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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블리비언(양장본 HardCover)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출판 알마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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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는 재능 있는 작가였지만 46세에 사망했습니다. 오블리비언은 그가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소설집으로 마케팅 회사의 진실을 파헤친 ‘미스터 스퀴시’, 주름제거 수술을 받다 얼굴이 흉측하게 변해버린 어머니이야기 ‘철학과 자연의 거울’ 등이 수록됐습니다. 애정하는 작가라 전에 원서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땐 제대로 안 와닿았던 점이 여러 가지 보입니다. <철학은 자연의 거울>에서 화자의 말하는 방식이라던가, 암시하고 있던 바라던가하는 것들이 말입니다. 거기다 <미스터 스퀴시> 같은 글에서 현재로부터 이어져 있던 과거들과 현재의 모든 것들을 나열해두고 딱 모든 파국이 터지기 직전의 순간을 던지고 글을 끝내는 것도 한국어일 때 더 이해가 잘 됐습니다. 아무리 외국어를 배우려 노력해도 유소년기를 벗어 나면 모국어라는 한계가 보이는 듯 합니다 ㅜㅜ 다만 한국어로 읽으니 <굿 올드 네온>이 담고 있는 아이러니한 슬픔이 너무 잘 느껴지네요. 'I'보단 '나'가 더 익숙하고 친숙한 사람이라 화자가 말 건네는 게 더 친밀했고 그래서 월러스가 자신의 선배의 의문스러운 자살에 대한 이유와 내면을 자기 나름대로 채워넣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살 이유를 구체화한 게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화자가 생각한 자신의 환멸스러움은 분명 그 자신이 죽고자 할 이유겠죠. <무한한 재미>에서도 나오지만, 월러스의 글에선 늘 무한한 자기회귀적 비판, 비꼼, 혐오, 모순, 역설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남을 비꼬고 무시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은 그렇게 비꼬고 있는 자신의 흉함을 보며 자신이 흉하다고 여기고 그 메타적인 흉함이 또 메타-메타적인 추함과 흉함을 나타낸 게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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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블리비언, 잊혀지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인가 생각이 드네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작가 이동진 출판 위즈덤하우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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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실망스러웠던 평론집입니다. 저는 영화 보는 것이 취미여서 영화를 자주 보곤 하는데 보통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주위의 추천을 받거나 영화 취향이 비슷한 친구들이 호평하거나 평론가들이 선호하는 영화를 선택하는 편입니다. 그렇기에 자연히 김혜리, 정성일, 허문영을 비롯한 다양한 평론가들의 지도를 받곤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평론가는 아마 이동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그가 그의 평론을 집대성한 책을 낸다고 해서 기대감에 찾았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실망이였습니다. 좋지 않은 종이의 질이나 너무 두꺼운 책에 비해 미약한 재봉 상태는 둘째치더라도 평론의 질도 좋지 않았습니다. 비전공자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분명 무언가를 느꼈는데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때 답답함을 느낍니다. 그럴 때 평론은 어떤 점이 어떻게 주요했는가를 짚어내며 내 답답함을 풀어줍니다. 내가 설명하지 못 한 감동을 쉽게 설명해주는 셈이죠. 그러나 이 책은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합니다. 영화를 비평, 분석, 해석한 평론이라기보단 개인 블로그에 '이 영화 봤는데 재밌다'라고 쓴 일기장같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블로그에 올렸던 평론을 모았기도 했고요. 제가 더 기분 나빴던 점은 900페이지에 달하는 장황한 평론을 가르는 기준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 무성의한 기준이지만 그 흔한 연대순, 가나다순의 기준도 없었습니다. 다른 평론가들의 평론집을 살펴보면 어떠한 장르, 감독, 주제의식, 미장센,국가 등에 맞춰 어떠한 영화가 그러한 큰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지를 알려 주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흐름을 전연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평론가도 아니고 우리나라 제일의 평론가로 꼽히는 이동진의 책이기에 더욱 실망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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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 평론을 보고 영화를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인의 추천 또는 로튼 토마토를 참고하는 정도로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서평읽고 말씀하신 평론가들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읽고 실망스러워한 것이 확 느껴지네요 ㅠㅡㅠ 구린 책 잊고 좋은 평론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래요!!!

