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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인 감동공유 추천글
제목: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꾼다.
학과: 화학과, 이름: 문*원, 선정연도: 2018
추천내용: 화성학을 배울 때, 작곡을 전공하는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왜 현대에는 베토벤이나, 쇼팽이 작곡한 것 같은 클래식한 작품이 나오지 않는 거냐고.
지금도 김소월처럼 혹은 한용운처럼 시를 쓴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물론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능한가 아닌가가 아니라, 그것이 시를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들에게 과연 재미있고 의미가 있을 것인가다.
시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진정성이 필요하겠지만 그러나 그보다는, 그 시대의 정신적 꼴의 어느 한 모서리와 분명하게 대응될 수 있는 진정성이 더욱 더 필요할 것이다. 진정성의 내용에 알맞은 형식을 갖추기 못할 때 그 내용은 오히려 능청스럽거나 철면피한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그녀의 시들은 진정성과 그 내용을 담는데에 있어서 현대의 정신으로 충실하다.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꾼다. 그럼으로써 시인은 존재한다. 최승자 시인은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차라리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다. 그의 시는 어떤 가난, 빈곤, 혹은 사랑의 결핍으로부터 시작(詩作)한다. 부정적인 현실을 바라보면서, 거기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힘, 그것이 그녀의 시이다. 그래서 가난과, 그 가난이 결합된 꿈 사이에서 시인은 상상력을 가미해 가장 지독한 리얼리즘의 산물로써 시를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로써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말대로 ‘밥벌이를 할 수도 없고 이웃을 도울 수도 없고 혁명을 일으킬 수도’ 없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배고파 울 때에 같이 운다든가, 다른 사람이 울지 않을 때에 과감히 울어버릴 수 있을 뿐이다. 말미에 추천사에 쓰인 글처럼, 시인이 할 수 있는 소위 가장 건설적인 일은 꿈꾸는 것이 고작이며, 그것도 아픔과 상처를 응시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부정의 거울을 통해 비추는 꿈일 뿐일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읽는 동안 ‘모래 사막같은 고통’ 가운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위로받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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