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죄와 벌(하)(열린책들 세계문학 2) 작가 도스토예프스키 출판 열린책들 오리금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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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보던 만화 영화 속 악당들은 항상 마지막 회에서 이때까지의 자신의 악행을 뉘우치고 악행을 저지르게 된 원인을 밝힌다. 그 원인은 주로 가족 간의 갈등이나 친구 간의 갈등, 자신의 욕심 등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악행을 저지르게 되는 그들만의 목적과 이유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도 이러한 두 악인이 등장한다. 그들은 악인으로서 공통점과 차이점 모두를 지니고 있어 비슷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완전히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두 악인 중 초점을 맞출 인물은 스비드리가일로프인데 그는 이기적인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 둘 다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작품에서 그가 상징하는 바는 라스콜리니코프의 악 외의 또 다른 악이다. 두 인물의 악은 형태는 비슷하나 목적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악행은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었고 이익을 본 사람은 자신뿐 이었다. 아니, 결국 자신의 방법으로 원하는 것, 즉 아브도치야 로마노브나(두냐)의 사랑을 얻지 못해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그조차 이익을 보았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따라서 그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행했던 악한 행동들은 그 누구에게도 이로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라스콜리니코프가 저질렀던 악행은 그의 통념과 관련된 것으로 그의 입장에서는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 판단될 수 있다. 라스콜리니코프의 자신의 통념에 대한 절실한, 절대적인 믿음이 강했기 때문에 그는 그 자신이 했던 악행들에 대한 반성이나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사회적으로 보나 개인적으로 보나 바람직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결코 볼 수는 없다. 사회적으로 금하는 행위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스스럼없이 행했던 라스콜리니코프와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절대로 바람직한 수단으로 정당하게 목적을 성취했다고 할 수 없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고 할 수 없다.

    꽤 자극적이고 잔인한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다보니 가끔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매우 섬뜩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소재를 이용한 만큼 읽고 난 후 와닿는 것도 크고, 여운도 깊다. 왜 유명한 소설인지 알 것 같았다. 더 읽어봐야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만큼 계속 읽어볼 의향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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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좋아하는 책이에요. 철학적이지만 우울하고 인물들의 묘사가 맘에 들어서 제가 중학생때 여러 번 읽은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