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효원인 감동공유

2020.12.01

내용 우리 대학교 학생이 자신이 직접 읽어 본 책을 추천함으로써 책을 통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구, 선·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
추천 대상 도서 만화, 판타지, 선정적 도서, 무협지 등을 제외한 모든 도서
참여대상 부산대학교 학부생(휴학생 포함)
참여방법 온라인 응모(http://onestop.pusan.ac.kr)
– ‘스마트학생지원시스템’ 로그인 > 비교과 > ‘효원인감동공유’ 응모
선정내용 학생들이 응모한 추천서 중 우수 추천서 100건 선정
2020년도 효원인과 함께 읽고 싶은 책 추천도서
도서 위에 마우스를 올리시면 해당 도서의 추천글 바로가기 버튼을 통해 추천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촌전, 사야향 2016

제목: 피상적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하여
학과: 독어독문학과, 이름: 김*은,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편의점 인간’은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로 대표되는 어느 틀에도 들어맞지 않는 인간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녀의 외부 세계에 대한 반응은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정상적이라고 간주되는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다. 예를 들어, 그녀의 초등학생 시절, 남자아이 두 명이 싸우고 있었을 때 그녀는 삽으로 한 남자 아이의 머리를 내리 쳤다. 그 이유는 싸움을 말리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그 상황에 대한 자신의 대처가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고, 자신의 행동에 경악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그녀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고, 그녀는 도무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본모습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 그녀는 그녀만의 가면을 만들어 내어 사람들의 표정, 반응, 말투, 행동양식 등 타인의 모든 것을 흉내 내며 살아간다. 그녀가 모방한 까닭은 정상적이라고 여겨지기 위함이었고, 그것은 그녀가 타인을 최대한 배려하는 방식이었다. 그녀는 편의점의 규정 속에서 비로소 자유를 얻을 수 있었고, 편의점의 규정은 그녀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인생 지침서가 되어주었다.
구속되어야만 자유로운 이들에게 자유란 무엇인가? 이 책은 독자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준다. 갓난아기가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것은 학교일 수도 있고, 사회 규범일 수도 있고, 한 사회의 문화일 수도 있다. 일종의 ‘제한된 자유’가 그들에게 주어지고, 그들은 그 틀에 들어맞는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 그런데 만약 그 ‘틀’이 사라진다면 그 이후 우리는 어떻게 행동하게 되는가? 혹시 우리는 또 다른 틀을 좇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10대에서 어른이 되는 과도기에 놓여있었다고 본다. 당시 나는 그때까지 나를 지지하고 있던 틀이 제거되는 상황에 있었고, 아무 것도 나의 행동을 규정짓는 것이 없어 방황하고 있었다. ‘후루쿠라 게이코’는 편의점을 그만 둔 이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고 결국 편의점 점원이라는 틀을 깨지 못했다. 나는 그녀를 반면교사 삼아 나의 틀이 되었던 것의 실체를 파악하려 했고, 앞으로는 무엇이 나의 삶의 양식이 되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게 되었다.
이 책은 사회의 논리에서 벗어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제목: 차단과 몰입의 힘
학과: 경영학과, 이름: 임*연,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부터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었다. ‘신호를 차단하고 깊이 몰입하라’는 말과 같이 크게 1부 차단의 힘과 2부 깊은 이해의 힘으로 나누어져, 사회가 던지는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고 진정한 재능, 즉, 본질을 발견하는 법에 대한 내용을 차례로 담고 있다. 단순하게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처했던 상황을 사례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고 이해가 쉽다.
사람들은 흔히 학문은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게 쭉 생각해왔다. 그러나 책 속의 여러 사례들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자신이 안 된다는 신호를 가지지 않고 관심 있는 주제를 끊임없이 탐구한 사람들로 인해 우리가 현재 당연히 누리고 있는 것들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예로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만든 도로의 혁명을 이룬 사람은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 아니라 영국 상인 출신의 매캐덤이었다. 학문적 권위를 가진 엘리트들의 과학적인 주장보다, 4만 8천 킬로미터를 발로 뛰며 홀로 조사해서 밝혀낸 2.5센티미터 법칙이 더 높은 명성을 얻었던 것이다.
