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와 미소(다자이 오사무 전집 5) 작가 다자이 오사무 출판 b 님의 별점
    보고 싶어요
    (1명)
    보고 있어요
    (0명)
    다 봤어요
    (0명)
    사람에게는 누구나 그 나름대로의 힘든 시기가 있는가 하면 행복하고 안정적인 시기도 있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힘들 때에는 괜히 성질을 부려서 될 일도 그르치게 됩니다. 반면 안정적일 때는 머리로는 미래의 꿈을 생각하고, 몸으로는 주변에 따뜻한 봉사를 베풀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때에도 마음 한편에는 늘 불안과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정의와 미소’는 그러한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작가의 초기작이나 말년의 ‘인간실격’ 등에서는 꺼림칙할 정도로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작품들은 타락하는 모습을, 타락한 존재의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다소 어둡고 우울한 것은 당연합니다. 역시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그저 어둡고 우울한 자학적 나르시스트로, 일반인과는 다른 낙오자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 또한 일반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르는 거죠. ‘정의와 미소’의 주인공은 영화배우를 꿈꾸는 청년입니다. 항상은 아니지만 현재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는 열정도 보이고, 다자이 오사무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든 발전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서는 늘 ‘타락함’을 두려워하고 있는데요, 때로는 실패의 아픔에 방황하고, 생각해보면 별 것도 아닌 일을 해냈다고 자만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럴 때마다 조언자들의 도움으로 노력을 이어나갑니다. 이후에는 마침내 자신의 길을 스스로 바로잡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이 소설은 1942년에 출판되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가 결혼한 지 3년 쯤 되었고 ‘츠가루’와 ’오토기조시’ 등의 꽤나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썼던 중기에 쓰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개인적으로 이 소설에 담긴 의미가 이상의 ‘날개’와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날자꾸나”라고 했던 이상은 ‘날개’ 이후에 큰 포부와 재출발의 희망을 품고 동경으로 유학을 갔습니다. 다자이 오사무는 아쿠타가와상의 그림자, 상처만 남은 좌익운동과 빈곤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가정을 얻었습니다. 아마 그는 예술적 성취에 대한 열정이 더욱 강해졌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정의와 미소’의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작가 본인도 꿈과 열정으로 노력을 하고자 하며 타락을 두려워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실제로 다자이 오사무가 이 소설에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이후에 ‘사양’을 쓴 것으로 봐서는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더보기
    좋아요 2
    댓글 3
    •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와 작가의 책들을 꿰뚫고 계시네요 ㅎㅎ.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이름만 들었을 때는 철학책처럼 보였는데, 소설이지만 작가의 철학적인 주제의식이 잘 담겨있나봐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인간실격을 최근에 정말로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긴 소개글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의 문학 세계를 체계적으로 탐구하고싶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