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효원인 감동공유

2017.12.01

내용 우리 대학교 학생이 자신이 직접 읽어 본 책을 추천함으로써 책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 선·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추천 대상 도서 만화, 판타지, 선정적 도서, 무협지 등을 제외한 모든 도서
참여대상 부산대학교 학부생(휴학생 포함)
참여방법 온라인 응모(http://onestop.pusan.ac.kr)
– ‘스마트학생지원시스템’ 로그인 > 비교과 > ‘효원인감동공유’ 응모
선정내용 학생들이 응모한 추천서 중 우수 추천서 100건 선정
2017년도 1·2학기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추천도서
도서 위에 마우스를 올리시면 해당 도서의 추천글 바로가기 버튼을 통해 추천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제목: 책과 함께 떠나는 미술 여행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허*혜,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유럽 여행을 가게 된다면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이나 영국박물관 같은 유명한 곳에 들러 온갖 예술작품을 보고 느끼고 오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유럽의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서 예술작품을 본다 한들, 감동하는 척만 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핑계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미대생이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아주 평범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미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미술 시간에는 미술사나 학파에 대한 이론은 시험 기간 전 한 시간에 그냥 달달 외우라고 주는 종이로 끝이었고, 대부분은 그림을 그리게 하거나 더 이후에는 그저 자습 시간이었다. 때문에 가까운 미술관에 유명한 작가의 작품전이 열리면 몇 번 가서 보기는 했지만,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혼자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 가며 감상하기란 힘든 일이었다.
그럴 때,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감상을 하게 되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부분이라든가, 그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작가가 이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작품에 드러난 개개인들의 개성과 성격이 훨씬 더 잘 받아들여지면서 훨씬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자신이 직접 선별한 미술관과 작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와 함께 유럽의 도시 이곳저곳을 다니며, 미술 여행을 시작하자. 우리는 오스트리아에서 클림트의 화려함에 매혹되고 네덜란드에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눈 마주치며, 베네치아에서는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의 세계를 만나면서 마네와 모네의 이야기를 하고, 고흐의 색의 세계에 빠지며 알폰스 무하와 체코를 생각한다. 유럽을 거닐면서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의 세계를 산책하는 기분이다.
저자가 개인 도슨트가 되어서 작품의 자체에 대한 설명, 그리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들을 해주니 나처럼 성격이 급한 사람도 대충 지나쳤던 그림들을 다시 한번 보게 되고 숨겨진 장치들을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주제에서도 화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모델의 표정, 자세, 구도들이 다른 것도 흥미롭다. 그 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사물들의 배치와 모델들의 표정, 빛이 들어오는 방향과 구도들이 이제는 화가의 의도임을 안다. 그 전에는 유명한 작품들 말고는 아는 것이 없었지만 이제 새롭게 알게 된 많은 작가, 작품들이 내 영혼을 살찌운다.
누군가는 미술작품 감상에는 배경지식은 필요하지 않고 그저 나의 감상이 주를 이룬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작품 하나에는 인류가 오랜 시간 일궈낸 미술사의 영향이 없을 수 없고, 화가들이 이루고자 했던 화풍, 그들만의 양식, 그들이 담고자 했던 주제들은 절대로 시대 상황과 동떨어질 수 없고 이 모든 것들이 작품에 녹아난다고 생각한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것이 미술인 것이다. 이 책은 나처럼 미술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배경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아주 훌륭하고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제목: 율곡과 편하게 만나기
