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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공모전 우수작
제목: 무엇이 옳은지를 끊임없이 추구하면서
학과: 지역주민, 이름: 박*옥, 선정연도: 2022
내용:
후안 엔리케스의 <무엇이 옳은가>라는 제목만 보면, 아마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절대적인 지표나 기준에 대해 명쾌하게 알려주는 책일 것 같다고 예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그 예상과 정반대의 내용에 상당수를 할애하고 있다. 동시에 궁극적인 의미에서는, 그 예상을 목표로 삼아 그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마치 이 책의 부제가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인 것처럼, 이 책은 옳음이라는 목표에 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옳은 것을 추구하고 노력하며 실현하려는 경지에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거나, 적어도 현재보다는 덜 멀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이 책은 과연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기준이나 인식은 끊임없이 변해왔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그 현상은 비단 과거에 수없이 일어났을 뿐만 아니라, 아마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동시에 이 책은 그것이 불안정하거나 혼란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기존의 것을 답습하고 반복하기만 하는 데 안주하는 대신, 그 사회를 끊임없이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자세로 앞으로 나아간다는 신호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점의 사회에서, 새로운 기술 등이 도입되면서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지점 등에 대해서 폭넓고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그 주제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얼핏 들어본 적은 없지만 진지하게 생각한 적 없는 사람도 논란 요소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동시에 그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보다 뚜렷하게 논란점을 정리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는 것에, 긍정적이고 편리한 면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흑백구도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뚜렷하게 갈리기라도 한다면, 그 새로운 기술에 대해 평가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정하는 것이 얼마나 편해질까? 그렇다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것은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맨손이어도 암기력만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이 있는 시대라면 암기력조차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다. 이미 정해진 기준을 충실히 따라가기만 하면 될 테니까.
그렇게 원하는 사람에게는 유감스럽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과거에도 종종 그랬고, 이 책에서 구체적으로 다루는 현재진행형인 여러 주제에 대해서도 그렇다.
<무엇이 옳은가>에서는 세부적으로 SNS 시스템이나 기술, 다양한 인공 기술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과거에는 없다가 새롭게 개발된 기술이 어떤 것이며 어떤 원리인지,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른바 과거의 윤리관이나 법적 기준에서 어떤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이 불안해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왜 불안해하는지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해 현실적으로 와닿는 내용을 풍부하고 생생하게 써내려간다. 그리고 그런 요소를 다루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질문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엇이 옳은가? 그리고 우리는 과연 옳음에 얼마나 가깝게 다가가고, 적어도 더 멀어지지는 않을 수 있는 것인가?
새로운 기술이 생겨나면, 예전보다 편리해지는 일이 종종 있다. 동시에 아무리 편리해도, 처음 접하는 것이라 낯설면 그 자체로 심리적인 장벽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 새로움이 기존에 옳다고 여겨지는 것과 충돌하는 새로움이라면, 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더 편리한 것을 택하는 게 아무래도 나을까? 하지만 그 신기술에 기존에 옳다고 여겨지는 관점에서 찜찜한 부분이 있다면?
한 번 고민하게 되면, 딜레마같은 의문이 연이어 줄줄이 파생된다. 부작용이나 악용 가능성이 있는 신기술에는 그 기술 자체를 막아야 바람직할까, 아니면 부작용을 방지하고 악용할 가능성을 막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그런 규제를 만들면서 신기술의 효용은 취하려면, 과연 어느 정도의 규제가 적절할지 미리 파악할 수 있을까? 규제가 허술하면 오히려 부작용이나 악용 사례에 제도적 면죄부만 쥐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너무 강력하게 규제하면, 이 책의 ‘과도한 절차가 죽음을 부른다’챕터에서 말하는 것처럼 허가 및 신청 관련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사람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제때 적절히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기술적 영역을 벗어나 사회적 합의의 영역에 들어서면, 이 딜레마는 더욱 강화된다. 편리한 신기술에 사람들이 낯설어하거나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 신기술을 택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인가? 나아가 기존에 옳다고 여겨지는 개념과 충돌하는 요소가 많다면, 기존 인식에 신기술을 맞추는 것과 신기술에 맞춰 기존 인식을 바꾸는 것 중, 어느 쪽이 사회적으로 더 효용성이 높으며 사람들에게도 더 큰 이득이 되는 일일까? 기존 인식에 익숙한 사람들이 신기술을 거부하는 것을, 그저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쯤으로만 취급할 수 있다면 편리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런 인식은 장애물일 수도 있지만, 쓰나미의 파도를 막는 튼튼한 제방 역할을 하며 쓰나미가 왔을 때 제방 안의 사람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일이고, 그에 따라 사람들이 적절하에 대처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있기 힘들다고 말하는 것처럼.
이런 일은 과학 세계에서 아주 흔하다. 그리고 당대 과학 기술로 이른바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리, 화학 등의 영역이 아니라, 사회인식이나 윤리 등 무형적 영역에 들어서면, 이 질문은 더한층 강해지고, 이내 딜레마의 영역에 들어서게 된다. <무엇이 옳은가>는 바로 이 지점을 깊이 있고 다양하게 다룬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옳음의 기준이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이 합의한 사항에 가깝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이런 테마의 딜레마는 한국인 입장에서 특히 와닿는 요소가 많기에, 더욱 인상적으로 읽은 책이기도 하다. 한국에는 CCTV가 아주 많이 설치되어 있고, 전국민이 일련번호를 부여받는 주민등록번호 제도도 있다. 외국, 특히 사람의 자유를 중시하는 문화권의 나라에서는 이런 한국 제도를 보고 공권력이 국민을 감시하는 시스템처럼 여기면서 경악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서는 그걸 부당한 탄압처럼 여기는 목소리보다, 범죄 수사 등에 효율적이면서 민간인 입장에서는 보다 안전해지는 안전장치처럼 여기는 목소리가 훨씬 더 크다. 이런 한국의 분위기와 그걸 경악스러운 사생활 침해처럼 여기는 이른바 외국의 시선 중, 어느 쪽이 더 옳은지 우열 관계를 정하려는 것은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본질적으로는 환경에 따른 적자생존 원리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싱그러운 나뭇잎이 무성한 곳에서는 초록색이 눈에 덜 띄고, 매연이 심한 곳에서는 검은색이 눈에 덜 띄는 것처럼, 환경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따라 기준과 개념이 바뀌는 것이지, 우열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마다,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을 일이다.