위 사례는 아주 많은 예시들 중 하나일 뿐이며 결론적으로 모든 사례들은 앞서 언급했듯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고 몰입할 때 자신의 진정한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내 주변을 보면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전부터 잘 안 될 것이라 지례 짐작하고 겁을 먹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도 분명히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평범하든 혹은 특별하든 누구나 차단과 몰입의 힘을 이해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주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외부의 신호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한다면 이때까지는 몰랐던 진정한 나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제목: 멸망에서 피어나는 의지
학과: 경영학과, 이름: 남*진,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인간의 삶과 멸망은 가까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인 지구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자연은 경고를 하지만 현재까지 인류는 그 경고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재난은 우리 가까이 있다. 자연재해부터 바이러스는 인간이 능력을 벗어나는 순간 인류는 절망에 빠진다. 하지만 인류는 절망 속에서 포기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당신은 멸망하는 세계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최진영 작가님의 해가 지는 곳으로는 멸망한 세계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은 특정인물의 시점에서 같은 상황을 설명하며 각자의 상황에 대한 심리와 사람간의 감정과 관계의 변화를 보여준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각자가 판단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정답이 있는 곳은 없다. 막연한 기대감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여정은 위태롭다. 예상하지 못했던 지구의 종말은 삶에 대한 집착과 삶의 유지를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는 모습을 보인다. ‘나’를 지키기 위해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거나 경시하고 그것을 넘어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온정은 사라지고 거래하거나 버리는 패로 인간을 취급한다. 중심 인물은 지나와 도리이다. 도리라는 인물은 희망과 절망을 함께 가지는 인물로 멸망의 상황에서 살아가야 할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다.
세상이 멸망하는게 재앙일까? 인류의 도덕심이 무너지고 이기심이 남는 게 재앙일까? 멸망의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누구일까? 세상이 멸망해도 사람들의 이기심과 절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중점은 세상은 멸망했지 사람이 멸망한 게 아니기에 약자를 향한 폭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범죄 또한 더 증가하고 당연시 되어 피해자의 희생은 당연시된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중심은 삶의 터전의 다음 멸망인 인류 자체의 종말이며 더 나아가 인류가 가져야 할 가치이다. 이기심이 널리퍼진 사회 속에서 희망이 존재하기를 바라는 그리고 존재하는 것을 또한 희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을 역설한다.
제목: 마인드셋의 중요성
학과: 경영학과, 이름: 김*정,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더 해빙’은 넓게 말하면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어떻게 삶을 바라보고 살아갈지에 대해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로, 부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저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서도 좋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에 있어서 불안감을 잠재우고, 부를 끌어당기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방식이 부를 넘어서 삶에서도 불안감을 잠재우고, 삶을 더 즐기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생인 저희는 취업준비, 학점관리, 진로에 대해서 끊임없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신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불안감을 잠재우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다면 앞으로 성장하는 데에도 많은 좋은 영향을 줄 것입니다. 이 책은 그것을 돕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 행복을 찾아서
학과: 조선·해양공학과, 이름: 이*환,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善終)했다. 사랑하는 순례자들에게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떠나갔다. 행복한 인생을 산 지혜로운 선배들에게는 인생과 행복에 대한 만족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으로 100세가 되었지만, 아직도 최선을 다해 저서 활동과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형석 명예교수 역시 마찬가지다. 그에게도 역시 행복한 삶의 향기를 찾아볼 수 있다. 근현대사를 걸어오며 결코 평탄한 삶이 아니었지만, 본인의 삶이 충분히 행복했노라고 독자들에게 말한다.