    • 영화를 보는 것을 즐기고, 또 보고나서 감상을 나누며 평론 아닌 평론을 하는 것을 즐겨하는 저에게 이동진, 이라는 이름은 낯설수가 없는 이름이어서 책이 궁금했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일기장같은 느낌이라니 저 역시도 실망스럽네요. 좀 더 질 좋은 평론가의 평론집을 같이 찾아봐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저는 이동진이 평론가는 전혀 아니고 리뷰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알레고리를 찾아내고 해설하는게 주 업무이니 해설가라고 하면 더 적절할까요? 시장이 없고 수요가 적은 탓도 있겠지만 평론가라 불릴만한 평론을 만드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참 없죠. 말씀하신 것 처럼 최소한의 비평의 틀을 갖고 평론하는 사람 찾기 정말 힘들고요.
      사이비 평론가들만 득세하면서 평범한 생각도 이상스레 멋부려 ‘한줄 평’으로 만드는게 유행이 되어버렸죠.
      글쓴이께 평론가 김병규씨의 글을 추천합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중이신데, 여러 글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영화 평론에 대한 글이 올라와서 반갑네요. 이동진의 글은 언제나 제대로 비판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마음먹고 읽어봐야겠다 싶지만 이미 읽어온 경험으로 그 깜냥이 어느 정도 가늠이 되는 터라 책이 나와도 손이 안 가네요. 2008년인가 정성일과 이동진이 씨네 21 특집에서 영화 평론가가 취해야 할 태도와 자세에 관해 논쟁한 적이 있었죠. 정성일은 평론가의 책임을 강조하며 할복할 마음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했고 이에 이동진은 기겁했죠. 아마 이동진은 스스로도 자신의 글이 특정한 기준을 가지고 영화를 평가하는 비평이라기보다는 에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네요(물론 비평을 다르게 정의할 수도 있고,…[더 보기]

  • 천문학 콘서트 작가 이광식 출판 더숲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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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학의 역사를 다루는 주제에 충실해서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우주측정부터 뉴턴, 케플러, 아인슈타인, 허블 등을 거쳐 빅뱅우주론과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설명을 유려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간단한 비례식만을 이용해서 최첨단기술과 거의 유사한 측정을 해내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볼때마다 재밌고 일반상대성이론처럼 어렵지가 않고 직관적이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내용적 측면에서 이 책이 다른 우주관련 교양서적들보다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는 부분은 허블 등 관측학자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우주서적이 이론에만 충실한다면 관측학자들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적어질수밖에 없는데 이 책은 좋은 이론은 좋은 관측에서 나온다는 전제하에 관측자들에 대한 기술이 많은편입니다. 반면 이론에대한 설명은 다소 부실한 편인데 일반적으로 자세히 기술하는 아인슈타인이나 뉴턴의 이론이 이 책에서는 결론식으로만 나와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이론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도 우주의 미래에 대한 논쟁만을 적고 초끈이론이나 다중우주론등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좀 아쉽긴 했지만 우주 자체에 초점을 맞추다가 갑자기 난잡한 이론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말 콘서트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주에 관심을 갖는것은 세상의 시작과 끝을 궁금해하는 가장 근원적인 철학적 물음과 연관있을것입니다. 과거의 지구 중심의 세계관은 우주론의 발견으로 무너졌고 지구와 인간 더 나아가 우주 그 자체도 영원할것 없는 한순간의 찰나일 뿐이라는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인간이 우주에 관심을 갖는것은 스스로의 미약함을 깨닫는다는 측면에서 이는 어쩌면 하나의 종교적 깨달음과 비슷하다 생각했습니다. 우주의 광대함을 생각한다면 항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깨닫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수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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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아요 우주의 거대하고 광할한 크기에 우리는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를 다시금 깨닫고는 하죠. 다른 우주관련 교양서적들보다 풍부한 이론 특히 관측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라니! 너무 읽어보고 싶네요. 서평 감사드려요:)

