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잘 쓰인 책. 경제학에 한창 관심을 가질 때 경제학의 바이블 수준이라는 평을 듣고 읽어보게 되었다.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로, 자신도 인간이기에 이 사회에 속해있으면서도 인간이 아닌, 제 3자의 시각으로 객관적이고 날카롭게 분석한 쓴 글이라는 인상이 들어 흥미로웠다. 카테고리는 경제에 있되, 사실 그보단 인류학, 사회학에도 포함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부감 없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출판된 시점에서부터 시간이 꽤 흘렀지만 작금의 사회현상까지 설명할 수 있는 책. 아무래도 소비가 주를 이루는 사회라, 그래서 돈이 곧 계급이 된 사회라 더욱 그런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스갯소리로 금수저, 은수저 얘기가 나오지만, 우리 모두가 그게 단순한 농담이 아닌 걸 아는 사회니까. 개인적으론 객관적으로 오목조목 잘 분석한 글이라고 생각하는데, 신랄하다거나 냉소적이라는 인상을 받은 독자들도 있는 모양이다. 글이 쓰인 당대의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그보다는 유한계급을 인식하고 개인의 위치에선 이 거대한 체제에서 벗어나거나 이를 뒤엎을 수 없기 때문에 회의적인 감상이 드시는 듯 하다.
하지만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라, 이렇게 객관적, 비판적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그 자체로 예전보다 더 나은 삶이 되는 게 아닐까 한다. 지금은 이러한데, 내가 처한 상황은 이러한데, 나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사유하고 정리하고 정의내릴 수 있는 책이 되어준다. 또, 이런 감상을 가진 개인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전과는 다른 더 성숙한 시각을 지닌 사회를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고.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던 책이어서 거부감만 느끼지 않는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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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계급론(개정판) 출판 우물이있는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