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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추천도서(3월 2주)
작성자 강승일
작성일 2018.03.12
조회수 1,491

은하영웅전설

다나카 요시키│서울문화사│2000│10책
중앙도서관 2층 문학예술자료관 단행본 [LDM 813.36 전77ㅇ한]

추천의 글(문학예술팀 오요환)

1982년 출간이후 오랜 기간 SKY를 위시한 많은 대학 도서관에서 대출순위 상위권에 들었던 지성인의 필독서

이 작품은 본편만 10권에 달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1982년 초판 출간 이후 SKY를 위시한 수많은 대학 도서관에서 삼국지 등과 함께 대출 순위 5위 안에 들었었다. 가히 지성인의 필독서였다고 말할 수 있을 법하다. 아마 우리 부산대학도 여기에서 예외는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2010년 통계에서는 주요 대학 도서관 대출 순위 상위권에서 사라졌는데, 아쉬운 마음에 이 작품을 추천해 보고자 한다.

본인이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신입생 시절. 10권에 달하는 본편을 단 3일 만에 다 읽었다. 식사, 수면, 수업 외에는 이 책만을 읽었다. 그만큼 흡인력이 강하다. 이 작품의 명성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검증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인기만큼이나 대중문화계에도 큰 영향을 끼쳐 가히 ‘일본 SF 소설계의 스타워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팬덤을 형성하였다.

본인이 본 작을 높이 평가하는 점 중 으뜸가는 것은, 이 작품이 중간에 책을 덮기 힘들게 만드는 몰입감 있는 서사 전개, 매력적으로 묘사된 다양한 등장인물 등을 통해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면서도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해봐야 할 시사점들을 자연스럽게 제시함으로써 메시지 전달이라는 예술의 본질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직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전쟁을 결정하는 고위 관료, 자신의 아들은 안전한 곳에 두고 애국심을 부르짖으며 청년들을 전쟁터로 내보내는 정치가,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현역 장성이라도 반역자로 몰아 백주대낮에 테러를 가하는 극우단체, 그리고 이 극우단체를 후원하는 정치가, 진격해 오는 적 앞에서 시민들을 내버린 채 자신들만 우주선을 타고 먼저 후퇴해 버리는 고위 장성, 이에 반해 민주주의국가 군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시민의 안전보장이라며 각고의 노력과 기지로 수십만에 달하는 시민들의 탈출을 성공시키는 하급 장교, 전쟁을 싫어하지만 전투만 하면 승리하고 전략전술에 능하지만 사격 등 다른 분야에는 무능력하고 높은 지위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탈 권위적이며 소탈한 주인공.

이렇게 본 작품은 기득권, 계급 차별, 민주주의, 중우정치, 국가관, 애국심, 군대, 귄위주의 등 다방면에 걸친 많은 시사점들을, 개성 있는 캐릭터 및 흥미로운 서사 전개와 함께 잘 버무려 내고 있다.

또한 탐욕스러운 정치가들과, 이들이 제시한 눈앞의 이익에 넘어가 정치 참여와 비판에 소홀해진 일반 민중. 이로 말미암아 심각하게 변질되어 버린 민주주의 체제하에서의 적폐들을, ‘탈 권위적이며 양심적이고 유능한 독재자에 의해 통치되는 살기 좋은 독재국가‘의 모습과 적나라하게 대비시켜 보여준다. 민주주의는 ‘선’ 독재는 ‘악’이라는 막연한 공식을 다면적으로 대하게 만들어 주는 대목이다.

이런 면을 위시해 이 소설에 등장하는 변질된 민주주의 체제의 모습을 근래의 한국 사회에 대입해 보면, 그냥  웃어넘기기 힘들 정도의 유사성을 적잖이 발견할 수 있어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작품은 재미를 주는 와중에도 민주주의가 얼마나 변질되기 쉬운 섬세한 것인지, 따라서 이 상처받기 쉬운 연약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일반 시민들이 갖춰야 할 정치적 식견은 어떤 수준에 다다라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장면이 많다. 이것이 이제 첫 투표권 행사를 앞둔 대학 신입생들에게 본 작을 더욱 추천해 보고 싶은 이유이다. 정치는 결코 일상과 동떨어진 나이 많은 할아버지, 아저씨들만의 것이 아니며, 이 사회에서 살아갈 날은 여러분 새내기들이 그 어느 선배들보다도 더 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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