학과: 한문학과, 이름: 정*현,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부분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를 알 것이다. 누구나 아아 그 조선시대 학자? 아니면 지폐에 나오는 인물들? 이렇게 누구인지 인지한다. 하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나는 철학에 관심이 없어서... 역사는 어려워서... 성리학은 따분해 하면서 외면한다. 사실 나 또한 그러했다. 괜히 어렵고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리학은 형이상학적이고 융통성 없는 이미지라는 선입견이 있었고 결론은 율곡과 퇴계를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프레임을 써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이라는 인물에 우연히 관심이 가서 들여다 본 이 이이평전을 읽고 나서는 이이도 한 인물이고 어머니 신사임당의 죽음 이후 불교 공부를 하러 금강산에 출가도 한 의외로 지고지순한 학자가 아닌 여러 학문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이이는 단순히 철학자, 정치가가 아니라 왕의 스승과 여러 성현들의 스승임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 저자의 유쾌한 글 외에도 율곡이 직접 쓴 글들을 번역하여 부분부분 소개되어 있는데 너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율곡의 글은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오히려 격몽요결이나 성학집요 등은 지금 현대인이 읽어도 배울 점이 많은 고전서 였다. 특히 격몽요결은 공부를 시작한 나에게 공부를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스승인 이이가 들려주는 지침서였다. 그러나 여기에는 공부를 함에 자기 자신을 다시 한 번 성찰하는 자신의 반성문이기도 하였다. 즉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학문을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에게 들려주는 대학자일 뿐만 아니라 이이 또한 공부에 고민이 많은 인간임을 알게 해주었다.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부산대 학생들이 이이에 대해서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가서 우리나라 고전문학에 대해서 쉽게 접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이다. 나또한 고전문학관련 전공자지만 고전문학은 쉽게 다가서기 힘들다. 하지만 인물에 대해서 파악한 다음에 고전을 들여다보면 고전이 쉽게 읽힌다. 이 사람의 마음가짐을 알기 때문일까? 우리나라 고전이 조금 더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우리나라 위인과 쉽게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철학과 역사 그리고 문학을 함께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효원인들에게 이 이이평전을 권하고 싶다.
제목: 뻔한 역사를 되짚어보다
학과: 교육학과, 이름: 유*경,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우리가 아는 ‘뻔한’ 역사들에 대해
대한민국 학생이라면 누구랄 것 없이 한국사라는 과목을 배워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사건들에 대해 배우면서 외우기에 치중하다보니 제대로 된 고찰을 고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면서도 자신이 배우는 부분의 사실여부를 일일이 따지기보다 별다른 의심 없이 수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듯 우리가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역사가 알고 보니 왜곡된 것이라면? '의자왕을 고백하다'는 그 질문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를 리 없는 노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에도 버젓이 등장하는 가사 '삼천궁녀 의자왕'이 사실은 왜곡된 역사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때까지 의자왕과 계백을 나라를 망친 왕과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려 했던 장군으로 인식해왔다. 그러나 작가는 설화와 전설, 심지어 일부 역사기록까지도 실제 사실과 다르거나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또한 의자왕은 깎아내리고 계백은 더욱 부풀리는 등 사람들의 인식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은 편견이라고 한다. 특히 패자의 역사를 평가하는 데에는 그것이 커다란 영향을 준다. 이 책은 이러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여러 사료들을 분석 비교하여 설명하고 있다.

‘의자왕=삼천궁녀’로 이어지는 불편한 현실

아무래도 ‘삼천궁녀 의자왕’이라는 노래 구절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 책의 첫 장이 가장 흥미로울 것이다. 첫 장 소제목이 '있지도 않았던 삼천궁녀'인 것처럼, 작가는 주색에 빠진 삼천궁녀 이야기와 낙화암 전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의자왕의 삼천궁녀에 대한 언급은 고대에 작성된 기록 중 하나도 없으며 그나마 비슷한 기록이 <삼국사기>,<백제본기>에 나오는 '봄 3월에 왕은 궁녀와 더불어 주색에 빠지고 마음껏 즐기며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아니하였다.' 라는 문장이다. 그러나 왕이 궁녀와 어울려 즐기는 일은 어느 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일이었다. 더구나 궁녀가 삼천 명이라는 언급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는 조선시대에도 백여 명 정도에 불과했던 궁녀가 백제에 삼천 명씩이나 있을 리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삼천'이라는 숫자는 어디서 등장한 것일까?
