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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원인 감동공유 추천글
제목: 단풍이 들어서기 전, 고요함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학과: 지역주민, 이름: 정*영, 선정연도: 2022
마음에 드는 글귀 또는 문장:잠이 안와 구의 몸을 부둥켜안으며 중얼거렸다. 내 품에 들어온 구의 심장이 나보다 늦게 뛰었다. 그게 다 느껴졌다. (p. 157)
추천하고 싶은 대상:눅눅함을 느끼고픈 우울한 사랑을 엿보고 싶은 사람.
추천이유:취미는 감정에 푹 빠져들기인 사람이 있다. 단풍만 바라보아도 혈관 사이사이로 비집고 차오르는 감정을 느낀다. 물방울 맺힌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담긴 텀블러를 한 손에 들고 단풍이 흐드러지게 핀 길가를 걷기만 해도 그렇다. 슬픈 영화를 보기도 했었다. 여운이 길게 남는 그런 감정을 느끼고픈 날이 있다. 안개가 끼고 축축한 요즈음이 그렇다. 시간을 내어 종이의 촉감을 느끼고 마스크 아래서 글을 입모양으로 따라 읽으며 마음속에 글자를 새기고팠던 그날, 나는 이 책을 만났다.
담은 구를 먹는다. 담은 오랫동안 살기를 소망한다. 다시, 담은 구를 먹는다. 담은 구를 만났던 때로 되돌아간다. 그들은 불행했다. 책은 모호하기만 하다. 구의 불행과 담의 불행이 뒤섞인다. 이모와 단 둘이서 사는 담과 부모의 빚을 짊어진 구가 있다. 그들은 살아간다. 자라며 둘은 어릴 적처럼 함께 지내지는 못하더라도 담은 구이며 구는 담이었다. 세 번의 죽음이 나타난다. 두 번의 죽음으로 그들은 다시 이해를 맞이한다. 그렇다, 담에게는 구가 구에게는 담이 공간이었다. 말로 전하는 위로와 동정 따위가 아닌 마주하는 시선만으로도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장소었다. 그들은 불행하지 않다. 주위상황만이 가파르게 휘어진다. 담은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그의 노력과는 별개로 불행은 흐르는 시간 사이서 그가 따라잡히지 않을 속도로 퉁퉁 불어날 뿐이다. 빚더미에 담의 배가 갈라진다. 그의 불행에 육체에 남은 것이라곤 돈이 되지 않는 살덩어리가 고작이었다. 구는 담에게 안식을 전해주고플 뿐이다. 담은 그 누구도 구를 다시는 데려가지 못하도록, 그의 죽음을 제 몸 안에 새겨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꾸역꾸역 삼켰다. 그리고 그의 죽음과 자신의 죽음이 같은 날 이뤄지도록 다시 입을 벌려 이를 움직었다.
이 책은 혼란스러운 사랑의 절정이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의 성별마저 알지 못했다. 구와 담, 담과 구. 혼란스럽기만 했다. 나는 그들을 ‘사람’ 이라고만 생각하며 뒤 쫒아갔다. 과거, 미래가 뒤섞인 꼴이나 구의 시점, 담의 시점으로 휙휙 바뀌어간다. 친절은커녕 혼란스러움만 안겨주었다. 처음은 그들의 사랑이 깊고 혼란스러워 다시 곱씹고 우울을 생각하고 그들은 불행을 마주하면서도 회피하지는 않았음을 기억했다. 책을 두 번째 읽었을 때에는 그들에게 서로는 무엇이었을지 생각했다. 공간이었다. 돌아갈 수 있다고 믿은 곳이었다. 마지막, 최근에 읽은 세 번째에서는 깨달았다. 그들에게 불행이란, 세 번의 죽음을 제외하고서는 익숙한 것이었을 것이다. 항상 오랫동안 생각하게 하고 축축한 기분에 빠져들게 하는 책이었다. 문득 센치함과 고요함이 그리워질 때 단풍은 아직도 머나먼 것 같을 때, 그런 날에 적격인 책이다.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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