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 학과를 꿈꿔보기도 했고, 친구와 함께 미래에 살 집을 그려보기도 했다. 나는 집에 서재가 꼭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작업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며 내가 ‘원하는 공간’을 상상 속에서나마 그리며 살아왔다. 미래에 집을 가지게 된다면 꼭 내 손으로 공간을 짜야지. 그렇게 다짐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것은 작가가 꾸민 집이 전세도 아니고 월세라는 것이었다. 몇 년 살고나면 떠날 집인데. 내가 막연히 생각해왔던 ‘원하는 공간’ 은 기본 베이스가 전세였다. 오래 살거니까 꾸미는 거지. 그냥 그렇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나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작가는 말한다.
‘이곳이 아닌 곳’에서 ‘언젠가’ 행복하게 살겠지, 라는 생각보다 지금 내가 사는 집에서 행복할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꿈에 그리던 그 집, 지금 사는 집에서 최대한 비슷하게 이뤄보는 거예요.
덕분에 아직 집을 마련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살게 될, 혹은 살고 있는 집을 대하는 시선이 조금 달라진 기분이 든다. 인테리어는, 살아가는 방식 같은 것. 공간에 애착을 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 넣는 것.
다시 한 번 묻게 된다. 당신은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자기만의 방 Room No. 102) 출판 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