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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등 관련정보

효원인 감동공유 추천글
제목: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매혹적인 아프리카
학과: 고고학과, 이름: 양*제, 선정연도: 2018
추천내용: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라는 책은 독특한 제목 때문에 호기심이 생겨 책장에서 꺼내들었고, 추천글의 아프리카의 문학소설이라는 소개에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되어 읽게 되었던 책이다. 이 책은 뚜렷한 매력을 지닌 책이다.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던 책이기에 이 기회를 통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추천하는 바이다.
이 책의 첫 번째 매력은 저자의 깊이 있는 시각이다. 책의 배경은 서구 문명이 들어오면서 전통적인 사회가 해체되어가던 시기의 아프리카이다. 전통적인 사회의 이상적인 사나이로 자라난 주인공 오콩고가 아프리카의 관습과 서구사회에 의해 겪는 갈등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제목 그대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느끼며 표현하기 어려운 먹먹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아프리카의 위기를 순전히 서구문명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 않는다. 서구와의 접촉이라는 외적인 요인과 더불어 기존 아프리카 사회 안에 있던 비합리적인 관습들을 내적인 요인으로 함께 지목하고 있다. 이러한 통찰력이 이 책에 균형 있는 시각과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이 책의 두 번째 매력은 신선함이다. 평상시에 접해보지 못하는 것들을 책을 통해 접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다. 처음 펼치자마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 지명은 물론이고, 그들이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의 소재도, 그들이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들도 낯설다. 여러 상황 안에서 각 인물들이 취하는 태도와 그 안에 담긴 사고방식들도 신선하다. 책 뒤쪽에는 자주 나오는 주요 아프리카 표현들을 모아서 설명하는 해설페이지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이라는 한권의 두꺼운 책 속에서 그동안 펴보지 않았던 페이지를 펼쳐보는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세 번째 매력은 아프리카에 대하여 작가가 지닌 애정어린 시선이다. 한 남자의 일생을 따라 펼쳐지는 이야기 안에 담은 아프리카의 모습들 사이에서 자신의 문화에 대한 애정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알게 모르게 아프리카는 미개하다는 생각을 지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행동과 풍속들에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아프리카의 속담과 격언들이 꽤나 자주 나오는데, 아프리카의 이 오래된 지혜들은 은연중에 지녔을 편견들을 살포시 내려놓게 만든다.
이 책은 그동안 독서에 크게 흥미가 없던 사람들에게도, 책을 많이 읽어온 사람에게도 매력적일 책이다. 두껍지 않고, 표현도 어렵지 않은데다가, 몇 쪽 내외 분량의 장(章)들로 구성되어 있어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고 있는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게다가 많이 접해보지 못했을 아프리카의 이야기라는 점은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가볍게 책을 읽을 사람에게도, 이미 책을 많이 읽어서 조금 색다르면서도 좋은 책을 찾고 있을 사람에게도 적합할 것이라고 믿기에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를 효원인들에게 추천한다.
독후감 공모전 우수작
제목: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학과: 문헌정보학과, 이름: 박*린, 선정연도: 2011
내용: 서구문화가 보편적인 것이 되어버린 시대에 사람들은 '아프리카'라는 단어 자체에서부터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 새로운 관심거리가 된 아프리카 문화는 각종 산업들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고, 그것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여행을 통해서 자신이 직접 진짜 아프리카를 느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에 특별한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유행처럼 보이기도 하는 흐름에 휩쓸려서 몇 해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카메룬의 사랑'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외국인이 들여다보는 아프리카가 아닌, 카메룬 감독과 배우들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그들의 언어로 찍은 영화였다. 그들이 직접 보여주는 생생한 아프리카를 즐기면서 '진짜' 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느꼈다. 다문화를 주제로 한 수업에서 우연히 접한 이 소설은 그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 다.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Things Fall Apart)'는 아프리카 문학의 고전으로서, 그들의 문화를 이미 보여주고 있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오콩코를 중심으로, 19세기 말 아프리카, 우무오피아 마을 의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서구세력이 침입하면서 몰락해가는 원주민 사회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서구적 관점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전환기 를 보여주는데, 영어로 쓰였고 보편적인 소설 구조를 띠는 덕분에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가진다. 또한, 이 소설의 배경과 등장인물은 치누아 아체베의 후속 소설들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그 시대만을 묘사한 작품이 아니라, 역 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시리즈물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다.