  • 정의와 미소(다자이 오사무 전집 5) 작가 다자이 오사무 출판 b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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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게는 누구나 그 나름대로의 힘든 시기가 있는가 하면 행복하고 안정적인 시기도 있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힘들 때에는 괜히 성질을 부려서 될 일도 그르치게 됩니다. 반면 안정적일 때는 머리로는 미래의 꿈을 생각하고, 몸으로는 주변에 따뜻한 봉사를 베풀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때에도 마음 한편에는 늘 불안과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정의와 미소’는 그러한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작가의 초기작이나 말년의 ‘인간실격’ 등에서는 꺼림칙할 정도로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작품들은 타락하는 모습을, 타락한 존재의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다소 어둡고 우울한 것은 당연합니다. 역시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그저 어둡고 우울한 자학적 나르시스트로, 일반인과는 다른 낙오자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 또한 일반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는 거죠. ‘정의와 미소’의 주인공은 영화배우를 꿈꾸는 청년입니다. 항상은 아니지만 현재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열정도 보이고, 다자이 오사무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발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서는 늘 ‘타락함’을 두려워하고 있는데요, 때로는 실패의 아픔에 방황하고,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 일을 해냈다고 자만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조언자들의 도움으로 노력을 이어나갑니다. 이후에는 마침내 자신의 길을 스스로 바로잡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이 소설은 1942년에 출판되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가 결혼한 지 3년 쯤 되었고 ‘츠가루’와 ’오토기조시’ 등의 꽤나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썼던 중기에 쓰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 담긴 의미가 이상의 ‘날개’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날자꾸나”라고 했던 이상은 ‘날개’ 이후에 큰 포부와 재출발의 희망을 품고 동경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아쿠타가와상의 그림자, 상처만 남은 좌익운동과 빈곤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가정을 얻었습니다. 아마 그는 예술적 성취에 대한 열정이 더욱 강해졌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정의와 미소’의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작가 본인도 꿈과 열정으로 노력을 하고자 하며 타락을 두려워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다자이 오사무가 이 소설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후에 ‘사양’을 쓴 것으로 봐서는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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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작가의 책들을 꿰뚫고 계시네요 ㅎㅎ.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철학책처럼 보였는데, 소설이지만 작가의 철학적인 주제의식이 잘 담겨있나봐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간실격을 최근에 정말로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긴 소개글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의 문학 세계를 체계적으로 탐구하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달과 6펜스(세계문학전집 38) 작가 서머싯 몸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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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과 6 펜스는 그 모든 예술가들 가운데서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한 천재 화가의 삶의 기록이자, 꿈을 잃고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 신기루 같은 이야기입니다. 한 남자가 가족을 내팽개치고 어떤 여자와 파리로 도망쳤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남자의 아내는 ‘나’에게 남편을 설득해달라고 부탁하고, 거절하지 못한 나는 남자를 만나러 가죠.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소문과 달리 남자는 파리의 가장 허름한 여관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남자는 여자와 도망친 게 아니라 그림과 도망쳤습니다. 처자식까지 내팽개치면서? 그림을 배워본 적도 없는 사람이? 마흔이나 먹은 이제야? 그 누구도 이 남자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남자는 천재였습니다. 이 남자의 이름은 찰스 스트릭랜드.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이 그 모델입니다.
    찰스 스트릭랜드는 마흔 살의 증권 중개인으로서 살아왔으며, 예술 지식이 많기는커녕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소리칩니다.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달과 6펜스>라는 제목의 ‘달’은 비현실, 꿈, 몽상, 이상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세계, 가치를 상징합니다. ‘6펜스’는 작은 화폐의 단위로 세상의 안락한 삶, 물질적 풍요와 같은 세속의 가치를 상징하는 것이고요. 6펜스의 세계에 살던 찰스는 달의 세계로 떠납니다. 6펜스의 세계에서 ‘달’은 환상일 뿐이었지만, 착륙한 ‘달’에서는 6펜스가 환상이었습니다. 결국 6펜스의 세계이든 달의 세계이든, 자신의 두 발이 닿는 곳이 제 삶의 자리인 것입니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자기 앞의 생을 걸어갈 따름입니다. 따라서 삶의 방향은 개인이 판단하는 것이지 타인에 의해 낙인찍힐 수 없습니다. 저마다의 자리에 있는 우리이기에 누구의 선택이 정답이고 저것은 오답이라고 심판할 수도 없습니다. 누구나 저마다의 삶을 최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애를 씁니다. 비록 세상의 눈에는 초라해 보일지라도 각자의 삶에 최선의 선택을 내립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캔버스에 그려내듯, 누군가에 선물할 조각을 다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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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 전문가신가요? ㅎㅎ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달의 세계나 6펜스의 세계 위에서 살아가겠군요. 두 세계에 모두 발을 딛고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할것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 처음에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이지? 생각했는데 서평에서 책 제목을 설명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알고 나니 읽어보고 싶네요~

