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작가 민지형 출판 나비클럽 스파키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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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대사들이 얼굴을 가지고 있는 책.
    그것이 내가 이 책을 끝마치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이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대사가 이야기 내내 펼쳐졌고, 마치 목소리와 함께 들리는 듯 했다.

    그 얼굴들은 내 전남자친구이기도 했다가, 과 선배이기도 했다가, 또 어느 순간은 모르는 아저씨이기도 했다. 대사가 전부 익숙하다 했더니, 어디선가 내가 들었던 말들이었다. 그런 순간마다 당시가 떠올라 부아가 치밀었다가, 화가 났다가 했고 저자를 여러번 확인했다. 이토록 잘 묘사를 했다니 작가가 여자가 맞나, 하고.

    화자가 남성인 것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작 중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가 말 없이 그저 물끄러미 남자 주인공을 바라보는 그 순간, 화자가 뿌듯해하거나, 혹은 그저 지나가는 그 순간에 마치 작 중의 여자친구와 눈이 마주쳐 눈빛 교환을 하는 듯 했다. 그 행간에 숨겨진 '넌 무슨 말인지 알지?' 의 순간들. 수긍하기 때문에 답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받아들이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책 너머의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그 찰나의 공감.



    소설이 아니라 수 없이 많은 이들의 수필과 같은 리얼함. 그래서 한 번에 읽기 더 어려웠다. 이런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했구나. 또는 그런 말을 하면서 이렇게까지 아무 생각이 없을 수 있구나. 했던 문장들이 끝없이 지나쳐갔고, 또 나에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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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가 여자이기 때문에 자신이 들어왔던 말들을 옮겨둘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오히려 작가가 남자였다면 정작 자신이 그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것도 몰랐을 것 같아요.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해 함부로 말을 얹기보다는 조만간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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