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도서

이주의 추천도서(9월 3주)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알랭 드 보통│청미래│2010│279p.
중앙도서관 2층 문학예술자료관 단행본[ LDM 843.912 D287h한A]

추천의 글(기획홍보팀 장향자)

내가 이 책을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한때 드 보통의 책을 한 권씩 사서 소장하는 것만으로 지적 허영심으로 충만했던 시절, 대학도서관의 사서이지만 서가에 빼곡히 꽂힌 책은 어쩐지 쉬이 읽히는 책이 아니라 늘 관리의 대상으로만 보이는 건 관리자 마인드로만 도서관의 책을 바라본 게 아니었냐는 부끄러운 고백도 해본다. 아주 오래전 대학교수님으로부터 소개받은 외국인 이름으로도 좀 어색한 “보통”이라는 작가의 책들을 덥석 몇 권 구매해서 읽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지금 생각하니 그 이유는 내가 이해력이 부족하다거나 보통의 글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내가 보통의 글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지 싶다. 즉, 보통의 문장과 표현력은 그만의 특유의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며 읽어야 한다. 이번에 추천하는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이라는 책은 20세기 거장 마르셀 프루스트가 집필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은 후 쓴 책이다. 드 보통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보기엔 프루스트가 불행한 지식인의 삶을 살다간 고독한 지식인으로 보이지만 프루스트가 그 상황에서 삶에 대처하고 극복하는 방법들, 삶에 대한 통찰력과 관조적인 태도로 고통 속에서도 즐거움과 위트, 그러면서도 진지함을 읽어내는 방법들을 보통 특유의 독창적인 문장으로 재해석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보통이 쓴 책이면서도 마르셀 프루스트의 걸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내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이기도 하다. 오늘의 삶을 사랑하는 방법, 나를 위해서 읽는 방법, 시간 여유를 갖는 방법,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 등 목차 제목으로는 자기계발서가 분명하지만 자기계발서가 놓치기 쉬운 품격과 지적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굳이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끝까지 다 읽어내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일상 속에서 생각날 때마다 시 하나 읽듯, 수필 한 수 읽듯 그리 읽어도 된다. 그리고 이 책은 보통의 또 다른 책들을, 그리고 마르셀 프루스트라는 오래된 거장의 책도 만나고 싶은 지적 욕구가 일어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은 항상 거실 피아노의 악보 놓는 자리에 이 책을 전시하듯 표지가 보이도록 세워둔다. 책 표지 디자인의 멋스러움뿐 아니라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이라는 책 제목이 주는 명쾌함이 일상의 낡음을 떨쳐내고 더 진보하는 삶, 늘 변화를 꿈꾸는 삶이어야 한다는 자기암시를 되뇌게 하는 책이다. 불안과 모호함으로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가끔은 진지함도 농담처럼 던지듯 위대한 일상을 만드는 삶의 지침서인 알랭 드 보통의 책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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