  •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쏜살문고)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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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 중 하나인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소설집입니다.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생계를 위해 160여 편의 단편소설을 쓰기도 했습니다.피츠제럴드는 말 그대로 저녁에는 파티를 가고 집에 돌아와 후다닥 한 편의 소설을 쓴 후에 그것을 팔아 다시 파티를 떠나는 삶을 살았습니다. 큰 제목이기도 한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를 포함해 분별 있는 일 , 기나긴 외출 , 해외여행 , 다시 찾아온 바빌론의 5개 이야기가 앙증맞은 사이즈의 책으로 묶여 나왔습니다. 저는 그중에서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를 가장 좋아해 여러분들에게도 소개시켜 드리려 합니다. 주인공 존 .T. 웅거는 남부의 시골 유지의 아들입니다. 그는 부모님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최고급 사립 학교에 입학합니다. 학생들의 면면도 화려해서 존은 점점 사치스러운 삶에 적응해가는데요, 2학년 어느 날 존은 퍼시 워싱턴이라는 조용한 아이와 친구가 됩니다. 퍼시 워싱턴은 확실히 부자인 듯 하나 그의 출신 성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데요, 어느날 식당에서 다이아몬드 이야기를 하던 도중 퍼시는 자신의 집에 리츠 호텔보다 더 큰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합니다. 마침내 방학이 되고 퍼시는 존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갑니다. 퍼시의 집은 시골 기차역에서도 3시간은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으슥한 산자락에 숨겨진 대 저택이였습니다. 퍼시의 집은 산만큼 거대한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지고 있었기에 비밀리에 그 수많은 부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작중 묘사에서 연감에 따르면 연봉이 500만 달러 이상인 미국인이 5명이라 했는데 워싱턴 가의 총 자산이 16억 달러로 추정된다 하니 얼마나 큰 부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이 가시리라 생각합니다. 다른 작가라면 워싱턴 가의 부를 묘사하는 데에 엄청난 노력을 들였겠지만 피츠제럴드는 간결하고 경제적으로 이를 해냅니다. 퍼시의 집에서 지내며 퍼시의 여동생 키스마인과도 사랑에 빠진 존은 워싱턴 저택을 본 손님들이 비밀 유지를 위해 모두 갇혀 지내거나 죽임당함을 알고 탈출하려 합니다. 키스마인과 그녀의 언니 자스민과 함께 워싱턴 저택을 탈출하려는 순간 과거 도망쳤던 비행기 조종사가 그들의 분대를 이끌고 와 워싱턴 일가와 충돌하고 모두 죽고 나자 퍼시와 퍼시의 부모님, 그리고 흑인 하인 두명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 통로 속으로 사라지고 워싱턴 일가가 살았던 흔적은 자스민과 키스마인이 들고 나온 모조 다이아몬드 외에는 모두 사라집니다. 한번도 가난을 경험하지 못해서 가난하고 자유로운 삶을 기대하는 자스민과 키스마인을 뒤로 하고 소설은 끝이 납니다. 이처럼 피츠제럴드의 탁월하고 간결한 묘사가 돋보이는 다섯 개의 이야기로 젊은 나날의 상실감과 공허감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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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르브 연락 없다(세계문학전집 290) 작가 에두아르도 멘도사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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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학기에 전공이나 잘할것이지 괜히 스페인어에 빠져서 열심히 배우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나르코스 시리즈를 보고 나서였던것 같은데요, 그 때 스페인어 선생님이 추천해주셨던 스페인 현대문학가가 에두아르도 멘도사였습니다. 국내에 정발된 소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만 구르브 연락 없다는 그 중 가장 가볍고 재밌게 즐기실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경은 1992년의 바르셀로나로 주인공 '나'는 구르브와 함께 지구를 정찰하러 온 외계인입니다. 정찰 과정중 주인공의 부하인 구르브는 사라져 버리고 매일 매일 그가 전달하는 무전에는 응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구르브씨를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니기로 하는데 그 와중에 있던 일들을 매일 매일 기록하고 일기에 마침표처럼 모두가 아는 문장을 씁니다. 구르브 연락 없다. 사실 주인공의 외계인이라는 출신성분은 이 작품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작동합니다. 그는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고, 원하는 것들은 다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복권을 조작해서 현금을 챙길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바르셀로나라는, 지구인이라는 것에는 익숙하지 못해서 어수룩함을 자아냅니다. 예를 들어서 그는 자전거를 타는 데 익숙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밟는다 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한참이나 걸리고 밟는다를 한쪽 발을 쭉 뻗고 다른 쪽 발은 죽은 상태로 놓는다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하게 걸을 때 한쪽 발을 쭉 뻗고 오른발을 왼발의 왼쪽으로, 왼발을 오른발의 오른쪽으로 두는 것을 멋들어지게 밟는다로 정의하죠. 이런 식으로 외계인의 눈에 비친 지구인의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 투성이입니다. 