소설은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1부에서는 마을에서 부와 명예를 가진 오콩코를 중심으로 우무오피아 마을 사람들의 생활상과 가치관 을 보여준다. 오콩코는 공격적이며 권위적인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그는 영원히 굳건하리라고 믿었던 전통문화의 상징이다. 하지만 2부에서 그는 우연한 실수로 칠 년 동안 다른 마을로 추방되었다가 돌아오게 된다. 오콩코와 그의 가족들은 친서구문화가 보편적인 것이 되어버린 시대에 사람들은 '아프리카'라는 단어 자체에서부터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 새로운 관심거리가 된 아프리카 문화는 각종 산업들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고, 그것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여행을 통해서 자신이 직접 진짜 아프리카를 느껴보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에 특별한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다. 어쩌면 유행처럼 보이기도 하는 흐름에 휩쓸려서 몇 해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카메룬의 사랑' 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외국인이 들여다보는 아프리카가 아닌, 카메룬 감독과 배우들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그들의 언어로 찍은 영화였다. 그들이 직접 보여주는 생생한 아프리카를 즐기면서 '진짜' 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을 느꼈다. 다문화를 주제로 한 수업에서 우연히 접한 이 소설은 그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줬다.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Things Fall Apart)'는 아프리카 문학의 고전으로서, 그들의 문화를 이미 보여주고 있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오콩코를 중심으로, 19세기 말 아프리카, 우무오피아 마을 의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서구세력이 침입하면서 몰락해가는 원주민 사회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서구적 관점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전환기를 보여주는데, 영어로 쓰였고 보편적인 소설 구조를 띠는 덕분에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는 영향력을 가진다. 또한, 이 소설의 배경과 등장인물은 치누아 아체베의 후속 소설들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순히 그 시대만을 묘사한 작품이 아니라, 역사적 흐름을 보여주는 시리즈물의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다. 소설은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1부에서는 마을에서 부와 명예를 가진 오콩코를 중심으로 우무오피아 마을 사람들의 생활상과 가치관을 보여준다. 오콩코는 공격적이며 권위적인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그는 영원히 굳건하리라고 믿었던 전통문화의 상징이다. 하지만 2부에서 그는 우연한 실수로 칠 년 동안 다른 마을로 추방되었다가 돌아오게 된다. 오콩코와 그의 가족들은 친척들과 절친한 친구의 도움을 받아 평화롭게 지내다 돌아가는데, 그가 돌아갈 무 렵에 '아마베’라는 마을에 백인이 나타나고 그 마을이 폐허가 되는 사건이 일어난 다. 원주민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서구 문화 유입의 부정적인 면을 인식하기 시작 한다. 한편으로는, 실제로 일어난 이 사건을 소설에 넣어서 시간적 배경을 분명히 하고 작품의 사실성을 높인다. 3부는 우무오피아에 돌아온 오콩코가 전통이 사라 졌음에 좌절하고 그 세력에 맞서 싸울 결심을 하지만, 백인들에게 농락당한 뒤 결국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으로 마무리된다. 전통을 상징했던 오콩코가 결국 무너져 내리고(fall apart) 만 것이다. | 나이지리아의 이보족 마을에서 태어난 저자, 치누아 아체베는 기독교 미션스쿨 에서 교육을 받고, 나이지리아와 영국의 방송국에서 근무했으며, 외교관,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58년 런던에서 처음으로 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문학을 통해서 아프리카를 알리기 시작했는데, 1958년은 그 전 해에 '가나'가 아프리카 최초로 독립한 것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다른 국가들도 독립을 앞둔 시기였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아프리카 전통 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만 이 아니라, 새로운 국가 건설을 앞두고 가치관에 혼란을 느끼는 아프리카 젊은이들에게 문화적 뿌리를 상기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굳이 독자를 두 부류로 나누지 않더라도,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의도가 아프리카 문화와 그것이 다른 문화와 충돌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전달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친 절한 선생님처럼 차분한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하 고, 백인들이 서서히 힘을 얻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대했던 것과 달리 원주민들의 모습이 푸근하게 다가오는 것에 놀라면서, 아프 리카에 대한 나의 인식을 되돌아봤다. 