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도서관

제목: 정의로운 경제의 길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윤*화, 선정연도: 2014
추천내용: 경제, 자본, 기업……. 솔직히 이런 단어들의 개념을 알며 관심 있어 하고 자주 접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나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경제 자체에 별 흥미도 없었고 너무 어렵게만 느껴져 알고자 시도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사실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꼭 알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도 말이다. TV를 보다가 가끔 마주치는 말들이 있다. 비정규직, 주주, 금융 위기, M&A 등등 보기도 보고 들어도 봤지만 ‘저런 게 다 나와 무슨 상관인가.’라고 생각하며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나와는 전혀 연관이 없고 멀기만 한 것 같이 보였는데, 결국 돌고 돌아 훗날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지고 알아야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고, 더욱 많은 이들의 눈길을 받아 수면위로 올려야지만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처음 구입했을 때 책에 둘러져 있는 띠의 문구가 가장 처음으로 눈에 들어 왔다. ‘국민들이 묻고 있다. 우리의 삶과 상관없는 성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상당히 단순하지만 정말로 우리가 묻고 싶은 말의 핵심이다. 몇몇의 경제학자들이나 정치인들은 외국의 사례를 가지고 와서 한국에 적용시키곤 한다. 장하성 교수는 이 부분을 강력하게 지적한다. 한국은 유럽이나 영미식 자본주의와 겉만 보아서는 비슷해 보이나 그 속은 확실히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그들의 사례를 가지고 적용한다는 것은 존재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최근 유럽과 미국을 포함해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의 관한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장하성 교수는 또 확증된 된 사실만을 이야기했다고 한다. 가끔 확실한 근거 없이 ‘-일 것이다.’라는 추측을 객관화된 사실처럼 이야기 되곤 하는데 이런 부분은 철저히 제외시킬 것을 고수했다고 한다. 더불어 실제 기업을 직접적으로 사례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객관적 사실만을 기술해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경영권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국은 주식회사를 경영하는 ‘경영권’을 세습하는 비정상적인 양상을 보인다. 장하성 교수는 이것을 강력하게 지적한다. 사실 나는 이게 뭐가 문제인 건지 한 번도 생각을 해보지 못한 부분이라 굉장히 새롭고 신선하다고 느꼈다. ‘경영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한국에만 있는 것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경영권’은 창업자와 그의 가족이 회사를 ‘경영할 권리’를 갖는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사실 ‘경영권’의 참의미는 경영을 총괄하고 책임지는 의무라고 할 수 있다. 주식회사가 아닌 개인회사의 경우에는 창업자의 후손이 회사를 상속받으면 ‘경영권’도 당연히 함께 상속되겠지만 주식회사는 다르다. 주식회사의 경우 회사에 관한 권리는 모든 주주들에게 있다. 절반이 넘는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스스로 최고 경영자가 되거나 혹은 다른 사람을 선임할 수 없다. 그런데 한국은 너무도 당연하게 이 ‘경영권’이 세습되고 있다. 경영 능력이 입증되지도 않았는데 단지 창업자의 후손이라는 이유만으로 최고 경영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소위 재벌 그룹이라 불리는 대기업들에서 말이다. 장하성 교수는 한국 경제의 가장 기초적인 구조에서부터 문제점들, 가려운 부분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안책까지 모두 이 책속에 담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가 가진 문제점들은 많지만 장하성 교수는 그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이 가진 힘을 믿는 것이다. 사실 7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책이라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다. 가뜩이나 경제에 관해서는 아예 무지한 상태여서 첫 장을 펴는 순간부터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한국 자본주의’라는 책의 제목도 썩 매력적인 편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각 장과 절의 제목이 상당히 재치 있었고 저자가 말하려고 한 바를 정확하게 돌직구로 시원하게 서술한 점이 이 책을 무사히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만든 힘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