어수룩하고 사고연발인 주인공의 모습과 마침내 조우한 구르브를 보면서 우리는 마구 웃던 도중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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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 일상적안 것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밟는다의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말이죠ㅎㅎ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세계문학전집 308) 작가 에드가 앨런 포우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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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흔히 어떠한 장르에 있어서 그 장르를 최초로 시도한 인물과 그 장르를 '장르답게' 만든 인물이 있다면 흔히 후자를 더 가치있게 치곤 합니다. 단편소설이라는 장르에서는 에드거 앨런 포가 그러합니다. 포는 단편소설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큼 현대적이고 완성적인 단편들과 단편이 단편답기 위한 조건들을 정립헸습니다. 그래서 그의 단편선은 약 200년 전 작품이지만 지금 보아도 현대의 작품에 손색없게, 혹은 더 대단합니다. 민음사의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은 그의 14편의 작품을 모아내었는데요, 하나하나 다 대단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배반의 심장(Tell-Tale Heart)입니다. 배반의 심장은 고자질하는 심장, 고자질쟁이 심장 등으로 번역되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화자가 자신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음이 아니라 미치지 않았음을 호소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러한 고백풍의 1인칭 화자는 검은고양이나 아몬틸라도 술병같은 그의 많은 다른 작품과 후대의 수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는 한 노인을 돌보아주고 살고 있는데 그 노인은 화자에게 친절하고 잘 대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독수리같은 외짝 눈을 볼때마다 분노가 치밀어오르게 됩니다. 7일이라는 시간에 걸쳐 그는 밤마다 잠자는 노인을 바라보며 기회를 노리다 8일째 되는 날 그가 밤중에 눈치채고 눈을 뜨자 외마디 비명과 함께 그를 죽이고 맙니다. 화자가 그를 토막내어 자기 방 마루 아래에 파묻고 나자 소리를 듣고 신고한 이웃에 의해 경감들이 찾아옵니다. 화자는 천연덕스럽게 시체 바로 위에 의자를 놓아 주고 그들과 농담도 하는 등 위기를 잘 헤쳐냅니다. 그런데 그 순간, 무엇인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화자가 노인을 죽일 때도 들렸던 노인의 심장 소리가 들리는 것이였습니다. 소리는 점점 커져 서로 웃고 떠드는 경감들의 소리마저 묻힐 지경이 되고 정신이 나갈것같은 화자는 이 심장소리가 들리지 않냐며 그들에게 자신의 범행을 자백합니다. 포의 이전 작품에서도 그러하듯 눈(Eye)은 종종 자기 자신(I), 혹은 자신의 양심으로 그려집니다. 그러므로 결국 이 이야기는 도덕적 감시자인 자신을 죽이고 결국 파멸에 이르는 인물을 그려 낸 셈이죠. 이 외에도 많은 재밌는 작품들이 있으니 에드거 앨런 포로 단편의 세계에 빠져보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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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션 작가 Weir, Andy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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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션은 앤디 위어의 SF 소설로 2015년 리들리 스콧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습니다. 소설은 평범한 공대생이던 위어의 웹사이트에서 연재되다 2009년 아마존 킨들에서 E북으로 출간되었는데 출간되자마자 킨들 차트를 휩쓸고 2011년 출간된 종이책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체적인 플롯은 동일합니다. 화성 탐사대가 귀환하던 중 탐사대원인 마크 와트니가 불의의 사고로 혼자 화성에 낙오되고, 악착같이 생존해서 지구로 귀환하는 이야기입니다. 화성에서의 생존은 매우 처절하고 힘겹습니다. 하지만 소설은 결코 그러한 분위기를 환기시키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밝고 우스워서 작가가 잊을만하면 이곳이 화성이고 마크는 작은 실수 하나에도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알려주려 하죠. 소설의 첫 세문장과 그 번역에서도 유머러스한 작가의 글솜씨가 드러납니다. (I'm pretty much fucked.That's my considered opinion. Fucked. 아무래도 좆됐다. 그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나는 좆됐다.) 공대생이였던 경험을 살려 작가는 어떻게 마크가 식량을 기르고, 산소를 공급하고, 난방을 보급하고, 지구와 교신하는지 빼어나게 묘사합니다. 실제로 작가가 직접 화성 우주선의 궤도를 계산했다고 하니 그 과학적 고증은 어마어마하게 정확하죠. 하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들이 과학과 거리가 먼 독자들에게는 복잡하게 다가오기 쉽습니다. (제가 그 독자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앤디 위어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영리한 방법을 택합니다. 이 1인칭 주인공 시점은 본부에 기록을 전달해야 하는 탐사대원인 마크 와트니라는 인물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쉽고 재밌게 우리에게 상황과 그 상황에 얽힌 과학적 설정들을 전달합니다. 그러면서도 지구의 인물들과의 교차 편집을 통해 문제의 중요성을 잊지 않죠. 저는 마션을 읽으면서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남자와 횐경의 갈등 이야기라는 점도 그렇고 그가 어떻게 생존하는지에 대한 상세한 묘사도 그렇고 문학 장르에 끼친 영향까지 두 소설은 꽤 닮았습니다. 마션이 E 북으로 먼저 출간되어 대성황을 이룬 것을 생각해본다면 앞으로의 소설도 마션이 내용상으로나 내용 외로나 그러했던것처럼 큰 변화를 겪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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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f소설이라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처음 펴 들었는데 고증과 묘사가 정말 상세해서 놀랐던 책이네요! 나중에 한번 더 읽어봐야겠어요