책은 4가지 주제로 나뉜다. ‘행복의 조건’, ‘일하는 기쁨’,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노라’이다. 주제를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만의 특별한 비밀이 있거나 행복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그의 이야기가 우리를 웃게 하고 인생의 의미를 묻게 하는 것은 실제로 삶으로 행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마치 어릴 때 조부모님이 들려주던 이야기가 우리의 기억에 남는 것처럼 말이다. 그저 우리는 있는 그대로 책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2014년에 대학에 입학하고 어느새 7년 차에 다다랐다. 짧다면 짧을 시간을 지나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고 웃고 울고 또 웃는 시간이 지났다. 누군가 대학 생활이 행복했느냐고 묻는다면 이제는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고 말이다. 효원인 감동공유에 5번째 글을 보낸다. 졸업을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대학 생활에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순탄하지 않은 2020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지만,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제목: 혐오에 맞서기 위하여
학과: 식품자원경제학과, 이름: 권*영,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바야흐로 혐오의 시대다. 극혐, 빨갱이, 틀딱, 맘충, 똥꼬충, 김치녀, 한남과 같은 모욕적 표현이 난무하고 서로를 향한 공격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덧 혐오와 차별은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현 세대에 들어서 혐오와 차별의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혐오, 차별과 증오는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고 독창적인 것도 아니며, 지나온 역사적 선례들이 허다하다. 단어만 다를 뿐이지 똑같은 이미지와 똑같은 동기, 똑같은 패턴을 가지고 행해지고 있으며 결과론적으로 똑같은 배제의 구조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혐오의 원천은 대중 스스로가 아니다. 혐오를 양산함으로써 이익을 보는 집단이다. 실제로 스스로는 전혀 고통받지 않으면서 대중들의 불만을 악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익은 단순히 재화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시청률, 득표수, 판매부수 등 무수히 다양한 형태를 지닐 수 있다. 그들이 양산한 혐오는 우리 사회에 무척 깊고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 이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관용하자’와 같은 정도의 가벼운 의식만으로는 오늘날과 같은 혐오와 증오의 폭발적 증가를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혐오와 증오를 추악한 것으로 규정하고 제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그것을 만들고 키워낸 불평등과 차별의 구조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하고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혐오 사회>에서 카롤린 엠케는 증오에 맞서는 방법에 대해 다룬다. 그녀는 증오와 폭력을 고찰할 때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우선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즉, 증오에 양분을 공급하는 원천과 증오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증오를 특정 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는 패턴과, 표준을 먼저 규정하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이들을 낙인찍어 배제하는 패턴을 없애기 위한 사회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에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노력, 사회적 차원에서의 노력, 개인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모두 포함된다. 이 때 증오에 대처하는 과정에서‘증오에 증오로 맞서자’라는 유혹의 목소리를 뿌리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증오로써 증오에 맞서는 사람은 자신도 상대와 같은 괴물이 되는 것을 허락한 셈이며, 그것이 비로소 증오하는 자와 증오를 야기하는 자들이 원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혐오와 증오의 폭력성에 대해 고찰할 수 있었으며, 증오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혐오사회>를 통해 단순하게 받아들였던 사회 현상의 이면에 대해 생각하고, 보다 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제목: 혐오와 수치심,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책
학과: 행정학과, 이름: 손*근,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책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 책을 다 읽고 완전히 책 내용을 이해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책을 선택해야겠다는 이유는, 갈등을 넘어선 혐오가 팽배한 사회에서 다원성을 인정하고 우리는 어떻게 함께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부터 시작하였기에 이 책을 선택한 점에 있어서 후회는 없다.
혐오와 수치심은 세계적인 법철학자인 마사 너스바움의 작품이자, 미국출판협회가 선정한 법학 분야 최고의 책이기도 하다. 간단하게 책을 요약하자면, 그녀는 이 책에서 감정과 법의 연관성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한다. 우리는 흔히 감정은 비이성적이며,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데 마사 너스바움은 감정도 신념의 집합체로, 공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법체계의 많은 부분에 있어서 감정이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감정과 법을 별도로 분리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녀는 다만 감정에 있어서‘혐오’와‘수치심’만은 법을 논의할 때 배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혐오와 수치심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혐오’와 ‘수치심’은 타자를 배척하는데 사용되며, 약자를 비정상으로 규정하려고 하는 폭력성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혐오와 수치심이 무엇인지 보다 더욱 알아보자면, 혐오는 사전적 의미로 매우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이다. 한국 사회 대표 법학자인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이러한 혐오의 의미에서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고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를 ‘혐오표현’이라고 말하였는데, 마사 너스바움이 말하는 혐오와 일맥상통하다. 수치심은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이라고 너스바움이 직접 정의를 내리는데, 이는 완전성을 추구하는 나르시시즘과도 연결된다고 보았다.
