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목 도둑맞은 가난(오늘의 작가총서 11) 작가 박완서 출판 민음사 中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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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 맞은 아싸’라는 밈을 아시나요? 그렇다면, 박완서 작가의 ‘도둑 맞은 가난’ 단편소설에서 따온 것이라는 것도 알고 계신가요? ‘

    이 작품은 집안의 몰락, 그러나 벗지 못한 어머니의 허영심으로 인해 주인공인 ‘나’를 제외한 가족들이 집단 자살을 하고, 그럼에도 ‘나’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고 생각했던 ‘상훈’에 사랑에 빠져 연탄 반 장 값을 아끼기 위해 동거합니다. 의지했던 ‘상훈’은 알고 보니 대학생, 심지어 부잣집 아들이며 여름방학 동안 고생 좀 하라고 아버지께서 무일품으로 쫓아 내었다고 밝히죠.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던 ‘나’가 ‘상훈’을 통해 간신히 찾았던 희망은 물론 마지막으로 가진 ‘가난’까지 도둑맞아 버립니다. 주인공이 느꼈을 기만, 비참함, 허무함, 그리고 시대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0쪽의 단편이지만 작품의 울림이 꽤 컸습니다. 인상 깊었던 구절을 남깁니다.

    ‘도대체 가난을 뭘로 알고 즈네들이 희롱을 하려고 해. 부자들이 제 돈 갖고 무슨 짓을 하든 아랑곳할 바 아니지만 가난을 희롱하는 것만은 용서할 수 없지 않은가. 가난한 계집을 희롱하는 건 용서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가난 그 자체를 희롱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 더군다나 내 가난은 그게 어떤 가난이라고. 내 가난은 나에게 있어서 소명이다.’

    ‘그들은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이 안 차 가난까지 훔쳐다가 그들의 다채로운 삶을 한층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고 싶어 한다는 건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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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에게는 가난이 일생에 걸쳐 빠져나오지 못하는 굴레이자 정체성인데, ‘상훈’에게는 단순한 에피소드인 점이 두 사람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대표하는 집단 사이의 거리를 보여줬죠. 최근 쓰인 소설이 아님에도 공감되는 지점이 있어 빈과 부를 돌아보게 되네요. 좋은 감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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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브랜드에서 너덜너덜한 신발을 비싼 값에 파는 것을 보고 충격 받은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지만 그들에게는 단지 \'패션\'으로 통한다는 점이 허무함을 느끼게 했습니다. 책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