    • 영화로 먼저 보고, 이후 소설을 읽으면서 각 영화에 맞는 장면을 떠올리며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듭니다. 영화 본 사람들도 한번쯤은 많이 읽어 봤으면 좋겠네요

  • 82년생 김지영(오늘의 젊은 작가 13)(양장본 HardCover) 작가 조남주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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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소설이였는데 얼마 전 김도영 감독의 영화화로 인해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페미니즘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실비아 플라스나 버지니아 울프같은 페미니즘 문학가들의 작품을 읽으며 그들의 심정에 어느 정도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막상 책도 읽지 않고 까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 알고 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책을 읽었고 90년대생 남성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조심스럽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책은 제목처럼 82년생 김지영씨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고 어떤 서사적 흐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김지영이 태어날 때부터 살아가면서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겪었던 차별을 각각의 사건별로 나열하는데 충실하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일종의 피카레스크 소설로 생각했으나 중간 중간 여성의 고초를 나타내는 통계들을 제시한 것을 보면 르포르타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김지영씨가 겪었던 고초는 생각보다 꽤 현실성있습니다. 작가 조남주씨가 실제 사건이나 자료를 바탕으로 한 자료마다 한 사건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파헤치면 파헤칠 수록 의문이 남습니다.

    8 2년생 서민 여성의 보편적인 일화처럼 소개하지만 정작 이야기는 보편성의 탈을 쓴 과도한 일반화에 집착합니다. 저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김지영이라는 여성에게 법의 테두리 안에서 허용 되는 모든 악담이나 저주를 퍼부었다 생각해 흠칫했습니다. 그래서 말그대로 하나만 걸려라 하는듯이 작가는 펜으로 독자들(특히 여성 독자들)을 찔러댑니다. 너 이런적 한번도 없었어? 이런적은? 저런적은? 이건어때? 그렇게 한번이라도 공감하게 만들면 82년생 김지영씨의 고통 가득한 경험이 여성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었을 성차별일대기로 포장됩니다.
    제가 아까 보편성에 집착한다는 표현을 썼는데요, 또 다른 이유는 모든게 김지영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문학으로서는 색이 희미한 르포르타주임에도 불구하고 1인칭으로 진행됨에 따라 독자는 작중 김지영의 생각들을 여과없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은 사실 작가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 의식을 그대로 투영한 것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또한 르포르타주적인 면모 역시 정말 진실을 반영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기세를 잃습니다. 책에서 묘사한 여성 차별에 대해 여러 반박들이 있지만 객관적인 통계만 하나 가져와 보겠습니다. 책에서 인용한 통계는" '남성을 선호한다'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44%였고, '여성을 선호한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입니다. 그런데 실제 출처 전문에는 바로 다음 구절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다'는 응답은 56%였다."는 서술이 있습니다. 소설 속 문장은 여성에 대한 차별만을 부각할 뿐이지, 성별 선호 없이 공정하게 채용하려고 노력하는 의견은 일부러 감추어 곡해된 해석을 유도합니다. 이 외에도 제출한 통계가 통계청에서 개최한 통계 바로쓰기 공모전에서 3회나 수상될 정도로 왜곡된 팩트를 제시합니다.

    소설의 한계는 결국 억압받는 여성상을 재현하는 것에서 그쳤다는 점입니다. 사건이 해결되지도 않고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도 않고 자주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델마와 루이스라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91년 페미니즘 드라마 영화와 비교하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델마와 루이스는 어떻게 보면 소설보다 더 과격한 방식으로 두 여성의 삶이 어떻게 파국에 치닫는지 보여줍니다. 요약하자면 성폭행을 시도하려는 남성때문에 살인까지 하게 돼서 경찰한테 쫓기는 와중에 남성에게 배신당하고 돈을 잃고, 그것때문에 범죄도 저지르는 델마와 루이스의 이야기입니다.

    극단성으로만 따지면 소설의 수위를 한참 넘어버리는 이야기지만 제가 더 납득가는 쪽은 영화 쪽이였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인물을 보는 시각에 있습니다. 작품이 진행되면서 남성에게 당한 두 피해자 델마와 루이스는는 점점 더 과격한 일을 벌이며 가해자의 입장에 서게 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역전된 것이 아니라 수동적이기만 했던 인물들이 능동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누가 봐도 악인의 행동이지만 관객들은 거기에 불쾌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녀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고 또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3자의 입장에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은 수동적이고 연약한 존재가 아니란 것을 일갈하는 델마와 루이스를 담담하게 바라봅니다.

