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고서도 다 읽은 것 같다는 느낌이 쉬이 들지 않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어떤 대단히 흥미롭거나 주의를 끄는 플롯이 있는 것도 아니고, 캐릭터를 활용한 극적 재미가 두드러지지도 않습니다. 철학자로서의 정체성이 강했던 작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 책을 읽으며 주목해야할 점은, 등장인물 각각이 어떤 태도로 어떤 행동을 취하는 지, 그 내면의 동기는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정당화되는지와 같은 화두일 것입니다. 따라서 페스트는 여타 소설에 비교해서 책을 덮은 후의 독자의 사색이 어쩌면 책보다도 중요한 그런 종류의 책인 것 같습니다.
흥미로웠던 점은, 독서 소모임 활동 중에 이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각자가 책에서 주목한 대목이나 결말에 대한 해석이 전혀 달랐다는 점입니다. 책을 읽은 뒤 다른 독자들과소통하고 생각을 나누시면 더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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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세계문학전집 267) 출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