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이지만 동시에 허구가 아닌 것. 글로 읽고 있지만 동시에 매일같이 내 피부에 닿아오는 것. <새벽의 방문자들>의 여섯 단편들을 읽으면서 나는 그 안에서 끊임없이 내 친구를, 내 지인을, 친한 언니 혹은 동생을, 그리고 나 자신을 마주해야했다.
책을 읽고 나는 여태껏 수없이 던져왔던 질문을 또 다시 던져야만 했따. '우리는 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토록 힘들게 상장해야만 하는가.' 나의 경험이 나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라는 사실을 책을 통해 위로 받으면서도, 동시에 너무나 많은 여성이 비슷한 고통 속에 살아간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분노해야만 했다.
<새벽의 방문자들>은 이렇게 결국은 또 다른 '나'일 뿐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보여준다. 주거공간, 학교, 직장, 생활의 어느 곳에서든 안전을 위협받고 제 2의 존재로 밀려나 무시받는 여성들으 ㅣ이야기를 읽으며 수없이 불편하고, 분노하고, 위로 받았다. 내 삶의 경계가 뭉개짐을 느꼈다.
문학은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를 비추어낸다. <새벽의 방문자들>이 여성들의 삶을 비추어냈듯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인구의 절반을 위해 이드르이 삶과 고통을 비추어내고 어루만지는 이러한 작품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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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출판 다산책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