    또 책에는 모든 남성들이 악인들로 묘사됩니다. 영화는 남성우월주의적인 시대상을 비판할 지 언정 남성 자체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지 않습니다. 델마를 성폭행하려 했던 남자와 델마에게서 돈을 빼앗고 도망간 제이디처럼 남성들이 악인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작중 델마와 루이스를 이해하려고자 하는 슬로컴 형사나 진지하게 루이스를 생각해주고 아끼는 남자친구 지미까지 모두가 악인은 아니며 개중에는 선인도 있다는걸 보여주면서 성별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시대상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즉슨 82년생 김지영에서의 구분은 오직 성별이라는 말입니다. 남성은 나쁘고 여성은 나쁘지 않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표방하며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습니다. 델마와 루이스에서의 기준은 좀 더 복잡합니다. 남성 여성, 범죄자 비범죄자, 수동적 인간 능동적 인간 등등.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크리테리아는 82년생 김지영처럼 이분법적이라기보단 델마와 루이스처럼 더 복잡합니다.

    저는 82년생 김지영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조롱하거나 모욕하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82년생 박철수라는 제목으로 남성들이 살아오면서 겪었을 부조리와 힘든 일들을 썼다면 남성들에게서도 비슷한 공감을 불러일으켰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책이 여성들 사이에서 그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것 자체가 여성과 남성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책에는 한계가 절실합니다. 많은 평론가들의 의견을 참조해 제가 가진 생각을 한번 써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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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작가 제임스 M. 케인 출판 시그마프레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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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슬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가고 날이 점점 추워집니다. 이렇게 추워지는 날에는 이불 안에 파고들어서 귤 까먹으며 책 보는게 인생의 낙이죠. 저는 제임스. M. 케인의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이하 포스트맨)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 책은 지금은 아마 절판되었을 시그마프레스 출판사 버전입니다. 아마 좀 더 접하시기 쉬운 책은 민음사에서 출판한 책인데 시그마에서 출판한 포스트맨은 이중배상이라는 중편 소설이 하나 더 들어있습니다. 포스트맨의 분량은 아주 얇아서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 내려갈말한 분량인데요, 짧은 분량처럼 담대한 서사나 놀라운 플롯은 없습니다. 오히려 판에 박히기까지 한 내용이죠. 주인공 프랭크는 우연히 대로변에 있는 그리스 중년 남성 닉의 식당에 들어가게 됩니다. 놀랄만큼 아름다운 닉의 아내인 코라와 프랭크는 서로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닉으로부터 영원히 도망치려는 계획을 세우죠.
    이중 배상의 플롯도 포스트맨과 매우 유사합니다. 보험사에서 일하는 고사 기간이 끝나가고 날이 점점 추워집니다. 이렇게 추워지는 날에는 이불 안에 파고들어서 귤 까먹으며 책 보는게 인생의 낙이죠. 저는 제임스. M. 케인의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이하 포스트맨)를 소개하려 합니다. 이 책은 지금은 아마 절판되었을 시그마프레스 출판사 버전입니다. 아마 좀 더 접하시기 쉬운 책은 민음사에서 출판한 책인데 시그마에서 출판한 포스트맨은 이중배상이라는 중편 소설이 하나 더 들어있습니다. 포스트맨의 분량은 아주 얇아서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어 내려갈말한 분량인데요, 짧은 분량처럼 담대한 서사나 놀라운 플롯은 없습니다. 오히려 판에 박히기까지 한 내용이죠. 주인공 프랭크는 우연히 대로변에 있는 그리스 중년 남성 닉의 식당에 들어가게 됩니다. 놀랄만큼 아름다운 닉의 아내인 코라와 프랭크는 서로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닉으로부터 영원히 도망치려는 계획을 세우죠. 이중 배상의 플롯도 포스트맨과 매우 유사합니다. 보험사에서 일하는 네프가 부자 디드릭슨의 아내 필리스와 서로 이끌리면서 디드릭슨에게 보험을 들게 하고 죽이려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삼류 페이퍼백 소설에나 나올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들은 제임스.M.케인의 손에서 명작으로 거듭납니다. 작가는 이러한 이야기에서 어떤 인물은 착하고 어떤 인물은 나쁘게 그려내지 않습니다. 또 어떤 사실이 있었는지조차도 제대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정말 닉이 코라와 섹스를 하면서 가정 폭력을 가했는지, 정말 디드릭슨이 필리스를 못살게 굴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작가는 결말이나 반전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맨 처음부터 주인공의 고백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담담하고 세세하게 이러한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를 드러낼 뿐입니다. 이러한 하드보일드 소설은 이후 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유행하는 필름 느와 장르를 완성시켰습니다. 포스트맨과 이중 배상 모두 봅 라펠슨의 82년 영화(테이 가넷 감독의 46년 작품도 있지만 제가 보지 않았고 잭 니콜슨의 연기로 유명한 82년 작을 소개하겠습니다.)와 빌리 와일더의 44년 작품으로 영화화되었습니다.
    어쩌면 하드보일드 장르의 소설과 필름 느와 장르의 영화는 결국에는 파멸에 이르고 말지만 그 전까지 쉼 없이 내달리는 인간 깊숙한 곳에 위치한 욕망과 본능을 제대로 짚어냈기 때문에 이토록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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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틴 에덴 작가 잭 런던 출판 한울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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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에덴은 강철 군화로 유명한 잭 런던의 소설입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 초대되기도 했던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인 삐에뜨로 마르첼로 감독이 동명의 제목으로 영화화해서 다시금 유명해졌습니다. 저는 잭 런던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강철 군화(The Iron Heel, 1908)로 사회주의를 옹호했으면서도 문학을 예술이 아니라 상업의 장르로 끌고 간 사업가적 작가의 선봉장에다 조선은 개무시했으면서 무사도에는 빌빌대는 와패니즈의 전형적 인물을 좋아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그만큼 탁월한 이야기꾼은 손에 꼽는다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를 먼저 읽고 소설을 보았는데요 소설 쪽이 더 상세한 묘사가 돋보입니다. 잭 런던 본인이 작가가 되기 위해 얼마나 쎄빠지게 고생했는가에 대한 묘사를 보고 있으면 애잔하기까지 합니다. 이 소설은 마틴 에덴이라는 잘생기고 건장한 뱃사람이 부잣집 딸 엘레나를 만나고 그녀와 결혼해 계층 상승을 꿈꾸는 이야기입니다. 마틴은 작가가 되어 성공하려 하지만 그 과정이 녹록치 못해 고생하는데요, 결국 원하던 작가로서의 성공을 거두지만 주위 사람들의 달라진 반응과 위선적 친절을 경멸하며 허무주의에 빠지고 자살하고 맙니다. 런던 본인도 육체 노동으로 돈을 벌다가 한순간에 스타 작가가 된 케이스기에 자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글을 써 왔는지, 성공하자 달라지는 상류층의 시선이 얼마나 가증스러운지, 그 자신의 이야기꾼 면모를 흠씬 발휘해 우리에게 일갈합니다. 마틴은 본디 뱃사람입니다. 그는 열한살때부터 남성적이고 도전적인 공간인 배, 즉 바다에 오르고 항해를 떠납니다. 그러나 엘레나를 만나고 난 후 마틴 자신이 말했듯이 육지에 묶여 있습니다. 항구, 즉 뭍이라는 여성적이고 포용적인 공간에서 계속 항해해야만 하는 자신의 운명과 충돌하는 것입니다. 결국 결말에서 마틴은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다시 바다로 떠나 물에 빠져 자살합니다.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틴과 가증스럽기까지 한 대중의 반응을 잘 묘사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회주의 사상을 은연시에 내비치며 현 사회를 비판한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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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을 꿈꾸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작가 본인의 모습이 얼마나 반영되어있을지 궁금한 작품이네요

