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블 작가 이르사 데일리워드 출판 문학동네 연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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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에세이, '테러블'은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자전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진 책이다. 흑인, 여성, 모델, 배우, 퀴어 활동가, 페미니스트, 시인인 이르사의 이야기들은 시리도록 아프다. 아주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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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사의 책에는 엄마와 자신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잘난 유부남이었던 남자의 아이를 가진 엄마, 마샤 데일리우드. 커가는 이르사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마샤, 그리고 이르사를 강간하려는 마샤의 연인. 그런 이르사를 향해 '나는 할아버지에게 강간당할 뻔 했으니 너는 운이 좋다'고 말하는 마샤, 그런 마샤를, 엄마를 원망하는 이르사. 서로를 이해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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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사의 아프리카 이름은 단퀴에스. 단퀴에스의 뜻은 "마침내! 끔찍한 일들이 끝이 난다."
    이 이름을 지어주며 마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왜 그들은 늦어버렸을까. 엄마의 잘못이었을까? 이르사의 잘못이었나? 아니, 그건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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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뻐지고 싶은 이르사. 사랑받고 싶은 이르사. 그 사랑의 끝에 천국이 있다고 믿는 이르사. 그래서 백인을 닮으려 하고 날씬해지려 하고 남자를 꼬시는 방법을 배우려는 이르사. 하지만 책을 읽고 있는 나는 안다. 그곳에는 천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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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독하게 고통스러운 이야기. 그런데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 하지만 들었다는 것조차 믿고싶지 않은 이야기. 나와 인종이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고 환경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경험은 왜 그녀만의 것이 아닌가.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여성을 한 데 묶어선 안 돼. 여성을 한데 묶는 순간 오류가 생겨. 여자들도 다 다른 세상을 살아. 맞다. 여자들은 다 다르다. 사람은 원래 다 다르다. 그런데 이상하잖아. 이렇게나 다른 우리는 왜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건지. 설리의 죽음으로 느꼈던 공허함과 슬픔이, 성폭행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느껴지는 공포와 분노가, 혐오로 물든 이야기들에 지쳐가는 몸과 마음이. 왜 이다지도 닮아있는건지.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그 고통안에서 위로를 받는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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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은 모두 다르지만 같은 경험과 고통을 나누며 그 고통속에서 위로를 받는 다는 감상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단퀴에스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유가 궁금해지는 책이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설리와 저는 분명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설리의 죽음은 많이 슬펐고, 크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이르사와도 가까워지고 싶어지네요. 책을 읽어봐야겠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