아프리카에 대해서 쌓아온 특정 이미지가 아프리카 영화 한 편으로는 바뀌지 않을 만큼 뿌리 깊었나보다. 고전을 직접 읽어 보지도 않고 마치 그 내용을 다 안다고 착각하듯이, 아프리카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미디어를 통해서 아프리카를 접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원주민과 동물들의 강렬한 원시성만을 아프리카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는, 식민지 때의 영향이 남아서 유럽의 분위기를 풍기는 이국적인 곳이 내게는 아프리카였다. 그들의 문화를 겉으로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원주민들에게는 경멸할 만한 야만성이 있다는 무의식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이보족들은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평범한 조상들의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주술사의 말을 중심으로 단결해서 이웃 마을과 전쟁을 하는 모습, 조상의 탈을 쓴 사람들이 법적 판결을 하는 장면, 혼인하 기까지의 과정과 축제 모습, 위계 질서를 바탕으로 하지만 의견을 말할 수 있고 다수결에 따르는 모습 등 관혼상제와 일상적인 모습을 등장인물간의 대화와 설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마을 구성원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질서 가 있고, 민주주의의 모습을 띤 부분도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들의 언어습관과 교육방식에서 소설 '내 영혼이 따뜻한 날들'에서 느꼈던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지혜로운 모습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작품에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민담과 설화를 전하는 장면이 많은데,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듣는 느낌이다. 교훈이 들어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문화의 보편성을 발견 하고, 그 속에서 그들만의 고유한 부분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그들은 원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 다양한 속담과 유머를 사용해서 설득하는 것을 즐긴다. 해학적인 모습에서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웠는지 느낄 수 있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서로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모습은 친근하게 다가왔다. 육체적 노동은 줄어들었지만 여유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으로서 부러운 모습이었다.
이렇게 소설에서 묘사된 이보족의 전통이 아프리카 문화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아프리카는 정의하기 애매할 정도로 광범위한 문화다. 이 소설은 인위적 인 국경이나 국가를 통해서 접근하기보다, 하나의 문화 단위인 부족을 중심으로 한, 심층적인 접근이라는 의미가 있다. 946 저자의 의도가 그 시대의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균형적인 시선은 중요한 요소다. 문학에서 객관성을 논하기는 어렵겠지만 문화인류학 보고서의 성격을 띤 작품이기 때문이다. 우선, 문학의 틀 속에서는 서술방식을 통해서 독자들이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그들의 삶의 엿볼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볼 수 있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상황이나 등장인물의 행동을 전혀 평 가하지 않고, 등장인물의 목소리가 되어서 속마음을 표현해주거나 특정 행동의 의 도를 설명한다. 그래서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뚜렷하고, 그것이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에 대한 이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기 때문에 특정한 관점 에서 조작된 모습을 바라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좀 더 큰 틀에서, 이 작품은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는, 탈식민주의 문학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탈식민주의는 유럽이나 서구의 제국주의 세력이 자기들의 사상을 보편화하고, 그 것을 기준으로 다른 나라를 이해하려는 경향을 비판한다. 서구 열강들은 지배, 억압, 착취를 위해서 비서구 세계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그러한 인식을 전 세계에 퍼뜨려왔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그의 저서 “오 리엔탈리즘" (1978)에서 서구 열강이 백인 우월주의나 유럽 중심의 이데올로기를 유 포하고 동양을 열등한 타자로 만들어 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와 유럽의 관계에 는 노예 무역과 인종차별주의 문제까지 있다. 아프리카는 서구 사회에게 또 다른 동양인 것이다. 왜곡되어 있던 아프리카 문화를 상세히 소개한다는 점에서부터 식민주의적 시선에 대항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함을 알 수 있다.
