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

플라톤 교육이론에서 예술의 위치 :『국가론』을 중심으로 / The Place of Art in Plato's Theory of Education : Focusing on Republic
Document Type
Dissertation/ Thesis
Source
Subject
플라톤 교육이론
플라톤 예술론
무시케
플라톤의 전기교육과정
모방
미메시스
영혼의 조화
Language
Korean
Abstract
본 논문의 목적은 『국가론』에 나타난 플라톤의 예술론을 모방의 개념에 의거하여 명확히 규명하고, 플라톤의 교육이론에서 예술이 차지하는 위치를 밝히는 데에 있다. 일반적으로 플라톤은 이상 국가에서 시인을 추방하고자 한 예술부정론자 혹은 예술비판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예술을 부정한 것을 알려진 것은 『국가론』 제10권의 예술 비판 내용에 근거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예술부정론은 플라톤의 예술론에서 한 측면만을 강조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써 일관성 있는 해석이라 보기 어렵다. 플라톤은『국가론』 제10권에서 예술이 눈에 보이는 현상을 모방하기 때문에 감각과 의견의 대상이 될 뿐 진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이에 비해『국가론』 제3권에서는 예술이 눈에 보이지 않는 훌륭한 성품, 우아함, 용기, 절제 등을 모방한 것으로서 인간을 선하게 이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국가론』 안에서 플라톤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플라톤이『국가론』 10권과 3권 모두 공통적으로 예술을 ‘모방’에 의거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국가론』 안에서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플라톤의 예술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통념상 모방은 눈에 보이는 것을 복제해낸다는 의미이다. 플라톤이 비판하는 것은 이러한 의미의 모방 예술로서, 눈에 보이는 현상을 복제하는 예술은 참된 예술일 수 없다. 즉 플라톤에 의하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경험적으로 확인하고 그것을 모방하는 예술은 추방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현상을 모방한 예술은 영혼에게 ‘실재’를 보지 못하게 만들고, 눈에 보이는 현상만이 세계의 전부인 양 인식하게 만들어 영혼 전체를 타락하게 만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술이 현상을 모방하는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의 실재’(實在)를 모방한다. 훌륭한 성품, 우아함 등은 아름다움의 실재가 분유(分有)된 것으로서, 예술은 이러한 것을 모방하여 감상하는 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름다움에 이끌려 동화되도록 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아름다움과의 친근성 때문에 이성이 찾아왔을 때 영혼은 그것을 반기게 된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이 근본적으로 모방을 좋아한다는 점, 즉 인간은 자신의 주변 환경에 자연스럽게 동화된다는 점에 자기 교육이론의 토대를 두고 있다. 그는 인간 영혼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표현하고, 땅에 심어진 식물이 그 토양과 대기에 의존하여 자라나듯이, 영혼도 그 환경에 의존하여 성장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혼에 올바른 환경을 제공하는 일로서, 인간의 영혼이 아름다운 것에 에워싸여서 건전한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교육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 바로 예술로서, 시와 예술작품은 인간에게 ‘아름다움의 이데아’를 보여주는 통로의 역할을 한다. 예술교육을 통하여 아름다움에 대한 감(感)을 획득하게 된 영혼에게 플라톤은 이론적 근거를 들어 그것에 대해 설명할 수 있도록 후기교육과정에 철학교육을 제시한다. 이것으로 볼 때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지는 플라톤의 교육과정이 사실은 별개의 교육과정이 아니며, 전기의 예술교육을 통해서 후기의 철학교육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국가론』 3권과 10권의 내용은 양립 불가능한 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은 현상을 모방하기도 하고, 아름다움의 실재를 모방하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플라톤은 전자를 교육으로 볼 수 없기에 예술로서 인정하지 않으며, 인간의 영혼에 교육적 영향을 미치는 후자의 예술만이 참된 예술이라 밝히고 있는 것이다. 플라톤이 비판하는 것은 예술 그 자체가 아니라 교육으로서 볼 수 없는 현상을 복제한 것에 불과한 예술이다. 플라톤에 의하면 예술을 통해 인간은 아름다움과 선함을 사랑하고 추함과 악함을 본능적으로 싫어하도록 되기 때문에 예술은 도덕교육의 성격을 함의한다. 더불어 전기교육과정의 예술교육이 있어야만 후기교육과정의 철학교육이 실효를 거둘 수 있으므로 예술교육은 교육과정상 가장 선행하는 교육이면서, 근본이 되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