'삼천궁녀'라는 표현이 들어간 첫 기록은 15세기 후기 김흔이 낙화암에 대하여 쓴 시이다. '삼천궁녀들이 모래에 몸을 맡기니' 라는 표현이 그것인데, 이처럼 낙화암과 관련시켜 삼천궁녀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사례는 조선시대에 들어와서야 눈에 띈다. 굳이 삼천이라는 숫자를 사용한 것도 옛 중국의 문학작품에서 많다는 의미의 극적인 표현을 위해 삼천이라는 숫자를 쓴 것에서 비롯된다. 중국의 시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 조상들이 이 표현을 즐겨 썼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천궁녀라는 단어는 문학적 표현일 뿐 구체적 숫자는 아니다. 삼천 궁녀의 전설 외에도 희녀대 전설, 천정대와 임금바위 신하바위 전설 등이 지금까지 의자왕을 모욕하고 있는데, 하나 씩 뜯어보면 모두 앞뒤가 맞지 않아 의자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했던 후대에 파생되어 나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와 반대로 백제인들에게서 유래된 민요인 '산유화가'나 '맹쾡이 방죽'설화는 주로 백제를 멸망시킨 당에 대한 적개심을 나타내고 당에 협조한 자를 천벌 받을 배신자로 지목하고 있다. 이것들이 백제가 멸망할 당시 살았던 백제 사람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때 우리는 오히려 의자왕에 대한 백제인들의 동정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뻔한’역사에 대한 반박

이처럼 '의자왕을 고백하다'는 사료와 기존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여 의자왕과 계백에 관련된 인식을 논리정연하게 반박하고 있다. 독자들은 저자의 견해를 쫓아가는 과정에서, 평소 아무런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의자왕과 계백에 대한 인식을 재고해본다. 또한 다양한 시각과 사료들을 통해 역사를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문득 4년 전 방영된 드라마에서 비롯된‘장희빈’에 대한 역사 왜곡 논란이 떠오른다. 드라마에서 천한 신분의 처절한 인물로 그려지던 장희빈을, 일각에서는 서인에 의한 왜곡이라며 비판하였다. 장희빈은 실제로 천한 신분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영리한 왕비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았던 드라마속의 장희빈은 마냥 진짜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승리한 자가 조작한 역사는 아닐까?
물론 사료에 의존해 해석하는 후대인들이 진실을 알 길은 없다. 그러나 우리의 지식에도 뻔한 역사가 개입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아무런 사고 없이 그저 만들어진 이미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만은 아닌지, 한번쯤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제목: 평화와 전쟁의 아이러니
학과: 기계공학부, 이름: 김*환,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이 책은 21세기에 현대적인 방법으로 일어난 전쟁 중 가장 큰 규모의 전쟁인 이라크 전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거희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에서는 전쟁이 진행중이고 총알이 발사되어 누군가의 몸을 뚫고 지나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전쟁을 막고싶고, 평화를 유지하고 싶다. 그렇다면 왜 전쟁에 관련된 책을 읽어야 한다고 나는 추천하고 있을까? 전쟁은 한가지 촉발요인에 의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이라크 전쟁역시 9.11테러가 대표적인 요인이었을 뿐 이미 수백년 전부터 있었던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교갈등으로부터 시작해서 중동지역에서 생긴 다양한 갈등, 그리고 미국의 지원을 받던 국가가 전복되고 테러단체에게 흘러간 미군의 무기 등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전쟁이 발발하고는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요인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지만 글쓴이도 밝혔듯이 본인이 캐치하지 못한 어떤 요인도 있을 것 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이러한 요인들을 다른 시각으로, 단순히 표면만 보는 것이 아닌 심화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전쟁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생길 것이다.
한반도는 지금 전쟁의 발발 요인을 하나하나 축적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끊임없이 도발하며 주변 국가들의 이권을 침해하고 있고 우리는 사실 물리적 , 정치적 대응보다는 무관심이라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더 큰 갈등을 일으킬 뿐임을 이라크 전쟁이라는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라크 전쟁역시 종교 갈등을 가볍게 여겨 적극적으로 조치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다가 세력이 강해진 시아파가 수니파를 무력으로 지배하게 되면서 생긴 내전으로 테러단체가 생겼고, 이 테러단체는 결속을 위해 반미를 표방하며 9.11테러를 일으켰다. 그리고 이는 이라크 전쟁으로 이루어졌다.
우리 한국도 지금 북한의 도발을 단순히 경고, 레드라인 넘을시 조치할 것 이라는 말로 대응한다면 나중에 더 큰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당장 물리적인 타격은 아니더라도 이라크 전쟁같은 참극이 한반도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우리 부산대 학생들도 안일한 안보관을 다시한번 반성하고 평화를 위한 방법이 어떤 것인지 본인의 견해를 확고히 하면 좋을 것 같다.

