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르브 연락 없다(세계문학전집 290) 작가 에두아르도 멘도사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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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번 학기에 전공이나 잘할것이지 괜히 스페인어에 빠져서 열심히 배우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넷플릭스에서 방영하는 나르코스 시리즈를 보고 나서였던것 같은데요, 그 때 스페인어 선생님이 추천해주셨던 스페인 현대문학가가 에두아르도 멘도사였습니다. 국내에 정발된 소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만 구르브 연락 없다는 그 중 가장 가볍고 재밌게 즐기실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배경은 1992년의 바르셀로나로 주인공 '나'는 구르브와 함께 지구를 정찰하러 온 외계인입니다. 정찰 과정중 주인공의 부하인 구르브는 사라져 버리고 매일 매일 그가 전달하는 무전에는 응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는 구르브씨를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돌아다니기로 하는데 그 와중에 있던 일들을 매일 매일 기록하고 일기에 마침표처럼 모두가 아는 문장을 씁니다. 구르브 연락 없다. 사실 주인공의 외계인이라는 출신성분은 이 작품에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작동합니다. 그는 원하는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고, 원하는 것들은 다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복권을 조작해서 현금을 챙길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바르셀로나라는, 지구인이라는 것에는 익숙하지 못해서 어수룩함을 자아냅니다. 예를 들어서 그는 자전거를 타는 데 익숙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밟는다 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한참이나 걸리고 밟는다를 한쪽 발을 쭉 뻗고 다른 쪽 발은 죽은 상태로 놓는다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하게 걸을 때 한쪽 발을 쭉 뻗고 오른발을 왼발의 왼쪽으로, 왼발을 오른발의 오른쪽으로 두는 것을 멋들어지게 밟는다로 정의하죠. 이런 식으로 외계인의 눈에 비친 지구인의 모습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 투성이입니다. 어수룩하고 사고연발인 주인공의 모습과 마침내 조우한 구르브를 보면서 우리는 마구 웃던 도중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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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 일상적안 것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밟는다의 정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말이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