으로 일을 한 건 8년 정도 지나고 있다. 평소에 ‘죽음, 자살, 절망, 끝’이라는 단어에 대해 크게 생각하며 살지 않았는 데. 자살시도자를 만나는 일을 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였던 것 같다. 그러면서 오히려 죽음에 대해 회피하려고 하는 나의 모습을 종종 보기도 했다. 나의 업으로 삼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무감각할 때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그러던 중 최근에 4년 동안 만났던 자살시도자가 지난달에 자살 재시도하여 끝내 사망하였다. 그 분은 평생 인생의 쓸쓸함에 대해 괴로워하던 사람이었다. 뭔가 머릿속이 복잡하고 한편으론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언어의 온도] 책을 펼쳤다.

[심리적 허기는 주변인들의 신뢰와 사랑으로 채우고, 내면의 성찰을 통해 성공이나 명성 이외에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심리적 허기를 무척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것을 자살시도라는 도구를 통해 표현하는 사람들도 종종 만난다. 이들에게 ‘내가 어디 까지 그들의 심리적 허기를 채워줘야 하나’라고 답답해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모든 것을 채워줄 수도 채워주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심리적 허기를 가진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옆에서 묵묵히 버텨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겼다.

[당신의 고통에 관해 알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건 기만이다. 우린 늘 무엇을 말하느냐에 정신이 팔린 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이 글귀에 한동안 머물러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쉽게 상대방의 고통에 대해 이해한 다고 판단한 적이, 이해하고 있다고 얘기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 나를 돌아보게 하였다. 섣부른 위로보다는 오히려 침묵이 더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기억 하고 또 기억해야겠다.

[그냥 한번 걸어봤다. 퇴근길에 부모는 “그냥 걸었다”는 말로 자식에게 전화를 걸고 연인들은 서로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라며 사랑을 전한다.
“그냥”이란 말은 대개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걸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 도 될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후자의 의미로 “그냥”이라고 입을 여는 순간 ‘그냥’은 정말이지 ‘그냥’이 아니다.]
청년들을 만날 때 자살 혹은 자해 시도를 하였을 때 어떤 이유 때문이었냐고 물어보면 “그냥요”라고 대답할 경우가 많았다. 물론 책에서 나온 내용과 지금 내가 경험한 상황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냥요”라는 대답에 조금 더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기술보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알고자 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일 테니깐.

[헤아림 위에 피는 위로라는 꽃.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당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내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아는 행위’는 사물과 현상의 외피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진득하게 헤아리는 걸 의미 한다. 위로는, 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다. 상대에 대한 ‘앎’이 빠져 있는 위로는 되레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대의 감정을 찬찬히 느낀 다음, 슬픔을 달래줄 따뜻한 말을 조금 느린 박자로 꺼내도 늦지 않을 거라고 본다.]

업무가 밀려있어서, 늘 반복되어 특이할거 없는 내담자의 대화라고 나의 속도대로 그들에게 섣불리 위로했던 내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한 번 더 마음속에 되새겼다. 상대에 대한 앎이 빠진 위로는 되레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는 것. 이것은 꼭 직장에서뿐만 아니라 친구들, 가족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다.

[인류의 불행 중 상당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선을 긋는 행위에서 비롯되지 않던가.] 정신과적인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고, 함께 나누는 것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경험자체가 다른 사람들보다 적었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우리는 나와 생각이, 모습이, 행동이, 학력이, 자라온 환경이, 지적 능력이, 지위 등등 나와 다른 사람에게 쉽게 옆 자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내가 직장에서 만나왔던 많은 사람들은 사람을 그 누구보다 만나고 싶어 하고, 관계하고 싶어 하고, 함께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나는 나와 사람사이에 선을 긋고 있나? 잠시 생각해보았다. 적어도 직장 안에서는 직업의식으로 선을 긋지 않으려고 하지만, 내 삶에서는 나도 의식 하지 못했지만 선을 긋고 살고 있었다. 나와 다른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 다른 배경에서 자란 사람, 가치관이 다른 사람 등등과는 굳이 관계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나의 이 중성에 부끄러워졌다.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을 가진 내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선을 긋고 있었으니 말이다. 쉽게 바뀔 것 같진 않지만, 기억하며 살아야겠다. 선을 긋지 않는 사람이 되어 보자고 말이다.