      • 같은 직종을 다루는 이야기여서 본인의 전문성이나 글을 쓰는 과정에 대한 묘사도 흥미로웠습니다. 추천드려요 레드애플 님

    •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마틴 에덴’을 봤는데, 소설 원작이 있었군요. 영화만 본 저는 ‘마틴 에덴’이 “사회주의 사상을 은연시에 내비치며 현 사회를 비판한”다고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 우선 사회주의라는 말이 대사로, 또 신문 지면으로도 여러 번 언급되고 있으며(은연중이 아니라), 마틴 에덴이 그 사상과 어떻게든 거리를 두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으니까요(엘레나 집에서의 만찬 장면, 마틴 에덴을 사회주의자라고 표방한 기사를 쓴 기자를 마틴 에덴이 폭행하는 장면 등). 비록 마틴 에덴이 사회주의를 전적으로 거부했다고 말할 순 없더라도, 전적으로 옹호했다고 말할 수도, 사회주의 사상으로 현 사회를 비판…[더 보기]

      • 사실 영화에서는 사회주의적 프로파간다가 깊게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영화 마틴 에덴은 제가 생각하기엔 마틴이라는 인물의 흥망성쇠를 통해 이탈리아의 일대기를 담아낸 민족주의적 시각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잭 런던 원작의 사회주의적 프로파간다를 담아내면 그 이후 파시즘과 관련하여 이야기 전개 측면에서나 그것이 담고 있는 바나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다 생각합니다. 저는 둘 다 재밌게 봤지만 영화 쪽이 조금 더 아쉬웠네요. 혹시 영화에 대해 제 의견이 궁금하시다면 제 블로그에 쓴 글을 첨부해 드립니다. https://blog.naver.com/verisimilitude6/221679420&hellip;[더 보기]

  • 백구마리백구 님이 그룹에 가입하셨습니다.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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