역사책 등 옛날 이야기를 다룬 책을 보면, 현대 기준으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태연히 일어나거나, 때로는 권장되기까지 하는 일을 종종 접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 상당수는 현대인 입장에서 비웃을 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그 대상은 나름대로 존경받던 사람의 행보일 수도 있고, 처음 발표될 때만 해도 큰 인기를 끈 신기술이나 신제품일 수도 있고, 한때 한 시대를 풍미한 이론이나 예술작품일 수도 있다. 세월이 흘러도 불멸의 고전처럼 찬양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시대가 흐르고 인식이 바뀌면서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인식이 바뀌는 경우의 상당 부분은 새로운 기술이 발명된 후, 그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거듭 말하듯이, 이런 상황은 미래에서 현대를 바라볼 때에도 얼마든지 구현될 수 있다. 지금 우리의 생활 모습이 미래에는 어리석고 황당무계한 행동으로 손가락질받을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예리하면서도 통렬하게 지적한다. 자, 이제 다시 생각하고 묻는다. 과연 무엇이 옳은가? 지금 옳은 것이 미래에도 옳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조금만 생각하면, 그렇게 단언할 수 없다는 결론이 금세 나온다. 그리고, 이제 궁극의 질문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등에 대해 생각하고 논의하며 기준을 정립하는 것은 의미 없는 것인가? 언제 어떻게 뒤집힐지 모를 일이니까?
<무엇이 옳은가>를 읽으면서 공감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말하게 될 것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이다.
이 책은 절대적으로 옳은 진리 같은 영역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 진리를 직접 제시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대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그 시대에는 옳았지만 훗날에는 틀렸다고 여겨지며 인식이 바뀌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고, 지금 우리가 진리처럼 여기는 대상도 아마 그렇게 될 거라고. 그리고 그처럼 기존의 인식이나 평가기준 등이 바뀌는 것이야말로, 사람들이 주어지는 것을 반복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 생각하며 변화를 추구한다는 의미이며, 나아가 그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는 표시나 다름없다. 그런 사회가 그렇지 못한 사회보다 시간이 흐르면 훨씬 더 발전하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과거에서부터 그런 식으로 발전해온 결과이자 결정체나 다름없으며, 지금 우리가 그렇게 활동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앞으로도 지금보다 조금씩 꾸준히 향상되게 될 것이다.
지금 옳다고 여겨지는 것을 바탕으로, 그 이전의 옛 시대와 옛날 사람들을 멍청하고 후진적이라고 비웃는 것은 아주 쉽고 간편한 일이다. 이미 정립된 것을 반복하고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어떤 상품을 살지 스스로 고민하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규격품을 사면 되는 상황에서, 그 규격품을 구매하는 것만큼이나 손쉽다. 이미 만들어지고 제시된 길을 순순히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일이 지금 우리가 옳다고 여기는 분야에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의미가 있는 걸까? 과거에 일어났던 현상을 마냥 비웃으면서 우월감을 느끼면 되는 걸까? 아니면 어차피 지금 진리처럼 여기는 것이 미래에는 언젠가 의미 없어질 거라고 환멸에 빠져, 현재 사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을 중단하고 관심도 가지지 않아도 무방할까?
이 책은 우선, 우리가 지금 옳다고 여기는 것이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면 얼마든지 폐기처분될 수도 있다는 걸 먼저 받아들이자고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옳음이 받아들여지면서 폐기처분된 옛날 것을 마냥 어리석다고 비웃거나, 그것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대신, 새로운 옳음의 가능성이 제시되는 상황에서 진지하게 대할 준비를 하는 것이 훨씬 발전적이고 의미 있는 행동이 될 것이다. 새로운 옳음이 제시되면 그냥 제시되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고 의미 있으며, 사람들에게 널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일일지에 대해서 말이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으며, 새로운 기술이 나온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마음가짐과 함께. 그런 태도야말로,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에 맞춰 유기적으로 사회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며,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세월이 지나고 사회의 모습이 많이 바뀌게 되면, 이 책에서 다루는 구체적인 내용은 정보로서 가치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지금 연구되거나 도입 단계에 들어선 여러 신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기술이 과거의 옛 유산이 되는 먼 미래에서는 역사적인 의미만 남게 될지도 모른다. 새로운 최신 기술이 나오면 그 이전 기술로 만들어진 물건은 졸지에 낡은 옛것 취급을 받게 되는 것처럼, 그리고 이 책에서 무엇이 옳은지는 변하기 마련이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것처럼. 하지만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 이 책 자체가 의미 없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것이 나타났을 때, 그에 대해 어떻게 대하는 것이 보다 옳고 바람직한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수렴하며 합의하며 새로운 옳음의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야말로, 사회가 발전하는 한 끊임없이 이어질 현상이자 끊이지 말고 이어져야 마땅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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