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작가 이동진 출판 위즈덤하우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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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실망스러웠던 평론집입니다. 저는 영화 보는 것이 취미여서 영화를 자주 보곤 하는데 보통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주위의 추천을 받거나 영화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이 호평하거나 평론가들이 선호하는 영화를 선택하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자연히 김혜리, 정성일, 허문영을 비롯한 다양한 평론가들의 지도를 받곤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평론가는 아마 이동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그가 그의 평론을 집대성한 책을 낸다고 해서 기대감에 찾았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실망이였습니다. 좋지 않은 종이의 질이나 너무 두꺼운 책에 비해 미약한 재봉 상태는 둘째치더라도 평론의 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비전공자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분명 무언가를 느꼈는데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때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럴 때 평론은 어떤 점이 어떻게 주요했는가를 짚어내며 내 답답함을 풀어줍니다. 내가 설명하지 못 한 감동을 쉽게 설명해주는 셈이죠. 그러나 이 책은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합니다. 영화를 비평, 분석, 해석한 평론이라기보단 개인 블로그에 '이 영화 봤는데 재밌다'라고 쓴 일기장같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블로그에 올렸던 평론을 모았기도 했고요. 제가 더 기분 나빴던 점은 900페이지에 달하는 장황한 평론을 가르는 기준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 무성의한 기준이지만 그 흔한 연대순, 가나다순의 기준도 없었습니다. 다른 평론가들의 평론집을 살펴보면 어떠한 장르, 감독, 주제의식, 미장센,국가 등에 맞춰 어떠한 영화가 그러한 큰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지를 알려 주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흐름을 전연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평론가도 아니고 우리나라 제일의 평론가로 꼽히는 이동진의 책이기에 더욱 실망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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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 평론을 보고 영화를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인의 추천 또는 로튼 토마토를 참고하는 정도로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서평읽고 말씀하신 평론가들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읽고 실망스러워한 것이 확 느껴지네요 ㅠㅡㅠ 구린 책 잊고 좋은 평론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래요!!!

    • 영화를 보는 것을 즐기고, 또 보고나서 감상을 나누며 평론 아닌 평론을 하는 것을 즐겨하는 저에게 이동진, 이라는 이름은 낯설수가 없는 이름이어서 책이 궁금했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일기장같은 느낌이라니 저 역시도 실망스럽네요. 좀 더 질 좋은 평론가의 평론집을 같이 찾아봐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저는 이동진이 평론가는 전혀 아니고 리뷰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알레고리를 찾아내고 해설하는게 주 업무이니 해설가라고 하면 더 적절할까요? 시장이 없고 수요가 적은 탓도 있겠지만 평론가라 불릴만한 평론을 만드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참 없죠. 말씀하신 것 처럼 최소한의 비평의 틀을 갖고 평론하는 사람 찾기 정말 힘들고요.
      사이비 평론가들만 득세하면서 평범한 생각도 이상스레 멋부려 ‘한줄 평’으로 만드는게 유행이 되어버렸죠.
      글쓴이께 평론가 김병규씨의 글을 추천합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중이신데, 여러 글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영화 평론에 대한 글이 올라와서 반갑네요. 이동진의 글은 언제나 제대로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마음먹고 읽어봐야겠다 싶지만 이미 읽어온 경험으로 그 깜냥이 어느 정도 가늠이 되는 터라 책이 나와도 손이 안 가네요. 2008년인가 정성일과 이동진이 씨네 21 특집에서 영화 평론가가 취해야 할 태도와 자세에 관해 논쟁한 적이 있었죠. 정성일은 평론가의 책임을 강조하며 할복할 마음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했고 이에 이동진은 기겁했죠. 아마 이동진은 스스로도 자신의 글이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영화를 평가하는 비평이라기보다는 에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네요(물론 비평을 다르게 정의할 수도 있고, 이동진은 에세이조차 비평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죠). 잘 쓰인 영화 비평은 정말 어떤 글보다도 재밌는데, 하스미 시게히코의 ‘영화의 맨살’과 허문영의 책들을 읽고 나서는 그런 책들이 잘 안 보이네요(더 언급하자면 정성일과 김병규, 남다은 정도일까요? 남다은은 기복이 심한 것 같고 정성일은 제 스타일과는 안 맞는 것 같다는 게 문제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