제목: 학자로서 가져야할 책임감의 무게
학과: 분자생물학과, 이름: 김*주,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인류의 과학 기술이 발달하며 '생물 복제'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1997년, 영국에서 체세포 복제를 통한 세계 최초의 복제 동물, 양 '돌리'가 탄생하였다고 알려졌으며 1999년, 대한민국에서 역시 처음으로 복제 젖소 '영롱이'를 탄생시켰습니다. 하지만 복제의 성공은 윤리적인 면에서 각광받지 못했고 특히나 여러 종교단체에서 가장 심하게 반발하였습니다. 이후 인간 복제에 성공했다는 발표 역시 두 차례나 있었으나 끝까지 복제되었다는 이의 신원을 밝히지 않으려 함으로써 그에 대한 것은 결국 그 무엇도 확인되지 못하였고, 즉 인간 복제는 아직 성공하지 못한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 동물 복제에 성공했고, 인간 복제 역시 나날이 발전해나가는 과학 기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복제 인간을 다룬 영화나 책 등에서는 늘 부정적인 측면만을 비추어왔고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인간 복제는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이구나 라고밖엔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과 같은 세상에 살아간다고 하니 무섭기까지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책을 읽으며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복제 인간에 대한 인식 역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에 관한 윤리적 논쟁이 시작될 때 ‘복제인간’이라는 주제는 단골처럼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러한 과학에서 말하는 복제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복제인간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풀어나가게 될 것입니다. 어떻게 과학으로 또 다른 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나와 똑같은 사람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그저 외모가 똑같은 사람에 불과할 것입니다. 책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 복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은 모두 존중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책을 학우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단지 이 때문만이 아닙니다. 과학은 우리들의 삶의 질을 더욱 향상시켜주었고, 실로 풍요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우산과 방패막이 되어 우리를 보호해주기도 하고, 기쁨을 가져다주기도 했으며 더욱 편리한 삶을 선물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에 눈이 멀어 다른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사용한 결과, 항생제 과다복용은 내성균을 만들어냈고 화학의 발달로 인한 환경호르몬은 체내 호르몬 불균형이라는 결과를 불러일으켰으며, 백색식품의 과잉은 성인병을 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생존을 위해 발명된 다이너마이트는 역으로 사람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을 수 있는 무서운 무기가 되었고 결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지만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위협이 되는 원자력 에너지도 탄생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동안 과학의 발달로부터 생겨난 많은 것들을 원 없이 누리고 살면서도 그 이면에 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게 되면서 내가 마냥 얻기만 하는 것은 절대 아니었구나, 얻는 만큼 잃어가는 것도 참 많았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과학의 발달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득만 있는 것도, 실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과학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준 고마운 존재이고 이미 우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으며 따라서 앞으로의 새로운 과학기술 개발 역시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전과 같이 과학을 사용한다면 분명히 과학은 또 다시 인간을 위협하는 무언가도 함께 만들어낼 것입니다. 과학의 발달로 인한 문제점들은 과학 그 자체의 잘못이 아니라 사용한 이의 잘못으로부터 비롯된 것 이라 합니다. 저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부터 비롯된 문제점들로 인해 불가피한 과학기술의 발달을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과학을 올바르게 사용하여 양날의 검으로 스스로를 베지 않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과학자님께서 우리들의 역할을 '과학의 가능성과 한계를 파악하고, 유용한 과학적 성과가 이면의 그림자로 인해 사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 이라고 제시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과학을 조금 더 조심히, 신중히 다뤄야할 필요성을 느꼈고 나는 어떠한 과학자가 되어야할까 역시도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또한 과학이 발달할수록 윤리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굉장히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과학적인 지식들을 얻는 것 뿐 아니라 과학자로써 지녀야할 자세와 마음가짐 역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대상이 ‘과학자’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생각이 이르렀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학우분들께서 학자로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윤리적 책임의 무게를 느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목: 자본주의, 기호지세의 이면을 가진 존재
학과: 전기컴퓨터공학부, 이름: 허*민,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왜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데도 먹고 살기 힘든 것일까? 은행은 얼마나 돈이 많기에 끊임없이 대출을 해주는 것일까? 자본주의는 정말 이상적인 사상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만연하다. 가끔씩 나도 힘들 때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으며,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그 의문들이었으나 이 책이 그러한 질문들에 대한 실마리를 주었다.
