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실의 시대 작가 촌상, 춘수 출판 文學思想社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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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란 비스킷 통이라고 생각하면 돼."
    ​나는 몇 번인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다가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마도 내 머리가 나쁜 탓이겠지만, 가끔 미도리의 이야기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어."
    ​"비스킷 통에 여러 가지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게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걸 자꾸 먹어 버리면, 그 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우리는(정상인과 비정상적인 사람을 다 포함한 총칭이야) 불완전한 세계에 살고 있는 불완전한 인간들이야. 자로 길이를 재고, 각도기로 각도를 재서 은행 예금처럼 빡빡하게 살아 나갈 순 없어. 안 그래?"



    나오코의 죽음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어떠한 진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진리도 어떠한 성실함도 어떠한 강함도 어떠한 부드러움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 슬픔을 실컷 슬퍼한 끝에 거기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길밖에 없으며, 그리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다음에 닥쳐오는 예기치 않은 슬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혼자서 그 밤의 파도 소리를 듣고,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며, 매일처럼 골똘히 그런 문제를 생각하고 있었다. 위스키를 몇 병씩이나 비우고, 빵을 씹고, 물통의 물을 마시고, 머리를 모래투성이로 만든 채, 배낭을 메고 초가을 해안을 서쪽으로 서쪽으로 걸었다.


    - 인상 깊었던 단락들


    두꺼운 책을 이리도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 수도 있구나 싶었다. 한 번 빠져들면 2시간은 내리 읽었고, 4시간을 부어 끝을 보았다. 그냥 소설 속에 빨려 들어간 거다. 문장력이 미쳤고, 글의 구성 방식도 좋았다. 다 읽고 나서 괜스레 쓸쓸하고 공허한 마음이 들었던 작품이며, 하루키의 다른 글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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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키 작가님의 책들 정말 좋아합니다. 상실의 시대라는 책도 제 인생 책 리스트에 있는 책이라서 그런지 반갑네요. 하루키 님의 책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고, 독자에게 생각하기를 멈추지 말라고 하는 것 같아서 휴일에 시간이 많으면 꼭 한권씩은 읽는 것 같아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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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실의 시대라니 굉장히 적막하고 어둡고 암울한 느낌의 도서일 것 같습니다 인상 깊었던 단락들만 봐도 제가 좋아할 법한 서적이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