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료

원문 등 관련정보

효원인 감동공유 추천글
제목: 우리시대의 마녀사냥
학과: 노어노문학과, 이름: 주*택, 선정연도: 2015
추천내용: 이 책은 러시아 최고 작가 중 한 명인 안톤 체홉의 단편 소설을 모은 책이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은 책 제목이자, 책 가장 마지막에 편집된 체홉의 대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대중들에게 매우 잘 알려져 있고, 연구 주제로도 많이 논의되고 있으므로 이 책의 중간쯤 엮어져 있는 단편 소설인 『6호실』에 대해 얘기하면서 이 책을
추천하려 한다. 책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정신 병원 6호실에 갇힌 환자 이반 드미트리치 그로모프는 33살의 귀족 출신으로, 법원의 집행관과 관청 서기로 일을 했다. 그는 높은 사회적 직위로부터 나오는 자신의 솔직하고 냉철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다정한 바냐’라고 불릴 만큼 사랑받았고, 이러한 그의 모습은 타고난 겸손, 친절, 성실, 순수한 본성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골목에서 총소리를 들으며군인에 의해 잡혀가는 죄수를 보게 된다. 측은한 마음과 동시에 자신도 언젠가는 저렇게 끌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피해망상증에 걸리게 된다. 숲에서 나무를 베어 낼 때, 열심히 도끼질을 하면 할수록 숲은 더 억세고 울창해지는 것처럼, 그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될까봐 두려움에 떨고, 행여 사람들과 마주치면 자신이 잡혀갈 것이라며 이리저리 날뛰게 된다. 지하실에서 은둔생활을 시작한다. 사회는 이러한 이반 드미트리치 그르모프의 모습에 냉담한 태도를 보인다. 사람들은 그가 이상하게 행동하는 원인을 알아내려고 노력하지 않고, 올바른 사회인으로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치료도 하지 않는다. 그냥 효과 없는 물약과 찜질을 내리고 성병 환자들이 생활하는 정신병원 6호실에 붙잡아둔다. 6호실 문지기 ‘니키타’는 그를 구타하고 개만도 못한 삶을 살아가게 한다. 그런데, 소설 속 사회의 희생자는 이반 드미트
리치 그로모프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병원의 6호실에는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4명 환자들이 더 있고, 6호실의 환자들을 책임지고 치료해야 하지만 방관했던 의사
도 결국 6호실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50쪽 가량 되는 단편을 읽으면서 ‘마녀사냥’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마녀사냥’은 15세기 초 유럽과 북아메리카 일대에서 마녀나 마법 행위에 형벌을 가해 이교도를 박해하는 종교재판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당시 왕권이 바뀌고 내전과 혁명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종교에서 사회적 불안을 극복하려 하였고, 당시 국교였던 교회를 비판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기득권층, 특히 기존의 교회 입장에서는 교회의 존립을 무너뜨리는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사회의 패권 계층은 이교도를 찬양하는 사람을 마녀로 간주하고 잔인한 고문과 화형을 시켰다. 근대에 들어와 ‘마녀사냥’의 의미는 공동체 발전을 저해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행위로,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국립국어원 표기법에 따라 ‘특정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뜻으로 변모했다. 얼마 전 개봉한 인기 영화 ‘소셜포비아’의 줄거리 이다. 영화 속 대중들은 사건의 진실은 밝히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극적인 뉴스기사에 흥미를 느끼며 무자비한 댓글을 달면서 사건을 더욱 부풀려 나가고, ‘댓글’이라는 무한한 무기를 통해 한 사람을 마녀사냥하고, 결국 마녀사냥의 대상을 죽음으로 치닫게 한다. 하지만 ‘나’ 혼자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익명성의 가면 때문에 별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자신에게 장차 불리한 기록이 남을까 걱정할 뿐이다. 이 영화 속 이야기가 현대판이라면, 작품 『6호실』을 통해 과거에도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는 한 사람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낙인 하는 극단적인 마녀사냥이 만연하고 있다. 2008년 우리는 악성 댓글과 유언비어로 배우 최진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몇 년 후, 그의 남동생과 남편도 세상을 떠나는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사건의 객관적인 진실에도, 당사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남기게 된다는 것에도 무관심하다. 심지어 이를 오락으로 즐기기까지 한다. 『6호실』에서 중요한 점은, 마녀사냥에 저항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행위의 결정을 내리는 문제보다 마녀사냥을 하게 되는 주체가 결국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우리’가 될 수도 있음을 항상 즉시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소장정보

도서예약
서가에없는책 신고
보존서고신청
캠퍼스대출
우선정리신청
자료배달신청
문자발송
청구기호출력
소장학술지 원문서비스
등록번호 청구기호 소장처 도서상태 반납예정일 서비스

북토크

자유롭게 책을 읽고
느낀점을 적어주세요
글쓰기

청구기호 브라우징

관련 인기대출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