[언어의 온도]라는 책은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에 조금씩 읽었다. 한꺼번에 다 읽어버리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꾹꾹 누르며 아껴서 읽었다. 이 책은 진짜의 나로 살 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꾸며서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필요 이상 화려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사람으로 말이다. 일터에서도 나의 삶 에서도 그냥 진짜로 살고 싶다. 그리고 지금보다 나에게 더 따뜻한 언어로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일에 대해 가슴 뛰거나 열정가득 했던 20 대 때의 “나”도 너무 좋았지만 40대인 지금의 “나”에 대해 조금은 천천히, 거짓 없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을 기대하게 된다. 내가 만나는 자살시도자 그들의 모든 자살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따뜻한 사람으로 따뜻한 언어로 그들에게 보통의 존재로 옆에 있어주고 싶다.

독후감 공모전 우수작
제목: 말, 아름답고도 위태로운 줄타기 위에서
학과: 독어독문학과, 이름: 김*원, 선정연도: 2020
내용: “언어는 곧 그 사람을 나타낸다.”는 다소 진부한 격언이 있다.
진부한 것은 오래된 것이지만 보편적인 진리를 내포할 때가 많다. 그리고 나는 이 격언을 믿는다. 난생 처음 마주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가 내뱉는 언어와 평소 언어 습관을 잘 살펴보면 대충 그 사람의 성향과 나아가 가치관도 어렴풋이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어렴풋이’다. 처음 만난 낯선 타인과 한 시간 남짓한 대화로 상대방을 모두 파악했다고 예단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그렇지만 상대에 대한 호감과 비 호감, 적어도 이것은 ‘또렷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어째서 그럴까?
우리는 말, 언어에서 어느 정도의‘온도’를 느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온도라니, 언어가 뜨겁거나 차가우며 때로는 미지근할 수도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언어는 분명 온도를 가지고 있다.
“차가운 말투로 쏘아붙였다.”,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를 건넸다.”와 같은 문장을 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만약 이 두 문장을 “따뜻한 말투로 쏘아붙였다.”와 “차가운 위로의 한 마디를 건넸다.”로 바꾸어 버린다면 문장이 어색하기 그지없다. 아마 이런 문장은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정서에 “따뜻하게” 쏘아붙이는 것과 위로가 “차갑다”는 것이 쉽사리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어는 맥락 속에서 자신만의 온도를 지니고 사람들에게 보편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낸다.

