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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뉴노멀 세대의 거주 어쩌면 도피, 노마드랜드
학과: 사회복지학과, 이름: 도*영, 선정연도: 2021
추천내용: 21세기 우리 사회에서 ‘노마드’라는 단어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디지털노마드’라는 단어가 그 예시인데, 이는 인터넷과 업무에 필요한 각종 기기나 작업공간만 마련되어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노마드’라는 단어는 어쩌면 이미 우리의 삶에 깊게 들어와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노마드랜드』에서 말하는 노마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긍정적인 의미로 표현되지 않는다. 이들은 주로 주택과 아파트를 포기하고 밴과 중고 RV, 여행용 트레일러 등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어쩌면 우리가 부랑자, 정착하지 못하는 자들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말이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도 ‘바퀴달린 집’이라는 프로그램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고 평가되며 인기를 얻어 많은 사람들이 여행용 트레일러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물론 이렇게 일부 RV 생활자들은 여유롭게 여행을 하며 관광을 하고 은퇴 후의 휴식기를 즐기는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환상과는 달리 『노마드랜드』에 등장하는 노마드들은 대부분 은퇴를 하고 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수입이 없거나 파산 후에 머물 곳조차 사라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말 그대로 감당할 수 없는 집세와 세금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 대신 트레일러라는 대안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미국의 경제 위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8년 미국의 금융 붕괴 이후 RV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방문자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웹 사이트의 트래픽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 위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집을 압류 당하게 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밴에서의 생활을 자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과연 인간이 생활을 하는데 세 가지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가 한 나라의 경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인간은 의복, 음식, 주거지 이 세 가지 요소가 마땅히 충족되어야 기초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몸을 보호하고 사생활을 존중받는데 있어서 당연하게 보장받아야 할 주거라는 요소마저 경제적 논리에 종속된다면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돈의 논리에 따라 굴러간다는 의미가 아닌가. 즉, 개인이 아무리 자신의 몫과 의무를 다한다고 하더라도 한 나라에 경제적인 위기가 닥치게 되면 시스템 상으로 그들은 결국 파산하고 홈리스가 되어 바닥으로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국 사회의 현실인 것이다. 아니 어쩌면 미국뿐만 아니라 가까운 미래의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웬만한 월급쟁이들은 자력으로 아파트를 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것은 개인의 노력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개인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지난 몇 십 년 동안 생활비를 아끼며 저축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불안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투기 과열 경쟁에 의해 계속해서 오르는 집값, 거기에 더불어 정부의 강화된 대출 규제는 무주택 서민들은 자기 소유의 집을 가질 수 없다고 선포하는 것과 다름없다. 즉,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보장받아야 할 ‘주거’의 권리가 이미 구조적 차원에서부터 경제적 굴레 속에 종속되어 개인적 차원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은 가질 수 없는 요소가 된 것이다. 어쩌면 『노마드랜드』의 노마딕 라이프가 한국 사회의 가까운 미래의 현실일지도 모르겠다.
이들이 집 대신 차로 내몰리게 된 이유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 위기 뿐만이 아니다. 모든 나라의 사회가 그렇듯 65세 이상의 은퇴자들에게 있어서 사회보장연금은 그들의 유일한 수입원이다. 하지만 중산층 노동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은퇴를 하면 하루에 5달러 정도의 식품 구입비에 의존해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된다. 그만큼 사회보장연금의 액수가 적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이들은 은퇴한 이후에도 스스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고령의 미국인들을 위한 일자리의 수는 점점 줄고 있으며, 고용주들은 이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신체에 부담이 되는 육체적인 노동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노마드랜드』에 등장하는 고령의 노마드들은 자신들의 고국에 몇 십년간 한 몸을 바쳐서 희생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구조상의 문제에 의해 집이라는 보호막을 갖추지도 못한 채 RV 또는 중고 밴에서 계절성 일자리를 찾아다니며 근근이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은퇴한 고령자인 이들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급료인 사회보장연금 마저 턱없이 모자란 수준으로 책정되어 지급되기 때문에 이들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 현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은 초과 근무를 수행하고도 제대로 급여를 받지 못한다. 즉, 국가로부터도 버림받은 이들은 냉혹한 현실사회에서도 버림받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 체제의 모순에 대해 당연히 저항하고 그 틀을 부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제대로 해도 구조적 모순 상 결국 파산하고 혼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이들도 알기 때문에 자유와 모험이라는 명목 하에 자신들을 낙오시킨 시스템에 대한 회피의 방식으로 ‘노마드 라이프’를 선택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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