책을 읽으며 너스바움이 주장한대로 법에 있어서 혐오와 수치심은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이야기하고 다양한 판례와 함께 논의한 것처럼 감정의 영역에서 ‘혐오’와 ‘수치심’을 별도로 구분할 수 있음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가 그리고 이를 법으로 판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법의 영역 밖에서 수치심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너스바움은 이야기하며 나르시시즘과 무관하거나 반대될 경우, 수치심이 도덕적이고 바람직한 규범과 연결되어 있을 때라고 단서 조건을 걸었는데 세상의 모든 일들이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분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이러한 궁금증은 다시 책을 읽으며 살펴보거나 학우 분들도 함께 고민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는 보다 다원화되고 있다. 다문화가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동시에는 경쟁사회를 넘어 공격성을 띄고 있다. 우리의 공격성과 혐오의 대상은 정의롭지 못한 사회의 구조가 되어야 하지만, 우리보다 힘이 없는 자로 여길 수 있는 소수자들에게 멸시와 폭력의 형태로 혐오를 가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 한국사회에 너스바움이 준 메시지는 우리에게 상당히 의미 있다고 본다. 약자를 비정상이라고 여기지 않는 사회, 적절한 삶의 기회를 얻고 존중받는 사회, 혐오를 내포한 공격성은 함께라는 가치 아래에 포용성으로 가야하는 사회, 이런 내용이 보다 법에 담겨야 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지양해야 한다. 그러기에 난 지난 2007년부터 국회에서 표류 중인 차별금지법이 하루 빨리 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난민 등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어들을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의사소통들을 고려하고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 다름을 인정하고, 관용과 배려로 나아가는 사회가 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너스바움의 혐오와 수치심, 큰 울림으로 나와 다른 너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혐오와 수치심,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학우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제목: 혼자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학과: 특수교육과, 이름: 박*영,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혼자가 혼자에게」는 2019년에 발행된 이병률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은 총 43개의 짧은 글들로 구성되어 있는 산문집이다. 또 중간중간 다양한 사진들도 등장하는데, 이것들은 글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책 속에서 작가는 홀로 지내는 삶에 대해 사색하고, 혼자 여행을 떠나는 과정에서 만난 것들을 감상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진정한 혼자만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고 있으며, 혼자 있는 것이 마냥 외롭고 쓸쓸한 것이 아니라는 말을 건네고 있다. 또 작가 특유의 문체와 문장력은 독자들에게 문장 하나하나를 여러 번 곱씹어 읽게 하는 매력을 갖고 있다. 이 책의 제목만 본다면 이 책이 단순히 혼자만의 삶을 예찬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오랜 기간 혼자 지내고,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었다. 즉 이 책은 비로소 혼자일 때 보이는 것들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작가는 결코 혼자만의 삶을 예찬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다가도, 때로는 혼자 있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작가는 홀로 여행을 떠나면서 겪은 일화와 깨달음을 주로 책에 담았다.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자신의 익숙한 삶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익숙한 환경에서는 풀리지 않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살고 주변 사람들을 더욱 소중히 여길 수 있다. 바로 이렇게 수많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이해한 작가가 이제는 글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한 번쯤 혼자가 되어보아야 자신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책은 아마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독자들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안겨줄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아직 혼자가 낯선 사람들,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혼자(작가)가 혼자(독자)에게 건네는 담담한 말이, 수많은 ‘혼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오길 바란다.

