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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설에 대해 소설 쓰기,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
학과: 생명과학과, 이름: 김*혁,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남성 독자인 ‘당신’은 서점에서 이탈로 칼비노의 신작 「어느 겨울밤 한여행자가」를 샀고 집에서 읽을 준비를 합니다. 30p 정도 읽었을 무렵부터 당신은 책의 본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현대 문학의 흔한 기교 중 하나인 줄 알고 작가의 의도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페이지를 확인해 본 결과 작가의 세련된 문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사실 제본의 실수였던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책을 교환하러 서점으로 가고, 서점에서 만난 여성 독자와 함께 소설을 찾는 여정을 떠납니다.

22장으로 구성된 「어느 겨울밤 한여행자가」는 소설을 읽는 과정과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를 찾는 과정이 번갈아갑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10개의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던 소설과 12개의 독자 시점이 교차 진행합니다. 이쯤에서 눈치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 이탈로 칼비노의 메타픽션입니다. 남성독자가 이탈로 칼비노의 [어느 겨울밤 한 여행자가]라 생각했던 작품은 폴란드 작가 타지오 발자크발의 [말보르크 마을을 벗어나]였고, [말보로크 마을을 벗어나]는 사실 우코 아흐티가 킴메르어로 쓴 [가파른 해변에서 몸을 내밀고]의 역서였고, [가파른 해변에서 몸을 내밀고]는 킴브리어로 쓰인 브르츠 빌랸디의 [바람도 현기증도 두려워하지 않으며]였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설 찾기 과정 자체가 이탈로 칼비노의 「어느 겨울밤 한여행자가」를 완성합니다.

이칼로 칼비노는 왜 이런 소설을 썼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작가 본인이 아닌 이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시대적 배경을 알아보는 것으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학에서 리얼리즘 사조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여주고 본질을 찾으려고 재현을 시도했을 때, 모더니즘 사조는 현실이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며, 인식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인 것이며 예술가에 따라 다르게 모방 및 재현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현실을 재현 및 모방하는 소설의 형식 자체에 의심을 가지고, 한걸음 더 나아가 기존 내러티브 형식을 파괴시킵니다. 현실과 소설 사이 경계를 무너뜨려 현실은 허구성을 띠고, 소설은 현실성을 띠는 메타픽션은 이런 맥락으로 등장합니다. 소설에 대해 소설 쓰기, 메타픽션은 창작행위를 자체를 보여줍니다. 메타픽션에서는 작가와 작품, 독자의 위계가 변합니다. 더 이상 서술자를 작가라고 확신할 수 없게 됩니다. 독자는 소설 속의 ‘나’로 호칭되는 화자를 쫓아다닐 수 밖에 없으며 단지 ‘나’로 불러지기 때문에 독자 자신의 일부를 투영시켜야 한다고 느낍니다. 한편 작가 또한 등장인물이 ‘나’로 불러지기 때문에 자신의 일부를 집어 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작품-독자의 수평적 혹은 수직적 위계는 무너지고, 이제 허구의 작품이 독자와 작가 둘을 깔아뭉개고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합니다.

이외에도 「어느 겨울밤 한여행자가」에서 서술되는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론은 재밌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시도 자체가 이미 기록되어있기에 초기상태에서 점점 멀어진다”였는데, 이는 문학에서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을 설명한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도 다음 페이지에 엔트로피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하고, 이탈로 칼비노의 다른 저서인 「모든 우주만화」를 보면 어느 정도 의도한 것 같습니다. 남성독자가 소설을 찾는 과정도 재밌고 곳곳에 기발한 문장들도 있고, 중간에 삽입된 단편 소설 자체도 재밌으니 포스트 모더니즘 소설에 대해 익숙하지 않지만 궁금하다면, 이탈로 칼비노의 「어느 겨울밤 한여행자가」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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