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작가 백세희 출판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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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은 감기처럼 찾아온다. 환절기가 되면 꼭 찾아오는 감기처럼. ‘나 요즘 가을 타나 봐.’ 하는 말들이 다 그런 것이다.

    우울이 힘든 이유는 뭘까? 나는 이유를 몰라서, 라고 생각한다. 어떤 나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가끔은 맛있는 것도 먹고싶고. 친구와 만나 놀면 분명 행복할 때도 있는데. 나는 한없이 밑으로만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주변의 사람들은 다들 한 발짝씩 걸어나가는데 나만, 나만 멈춰 서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괜찮아야 한다고 배워서 우울한 감정은 숨기려 든다. 힘들면 한 번 쯤은 기대도 되는데, 기대는 것은 부끄럽게 여긴다. 우울증은 오직 우울하기만 한 사람이 걸린 병이라고 생각해서, 작은 우울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나는 가끔 행복하니까. 괜히 혼자 있으면 찾아오는 우울들이 유난인 것 같고, 주책인 것 같고. 그렇게 나 자신에게 눈을 돌린채 살아온 것이 얼마나 되었던가.

    이 책은 필자가 상담을 다니면서 들었던 이야기, 했던 생각들을 조심스럽게 쏟아낸다.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2권을 내면서 작가는 이 책이 이렇게 많이 읽힐 줄 몰랐다며 이야기 한다. 단순히 자신의 기록이었을 뿐이니까.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지 않았나. 우울해도 괜찮아. 나도, 너도 겪고 있는 감정이라고.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내가 가진 어두운 면을 인정하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좀더 나자신을 용서하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괜찮다, 고 말해주는 것 같다. 누군가의 경험담으로부터 위로받는 일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어서, 기묘하지만 기분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우울은 감기와 같다. 어느 순간 찾아와선 어느 순간 떠나간다. 누구에게나 왔다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진다. 그럴 땐 가만 있지 말고, 조금씩 몸을 움직여주자. 우울한 생각도 하지 못하게 바쁘게 살란 소리가 아니다. 그냥, 기분 전환 한 번씩 하자는 소리. 죽고 싶지만 맛있는 건 먹고싶으니까, 맛있는 것 하나 먹고 그 뒤에 생각해보자. 그럼 좀 나아질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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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은 감기와 같다는 말이 참 좋네요. 원치않게 감기에 걸렸다가 낫는 것처럼, 우울도 그렇게 우울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사람이 인식했으면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아 이 책 2편도 나왔군요. 개인적으로 1편을 정말 좋게 읽어서 2편도 관심이 가네요. 우리 사회가 가면 갈수록 힘들어지니까 힐링 도서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 책도 그렇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던데(별 내용도 없는 책이라는 식으로) 저는 솔직하게 과장없이 자신의 우울함을 기록한 게 마음이 들었어요. 2편도 읽어봐여겠어요. 글 감사합니다!

    • 정말로 인생이 그렇더라구요. 한없이 우울하다가도 사소한 것에 신나서 다음 걸음을 옮길 수 있고, 끝이라고 생각하다가도 미약한 힌트라도 생기면 괜히 힘이 나고. 일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지금은 가지고 있어요. 그런 인생의 모습들을 통틀어 희망이라고 하는 걸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