언제부터 내가 이러한 언어의 온도와 그 차이를 느끼며 살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타인이 뱉는 언어에 내가 감정적 영향을 받고 있음을 깨닫고, 내 언어 습관도 돌아보면서 수시로 ‘말조심 하자’ 고 되뇌었던 것 같다. 한 사람이 내뱉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입에서 나온 순간 공중에서 분해돼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가슴에 푸욱 꽂히고 만다는 것은 어쩌면 슬픈 일일지 모른다.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상황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까웠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오가는 언어 속에서 상황은 온실이 되기도, 살얼음판이 되기도 한다. 너무 뜨거운 온도의 언어도, 너무 차가운 온도의 언어도 사람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살아왔을 터다. 그래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당신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되냐고 묻는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나는 내 언어 온도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는 사람 대부분이 그러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의 저자 역시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상황, 사람, 사물, 드는 감정과 생각 등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록한다. 기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본인이 기록한 것을 독자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도록 글 말미에 발판을 마련해 놓았다. 작가가 써놓은 300여 개의 에피소드는 대부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들이라 자칫하면 빠르게 읽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가고를 반복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경험에서 얻은 생각을 작성한 글이라 저자의 생각이나 사상을 엿보는 재미에 빠져 독서를 할 수 있었다. 타인의 생각을 알고 나면 나 스스로의 생각도 톺아보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나. 나에게는 이 책이 그러한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언어 사용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끊임없이 일깨워 주지만 작가 역시 입을 닫기 힘들고 혀를 감추지 못하는 날이 있다고 한다. 입술 근육을 좀 풀어줘야 직성이 풀리는, 그래서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그런 날. 그러고는 ‘언총(言塚)’에 대해 소개한다. 언총은 말 그대로 ‘말 무덤’이다. 경북 예천에 위치한 언총은 달리는 말(馬)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말(言)을 파묻는 고분이란다. 우리는 종종 “이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이라거나 “있잖아. 네가 이 말 듣고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는데…”와 같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인 것을 알면서도 남에게 말을 걸고야 말 때가 있다. 이처럼 남을 비난하거나 노파심이라는 미명하에 행하는 참견의 말을 한데 모아 이 언총이라는 구덩이에 파묻었다고 한다. 말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에는 신기하게도 사람들 사이의 언쟁과 다툼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는 늘 말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고 무엇을, 어떻게 말할까 생각하며 살아간다. ‘언어 습관’이라는 용어도 사실상 말을 내뱉는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져있다. 말을 내뱉지 않는 행위 역시 언어 습관에 포함된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한다. 때로는 무엇을 말할까, 어떻게 말할까보다 어떤 말을 하지 않을까가 더욱 중요하며 어려운 법이다. 말을 많이 하다보면 가끔 아차, 의도치 않은 실언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표현한다.
‘말 무덤에 묻어야 할 말을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묻으며 사는 건 아닌지….’
참 마음에 와 닿았던 구절이다. 말 무덤으로 갔어야 할 얼마나 많은 말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 속으로 가버렸을까. 말 무덤이라는 것이 일반 무덤과는 달라서 그곳에 한 번 묻힌 말은 다시 파낼 수도 없는데, 나는 얼마나 후회를 하려고 이 말을 내뱉어 버린 것일까. 남은 후회는 내 몫이었다. 또 내 가슴에는 나를 아프게 하는 말이 얼마나 많이 묻혀 있을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언총이 필요하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이 언총에 들러 쓸데 없는 말을 묻어야 한다.

나의 엄마는 아빠로부터 ‘말로 인한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수 없이 내게 말했다.
말로 인해 받은 상처는 그 말을 내뱉은 사람으로부터만 치유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언어가 너무 차갑거나 뜨거우면 정서적 동상을 입기도, 화상을 입기도 한다. 그러나 적당한 시원함을 담은 언어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며 적당한 온기를 품은 언어는 상대의 꽁꽁 언 마음을 감싸 녹여준다. 과연 내 언어의 온도는 몇 도였을까? 상대방에게 적당했을까? 책을 읽으며 내가 위로받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내 언어의 적당한 온도를 찾아가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마음이 불편할 때에는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 있는 용기와 더불어 상황에 따라서는 말을 아끼는 것이 위로의 말보다 낫다는 것을 깨닫는 혜안을 가질 수 있길.

많은 사람들이 말에 상처를 받고 또다시 그 상처를 되갚으며 살아간다.
어쩌면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저지르는지 모른다. 그 과정을 차분히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언어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뭐든지 말로 뱉어버리는 것이 가장 빨랐고, 속 시원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쉬이 뱉어진 말을, 내 가슴 속에 파묻힌 말을 꺼내보는 것은 무척이나 아픈 일이다. 그럼에도 그 말들을 마주할 때에 비로소 내 감정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힘이 생길 때가 있다. 어쩌다, 와서는 안 될 말들이 내 가슴 속으로 와 버렸다면 그리고 아무도 그 말들을 꺼내주지 않는다면 내가 한번 꺼내보자 시도해 본다. 이 언어가 차갑다, 뜨겁구나, 따뜻하네, 미지근하다고 알아차릴 때 나도 비로소 적당한 온도의 언어를, 적당한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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