돈만 있으면 뭐든지 되는 세상! 자본주의! 그야말로 아름답고 매혹적인 개념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말 못한 속사정들이 존재한다. 적어도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 같은 반대되는 개념들이 실패한 것은 과거 그러한 체제를 따른 국가들이 몰락했던 것으로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그렇다고 자본주의가 이상적인 체제일까? 자본주의는 고삐 풀린 말과도 같다. 그 누구도 이를 멈출 수 없으며 결국 자본주의라는 말의 다리가 부러져서 모든 것이 통째로 무너질 때 까지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 세상은 우리더러 광고와 할인, 불안감 조성, 동질감 조성 등을 통해 끊임없는 소비를 유도하며, 은행은 사람들이 돈을 동시에 찾으러 오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수치적인 돈인 소위 빚을 통해서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은행 창구 직원조차도 뭔지 모르는 금융상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으며, 우리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계속 변동되고 있다. 이 말인 즉, 어젯밤엔 3,000원 하던 도시락이 하루아침에 300,000원 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책을 읽는 도중 이러한 의문들을 가질 수도 있다. 돈이란 것은 정말 돈인가? 어떻게 하면 더 주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을까? 정말 이러한 자본주의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일까?
어느 교과서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비밀들, 그런 불편한 진실들을 이 책은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앞서 글 처음에 가졌던 의문들을 가지고 있었거나 혹은 우리 자본주의의 민낯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아니면 정말 현대의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더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제목: 청색 기술의 신기함과 미래 발전가능성
학과: 간호학과, 이름: 박*지,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청색 기술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이 어떤 기술이고 산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궁금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청색 기술이라는 것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거나 모방하여 개발한 기술을 일컫습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유망 있는 기술로 손꼽힙니다. 책 속에서, 생물에서 영감을 얻고 또 생물을 본뜨는 연구야 말로 모든 과학 기술을 융합하는 분야임에 틀림없다고 저자가 말했습니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생물의 현상 혹은 작용을 본받아 만들어진 물건들이 매우 많습니다. 벨크로, 모르포 나비의 파란 날개에서 따온 디스플레이와 광학 필름 등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생활 속 밀접한 곳에서 이미 이 기술이 쓰인 발명품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청색 기술은 발명품뿐만 아니라 건축물에서도 널리 쓰여 왔는데, 예를 들자면 소나무 과에 속하는 줄기의 특성을 이용하여 격자형 외곽구조로 건물을 건축하여 미학적인 요구와 기하학적인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자연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 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생물이나 자연이 가진 특성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낄 수 있으며 자연에게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효원인들이 자연의 위대함과 청색기술에 대한 지식,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발전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목: 나를 사랑하게 하는 자존감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설*연,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사람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인생을 바꿔줄만한 책 한 권쯤 있으리라. 나에게 ‘자존감’은 그런 소중한 책이자 인생의 전환점의 되어준 책이었다.
자존감은 내가 직접 사서 책장에 꽂아둔 책도 아니었고 누군가 나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한 책도 아니었다. 그저 절망에 빠져 있던 당시 내 눈에 들어온 책 한 권에 불과했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한 가지 큰 사건을 겪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상실한 채 끝없이 침전하고 있었다. 매일 매일이 고통의 시간이었고 앞으로의 삶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루하루 우울감에 빠져 책장 옆에 오도카니 앉아서 시간을 보냈고 지금 생각하기에도 그 당시의 나는 큰 상처를 받고 재기불능의 상태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나의 눈에, 책등에 쓰인 자존감이라는 책의 제목은 어쩌면 추락한 나의 자존감이 회생을 위해 본능적으로 찾아낸 책인지도 모르겠다. 자존감의 내용은 그렇게 큰 내용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자기치유나 힐링이 사람들의 관심사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쩌면 내 인생 최초의 우연히 접한 자기 치유서였기 때문에 감명 깊게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책에서는 열등감에 빠져있는 사람들, 상처를 받은 사람들, 앞으로 나아가기 두려운 사람들 등 여러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이야기를 전하는 작가는 권위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지도 않았고 가르치려 들려하지도 않았다. 그저 말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 세상에 자신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는 것과 모두가 자신 나름대로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결국 모두가 상처받은 채 살아가고 또한 모두가 그를 극복할 수 있고 성장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물론 책에서 소개한 사례 중에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도 있었다. 그것 때문에 더욱 책에 공감이 되었는지도 모르고 책에서 더 위안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전혀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툭 내던지는‘괜찮아’와 같은 경험을 했던 사람으로부터 듣는‘괜찮아’는 그 말의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그전까지 나는 책에서 교훈을 찾으려고만 했고 책에서 정보를 찾는 데에만 주력했었다. 느낀 점 역시 새로 얻은 정보의 활용이나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한 것에 불과했었는데 자존감은 나의 독후활동을 최초로 깬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성찰하는 것, 타인의 눈이 아닌 내 자신의 눈으로 참된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나아가 수렁에 빠져 있던 내가 세상으로 다시 나올 수 있도록 지지대가 되어준 것.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 삶에 전환점이 되었던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지금에 들어서는 자기 치유서가 굉장히 보편적이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래도 개인의 감정이나 자존감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든 자신이 끝없이 침전하는 것만 같고 세상이 자신을 외면하는 것과 같이 외로운 생각이 떠오를 때면, 자존감이 들려주는 따뜻한 위로를 한 번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다.
