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읽었던 고전이라고 하는 책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은 모두 알베르 카뮈의 책입니다. 그의 문장 하나하나를 다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저에게 이야기가 다가온 느낌이 어떤 소설보다 새로웠고 충격적이였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 그리고 또 기억나는 것은 성당, 보도위에 서 있는 마을 사람들, 묘지 무덤들 위에 붉은 제랴늄 꽃들, 페레스의 기절(마치 무슨 꼭두각시가 해체되어 쓰러지는 것 같았다), 엄마 관 위로 굴러 떨어지던 핏빛 같은 흙, 그 속에 섞이던 나무 뿌리의 허연 살, 또 사람들, 목소리들, 마을, 어떤 카페 앞에서의 기다림, 끊임 없이 툴툴거리며 도는 엔진 소리, 그리고 마침내 버스가 알제의 빛 둥지 속으로 돌아 왔을 때의, 그리하여 이제는 드러누워 열 두시간동안 실컷 잘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의 내 기쁨, 그러한 것들이다. (1부 1장 끝)'
이렇게 한 문장이 의식에 흐림을 쫒는 듯이 매우 길게 서술되는 방식이 이방인에 자주 등장합니다. 그렇다고 뚜렷한 줄거리 없이 그냥 전개되는 방식은 아니기 때문에 지루해 하며 읽을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말미에 알베르 카뮈의 해석이 담긴 편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에는 이 편지를 작성한 이유도 같이 있습니다. 이 편지에서 창작자 카뮈는 난해한 문장들의 이해를 돕는 설명 하나를 했습니다.
" 주인공은 알 수 없는 감정들을 느끼고, 그것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거짓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저는 이러한 그의 말이 정말 제가 찾았던 이야기의 정체성과 일치했습니다. 주인공이 찰나에 보든 장면, 작은 사물들과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을 숨김없이 말하고, 행동하는 그 모습이 작가가 온전히 표현한 전부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의미가 있는 고전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뇌는 잠잘 때 조차 쉬지 않습니다. 그럼 눈을 뜨고 생활하는 동안에는 얼마나 많은 생체신호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인식되고 표현되었을까요? 그 모든 것들을 이방인 속 주인공은 좀 더 원시적으로 다 드러내 버린거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고전을 읽기 싫은 분, 고전이지만 두껍지 않은 책을 읽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책을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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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세계문학전집 266) 출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