Levi, Primo 2010

제목: 스토너의 투쟁의 연속
학과: 영어영문학과, 이름: 이*철,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이탈리아 유대인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 끌려가 1년 가량 수용소 생활을 겪고 가까스로 생존한다. 연합군이 수용소를 해방 시켰지만 바로 고향 이탈리아로 돌아오지 못하고 1년 가까이 유럽 각지를 떠돌게 된다. 아우슈비츠에서 겪은 일은 '이것이 인간인가' 라는 책으로 펴냈다. 그로부터 15년 후, 유럽을 떠돌던 기억을 다룬 '휴전' 이라는 책을 출간한다. 둘 다 아주 좋은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의 에세이들과 더욱 대비된다. 최근에 나온 에세이들 중 나의 시선으로 봤을 때 지나친 에세이들이 많았다. 조그마한 비커에 폭포수처럼 감정을 쏟아 붓고 억지스런 공감을 유도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프리모 레비의 에세이가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글은 격렬하게 감정이 폭발하지 않는다. 본업인 화학자답게 마치 맑게 정제한 시약을 정량에 맞추어 스포이드로 한 방울씩 떨어뜨려 주는 듯했다. 내 마음속 작은 감정그릇이 넘친 적이 없었다. 문장 역시 늘어지지 않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용액의 기포처럼 톡톡 튀어나오는 센스 있는 비유가 내 눈을 즐겁게 했다. 무엇보다 레비가 흔치 않은 경험, 의도치 않은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책에서 재미뿐 아니라 삶의 지혜(?)를 찾는 이들에게 즐거운 간접경험이 될 것이다. 흥미로운 인물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리스인 '모르도 나훔'(물론 등장인물 대부분이 그렇듯 가명이다)의 이야기가 특히 인상깊게 남았다. 차갑지만 배울점도 많고 그의 생각에 공감한 부분도 많았던 인물이었다. 억지스런 환상을 주입하지 않고 쓰라린 현실이라도 무심한듯 툭툭 내뱉는 글이 좋다. 그렇지만 그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기계같은 냉혈한은 아니다. 프리모 레비의 글도 마찬가지다. 프리모 레비만큼 힘든 일을 겪었던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그 고통 속에 있으면서도 제 3자의 눈으로 관찰하듯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하지만 그 역시 우리처럼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며 때론 사소한 기쁨을 느끼지만 여러 시련 앞에서 고뇌하고 불안해하고 괴로워한다. 그가 겪은 고통을 알기에 그의 차분한 서술이 가슴 시리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 선뜻 추천하고 싶은 좋은 책이었다.
제목: 흰 것들의 담담한 아름다움, <흰>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남*빈, 선정연도: 2020
추천내용: 세상에는 다양한 흰 것들이 있다. 책상 위에 흩어져 있는 A4 종이부터 시작해서 하얀 꽃, 소금, 눈사람까지, 주변을 가볍게 둘러보기만 해도 하얀 것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흰>은 이런 화자 주위의 하얀 것들에서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에는 총 65가지의 흰 것에 대한 이야기가 한두 페이지 정도 분량의 짧은 단문 형식으로 담겨 있다. 얼핏 보면 각자 외따로 떨어져 있는 듯한 65가지의 이야기들은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얽혀들어 하나의 큰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이야기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는 과정은 마치 거미가 공을 들여 거미줄을 치는 모습처럼 꼼꼼하고도 거침없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잘 설계된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의 기분으로 책의 분위기에 압도당한 채 완전히 몰입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 역시 이 소설의 몰입에 큰 도움을 주는 요소이다. 한강 작가는 레이스 커튼, 문, 손수건과 같은 흔한 사물에서도 세련된 문장으로 언니를 떠올리고 삶과 죽음을 고찰하며 번민을 고백하는 화자의 모습을 묘사한다. <흰>을 읽는 내내 일상적인 소재들로 이토록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문장력에 감탄이 나왔다. 소설가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우리가 별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가는 무언가를 포착해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 작가가 표현하는 달, 만년설을 비롯한 65가지의 흰 것들은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 새로 태어나는 것 같았다. 섬세한 문장과 눈 속을 걷는 듯의 분위기에 흠뻑 젖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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