제목: 나로서기 시작해 볼까?
학과: 사학과, 이름: 전*미,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외부의 치유에 기대지 않고 자존감의 원천을 나에게서 찾으면서 나로서 홀로서려는 20대를 설명하는 신조어인 ‘나로서기’는 ‘나로서’와‘홀로서기’가 더해진 말이다. 나로서 홀러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존감이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게 무엇이기에 요즘 우리 시대의 트랜드로 자리 잡은 것일까? 아마도 이에 대한 대답은 윤홍균 저자의 <자존감 수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윤홍균 저자는 스스로 자존감과 중독이 주요 관심 분야라고 밝혔을 만큼 자존감과 심리에 관해서는 도가 튼 달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도 사람인지라 힘든 시기는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아마추어인 우리가 자존감에 대해 제대로 알려면 전문가에게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그를 직접 만날 수 없다면 그의 정성이 담긴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을 해도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웬만하면 남들이 하자는 대로 따르는 양보가 몸에 밴 착한 사람도 있다. 주변에서 모두들 착하다고 하지만 사실 그 사람은 위험한 상태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진심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바라는 자신이 되어 있으니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힘든 순간에 놓여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상대를 돕고 싶어서 도울 때도 있지만 우리는 마지못해 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내가 하면 망칠까봐 두려워서 남에게 기회를 넘긴 후 후회하기도 한다. 이 책의 1장에서 자존감이 무엇인지, 왜 자존감이 우리 인생에 중요한지를 다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 자존감이 무엇인지, 왜 우리에게 자존감 수업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책에 ‘자존감 향상을 위해 오늘 할 일’이 적혀있는데 독자들이 단순히 이론에서 그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도록 이론서이자 실전서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 하루에 하나씩 하면 된다. 1년이면 365개의 자존감 수업을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바로 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궁금해 하는 자존감이 무엇인지, 그 자존감이 굳건한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사는지,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살면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힘든 상황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외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의 강인함을 키워야 한다. 나로서기를 선택하면 당장은 힘들겠지만, 진정 자신이 내면으로부터 행복하고 싶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좋을 거 같다.

Illich, Ivan D 2015

제목: 냉정하게 진단하고 우아하게 결핍시킨다
학과: 경제학부, 이름: 김*우, 선정연도: 2017
추천내용: 아프면 병원에 가고, 재판에 연루되면 법률 사무소를 찾는다. 그곳엔 오랫동안 쌓은 전문 지식과 숙련된 기술로 무장한 의사와 변호사가 믿음직한 인상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그들은 우리가 처한 질병/상황이 꽤 복잡하고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장기적이고 수준 높은(그리고 고비용의) 치료/소송에 대비하라고 조언한다. 환자/의뢰인은 그저 돈과 시간을 준비하고 나머지는 전문가들에게 맡길 차례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자신의 삶과 직결된 문제이지만 너무나 어려운 의학/법률 용어와 지식 체계와 복잡한 사회 구조는 문제를 스스로 이해하거나 해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정도이기 때문이다. 오직 전문가의 지식과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뿐이다. 이럴 때 내 삶의 중대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결하거나 결정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한 뒤에 유능하고 믿을만한 전문가를 찾아가는 게 최선이라는 (유일한) 선택지가 주어진다. 그런데 이것이 대체 왜 문제란 말인가.
