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블리비언(양장본 HardCover)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출판 알마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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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는 재능 있는 작가였지만 46세에 사망했습니다. 오블리비언은 그가 생전에 출간한 마지막 소설집으로 마케팅 회사의 진실을 파헤친 ‘미스터 스퀴시’, 주름제거 수술을 받다 얼굴이 흉측하게 변해버린 어머니이야기 ‘철학과 자연의 거울’ 등이 수록됐습니다. 애정하는 작가라 전에 원서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땐 제대로 안 와닿았던 점이 여러 가지 보입니다. <철학은 자연의 거울>에서 화자의 말하는 방식이라던가, 암시하고 있던 바라던가하는 것들이 말입니다. 거기다 <미스터 스퀴시> 같은 글에서 현재로부터 이어져 있던 과거들과 현재의 모든 것들을 나열해두고 딱 모든 파국이 터지기 직전의 순간을 던지고 글을 끝내는 것도 한국어일 때 더 이해가 잘 됐습니다. 아무리 외국어를 배우려 노력해도 유소년기를 벗어 나면 모국어라는 한계가 보이는 듯 합니다 ㅜㅜ 다만 한국어로 읽으니 <굿 올드 네온>이 담고 있는 아이러니한 슬픔이 너무 잘 느껴지네요. 'I'보단 '나'가 더 익숙하고 친숙한 사람이라 화자가 말 건네는 게 더 친밀했고 그래서 월러스가 자신의 선배의 의문스러운 자살에 대한 이유와 내면을 자기 나름대로 채워넣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살 이유를 구체화한 게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화자가 생각한 자신의 환멸스러움은 분명 그 자신이 죽고자 할 이유겠죠. <무한한 재미>에서도 나오지만, 월러스의 글에선 늘 무한한 자기회귀적 비판, 비꼼, 혐오, 모순, 역설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남을 비꼬고 무시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은 그렇게 비꼬고 있는 자신의 흉함을 보며 자신이 흉하다고 여기고 그 메타적인 흉함이 또 메타-메타적인 추함과 흉함을 나타낸 게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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