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도시의 사랑법 작가 박상영 출판 창비 님의 별점
    보고 싶어요
    (2명)
    보고 있어요
    (1명)
    다 봤어요
    (7명)
    이 책은 재밌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외국 소설, 그러니까 명작 소설들만 읽고 한국 소설이라고는 고등학교 국어책에 나오는 것들까지만 대충 일부만 읽어왔다. 그리고 한국 문학계에 미안하게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특히 옛날 남성 작품들은 눈이 찌푸려지는 작품도 몇몇 있기도 하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느낄 사람만 느낄 그런 책들 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한국 소설은 읽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 책은 얼마전 우리 학교에서 작가님이 강연을 온다며 플랜카드까지 붙여놓았었는데 흥미로워서 한 번 사서 읽어보았다.
    이 책은 꽤 정밀하게 짜여져있다. 연작소설로 한 주인공이 겪는 일들의 주요 사건들로 몇몇 단편들이 이어져 있는데 특히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은 정말 똑똑한 짜임새였다. 12살 차이 나는 아저씨와 20대 중반의 남성의 로맨스, 그 와중에 20대 중반의 남성이 겪는 어머니의 암투병 간호. 그 와중에 주인공인 20대 중반 남자가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들은 1인칭 시점으로 잘 풀어져있다. 딱히 뒤에서 누가 추격해오지는 않지만 흥미진진하고 다음내용이 궁금할 정도였다.

    (여기부터 스포 있음)

    특히 이 부분에서 어머니와 주인공의 관계가 눈에 띠었다. 주인공은 어머니를 증오한다. 어머니는 어린 시절 주인공의 성정체성을 정신병으로 알고 정신병원에 처넣기도 하는 등 주인공을 굉장히 압박하고 가뒀고 그로인해 주인공은 어머니에 대한 증오로 마음이 건강치 않다. 그런데 이제 나이가 들어 어머니의 죽음이 다가오는 시기에, 주인공은 열심히 어머니를 간호한다. 어머니를 증오하면서 말이다. 심지어 어머니를 증오하는 걸 자신이 인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건 마치 영화 몬스터 콜에 나온 아이가 투병 중인 어머니의 죽음을 사실 바라고 있었다는 속내를 훔쳐봤을 때의 그 느낌이었다. 무서웠고 끔찍했지만 이해가 갔다. 어쩌면 짜릿한 느낌마저 나는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온 몸의 털이 곤두서고 소름이 돋았고 감동했다. 미친 소리 같겠지만 나는 이런 끔찍한 내용들에 감동한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문학은 현실에서 무시당하는 소수자들, 감정들을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누군가 내가 느낀 감정들을 비난하더라도 나는 이 말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주인공의 여러 복잡한 감정들을 묘사한다.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역설적이고 이해가 안 가는지 자연스럽고 재밌게 풀어나간다.
    호모포비아는 괜히 읽고 비난하지 않기를 바란다.
    더보기
    좋아요 2
    댓글 6
    •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흥미로운 소설이네요!! 제목만 보고 전혀 이런 내용이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는데 다음에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 문학은 소수자들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는데, 깊이 공감합니다.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책에서 어떻게 되어있을지 궁금해서 한 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이 책 강연을 하는 것 보고 처음엔 건축학 관련 도서인줄 알았는데, 소설책이군요. 소재도 독특하고, 작성자분께서도 이 책을 호평하시니까 저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추천 감사합니다.

    • 저 또한 고등학생때 근대 소설을 배우며 인상적인 순간이 없었던 탓인지 한국소설은 잘 눈이 가지 않게 되긴 했습니다. 누군가의 설명할 수 없는 감정-어쩌면 받아들여지지 않을수도 있는 여러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어쩌면 모두가 느끼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어 이런 생각을 해도 되는지조차 알지 못할 때의 감정들과 그것이 타인에게 드러났을 때의 감정들, 그리고 그걸 보는 사람의 감정 등 꽤 다양한 것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 부모에 대한 애증만큼 흥미로운 소재가 없지요. 묘사하신 내용만 봐서는 어떤 스토리의 단편인지 알기는 힘들지만 동성애와 부모에 대한 애증이라는 소재와 소설에 대한 호평을 보니 한번 읽어보고싶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