소설 속에서, 우무오피아에 들어온 백인들은 자기들의 기준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원주민들에게도 적용한다. 원주민에게 제공받은 땅에 학교와 교회를 짓고, 원 주민을 법원 전령으로 부리며, 원주민들을 막무가내로 협박하며 자기들이 만든 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제국주의 세력의 폭력은 에구구들을 모욕하고 살해하는 것에 서 드러난다. 에구구는 부족에서 나이가 많고 지혜로운 여섯 명의 남자로, 정체를 밝히지 않은 채 조상들의 탈을 쓰고 마을의 중요한 결정을 이끌거나 옳고 그름을 판결하는 사람들이었다. 오콩코도 그 중 한 명이었는데, 그들은 마을 사람들에게 거의 신성시되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판결에 불만이 있을 경우 의견을 말 하고 서로 납득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인 치안판사는 에구구를 살해하고, 그들의 문화를 모욕하고, 수갑을 채워서 협박하는 일을 저질러서 원주민들을 좌절하게 한다. 갓 유입된 백인들의 법이 원주민들의 전통있는 사법제도를 파괴하고, 백인들의 기독교가 원주민 사회에서 절대적인 역 할을 하던 전통 신앙을 파괴한다. 저자는 원주민들을 그저 계몽의 대상으로만 본 식민주의의 폭력성을 묘사하고 비판한다.
이처럼 탈식민주의 문학의 특징은 이 소설 이전에 아프리카를 다룬 문학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조셉 콘래드의 '암혹의 핵심'과 같이 아프리카를 진지한 배경으로 사용한 작품에서도 아프리카는 백인이 야만적으로 변해버리 는 장소로 비춰지는 등 부정적으로 묘사됐다. 그래서 이 작품은 피해자의 관점 에서 그들의 문화를 중점적으로 보여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균형 잡힌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 작품처럼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사회의 복합적인 면, 심지어는 부 |정적인 면까지 보여줄 수 있다는 단서만 있다면, 당사자의 관점이 가장 사실적이고 정확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시선을 보여준다는 것은 장점만을 나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생긴 부정적인 면들도 자세히 묘사한다. 오수라고 불리는 불가촉천민 계층이 있었고, 쌍둥이는 불길하므로 강에 버려야했으며, 다른 마을에서 잡혀온 이케메푸나는 오콩코에게 아들 대접을 받았으나 인질이라는 이유만으로 잔인하게 죽어야만 했다. 전통문화를 대 표하는 오콩코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지만 속으 로는 자신의 폭력성에 놀라기도 한다. 오콩코의 친구 오키에바리도 이케메푸나를 죽인 일에 관여한 오콩코를 탓하는 등 부조리함을 그들도 직접 느끼고 있음을 보 여준다. 또한 오콩코 자신도 가장 좋아하는 딸에 진마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한다. 결국 일련의 사건들을 보고 자신의 문화와 정체성에 회의감을 느낀, 오콩코의 아들 은워예는 아버지를 떠나서 완전히 기독교 에 헌신하게 된다. 소외당하던 계층과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즉, 사회 변화의 원 인은 어느 한 쪽만이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읽고, 저자의 의도를 이해하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한국의 근대사였다.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그 흐름 속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몰락이 민족의 몰락과 연결되고, 고유의 문화를 묘사한다는 점에서 박경리의 '토지'와 같은 작품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오콩코의 좌절감이 더 공감되고,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까웠다. 이처럼 제국주의에 반대한 역사를 가진 나라들 사이에서 이 작품은 보편성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치누아 아체베는 아프리카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역사적 흐름은 피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변화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는 이상을 제시하는 것 같다. 원주민들이 백인들에게 처음 가졌던 태도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백인들을 두려워하지도 않았고, 서로 의 방식을 존중한다면 내쫓거나 해칠 생각도 없었다. 후속 소설에서도 이야기는 주인공의 비극으로 끝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은 어쩔 수 없이 변하고 있으며, 등장인물들은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희망을 가져야 한다. 미래를 위한 희망을 제시하는 작가라는 의견은 이 작품에선 크게 와 닿지 않지만, 전통문화의 장점을 뿌리로 삼을 수 있다면 그것이 희망일 것이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진다'는 탈식민주의 문학의 고전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있지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소설이다. 아프리카의 "과거가 단 지 하나의 긴 야만의 밤이 아니었다" (Achebe, Newsatesman, 1965년 1월 29일자) 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진짜 기록이기도 하다. 또한, 아프리카 뿐만이 아니라 문화를, 그리고 문화들의 충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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