<전문가들의 사회>는 자본주의 경제 구조가 작동하는 사회에서 ‘전문가’ 집단(혹은 계급)이 지닌 독특한 지위와 그것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한다. 저자들은 각각 전문가 일반, 의료, 돌봄을 비롯한 서비스 분야, 법률, 파편화되는 숙련 노동과 그 분화된 결과로서 나타나는 전문가 분야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저자들은 “의사, 변호사, 직업정치가를 비롯한 전문가 엘리트들은 어떻게 권력을 독점하고 자신의 이익을 지켜왔는가?” 그리고 “그들이 제공해온 (전문) ‘서비스’의 실체는 무엇인가”에 대한 유효한 설명을 제시한다. 필요에 따라 전문가를 찾고 전문가의 진단과 해법에 따르는 것이 지닌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자신이 삶에서 처하는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적절한 진단과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이들이 복잡해지고 분화되는 사회 구조 속에서 필수적이고 유용한 역할을 담당해온 것은 사실이다. 아픈 사람에게 “의사라는 전문가 집단은 당신이 지닌 가능성과 주체성을 상실하고, 당신을 결국 노예로 만들거에요”라고 말하는 것은 비인도적이며 부조리하다. 누구도 전문가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것에도 비판할 지점은 존재한다. 전문가들이 우리의 필요를 ‘창조’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의사나 법률가, 세무사 등 전문가 집단은 우리가 겪는 어려움 혹은 삶의 양식에 대해 그것이 ‘병’이라거나, ‘위법’의 소지가 있다거나, ‘절세의 여지’가 있다는 식으로 진단할 수 있는 특권을 합법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이것을 안전하게 치료하고/소송에서 이기고/복잡한 세무를 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냉정하게 ‘위협’한다. 이것은 그들의 전문가적 지식 자체가 악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원한다면 사실상 모든 것을 ‘문제’와 ‘결핍’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점에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민의 이해와 비판을 할 수 있는 영역 바깥에 있는 전문가들의 독점적인 진단은 그 자체로 필요를 만들어내고, 이는 곧 전문가들이 자신의 권위와 특권, 부를 재생산하는 기반이 된다. 자본과 제도의 필요 때문에 독점적으로 공인된 지식과 지위는 타인의 ‘결핍’과 ‘문제’를 진단하고 규정할 수 있는 특권이고, 그러한 특권은 자연스럽게 결핍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를 가져다준다.
나아가 더욱 우려해야 하는 지점은 전문가에 대한 의존이 삶에 대한 주체성 상실을 의미하고, 이는 인간을 사실상 ‘불구’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 사회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산업과 시장을 만들어 냈고, 이는 그만큼의 새로운 전문가 집단이 생기는 당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삶은 전보다 더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되는 비중이 커질 것이다. 이는 인간이 품는 삶의 영역이 왜소해지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과 능력을 상실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렇게 스스로 운영 가능한 영역이 왜소해진 삶에서 남은 것은 무엇일까. 아마 직장에서 일을 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고, 시장에서 소비하는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 결코 ‘교환 가치’이상의 임금을 우리에게 주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번 돈의 상당수는 다시 소비를 통해 전문가와 기업들에 돌아간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고, 일한 대가로 받는 보상이 사실상 ‘먹고 사는’ 것 이외에 없는 삶을 우리는 노예의 삶이라 부르지 않던가.
이 책은 결코 현실에서 실체로서 존재하고 활동하는 전문가 개인 혹은 집단을 ‘악’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며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이) 부정적인 특성, 경계해야 하는 지점이 있음을 지적할 뿐이다. 전문가에 대한 의존이 불가피한 세상에서, 이 책은 그렇지 못한 이들이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기 위한 어떤 구체적 강령이나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책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시민의 역량을 지원하고 시민의 요구에 따라 자신의 전문 영역을 이해 가능한 직무로 통역해주는 전문 직업인”의 등장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 정도가 현실적으로 기대 가능한 대안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이들이 당장은 내부적으로 “현대판 이단자 취급을 받을 것”이지만.) 이 책이 전문가와 인간 소외의 관계에 대한 제법 타당한 경고를 제시한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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